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숙사 일주일 식단.
난 대체 뭘 먹어야하나ㅡ.
채식주의자에게 기숙사 식단이란 먹을 것이 정말 없다. 전체 학생들의 영양을 생각해서 식단을 짜야하므로 채식주의자만을 위한 식단을 만들기 어려울 듯 합니다 라고 하던데 내가 언제 채식주의자'만'을 위한 식단을 만들어달라그랬어.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단'도' 만들어달란거지. 기숙사랑 싸워서 이기고만다. 근데 정말 학교 내에 채식주의자가 이렇게 없단 말인가. 다들 이러한 이유 때문에 기숙사에 살지 않는건가. 대학에서조차 선택할 권리가 없는데 밖의 식당에서 이러한 식단을 선택할 수 없는건 어쩌면 당연한걸지도. 학교라는 것 자체가 다수를 위한 공간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래도 소수에게 선택권 조차 주지 않는건 너무한 것 아닌가.
기숙사를 나와버리는 방법도 있겠지만 나 같은 사람이 없게 하려면 기숙사 내에서 끈덕지게 붙어 살면서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단을 더 많이 만들어달라고 끊임없이 요구해야하는거겠지. 음 어떻게 해야할까? 일단 학교 입학하게 되면 채식주의자인 사람들을 찾아봐야지. 급식비 반만 내고 싶다. 먹지도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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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일부 학교에서는 실비를 제외하고 방값만 바든경우도 있음.
밥은 알아서 먹는것으하고..
실제 소수로 삭단을 바꾸는게 힘들것임.....사람을 모아 보는게 중요할듯..
미묘한 문제네요.
외국 기숙사 식당 같은 경우 매 끼마다 다양한 음식이 나오고 선택의 폭도 한국에 비하면 넒은 편이지요.
하지만 그게 가능한 이유는 기숙사 음식들 중에 조리법이 복잡한 음식은 거의 없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한국에 비해선 다양하다고 해도 어쨌든 급식이기 때문에 메뉴 로테이션은 지극히 한정되어 있어요.
어쨌건. 한국음식의 경우 요리 하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와 재료손질 시간, 조리시간은 상당하죠.
그것이 모두 '비용'으로 처리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메뉴 하나를 늘린다는게 학생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권리행사지만 (저도 급식을 해봤으니 잘 알고는 있지만)
학교 입장에서는 '너 하나 때문에 메뉴 하나를 추가할 순 없어요'라고 나올 수도 있는거에요.
비용문제라는 나름대로 합당한 근거가 있으니까요.
물론 소고기국과 콩나물국을 함께 내놓으면 채식을 하든 안하든 다들 각자 먹고싶은대로 신나게 먹겠지만
채식이나 알러지 같은 피치못할 사정이 있는 게 아닌 이상 대부분은 소고기국만 내놔도 잘 먹거든요.
그런 경우에 학교측에서는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소수의 선택사항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거죠.
또한 소고기국과 콩나물국을 함께 제공했을때 그 양을 얼마나 제공할것인가 하는 것도 중요하죠.
너무 부족하면 음식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너무 많으면 재료가 남거나 음식이 남아 쓰레기가 될테니까요.
또한 두 메뉴를 제공한다면 그 양에 대해서 메뉴 선정에 대해서 또 누군가가 불만을 가질 수도 있고
거기에서 또 개선해야 할 점이 생길지도 모르죠.
그러니까 애초부터 급식은 고정된 메뉴로만 제공되는 거에요.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는 걸 학교도 알지만
어차피 음식을 제공하는 사람들이 선택지를 제공하게 되는 시스템이 '급식'이거든요.
가령 사람들이 어떤 식당에 가서 '왜 이런 메뉴는 없어요?'라고 따지면
그 식당에서는 뭐라고 하겠어요? '우린 원래 그거 안만들어요' 하겠죠.
그럼 그 손님은 다른 식당으로 가야 하는거에요. 급식도 마찬가지죠.
문제는 내가 이 식당이 싫으면 다른 식당으로 갈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어 있어야 한다는 거에요.
그렇지 않으면 그건 그냥 그 식당의 횡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채식주의자 식단보다는 급식횟수를 취사선택하게 만드는 시스템이 더 효과적이겠죠.
지금 이렇게 분개하면서 채식주의자 식단도 만들라고 항의하려는 이유는
급식 유무를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이 전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 아닌가요?
그럼 의무급식이 아닌 선택급식제 도입이나 급식횟수에 따라 차별을 둔 요금제 도입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겠죠.
필요한 건 '선택권'이 아니라 채식주의자'도' 먹을 수 있는 식단이겠죠.
글 쓴 분께 응원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