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세습 이야기를 피하기 어려울까
북한의 권력 세습을 놓고 말들이 많다. 특히 경향신문과 민주노동당이 갈등을 빚는 지경까지 왔다. 경향신문 절독 이야기까지 나온다. (뻥구라닷컴의 이 글 참고-글 자체도 재미있다) 사실 개인적으로 피하고 싶은 이야기다. 이른바 ‘좌파적인’ 시각이 조금은 순진한 데다가, 별로 근본적(본래적 의미의 래디컬)이지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섣불리 말을 꺼냈다가는 오해만 사기 십상이어서 조심스럽다. 그러던 중 나보다 훨씬 용기 있는 사람의 글을 발견했다. (북한의 이른바 “권력 세습”에 대한 메모) 부분적으로는 내 생각과 비슷한 점이 있어서 소개한다. (내 이야기는 과연 쓸 수 있을지 모르겠다. 견적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서...)
치치 2010/10/08 19:18
무엇을 다룰 때는 그것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는 가정하에, 자신의 외부에 있는 대상인것처럼 다루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세습이란 가문의 신분, 재산, 기타 등을 자손에게 대대로 물려주는 것을 의미하는데 여기서 재산이란 중요하지 않고 신분이 중요합니다. 노비도 세습제이지만 노비에게는 재산이 없죠. 세습은 신분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야합니다. 자본가신분, 노동자신분, 농민신분.. 말 안되죠.
그 다음에 왜 신분세습제를 유지하느냐. 조선사회는 농업사회였고 부가 토지에서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농민을 토지에 결박시킬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요. 그 다음 노비의 신분을 고정시켜놓아야하는데 이때 노비문서는 양반이 가지고 있었죠. 이렇게 농민과 노비가 노동력을 제공하는 덕분에 양반들은 글이나 읽으면서 관직에 나가 가문의 영광을 빛내는 것이 자신의 도리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정치는 조정에서 왕과 대신들, 내시들이 하는 것이고, 왕비와 후궁들과 궁녀들도 간접적으로 참여했겠죠.
그런데 왕위를 계승하는 것은 세습이 아니라 후계자를 정하고 후계자로 키우는 과정입니다. 그래서 삼성이나 북한의 경우와 매우 비슷해보이는데, 차라리 세습이 아니라 권력승계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욱 적절한듯 싶습니다.
북한의 경우는 김정은을 일찌감치 후계자로 지정하고 양성한 것 같은데, 조정에서 대신들이 끊임없이 견제를 하는 것처럼 당에서도 견제가 있었겠죠. 그런데 제가 보기에 문제가 있습니다. 아무리 소비에트 붕괴 이후 미아가 되고 돌봐주는 이 중국밖에 없다고 해도 이건 너무합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다른 사회주의도 동일하게 비판받아야합니다.
치치 2010/10/08 19:27
근데 자본가들이 자기들한테 불리해서 신분제를 철폐했는데 우리 사회에 마치 신분제가 있다는듯이 말하는 사람은 도대체 뭔가요.
치치 2010/10/08 19:54
그 다음에 삼성세습하면서 마치 신분세습이 있다는듯이 말하는 사람들은 신분세습이 얼마나 잔인한지 잘 모르는것 같아요. 제가 읽은 바로는 야사인지는 모르지만 양반집 여자가 자기 남편이 여종의 손을 만졌다는 이유로 그 다음날 남편 밥공기에 여종의 손을 넣어주었다는 기록을 봤어요. 중국혁명 직전에 지주가 자기 곡물을 훔쳐가는 농민을 죽을때까지 매질을 했는데 이것은 인신에 대한 생명박탈권을 지배계급이 갖고 있었다는 뜻이죠. 이러한 지주에 대한 증오가 중국혁명의 원동력이 되었죠. 자본주의 사회가 아무리 끔찍하다 해도 자본가가 일상적으로 노동자를 살해하지는 못해요. 다만 산재로 죽죠.
marishin 2010/10/09 01:10
무슨 말씀 하시려는지 알겠습니다. 다만 제가 별로 생각해보지 않은 대목이라 뭐라 말하기 어렵습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가 봉건제보다 나은 면에 대해서야 반론이 없을 거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