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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금기와 억압과 왜곡의 굴레에서
미래의 삶을 위한 해방의 상상력으로
- 『안녕! 사회주의』(메이데이, 2009)를 읽고
이치열(노동자역사 한내 회원)
“나는 사회주자랍니다!”
어쩌면 “나는 동성애잡니다.”라고 커밍아웃을 하는 것 보다도 더 결단이 필요한 일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신유박해 때 “그렇소, 나는 천주쟁이요!”라고 외쳤던 것만큼이나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아직도 사회주의가 가능하다고 생각하니?”하며 비아냥거리는 어느 성공한(?) 386의 냉소.
이어서 “그런데 말이야, 나 요즘 평양시내에 카지노 사업 내가 잘 아는 북측 관료를 통해 추진하고 있어.” 하는 소리를 뒤로 한 채 돌아섰던 씁쓸한 기억.
이제 사회주의(그게 사회주의인지는 모르겠지만)는 떠오르는 비즈니스 시장으로서의 가치는 있을지언정, 더 이상 간절히 바라는 미래의 꿈으로서의 가치는 아니게 된지는 이미 오래되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사회주의를 말하는 것 자체가 세간의 비웃음거리로 전락해 버린 지금, 다시 당당하게 그리고 명랑하게 그 ‘사회주의’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0대 청년백수(?)부터 60대의 산전수전 다 겪은 노(老)활동가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구체적으로 살아온 자신의 삶속에 살아 꿈틀거리는 사회주의를 담대하고 발랄한 상상력으로 펼쳐 놓습니다.
“야~ 참 글들 잘 쓴다. 사회주의자들도 이렇게 부드럽고 재밌게 글을 쓰는구나...”
이제 더 이상 사회주의를 운동권의 골방과 좌파 지식인의 서재, 그리고 어딘가 희미한 구석 술자리에 묻어두어서는 안되겠다고 선언을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죽은 스탈린을 데려다가 애써 변명을 늘어놓는 방어적 태도 일랑 그만두고, 적극적으로 구체적 희망으로서의 사회주의를 말하고 일상으로 실천하면서 대중적인 말걸기를 시작하자고 제안합니다.
“세상의 모든 권위와 차별이 사라질 것, 구성원 모두 상상력과 창의력에 관한 한 풍부한 감수성을 지닐 것, 그리고 지구와 함께 살 것! 그거면 됐다. 뻔하고도 소박하다. 누군가는 꿈이라고 한다. 어차피 내 생애에 맛볼 일이 없는, 그냥 한 번 꾸어보는 꿈이 아니려면 우리는 좀 바빠져야 한다. 앞에서 말했듯 아무리 좋은 상상을 해도 거저 주어질 일은 없다. (....) 이런 일들을 변두리 동굴에서 일부의 무리가 하고 있는 일처럼 여겨선 안 되겠다. 내가 잘 살고 다 같이 잘 살자고 하는 일이니 좋은 건 주변에 자꾸 권하자. 제도가 안 받쳐주면 우리의 규범을 새로 만들고, 나라와 권력이 못하게 하면 맞서면 될 일이다.”
(최인희, ‘사회주의가 별건가?’ 중에서)
미국의 금융위기로부터 전해지는 공황의 고통이 일하는 사람들의 무거운 어깨로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는 현실을 또 다시 목격하는 지금, 서로 머리와 가슴과 손발을 맞대어 함께 ‘해방’을 상상하고 기획하고, 조직적으로 실천하고, 그래서 더욱 풍부하고, 더욱 설레이고, 더욱 즐거운 삶을 갈구하는 모든 이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혼자 꾸는 꿈은 몽상일 수 있겠지만, 여럿이 꾸는 꿈은 현실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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