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종교'하면 바라는 편견이 있는 게 분명하다.
대중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소박함과 더불어 경건함을 갖추길...
그러나 두 손을 모으게 하고, 절을 시키고, 존경심을 불러일으키려면,
요컨대 사람 위에 군림하기 위한 권위라든가 권력을 위해선 외관도 중요한건가?
요즘 종교단체 건물들이 다 크고 화려하기 그지 없지만
구인사는 비교적 최근에 가까운 1945년도에 세워진데다 특히 국내 유일 5층이라고...
지금도 워낙 수많은 신도들과 함께라서인지 건물들도 많고,
언뜻 세어봐도 7층 이상되는 건물이 한참 신축중이다.
기분이 참 묘한데, 왜 그러냐하면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닥 흉물은 아니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여기저기 건물을 짓는 것 같아 다소 위험스럽게 느껴지긴 한다.)
어쩐지 중국의 저자거리를 지나다니는 기분도 들고...
소백산 기슭의 자연과 적당히 어우러져 있는 것 같은 느낌도 일면 있으나 기존의 절 같은 느낌도 아닌 것이,
왠지 절이라하기보다는 차라리 궁이라 했으면 좀더 아름답다 생각하며 감상할 수 있었을 지도 모르겠다.
왕은 보다 드러내놓고 권력적일 수 있는 존재잖아.
(물론 이 감정은 거의 꼭대기에서 볼 수 있는 대조사전에 올라가서 완전 깨긴 했다만...)
거의 도착한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
멀리 산들 사이에 폭 싸인 처마가 보인다.
'저건가?' 싶어 한장 찍었다.
꽤 분위기 있어보이네?
근데 왠걸 가까이 가면 갈수록 '연개소문 촬영장'이라는 대형 현수막과 온갖 설치물들이 깔려있다. 요즘 단양에서 밀고 있는 관광 상품 중 하나...^^;;
들어가는 입구부터 4,5층 짜리 건물들이 즐비하다. 여긴 화장실 빼고는 다 3층 이상은 되는 것 같다.
거의 맨 꼭대기에 있는 대조사전.
많~은 금칠을 하다보니 멀리서도 눈에 띄고, 가까이 가서도 생각보다 조화로운 색으로 칠해져 있어 보기가 나쁘지 않다.
그런데...
사실 부처도 일종의 예언자라 볼 수 있을 텐데, 상에 금칠해서 모시고 거기에 절하는 건 좀 이상할 수 있다. 특히 부처가 살아있거나 죽은 지 얼마 안된 시점에선 더욱 그렇겠지?
그래도 세월이 꽤 지났고 상의 모습도 나라마다 제각각이니 이제 부처상이라는 자체보다는 내면의 불심에 대한 형상화 정도로 봐줄 수 있을 지 모르겠다.
그러나 대조사전 안의 상은 정말 기절초풍이었다.(촬영금지 만 아니면 찍어오는 건데)
상월원각 대조사라는 사람이 4,50년전 소백산 들어와 구인사 지었다는데,
바로 그 사람의 초상화와 금떡칠한 상이 모셔져있었다!
뭐랄까 너무 가까운 과거에 이 땅에 살던 사람을 저렇게 모신다는 게 엄청난 거부감이 드는 데 미국에서 링컨 대통령 상 보는 거랑 같다고 생각하면 되나?
오~~ 모르겠다. 하여간 상당 충격.-_-;;;
이날도 신도들이 북적북적 장난이 아니었지만 성수기 땐 더 장난이 아닌 듯...
새로 지어지고 있는 소백산 자락 완전 가려주시는 건물.
이 절경이 이 절에 점점 아까워진다는 생각이 심화되기 시작했다.
절 중간 쯤 있던 뭔 탑의 하단 부분.
여긴 오래된 고풍스런 미같은 건 없다. 다만 기간이 얼마 안된 희한한 것들을 볼 수 있다는 황당함이랄까?
탑 외곽에 12지신이 둘러쳐져있는데, 왠지 사뭇 귀업다. 그중 이건 호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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