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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라는게 기껏 이런거 였어?

지하조직님의 [아가씨와 건달들 논쟁(?이런걸 논쟁이라고 해야해?)] 에 관련된 글.

 

해방연대 김광수씨의 "아가씨와 건달들" 글이 도대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는 분들을 위해 이야기해 주지. 그러니 그 문제점이 파악되었다면 언능 사과하심이 어떨지.(이 글을 올리고 나서 해방연대 홈페이지에 김광수씨가 사과문을 댓글로 단걸 확인했다. 어쨋든 사과 했다는 것에는 의미가 있으나 뭐가 찜찜한것이....)


“남편이바람피다가 마누라 한테 걸리면 좀 두들겨 맞고 싹싹 빌다가 폭풍이 지나가면 딴짓 할 기회를 엿보는 것이 이나라 바람둥이들의 특징이다. 그게 가능한 것은 아내들이 가정을 지키기 위해 노골적으로 말하면 혼자 살아갈 자신이 없어서 그런 남편을 기꺼이 용인하기 때문이다


김광수의 생각에 민투위 없이 혼자 살아나갈 자신이 없는 노힘을 비판하기위해 그는 이런 비유를 사용했다.  그렇다. 누군가의 덧글 표현대로 이런 여성들이 실제 존재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여성들도 만만찮게 많다. 버러지 같은 남편과 사느니 노동에 지칠지언정, 밥 몇끼 굶을 지언정 그렇게 당당하게 혼자 살아가는 여성들도 많다.  그렇다고 그녀들이 쿨하게 당당하게 살고 있나? 아니, 현실은 그녀들에 대한 시선에, 그리고 먹고사는 문제에 찌들려 그녀들을 전혀 당당하게 만들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들은 홀로서기를 택했다. 왜냐구? 그따구 남편에게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당당하게 살고 싶으니까!
이와는 달리 그렇게 사는게 두려워 바람핀 남편을 용인하는 여성들도 있다. 그렇다고 그녀들이 욕을 먹어야 하나? 그녀들이  취직할 곳도, 발붙일 곳도 없는 이 사회가, 이혼녀라고 따라다니는 꼬리표와 삐딱한 시선이 난무하는  이 사회가 문제인거 아닌가? 그럼 그 사회를 욕해야지 왜 그 여성들을 욕하나?
김광수는 노힘을 비판하기 위해서 ‘혼자 살아갈 자신이 없는 여성들’을 비유했다. 결국 그는 ‘혼자 살아갈 자신이 없는 여성들’을 비판하고 있는거다. "그런 남편을 쫒아내고 당당하게 혼자 살아아지, 왜 안 내쳐?"라며 말이다. 그러나 위에서도 말했듯이 그런 남편을 내치지 않는 여성들이 비판받아야 하는게 아니라 그녀들을 혼자 살기 힘들도록 만든 사회를 비판해야 하는것 아닌가? 그는 왜 사회구조의 모순을 왜 여성들에게 전가시키고 있는가?


더욱 가관인것은 문제제기를 한 노힘 여성활동가의 글에 달린 댓글들이다.


“김광수는 자본주의/가부장제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언급한 것이다. 그 언급했다는것 자체만으로도 수치스럽고 상처가 된다면 현실을 부정하는 것 아니냐. 그런논리라면 노힘회원들은 비정규직이 착취당하고 차별당하는 상황에 언급조차 하지마라. 비정규직 노동자도 자신의 상황이 수치스럽고 상처가 될수있으니….” 


이사람은 문제제기한 이가 뭘말하고 있는지 조차 파악못하고 있다. 국어공부 좀 더 하시길. 문제제기 한 이는 그 자체를 얘기한것이 수치스러운게 아니라, 그런 여성을 비하한게문제라고 지적하는거다. 우리가 비정규직노동자들에게 무식하게 착취나 당하고 있다고 그들을 비판하나? 아니, 우리는, 그들을 착취하는 자본주의를 비판한다. 이렇게 간단한 것을....


또 다른이의 댓글을 읽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등장했군. 그 지긋지긋한 말들….’


“노힘 회원라면 김광수씨가 얘기한 문제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나서 문제제기를 하라, 표현상의 문제를 들어 문제제기 한다면 논점을 다른데로 옮기려고 하는거 아니냐”


이런 해괴한 순서(?)논리는 어서 나왔으며, 역시나 여기서도 여전히 등장하는 지긋지긋한 “논점 흐리기 의심병”이 등장했다. 
예를 하나 들어볼까? 노동자대회 준비를 위한 어느 단체들끼리 회의자리에서 자리배치와 관련해 논쟁이 붙었다. 한쪽은 여성노동자들을 맨앞에 앉히자는 거고, 한쪽은 그냥 도착하는 순서대로 앉히자고 주장한다.(예가 좀 이상하긴 하나 마땅히 떠오른게 없어서리…) 그 논쟁이 1시간을 넘어 2시간을 채우려 하고 있고, 서로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그때 여성노동자들을 맨앞에 앉히자고 한 이가 말한다. “여자가 앞에 앉으면 화사하고 좋잖아~ 카메라도 많이 와서 찍을텐데 칙칙한 남자들 보다야 여자가 낫지…” 이에 반대쪽 의견을 주장하던 이가 문제제기 한다. “그거 지금 여성 비하 한거다. 성폭력이니 사과하시라!” , “그게 뭐가 문제냐?, 말로 한것 가지고 성폭력은 무슨…”, “그 발언 굉장히 불쾌하다 사과하라!”, “너 지금 이렇게 흥분하는것 보니 이 논점 흐리려는거 아냐? 네 의도는 맨날 일찍 도착하는 A노조를 맨앞에 앉히고 싶어서 그러는 거자너! 그니까 언능 노대회 자리배치에 대한 입장이나 먼저 제기하시고 성폭력 운운하시지?”


뭐 이런 경우가 아니고 무엇이겄나? 우리는 이런 논리를 그동안 너무 많이 접해왔다. 운동권에서 성폭력이 일어났을때 피해자가 문제제기를 하면 주변에서 항상 등장하는 “가해자 죽이기”논리 말이다.

또한 이런 제기를 하려면 민투위에 대한 입장부터 내놓으라는 이상한 주장을 펼치는데, 여기서 이상하게 분리주의 까지 등장한다. 두 문제가 분리될수 있냐는 이상한 논리. 당연히 분리되지. 생각해 보시라. 그냥 평범한 여성이다. 운동권이 뭔지도 모르는. 그런데 그녀는 요즘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 며칠전 남편이 바람피는걸 목격했는데, 자식들 때문에, 돈도 없어서 혼자 살아갈 생각을 못하고 있다. 분노는 터쳐버릴듯 머리 꼭대기 까지 솟아 있지만, 이놈의 현실이 무엇인지.... 이런 상태에서 이런 글을 읽었다고 생각해 보시라. 당연히 이 글에 분노하지 않겠나? 그런데 이 여성도 민투위에 대한 입장을 먼저 밝히고 그 다음에 분노해야 하나? 김광수씨의 글은 노힘 여성활동가들만 비하한 글이 아니다. 여성 전체에 대한 비하인걸 모르겠나?

 

게다가 ‘비정규직’이라는 아이디로 댓글을 단 어느 숭고한 운동권으로 보이려는 이가 말한다. “그게 그렇게 이갈리게 분노스럽다면 자본주의를 뒤집어 엎을 연대를 이야기 해야지 괜한 꼬투리나 잡고 이러지 맙시다”.

 

 얼마나 헌신스럽게 운동을 해왔으면, 이런 꼬투리 잡을 시간에 혁명을 위한 연대를 하잔다. 대의를 위해서는 그깟 소의쯤이야 희생하자는 거지. 그거 그동안 운동권 여성들이 많이 해왔다. 근데 이제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며 저항하고 있는거다. 그리고 그거 모르시나 본데 ,원래 페미니즘은 꼬투리 잡는거다. 그 꼬투리라는거는 가해자의 시선에서 봤을때 꼬투리 인거지 피해자의 시선에서는 전혀 꼬투리가 아닌거거덩. 가해자 입장에서 귀찮은거지. "별것도 아닌거 같고 왜 자꾸 문제제기야… 커피 마신 컵? 아무나 닦으면 어때? 나도 가끔씩 설거지 한단 말이지. 근데 저 여자들은 맨날 자기가 먹은컵은 자기가 닦으라고 잔소리야… 별걸 다갖고 여성주의니 뭐니… 아 귀찮아…." 뭐 이런거 아니겠나? 근데 그거 아시나? 이 사회는 그 지긋지긋한 꼬투리로 변해왔다는거?

당신들은 꼬투리 안잡는거 같나? 자본가들 입장에서는 노동자들이 항상 꼬투리 잡아 짜증난다. 뭣좀 진행하려 해도, 이건 이래서 반대하고, 저건 저래서 반대하고... 당신의 말로 똑같이 말해주까? "괜한 꼬투리나 잡지말고 일이나 열심히 해! 물량 딸려!"

덧붙여, 당신들이 대의를 위해, 착취구조를 박살내기 위해 지금껏 누구를 착취해 왔는지 생각해 보시길...


‘반관료주의’라는 이는 “문제제기 한 이의 요구가 존중받기 위해서는 자기 요구의 진실성을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해야 한다” 고 말한다


이런 논리는 또 처음 들어본다.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문제제기 하는데 그 말이 진실되려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는거냐? 어떻게? 무엇을? 어떤 여자가 성폭행을 당했다. 남자는 그런적 없다고 부정한다. 불행히도 성폭력을 했다는 어떤 증거도 남아있지 않고, 피해자는 존재하는 상황. 법정에서 판사가 이렇게 말한다. “당신이 성폭행을 당했다는 진실성이 느껴지도록 행동으로 보여주시오~”

영화 <노스컨츄리>에서 주인공 여성이 성폭력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아픈 과거를 많은 이들 앞에서 이야기 해야만 하는 뷁한 상황하고 무엇이 다른가?


그 외에도 너무나 많지만 하나하나 언급하기도 소모적으로 느껴질 정도다. 그러나 한마디만 더하자. 해방연대의 ‘해방’의 범위에는 여성이라는 존재가 포함되어있지 않나보다. 그런데, 그거 아시나?그들이 그토록 지지하고 연대하는 비정규직 투쟁의 대부분이 여성사업장이라는거. 그리고 여성해방 없이는 결코 노동해방도 없다는거. 그들이 말하는 해방이 기껏 이런거 였다면, 내 인생 그깟거에 소모하지 않으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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