예전에 블로깅을 많이 할 땐 자주 갔던 블로그인 미류의 블로그에 오랜만에 갔다가 요즘 나의 고민거리와도 어느정도 관련있는 주택문제에 대한 반가운 시선의 글이 있어 덧글까지 통째로 퍼온다.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로 소통한다는 것은 썩 반가운 일인데 요즘 그게 안되 사는 게 좀 재미 없는 면도 있다. 별로 맘에 안맞는 청년회 활동 화~악 줄이고 예전처럼 블로깅을 통해 소통하는 게 내 정신 건강에 더 나은 게 아닌지 요즘 고민중.
내 의견이 들어가는 게 아니라서 트랙백은 안걸었다. 내 생각도 차차 정리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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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할 때 되지 않았나? 아니 뭐 꼭 그 글을 봐서 그런 건 아니구, 나도 여기저기 갖다붙인 얘기기는 하지만 너무 많이 써서 의미를 잃어가는 말이 되고 있는 것 같아.
주택보급률이 100% 넘었는데 집없는 사람이 절반이 넘는다.
그래서 절반의 사람들이 노숙을 하는 건 아니잖아. 어느 지붕 밑에선가 모두들 살아가고 있다구. 그 집들이 모두 최저주거기준 미달이거나 그렇지도 않아. 오히려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 중에는 자가소유인 경우도 꽤 있다구. 그런 집들은 자기 집이니까 괜찮은 건가.
집없는 사람이라는 말은 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이라는 거지. 그니까 저 말을 많이 할수록 우리도 어느샌가 모든 사람들이 집을 '소유'해야 한다는 얘기를 하는 셈이 되는 거 아닐까. 그런데 또 어떤 자리에서는 꼭 집을 '소유'해야 하는 건 아니라고 열심히 주장하잖아. 집을 재산으로 바라보는 것 자체가 문제라면서 말야.
문제의 핵심은, 그 절반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만성적인 주거불안을 경험하게 된다는 거 아닐까. 임대주택이라고 집이 후지라는 법은 없지만 언제 임대료가 오를지 모르고 언젠가 원하지 않을 때 이사를 가야만 할 수도 있다는 것만큼은 분명하지.
그러니 모두들 내집 내집 할 수밖에 없는 거 아닌가. 내집을 바라는데 집을 재산으로 보지는 말라고 하면 그게 구분이 되나. 이왕지사 내집 마련하는데 뽀대나고 나중에 혹시라도 팔게 되면 돈 되는 집을 사고 싶어지지.
집없는 사람(집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이 절반을 넘는 것을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그 절반의 사람들이 주거권(특히, 점유의 안정성과 적절한 주거비부담)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문제삼아 보자구. 어떻게 임차인의 권리를 보장할 것인지, 임대료가 빌려주는 사람 마음대로가 아니라 적정수준에서 결정될 수 있도록 할 것인지, 이런 걸 고민하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이를테면 약값은 약제비심사기구가 있어서 약가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절차가 있잖아? 어차피 제약회사가 부풀릴 대로 부풀린 가격에 팔고 있기는 하지만 그런 절차가 있다는 건 의약품을 그냥 상품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걸 인정하기 때문인 거 아닐까. 그나마 있으니 이레사(폐암환자들이 복용하는 항암제) 약값 인하도 가능했던 거구. 나는 꼭 책을 사서 읽어야 하지만 내 친구는 그냥 빌려서도 잘 읽지. 사는 거랑 빌리는 거랑 느끼고 배우는 데에 차이가 있지는 않아. 집도... 사든 빌리든 내가 사는 동안 맘편하게 발뻗을 수 있는 게 중요한 거지 않나.
여기저기서 부동산정책에 훈수를 두며 빠지지 않는 얘기는 시장에 맡겨라. 복잡하게 풀려고 하지 말고 단순하게 접근해라. 세금 올리는 건 원가 올리는 거니 하지 말아라. 공급을 늘려야 가격이 떨어지니 공급을 늘려라. 등등등. 그래야 집없는 사람들이 내집을 마련할 수 있다... 더냐? 아무리 시장에서 디벼봐도 주거불평등이 심해지면 심해졌지, 모든 사람이 내집을 갖게 되는 세상은 오지 않을 꺼다. 하긴 시장주의자들이 그런 세상을 바라지도 않기는 하지.
주택이 충분한지, 부족한지는 가격수준으로 평가할 문제가 아닌 거잖아. 사람들이 들어가 살 수 있는 만큼 충분한지를 따져봐야 공급량의 적정수준이 나오는 게 당연하지 않나. 그게 정책일 테고. 충분하다면 그 집들을 어떻게 나눠서 점유할 것인지, 부족하다면 누구부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 집들을 나눠받을 것인지를 고민하면 될 테구.
모두들 내집마련하시오 하면서 정작 저소득층이 내집마련할 수 있는 기회들은 막아가고 정 안되는 사람은 임대아파트 더 지어주겠다는 식으로는 주거/공간을 통한 불평등과 차별을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없지 않을까.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의 슬럼화가 문제라고 누구나 얘기하지만 그 차별과 불평등의 씨앗은 집을 소유해야 할 상품으로 시장 좌판에 늘어놓고 있는 데에 있는 거 아닐까.
주택을 상품으로, 재산으로만 본다면, 그래, 그건 산수로 풀 문제일 수도 있지. 주택보급률이 100% 넘었으면 된 거고, 가격이 좀 오르는 듯하니 좀더 공급을 늘이면 될 테고. 하지만 주거를 인권의 문제로 본다면, 산수는 아니어야지 않나? 우리도, 사람들이 내집을 살 수 없는 것을 문제삼을 것이 아니라 내집이든 아니든 맘편하게 살 집을 나눠가질 방법을 궁리해야 하지 않을까. 그러고 나면 임대가격에 영향을 미칠 부동산시세를 통제할 궁리도 해야겠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늘 고민고민...
답을 찾아야 하지만... 답이 금방 보일 리가 없지. 말하는 만큼 쉬운 거면 지금까지 못했을 리가 없겠지. 하지만 시작하는 때에 문제를 정확히 설정하는 건 너무나 중요한 것 같아. 쏟아지는 정책홍수에서 난파당하지 않으려면 우리가 갈 길을 분명히 하는 게 먼저야. 이 배다, 저 배다, 떠들어대는데 막상 탔더니 엉뚱한 데로 돌아가는 배라면 안되잖아?
조금 더디더라도 차분히, 그러나 시선을 떼지 않고.
* 참, 투기꾼이랑 투자자, 그냥 집사는 사람을 너무 구분하는 것도 쫌 그래. 나는 사실 잘 모르겠어. 아주 투기할라고 부동산을 디비고 다니는 사람들이나 돈만 생기면 땅에 묻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집을 사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시세차익을 기대하고 재산가치를 염두에 둘 수밖에 없는 것 같은데... 그걸 구분해서 투기꾼만 혼내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집사는 사람들이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없게 하는 거, 재산으로서의 의미를 끊임없이 탈각시키는 거, 그리고 무엇보다도 맘편하게 자기집에 살고 싶은 사람들이 꼭 집을 사지 않아도 되도록 만드는 거, 그게 중요한 거 아닐까 싶어.
댓글 목록
김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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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잉.. 부가세 환급 안해주나???그렇게 장사 안되는데두 세금 뗘 가면 국세청이 넘 부당해요..
경영보조금은 못줘도 세금은 감해줄 것 같은데.. 아닌가???ㅜㅜ
에구 모르겠당~
아버지의 열정이 서린 우곡상회는 문을 닫지만 오빠가 송탄지역에서 장사 잘 될만한 걸로 새로 열어서 옛날 '우곡상회'처럼 잘 꾸려나가면 오빠 아버님이 다 보시구 "잘한다 우리 범수"하실꼬예욤~~ 화이팅!!
명절 잘 보내시구 새해 복 마니마니마니 받으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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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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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전 집에까지 일 갖고와서 어제 잰종일 하다가 오늘은 좀 쉬고 있어요 화요일날 이사가서 이삿짐 싸느라 오늘도 피곤하네요ㅜ
아직까진 회사생활 잘 하고 있어요ㅡ_ㅡ
직원의 90%가 여자인 직장이라서 여성중심적인 사회라 그거 하난 아주 맘에 들어요ㅋㅋㅋ
담에 또 들어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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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 뭔가 다른 걸 하긴 할 건데 아직 정해진 건 없네요. 자영씨 요즘 연애사업은 잘 되가고 있나 모르겠네요^^박미정: 미정씨도 복 많이 받고, 한동안 힘들더라도 잘 버티기 바래요. 3개월까지만 힘들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이사 잘하고 혼자 산다고 혼자 술먹지 마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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