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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06] 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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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08 김세종제(金世宗制) 판소리 춘향가 사설
dolmin98@hanmail.net 돌민

 

[아니리]

호남의 남원이라 허는 고을이 옛날 대방군이었다. 동으로 지리산 서로 적성강, 남적강성 허고 북통운암허니 곳곳이 금수강산이요, 번화승지로구나. 산 지형이 이러허니 남녀간 일색도 나려니와 만고충신 관왕묘를 모셨으니, 당당한 충렬이 아니 날 수 있겄느냐? 숙종대왕 즉위 초에 사또 자제 도련님 한 분이 계시되, 연광은 십육 세요, 이목이 청수허고 거지현량허니 진세간 기남자라. 하로난 일기 화창하야 사또 자제 도련님이 방자 불러 분부허시되 “얘, 방자야, 내 너의 고을 내려 온 지 수삼 삭이 되었으나 놀기 좋은 경치를 몰랐으니, 어디 어디가 좋으냐?” 방자 여짜오되, “아니 여보시오 도련님. 인제 공부하시는 도련님이 승지는 찾아서 무엇허시려오?” “네가 모르는 말이로다. 자고로 문장호걸들이 승지강산을 구경허고 대문장이 되었느니라. 승지라 허는 것은 도처마다 글귀로다. 내 이를 터이니 들어 보아라.

 

[중중모리]

기산 영수 별건곤, 소부 허유 놀고 채석강 명월야에 이적선도 놀아 있고 적벽강 추야월의 소동파도 놀고, 시상리 오류촌 도연명도 놀아 있고, 상산의 바돌 뒤던 사호 선생이 놀았으니, 내 또한 호협사라. 동원도리편시춘 아니 놀고 무엇허리? 잔말 말고 일러라.”

 

[아니리]

“도련님 말씀이 그리 허옵시면 대강 아뢰옵지요. 동문 밖 나가오면 선원사 좋사옵고, 서문 밖 나가오면 관왕묘를 모셔있어 만고영웅이 어제련 듯허옵고, 북문 밖을 나가오면 교룡산성 대복암이 좋사오며, 남문 밖을 나가오면 광한루 오작교 영주각이 삼남 제일루로소이다.” “이 애, 방자야 네 말을 들어보니 광한루가 제일 좋을 듯싶구나. 광한루 구경가게 나귀 안장 지어라.” “예이.”

 

[자진모리]

방자 분부 듣고, 나귀청으로 들어가, 나귀 솔질 살살 가진 안장 짓는다. 홍영, 자공, 산호편, 옥안, 금천, 황금륵, 청홍사 고운 굴레, 상모 물려 덥벅 달아 앞뒤 걸쳐 질끈 매, 칭칭 다래 은엽등자 호피 돋움이 좋다. 도련님 호사헐 제, 신수 좋은 고운 얼굴, 분세수 정히 허고, 감태 같은 채진 머리, 동백기름 광을 올려, 갑사 댕기 드려두고, 쌍문초 진동옷, 청중추막을 받쳐, 분합띠 눌러 띠고 만석 당혜를 좔좔 끌어, 방자 나귀를 붙들어라. 등자 딛고 선뜻 올라 통인방자 앞을 세고 남문 밖 나가실 제, 황학의 날개 같은 쇄금 당선 좌르르 피어 일광을 가리우고, 관도성남 너룬 길, 호기 있게 나가실 제, 봉황의 나난 티껼, 광풍 좇아 펄펄 날려, 도화점점 붉은 꽃 보보향풍 뚝 떨어져, 쌍옥제번 네 발굽에 걸음걸음이 생향이라. 일단선풍도화색 위절도적표마가 이에서 더하오며, 항장수 오추마가 이에서 더할쏘냐? 서부렁섭적거려 광한루 당도허여,

 

[아니리]

도련님이 광한루에 올라서서 사면 경치를 바라보실 적에

 

[진양조]

“적성의 아침 날의 늦인 안개 띠어있고, 녹수의 저문 봄은 화류동풍 둘렀난디, 요헌기구하최외난 임고대를 일러있고, 자각단루분조요난 광한루를 이름이로구나. 광한루도 좋거니와 오작교가 더욱 좋다. 오작교가 분명허면 견우직녀 없을쏘냐? 견우성은 내가 되려니와 직녀성은 뉘라서 될고? 오날 이곳 화림 중에 삼생연분 만나볼까?”

 

[아니리]

“좋다, 좋다! 과연 호남의 제일루라 허겄구나. 이 애, 방자야, 오늘같이 좋은 경치 중에 술이 없어 쓰겄느냐! 술 한 상 가져오너라.” 방자가 술상을 드려놓으니 도련님이 좋아라고, “이 애, 방자야 오날 술은 상하동락허여 연치 찾아 먹을 터이니, 너희 둘 중에 누가 나이를 더 먹었느냐?” “도련님 말씀이 그리하옵시면, 아마도 저 후배사령이 낫살이나 더한 듯허나이다.” “그럼 그 애부터 부어주어라.” 후배사령 먹은 후의 방자도 한 잔 먹고, 도련님도 못 자시는 약주를 이렇듯 이삼 배 자셔노니, 취흥이 도도허여,

 

[중중모리]

앉었다 일어서 두루두루 거닐며, 팔도강산 누대경개 손꼽아 헤아릴 제, 장성일면용용수 대야동두점점산 평양 감영의 부벽루, 연광정 일러있고, 주렴취각은 벽공에 늘어져, 수호문창은 덩실 솟아, 앞으로는 영주각, 뒤로는 무릉도원, 흰 ‘백’ 자, 붉을 ‘홍’은 송이송이 꽃피우고, 붉을 ‘단’, 푸를 ‘청’은 고물 고물이 단청이라. 유막황앵환우성은 벗 부르난 소리요, 황봉백접쌍쌍비난 향기 찾는 거동이라. 물은 보니 은하수요, 산은 장관 옥경이라. 옥경이 분명허면 월궁항아 없을쏘냐?

 

[자진중중모리]

백백홍홍난만중 어떠한 미인이 나온다. 해도 같고 달도 같은 어여쁜 미인이 나온다. 저와 같은 계집아이와 함께 그네를 뛰려 허고, 녹림 숲 속을 당도허여 휘늘어진 벽도 가지 휘휘 칭칭 잡어매고, 섬섬옥수를 번듯 들어 양 그넷줄을 갈라 쥐고 선뜻 올라 발구를 제, 한 번을 툭 구르니 앞이 번듯 높았고, 두 번을 툭 구르니 뒤가 번듯 솟았네. 난만도화 높은 가지 소소리 쳐 툭툭 차니, 춘풍취화낙홍설이요 행화습의난홍무라. 그대로 올라가면 요지황모를 만나볼 듯, 그대로 멀리 가면 월궁항아 만나볼 듯, 입은 것은 비단이나 찬 노리개 알 수 없고, 오고간 그 자취 사람은 사람이나 분명한 선녀라. 봉을 타고 내려와 진루의 농옥인가 구름타고 올라간 양대의 무산선녀, 어찌 보면 훨씬 멀고 어찌 보면 곧 가까워 들어갔다 나오는 양 연축비화낙무연, 도련님 심사가 산란허여

 

[아니리]

“이 애, 방자야. 저 건너 녹림 숲 속에 울긋불긋 오락가락 하는 게 저게 무엇이냐?” “아 도련님 무얼 보고 말씀이시오? 소인 놈 눈에는 아무 것도 안보이오.” “네 이놈 이리 가까이 와서 내 부채발로 보아라.” “부채발이요? 도련님 부채발은 말고요, 미륵님발로 보아도 안 보이오.” “네 이놈, 자세히 보아라.” “아 금매 자시는 말고 축시에 보아도 안 보인단 말이오.” “옳지 저기 올라간다, 올라가. 내려온다, 내려와.” “아 도련님 그것이 다른 것이 아니오라, 병든 솔갱이가 깃 다듬니라고 두 날개를 척 벌리고, 움쑥움쑥 허는 그걸 보고 말씀이시오?” “네 이놈! 내가 병든 솔갱이를 모르겠느냐? 어서 똑똑히 보아라. 옳지 저어기 들어간다, 들어가. 나온다, 나와.” “도련님 저것이 다른 것이 아니라, 오늘 아침에 우리 숫당나귀 고삐를 길게 매 놨드니, 그 건네 암당나귀를 보고 이리 뛰고 저리 뛰고, 그걸 보고 말씀이시요?” “네 이놈! 내가 당나귀를 모를까? 어서 똑똑히 아뢰어라.” “아 금매 저릅대 똑똑 부질러도 안 보인단 말이오.” “그래, 그러면 내 눈에는 보이고 네 눈에는 안 보일진대, 내가 탐심이 없어 금이 화하여 보이는 게로구나!” “허허 도련님, 아 금출지내력을 소인 놈이 아뢸 텡께 자세히 들어보시오 잉.

 

[중중모리]

금이란 말씀 당치 않소. 금은 옛날 초한 적 육출기계 진평이가 범아부를 잡으려고, 황금 사만 근을 초군 중에 흩었으니 금이 어이 되오리까?” “그러면 저게 옥이냐?” “옥이란 말씀 당치 않소. 화염곤강 불이 붙어 옥석이 모두 다 탔으니 옥 한쪽이 있으리까?” “그러면 저것이 해당화란 말이냐?” “해당화란 말씀 당치 않소. 명사십리가 아니거든 해당화 어이 있으오리까?” “그러면 저것이 귀신이냐?” “귀신이란 말씀 당치 않소. 대명천지 밝은 낮에 귀신이 어이 있으리까?”

 

[아니리]

“그럼 금도 옥도 귀신도 아니라면 저게 무엇이란 말이냐? 답답하여 못 살겠구나. 어서 건너가 보고 오너라.” 방자 생각허되 하정의 도리로 웃양반을 너무나 속이는 것이 도리가 아니었다. “예이, 저게 다른 것이 아니오라, 이 고을 퇴기 월매의 딸이라 하옵난디 본시 제 몸 도고허여 기생구실 마다허고, 백화춘엽에 글자나 생각허며, 여공자색과 문필을 겸하였으며, 오월 단오일마다 여염집 아이들과 저곳에 나와서 추천을 하는 춘향이로소이다.” “이 애, 그럼 그 기생의 딸이란 말이로구나! 내 한번 못 불러볼까?” “그렇지 못 할 사정이 있사옵니다.” “그래 무슨 사정이란 말이냐?”

 

[자진모리]

“춘향의 설부화용 남방의 유명키, 장강의 색과 이두의 문필과 태사의 화순심과 이비 정렬행을 흉중에 품어 있어, 금천하지절색이요 만고여중의 군자오니, 황송한 말씀으로 호래척거는 못하리다.”

 

[아니리]

“이 애, 네가 무식허구나! 형산백옥과 여수황금이 물각유주라, 임자가 각각 있는 법이니 잔말 말고 빨리 불러 오도록 허여라.” “예이.”

 

[자진모리]

방자, 분부 듣고 춘향 부르러 건너간다. 겅거러지고 맵시 있고 태도 고운 저 방자 세속 없고 발랑거리고 우멍스런 저 방자, 서왕모요지연의 편지 전턴 청조처럼 말 잘허고 눈치 있고 영리한 저 방자, 쇠털 벙치, 궁초 갓끈 맵시 있게 달아 써, 성천동우주 접저고리, 삼승버선, 육날신을 수지 빌어 굽 들메고, 청창 옷 앞자락을 뒤로 잦처 잡어매, 한 발 여기 놓고 또 한 발 저기 놓고 충충 충충거리고 건너간다. 조약돌 덥석 집어 버들에 앉은 꾀꼬리 툭 처 휘어 처 날려보고, 장송가지 툭 꺽어 죽장 삼어서 좌르르 끌어 이리저리 건너가, 춘향 추천허는 앞에 바드드드득 들어서 춘향을 부르되 건혼이 뜨게, “아나 옜다, 춘향아!”

 

[아니리]

춘향이 깜짝 놀래 그네 아래 내려서며 “하마터면 낙상할 뻔하였구나!” “허허, 아 나 사서삼경 다 읽어도 이런 쫄쫄이 문자 처음 듣겄네. 인제 열대여섯 살 먹은 처녀가 뭣이 어쩌? 낙태했다네!” 향단이 썩 나서며 “아니 이 녀석아! 언제 우리 아씨가 낙태라드냐, 낙상이라고 했제!” “그래, 그건 잠시 농담이고, 향단이 너도 밥 잘 먹고 잠 잘 잤더냐? 그런데 큰일 났네. 오늘 일기 화창허여 사또 자제 도련님이 광한루 구경 나오셨다. 자네들 노는 거동을 보고 빨리 불러오라 허시니 나와 같이 건너가세.” “아니 엊그제 오신 도련님이 나를 어찌 알고 부르신단 말이냐? 네가 도련님 턱밑에 앉어 춘향이니 난행이니 기생이니 비생이니 종조리새 열씨까듯, 시앙쥐 씨 나락 까듯 똑똑 꼬아 바치라더냐? 이 쥐구녁으로 쏙 빠질 녀석아!” “허허, 춘향이 글공부만 허는 줄 알았더니 욕 공부도 담뿍 허였네그려. 아니 자네 욕은 고삿이 훤허시그려. 그러나 자네 처사가 그르제?” “아니 내 처사가 뭐가 그르단 말이냐?” “내 이를 터이니 들어 보아라.”

 

[중중모리]

“니 그른 내력을 니 들어 보아라. 니 그른 내력을 니 들어 보아라. 계집아이 행실로, 여봐라 추천을 헐량이면은 너의 집 후원의 그네를 매고, 남이 알까 모를까 허여 은근히 뛸 것이지, 또한 이곳을 논지허면, 광한루 머잖은 곳 녹음은 우거지고, 방초는 푸르러, 앞내 버들은 청포장 두르고, 뒷내 버들은 유록장 둘러, 한 가지는 찢어지고 또 한 가지는 늘어져, 춘비춘흥을 못 이기어 흔들흔들 너울너울 춤을 출 제, 외씨 같은 두발 맵시는 백운 간에 가 해뜩, 홍상자락은 펄렁, 잇속은 해뜩, 선웃음 방긋, 도련님이 너를 보시고 불렀지, 내가 무슨 말 허였단 말이냐? 잔말 말고 건너가세.”

 

[아니리]

“이 애가 점점 더 미치는구나. 내 미천허나 기안착명 헌 일 없고 여염집 아이로서 초면남자 전갈 듣고 따라가기 만무허니, 너나 어서 건너가거라.” “여보게 춘향이 오늘 이 기회가 시호시호부재래라. 아, 낭군을 얻으려면 뚜렷한 서울 낭군을 얻지, 시골 무지랭이를 얻으려느냐?” “허, 미친 녀석! 낭군도 시골 서울이 다르단 말이냐?” “그렇지야 인걸은 지령이라, 사람도 산세 따라 나는 법이다. 내가 이를 터이니 들어보아라.”

 

[자진모리]

“산세를 이를게 니 들어라. 산세를 이를게 니 들어. 경상도 산세는 산이 웅장허기로 사람이 나면 정직허고, 전라도 산세는 산이 촉허기로 사람이 나면 재조 있고, 충청도 산세는 산이 순순허기로 사람이 나면 인정 있고, 경기도로 올라 한양 터 보면 경운동 높고 백운산 떴다. 삼각산 세 가지 북주가 되고, 삼각산이 떨어져 인왕산이 주산이요, 종남산이 안산인디 동작이 수구를 막기로. 사람이 나면 선할디 선하고 악하기로 들면 별악지상이라. 양반 근본을 네 들어라. 부원군 대감이 자기 외삼촌이요, 이조판서가 동성조부님이요, 시직 남원 부사 당신 어르신이라. 네가 만일 아니 가고 보면 내일 아침 조사 끝에 너의 노모를 잡어다, 책방단장 아래 난장형벌에, 주릿대 방망이, 굵은 뼈 부러지고 잔뼈 으스러져, 얼게미 채궁이 진가리 새듯 아조 살살 샐 것이니, 갈랴거든 가고 말랴면 마라, 떨떠리고 나는 간다.”

 

[아니리]

허고 방자가 돌아가니 춘향이가 어리석어 잠깐 속은 듯이, “글씨, 방자야 꽃이 어찌 나비를 따라간단 말이냐? 너나 어서 건너가 도련님 전 안수해, 접수화, 해수혈이라 여쭈어라.” 방자 충충 건너오니 도련님이 화가 나서 “네 이놈 방자야! 내가 춘향을 데리고 오라 허였지 쫓고 오라더냐?” “금매 쫓기는 누가 쫓아요. 그렁께 소인 놈이 안 간다고 안 간다고 헝께 도련님이 가라고 가라고 하시더니 춘향이가 욕을 담뿍 허옵니다.” “그래, 춘향이가 무슨 욕을 허드냐?” “거 뭐드라마는, 옳제 안주에다 접시에다 받쳐서 술 한 잔 잡수시고, 그냥 해수병 걸리라 헙니다.” “무엇이? 안주에 접시?”

 

[창조]

“안수해, 접수화라?

 

[아니리]

이 애, 방자야. 저 혹시 춘향이가 안수해, 접수화, 해수혈이라 아니 허드냐?” “예, 맞습니다. 도련님 그게 무슨 욕이다요?” “그게 욕이 아니니라. 기러기는 바다를 따르고, 나비가 꽃을 찾는다. 그러니 날더러 저를 찾아오라는 뜻이니라. 방자야, 오늘 퇴령 후에 춘향 집을 찾어갈 것이니 춘향 집이 어데인지 가르쳐다오.” 방자 좋아라고 손을 들어 춘향 집을 가리키난디,

 

[진양조]

“저 건너 저 건너 춘향 집 보이난디, 양양한 향풍이요, 점점 찾어 들어가면 기화요초난 선경을 가리우고, 나무 나무 앉은 새는 호사를 자랑헌다. 옥동도화만수춘은 유랑의 심은 것과 현도관이 분명허고, 형형색색 화초들은 이향이 대로우고, 문 앞의 세류지난 유사무사양류사요, 들총, 측백, 전나무는 휘휘 칭칭 얼크러져서 담장 밖에 솟아 있고, 수삼 층 화계 상의 모란, 작약, 영산홍이 첩첩이 쌓였난디, 송정죽림 두 사이로 은근히 보이난 것이 저것이 춘향의 집이로소이다.”

 

[아니리]

“좋다, 좋다! 장원이 정결허고 송죽이 울밀허니 여기지절개로다. 이 애, 방자야. 책실로 돌아가자.” 도련님이 책실로 돌아와서 글을 읽되, 혼은 벌써 춘향 집으로 건너가고 등신만 앉어 노루글로 뛰어 읽것다.

 

[창조]

“맹자견양혜왕허신디 왕왈 수불원천리이래허시니, 역장유이리오국호이까?

 

[아니리]

이 글도 못 읽겠다. 대학을 들여라.

 

[창조]

대학지도는 재명명덕허며 재친민허며 재지어지선이니라. 남창은 고군이요, 홍도넌 신부로다 홍도 어이 신부 되리? 우리 춘향이 신부 되지. 태고라 천황씨는 이쑥떡으로 왕했것다.”

 

[아니리]

방자 곁에 섰다 허허 웃고, “아니 여보시오 도련님. 태고라 천황씨 때는 이 목덕으로 왕 했단 말은 들었어도 쑥떡으로 왕 했단 말은 금시초문이오.” “네가 모르는 말이로다. 태고라 천황씨 때는 선비들이 이가 단단허여 목떡을 자셨거니와 지금 선비야 이가 단단치 못 허여 어찌 목떡을 자시겄느냐? 그러기에 공자님께서 후세를 위하여 물씬물씬한 쑥떡으로 교일허시고 명륜당에 현몽허였느니라.” “허허 도련님, 아 거 하느님이 들으면 깜짝 놀랄 거짓 말씀이오.” “이 애 방자야 천자를 들여라.” “도련님 일곱 살 자신 배 아니신데 천자는 드려서 무엇 허시게요?” “네가 모르는 말이로다. 천자라 허는 것이 칠서의 본문이라. 새겨 읽으면 그 속이 천지위낭장만물 속이니라.” 도련님이 천자를 들여놓고 천자 뒤풀이를 허시난디,

 

[중중모리]

“자시에 생천허니 불언행사시 유유피창 하늘 ‘천’, 축시에 생지허여 금, 목, 수, 화를 맡았으니 양생만물 따 ‘지’, 유현미묘 흑정색 북방현무 검을 ‘현’, 궁상각치우 동서남북 중앙토색의 누루 ‘황’, 천지사방이 몇 만 리 하루광활 집 ‘우’, 연대국조 흥망성쇠 왕고래금 집 ‘주’, 우치홍수 기자추연 홍범구주 넓을 ‘홍’, 전원이 장무호불귀라, 삼경이 취황 거칠 ‘황’, 요순천지 장헐시구 취지하일 날 ‘일’, 억조창생 격양가 강구연월 달 ‘월’, 오거시서 백가어 적안영상 찰 ‘영’, 이 해가 어이 이리 더디 진고 일중즉측의 기울 ‘측’, 이십팔수 하도낙서 진우천강 별 ‘진’, 가련금야숙창가라 원앙금침 잘 ‘숙’, 절대가인 좋은 풍류 나열준주 벌일 ‘열’, 의의월색삼경야의 탐탐정회 베풀 ‘장’, 부귀공명 꿈밖이라 포의한사 찰 ‘한’, 인생이 유수 같다. 세월이 절로 올 ‘래’, 남방천리불모지지 춘거하래 더위 ‘서’, 공부자 착한 도덕 기왕지사의 갈 ‘왕’, 상성이 추서방지어 초목이 황락 가을 ‘추’, 백발이 장차 오거드면 소년풍도 걷을 ‘수’, 낙목한천 찬바람에 백설강산의 겨우 ‘동’, 오매불망 우리 사랑 규중심처 감출 ‘장’, 부용 작약의 세우 중에 왕안옥태 부를 ‘윤’, 저러한 고운 태도 일생 보아도 남을 ‘여’, 이 몸이 훨훨 날아 천사만사 이룰 ‘성’, 이리저리 노니다가 부지세월 해 ‘세’, 조강지처는 박대 못 허느니 대전통편의 법 중 ‘율’, 춘향과 날과 단둘이 앉어 법 중 ‘여’ 자로 놀아보자.”

 

[아니리]

하고 소리를 질러노니 사또 들으시고 “이리 오너라! 책방에서 무슨 소리가 저렇게 요란헌가, 빨리 사실 알아드려라!” 통인이 내려 와서 “쉬, 도련님이 무슨 소리를 지르셨간디 사또께서 들으시고 빨리 사실하라 하나이다.” “사또께서 들으셨단 말이냐? 다른 집 노인들은 이롱증도 있건마는 우리 집 어른은 연만허실수록 귀가 점점 더 밝으시는구나! 이 애 네가 올라가서 네 거짓말 내 거짓말 합하여 도련님이 장자 편을 읽으시다 북해곤이 새가 되어 남명으로 날아가는 양을 보고 흥취로 소리가 높았다고 여쭈어라.” 통인이 들어가 그대로 여쭈어노니 사또 대소허시며 “용생용이요, 봉생봉이로다.” “하인 물리라.” “예이.”

 

[진양조]

퇴령 소리 길게 나니 도련님이 좋아라고, “이 애, 방자야.” “예이.” “청사초롱 불 밝혀 들어라. 춘향 집을 어서 가자.” 방자를 앞세우고 춘향 집을 건너갈 제, 협로진간 너룬 길은 운간월색 희롱허고, 화간의 푸른 버들, 경치도 장히 좋다. 춘향 집을 당도허니 좌편은 청송이요, 우편은 녹죽이라. 정하의 섰는 반송 광풍이 건듯 불면 노룡이 굼니난 듯, 뜰 지키는 백두룸은 사람 자취 일어나서 나래를 땅으다 지르르르르 끌며, 뚜루루루 낄룩 징검 징검, 알연성이 거이허구나!

 

[아니리]

도련님과 방자가 춘향 문전에 당도허여 “이 애 방자야, 어서 들어가서 내가 왔다는 말이나 허여라.” 이때의 춘향 모친은 아무 물색도 모르고 이렇듯 함부로 말을 허고 나오는디,

 

[중중모리]

“달도 밝고 달도 밝다. 원수년의 달도 밝고, 내당연의 달도 밝다. 나도 젊어 소시절 남원읍에서 이르기를 ‘월매, 월매’ 이르더니, 세월이 여류허여 춘안노골 다 되었다. 늙은 것이 한이로다.”

 

[아니리]

이러고 나오다가 방자허고 꽉 마주쳤것다. “거 뉘냐?” “예 방자예요!” “방자 너 어찌 왔냐?” “도련님 모시고 왔나이다.” “아이고, 이 미련헌 자식아 도련님을 모시고 왔거든 나헌테 미리 연통이나 허제 그랬느냐? 아이고 도련님 귀중허신 도련님이 누지에 오시기는 천만 의외올시다. 어서 방으로 올라 가옵시다.” 도련님이 방으로 들어가서 좌를 틀어 앉은 후의 방안을 잠깐 살펴보니, 별로 사치스러운 것은 없으나 뜻있는 주련만 걸려 있것다.

 

[세마치]

동벽을 바라보니, 주나라 강태공이 문왕을 만나려고 위수변 낚시질 허는 거동 뚜렷이 걸려 있고, 서벽을 바라보니 상산사호 네 노인이 바돌판을 앞에 놓고, 어떠한 노인은 흑기를 들고 또 어떤 노인은 백기를 손에 들고, 대마상패수를 보랴 허고 요만허고 앉어 있고, 또 어떤 노인은 청려장 짚고, 백우선 손에 들고, 요만허고 굽어보며 훈수허다 책망 듣고 무안색으로 서 있는 거동 뚜렷이 걸렸구나! 남벽을 바라보니, 관우, 장비, 양 장수가 활 공부 힘써 헐 제. 나는 기러기 쏘랴 허고 장궁철전 먹여 들고, 비정비팔의 흉허복실허여, 주먹이 툭 터지게 좀통을 꽉 쥐고, 앞뒤뀌미 놀잖게 대두 뻣뻣 머리 숙여, 깍지손을 뚝 떼 논 듯 번개같이 나는 살이 살대 수르르르 떠들어가, 나는 기러기 절컥 맞어 빙빙 돌아 떨어지는 거동 뚜렷이 걸렸구나! 북벽을 바라보니, 소상강 밤비 개고 동정호 달 오른디, 은은한 죽림 속에 백의 입은 두 부인이 이십오현을 앞에다가 놓고 스리렁 둥덩 타는 거동 뚜렷이 걸렸구나! 서안을 살펴보니, 춘향이 일부종사허랴 허고 글을 지어 붙였으되, 대우춘종죽이요, 분향야독서라, 왕희지 필법이로구나!

 

[아니리]

그때에 도련님이 처음 일이라 말궁기가 막혀 묵묵히 앉었을 제 알심 있는 춘향 모친 도련님의 말궁기를 열을 양으로 “아이고 이 애 향단아! 귀중허신 도련님이 누지에 오셨는디 무얼 대접헌단 말이냐? 어서 주안상 봐오너라.” 향단이 술상을 들여놓으니 춘향 모친이 술 한 잔 부어들고 “도련님, 박주허나마 약주나 한 잔 드시지요?” 그제야 도령의 말궁기가 열리난디, “오날 저녁 오는 뜻은 내가 무슨 술을 먹으러 온 것이 아니라, 오늘 일기 화창하야 광한루 구경 나갔다가 춘향 노는 거동을 보고 인연에 중매되어 나왔으니, 춘향과 날과 백년언약이 어떻겄소?” 춘향모 이 말 듣고 일희일비로 말을 허는디,

 

[엇중모리]

“회동 성참판 영감께옵서 남원 부사로 오셨을 때, 일등 명기 다 버리고 나를 수청케 하옵기에 그 사또 모신 후에 저 아를 아니 낳소? 이조참판 승차허여 내직으로 올라가신 후에 그 댁 운수 불길허여 영감께서 상사허신 후 내 홀로 길러내어 칠 세부터 글을 읽혀 사서가 능통허니, 누가 내 딸이라 허오리까? 재상가는 부당허고 사서인은 부족하와, 상하불급의 혼인이 늦어가와, 주야 걱정은 되오나, 도련님 허신 말씀 장전의 말씀이니, 그런 말씀 말으시고 잠깐 노시다나 가옵소서.”

 

[아니리]

도련님이 이 말을 들으시고, “불충불효허기 전에는 잊지 않을 테니 어서 허락허여 주소.” 춘향모 생각허니 간밤의 몽조가 있난지라 꿈 ‘몽’ 자, 용 ‘용’ 자 분명 이몽룡이가 배필이라 생각허고 이면에 허락허였구나. “도련님 그러면 혼서지 사주단자 겸하여 증서나 한 장 써 주시옵소서.”, “글랑은 그리허게.” 지필묵을 드려노니 일필휘지 허였으되, 천장지구에 해고석란이요, 천지신명은 공증차맹이라, “자, 이만허면 어떻소?” 춘향모 받어 간수허고 춘향 모친 술 한 잔 부어들고 “도련님 약주나 한 잔 드시오” “이 술은 경사주니 장모가 먼저 드시게.” 춘향 모친 술잔 들고 한숨 쉬며 허는 말이, 

 

[중모리]

“세월도 유수같다. 무남독녀 너 하나를 금옥같이 길러 내어, 봉황 같은 짝을 지어 육례 갖춰 여우자 허였더니, 오늘밤 이 사정이 사차불피 이리되니 이게 모두 네 팔자라, 수원수구 어이 허리? 너의 부친 없는 탓이로구나. 칠십 당년 늙은 몸을 평생 의탁허잤더니 허망히 이리되니, 삼종지법을 좇자허면 내 신세를 어쩔거나?”

 

[아니리]

“장모, 오늘같이 즐거운 날 너무 서러워 말게.” 춘향 모친 술 한 잔 받고 그때여 도련님과 춘향이도 이렇듯 반배를 허는디, 알심 있는 춘향 모친 그 자리에 오래 앉어 있겄느냐? 향단이 불러 자리 보전시키고 춘향 모친과 향단이는 건넌방으로 건너갔구나. 춘향과 도련님이 단둘이 앉었으니 그 일이 어찌 될 일이냐? 그날 밤 정담이야말로 서불진혜요, 언불진혜로다. 하루 가고 이틀 가고 오륙 일이 되어 가니, 나이 어린 사람들이 부끄러움은 멀리 가고 정만 담뿍 들어, 하루난 안고 누워 둥글면서 자연히 사랑가로 즐기난디,

 

[진양조]

만첩청산 늙은 범이 살진 암캐를 물어다 놓고 이는 다 덥쑥 빠져 먹든 못 허고, 으르르렁 어헝 넘노난 듯, 단산 봉황이 죽실을 물고, 오동 속을 넘노난 듯, 북해 흑룡이 여의주를 물고, 채운 간을 넘노난 듯, 구고 청학이 난초를 물고 송백 간의 넘노난 듯, 내 사랑 내 알뜰 내 간간이지. 오호 둥둥 네가 내 사랑이지야. 목락무변수여천의 창해같이 깊은 사랑, 삼오 신정 달 밝은 밤, 무산천봉 완월 사랑, 생전 사랑이 이러허면 사후기약이 없을쏘냐? “너는 죽어 꽃이 되되, 벽도홍 삼춘화가 되고, 나도 죽어 범나비 되어, 네 꽃보고 좋아라고, 두 날개를 쩍 벌리고, 너울너울 춤추거드면, 네가 날인 줄 알려무나.” “화로허면 접불래라 나비 새 꽃 찾아가니, 꽃 되기 내사 싫소.” “그러면 죽어 될 것 있다. 너는 죽어 종루 인경이 되고, 나도 죽어 인경마치가 되어, 밤이면 이십팔수, 낮이면 삼십삼천 그저 댕 치거드면 네가 날인 줄 알려무나.” “인정되기도 내사 싫소.” “그러면 죽어 될 것 있다. 너는 죽어 글자가 되되, 따 ‘지’, 따 ‘곤’, 그늘 ‘음’, 아내 ‘처’, 계집 ‘녀’ 자 글자가 되고, 나도 죽어 글자가 되되, 하늘 ‘천’, 하늘 ‘건’, 날 ‘일’, 볕 ‘양’, 지아비 ‘부’, 사내 ‘남’, 기특 ‘기’, 아들 ‘자’ 자 글자가 되어 계집 ‘녀’ 변에 똑같이 붙여서 좋을 ‘호’ 자로 놀아 보자.”

 

[아니리]

“도련님은 어찌 불길하게 사후 말씀만 허시나이까?”, “오 그럼 우리 정담도 허고 우리 업고도 한번 놀아보자.” 도련님이 춘향을 업고 한번 놀아 보는디,

 

[중중모리]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지. 이 이 이 내 사랑이로다. 아매도 내 사랑아. 니가 무엇을 먹으려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 떼뜨리고, 강릉백청을 따르르르 부어, 씨는 발라 버리고, 붉은 점 움푹 떠 반간지술로 먹으려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려느냐? 앵도를 주랴, 포도를 주랴? 귤병, 사탕의 혜화당을 주랴?”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당동지지루지허니 외가지 단 참외 먹으려느냐?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 도령 스는 디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저리 가거라, 뒤태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아장 걸어라, 걷는 태를 보자. 방긋 웃어라, 잇속을 보자. 아매도 내 사랑아.”

 

[아니리]

“이 애, 춘향아. 나도 너를 업었으니 너도 날 좀 업어다오.” “도련님은 나를 가벼워 업었지만, 나는 도련님이 무거워서 어찌 업는단 말씀이오?” “얘야. 내가 널다려 날 무겁게 업어 달라더냐? 내 양팔만 네 어깨 우에 얹고 징검징검 걸어 다니면 그 속이 천지위낭장만물 속이니라.” 춘향이가 도련님을 업고 노는디 파겁이 되어 마구 낭군 자로 업고 놀것다,

 

[중중모리]

“둥둥둥 내 낭군, 오호 둥둥 내 낭군. 둥둥 둥둥 오호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을 업고 보니 좋을 ‘호’ 자가 절로 나. 부용 작약의 모란화 탐화봉접이 좋을시고. 소상동정칠백리 일생 보아도 좋을 ‘호’로구나. 둥둥 둥둥 오호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이 좋아라고, “이 애, 춘향아, 말 들어라. 너와 나와 유정허니 ‘정’ 자 노래를 들어라. 담담장강수 유유원객정, 하교불상송허니 강수의 원함정, 송군남포불승정, 무인불견송아정, 하남 태수의 희우정, 삼태육경의 백관조정, 주어 인정, 복 없어 방정, 일정실정을 논정허면, 네 마음 일편단정, 내 마음 원형이정, 양인심정이 탁정타가 만일 파정이 되거드면 복통절정 걱정되니, 진정으로 완정허잔 그 ‘정’ 자 노래라.”

 

[아니리]

“아이고 우리 도련님 말씀도 잘도 허시네.” “어디 그것뿐이랴? 또 ‘궁’ 자 노래 한번 들어 볼래? 이 노래는 조금 상스럽기는 허나 너와 나와 둘이 있는데 무슨 노래를 못 부르겠느냐?

 

[자진모리]

“‘궁’ 자 노래를 들어라. ‘궁’ 자 노래를 들어라. 초분천지개탁후 웅장허다 창덕궁, 강태공의 조작궁, 진시황의 아방궁, 진진허구나 홍문연을 들어간다. 번쾌자궁, 이 궁 저 궁을 다 버리고, 이 애 춘향아, 이리 오너라. 밤이 깊어간다. 이리 와.” “아이고 부끄러워 나는 못 가겄소.” “아서라 이 계집, 안 될 말이로다. 어서 벗어라 잠자자.” 와락 뛰어 달려들어 저고리, 치마, 속적삼 벗겨, 병풍 위의 걸어 놓고, 덩뚱땅 법중 ‘여’로다. 초동 아이 낫자루 잡듯, 우악한 놈 상투 잡듯, 양각을 취어드니, 베개는 우그로 솟구치고, 이불이 벗겨지며 촛불은 제대로 꺼졌구나. 병풍이 우당퉁탕.

 

[단중모리]

이리 한창 요란헐 제 말하지 않더래도 알리로다.

 

[아니리]

이렇다시 사랑가로 세월을 보낼 적에, 호사다마라, 뜻밖에 사또께서 동부승지 당상하야 내직으로 올라가시게 되었구나. 도련님이 부친 따라 아니 갈 수 없어 하릴없이 춘향 집으로 이별차 나가시는디,

 

[늦은 중모리]

점잔허신 도련님이 대로변으로 나가면서 울음 울 리 없지마는, 춘향과 이별헐 일을 생각허니 어안이 멍멍, 흉중이 답답허여 하염없난 서름이 간장에서 솟아난다. 두고 갈까, 다려갈까 하 서러이 울어 볼까? 저를 다려 가자허니 부모님이 꾸중이요, 저를 두고 가자허니 그 마음 그 처사에 응당 자결을 헐 것이니, 사세가 난처로구나! 길 걷는 줄을 모르고 춘향 문전을 당도허니,

 

[중중모리]

그때의 향단이 요염섬섬 화계 상의 봉선화에 물을 주다 도련님을 얼른 보고 깜짝 반겨 일어서며, “도련님, 이제 오시니까? 전에는 오시랴면 담 밑에 예리성과 문에 들면 기침소리, 오시는 줄을 알겄더니 오늘은 누구를 놀래시랴고 가만가만히 오시니까?” 그때의 춘향 모친 도련님 드리랴고 밤참을 장만허다 도련님을 얼른 보고 손뼉치고 나오면서, “허허, 우리 사위 오시네. 남도 사위가 이리 어여쁠까? 밤마다 보건마는 낮에 못 보아 한이로세. 아 제자가 형제분만 되면 데릴사우 내가 꼭 정허제. 한 분되니 헐 수 있소.” 도련님 아무 대답 없이 방문 열고 들어서니, 그때여 춘향이는 도련님을 드리랴고 금낭에 수를 놓다 단순호치 반기허여 쌍긋 웃고 일어서며 옥수잡고 허는 말이, “수색이 만면허니 이게 웬일이요? 편지 일 장 없었으니 방자가 병들었소? 어데서 손님 왔소? 벌써 괴로워 이러시오? 사또께 꾸중을 들으셨소? 누가 내 집에 다니신다 해담을 들으셨소? 약주를 과음하여 정신이 혼미헌가? 뒤로 돌아가 겨드랑이에 손을 대고 꼭 꼭꼭 찔러 보아도 몸도 꼼짝 아니 허네.”

 

[중모리]

춘향이가 무색허여 뒤로 물러나 앉으며, “내 몰랐소, 내 몰랐소, 도련님 속 내 몰랐소. 도련님은 양반이요, 춘향 저는 천인이라, 잠깐 좌정허였다가 버리는 게 옳다 허고 나를 떼랴고 허시는디, 속 모르는 이 계집은 늦게 오네, 편지 없네, 짝사랑 외즐거움이 오직 보기가 싫었겄소. 듣기 싫어하는 말은 더 허여도 쓸데가 없고, 보기 싫어허는 얼굴 더 보아도 병 되느니, 나는 건넌방 어머니에게 가지이이” 바드드득 일어서니 도련님 기가 막혀 가는 춘향을 부여잡고, “게 앉거라. 게 앉거라. 네가 미리 속을 찌르기로 내가 미쳐 말을 못 허였다. 속 모르면 말을 마라.”

 

[창조]

“속 모르면 말 말라니 그 속이 참 속이요, 꿈속이오? 말을 허오 말을 허여 답답허여 못 살겄소.”

 

[아니리]

“이 애, 춘향아 사또께서 동부승지 당상허여 내직으로 올라가시게 되었단다.” “아이고 도련님 댁에는 경사 났소그려.”

 

[중중모리]

“올체 인제 내 알았소, 도련님 한양을 가시면 내 아니 갈까 염려시오? 여필종부라 허였으니 천 리 만 리라도 도련님을 따라가지.”

 

[아니리]

“속 모르는 소리 점점 더하는구나. 내아에 들어가 네 사정을 품고 허였더니, 미장전 아이가 외방작첩 하였다는 말이 원근에 낭자하면,

 

[창조]

사당참례도 못 허고, 과거 한 장도 못해 보고, 노도령으로 늙어죽는다허니,

 

[아니리]

이 일을 장차 어쩔거나?” “그럼 이별이란 말씀이오?” “이별이야 될 수 있겠느냐마는 잠시 훗기약을 둘 수밖에는 없구나.” 춘향이가 이 말을 듣더니, 어여쁜 얼굴이 누루락 푸루락 허여지며 이별 초두를 내는디,

 

[진양조]

와락 뛰어 일어서더니 “여보시오 도련님, 여보 여보 도련님! 지금 허신 그 말씀이 참말이요, 농담이요, 이별 말이 웬 말이요? 답답허니 말을 허오. 작년 오월 단오야의 소녀 집을 찾어 와겨, 도련님은 저기 앉고 춘향 저는 여기 앉어 무엇이라 말허였소? 산해로 맹세허고 일월로 증인을 삼어, 상전이 벽해가 되고 벽해가 상전이 되도록 떠나 살지 말자 허였더니마는, 주일년이 다 못 되어 이별 말이 웬 말이요? 공연한 사람을 상상 가지에 올려놓고 밑에서 나무를 흔드네그려. 향단아,” “예.” “건넌방 건너가서 마나님을 오시래라, 도련님이 떠나신단다. 사생결단을 헐란다. 마나님을 오시래라.”

 

[아니리]

그때에 춘향 모친은 아무 물색도 모르고 초저녁잠을 실컷 자고 일어나 보니 건너 춘향 방에서 울음소리가 나거든, 아이고 저것들 또 사랑싸움 허나부다. 울음 밑이 장차 길어지니 춘향 모친이 동정을 살피러 나와 보는디,

 

[중중모리]

춘향 모친이 나온다. 춘향 모친이 나온다. 허던 일 밀쳐놓고 상초머리 행자초마 모양이 없이 나온다. 춘향 방 영창 앞에 가만히 올라서 귀를 대고 들으니 정녕한 이별이로구나! 춘향 모친 기가 막혀 어간마루 섭적 올라 두 손뼉 땅땅, “어허 별일 났네. 우리 집에 별일 났어. 한 초상도 어려운데 세 초상이 웬일이냐?” 쌍창문 번쩍 열고 방으로 뛰어 들어가 주먹 쥐고 딸 겨누며, “야! 요년아, 썩 죽어라. 내가 일상 말하기를 무엇이라고 이르더냐? 후회되기가 쉽겄기에 태과헌 맘먹지 말고 여염을 세아려서, 지체도 너와 같고, 인물도 너와 같은, 봉황같이 짝을 지어 내 눈앞에 노는 양은 너도 좋고 나도 좋지야. 마음이 너무 도도허여 남과 별로 다르더니 오 그 일 잘되었다.” 도련님 앞에 달려들어, “여보시오 도련님, 나하고 말 좀 허여 보세. 내 딸 어린 춘향이를 버리고 간다허니 인물이 밉던가 언어가 불손턴가, 잡시럽고 흉하던가, 노류장화가 음란헌가, 어느 무엇이 그르기로 이 봉변을 주랴시오? 군자 숙녀 버리난 법, 칠거지악을 범잖허면 버리난 법 없난 줄을 도련님은 모르시오? 내 딸 춘향 사랑헐 제, 잠시도 놓지 않고, 주야장천 어루다, 말경에 가실 때는 뚝 띠어 버리시니, 양류의 천만산들 가는 춘풍을 잡아매 낙화 후 녹엽이 된들 어느 나비가 돌아와, 내 딸 옥 같은 화용신 부득장춘, 절로 늙어 홍안이 백수 되면, 시호시호부재래라. 다시 젊지 못하느니. 내 딸 춘향 임 그릴 제, 월청명야삼경 창천의 돋은 달 왼 천하가 밝아 첩첩수심이 어리어 가군의 생각이 간절. 초당 전 화계 상에 담배 피워 입에 물고 이리저리 거닐다 불꽃같은 시름, 상사, 심중에 왈칵 나면, 손들어 눈물 씻고 북녘을 가리키며, 한양 계신 우리 낭군, 날과 같이 그립든가? 내 사랑 옮겨다가 다른 임을 꼬이나? 뉘 년의 꼬염을 듣고 영이별이 되려나? 아조 잊고 여영 잊어 일자수서가 돈절허면 긴 한숨 피눈물은 창 끊는 애원이라. 방으로 뛰어 들어가 입은 옷도 아니 벗고, 외로이 벼개 우에 벽만 안고 돌아누워 주야 끌끌 울 제, 속에 울화가 훨훨, 병이 아니고 무엇이오? 늙은 어미가 곁에 앉아 아무리 좋은 말로 달래고 달래어도, 시름 상사 깊이 든 병 내내 고치든 못 허고 원통히 죽게 되면, 칠십 당년 늙은 년이 딸 죽이고 사위 잃고, 지리산 갈가마귀 겟발 물어 던진 듯이, 혈혈단신 이 내 몸이 뉘를 의지허오리까? 이왕에 가실 테면 춘향이도 죽이고 나도 죽이고, 향단이까지 마자 죽여, 삼 식구 아조 죽여 땅에 묻고 가면 갔지 살려 두고는 못 가리다. 양반의 자세 허고 몇 사람 신세를 망치려오. 마오, 마오, 그리 마오.”

 

[아니리]

도련님 기가 막혀 “장모. 좋은 수 있네. 춘향만 다려가면 그만 아닌가? 내일 요여 배행 시에 신주는 내어 내 도포 소매에 모시고, 춘향이를 요여 안에 태우고 가면, 뉘가 요여 안에 춘향이 태우고 간다 헐라든가?”

 

[창조]

“아니고 어머니, 도련님 너무 조르지 마오. 오죽 답답허고 민망허여야 저런 망언을 허오리까? 어머니는 건넌방으로 건너가시오. 도련님과 저는 밤새도록 울음이나 실컷 울고, 내일은 이별을 헐라요.”

 

[중모리]

춘향 모친 기가 막혀 “못 허지야, 못 허지야. 네 마음대로는 못 허지야. 저 양반 가신 후로 뉘 간장을 녹이려느냐? 보내어도 곽을 짓고 따라가도 따라가거라. 여필종부라 허였으니 너의 서방님을 따라가거라. 나는 모른다. 너희 둘이 죽든지 살든지 나는 모른다 나는 몰라.”

 

[아니리]

춘향 모친은 건넌방으로 건너가고 춘향과 도련님과 단둘이 앉어 통 울음으로 울음을 우는디,

 

[중모리]

일절통곡애원성은 단장곡을 섞어 운다. “아이고 여보 도련님 참으로 가실라요 나를 어쩌고 가실라요. 도련님은 올라가면 명문귀족재상가의 요조숙녀 정실 얻고, 소년급제 입신양명 청운에 높이 올라 주야 호강 지내실 제, 천리남원 천첩이야 요만큼이나 생각허리? 이제 가면 언제 와요? 올 날이나 일러주오. 금강산 상상봉이 평지가 되거든 오시랴오? 동서남북 너룬 바다 육지가 되거든 오시랴오? 마두각 허거든 오시랴오? 오두백 허거든 오시랴오? 운종용, 풍종호라. 용 가는 디는 구름가고, 범이 가는 디는 바람이 가니, 금일송군 임 가신 곳 백년소첩 나도 가지.” 도련님이 기가 막혀, “오냐, 춘향아 우지마라. 오나라 정부라도 각분동서 임 그리워 규중심처 늙어 있고, 공문한강천리외의 관산월야 높은 절행 추월강산이 적막헌디, 연을 캐며 상사허니 너와 나와 깊은 정은 상봉헐 날 있을 테니, 쇠끝같이 모진 마음 홍로라도 녹지 말고, 송죽같이 굳은 절개, 네가 날 오기만 기다려라.” 둘이 서로 꼭 붙들고 실성발광으로 울음을 운다.

 

[아니리]

그때여 춘향이가 오리정으로 이별을 허러 나갔다 허되, 그럴 리가 있겄느냐? 내행차 배행 시에 육방관속이 오리정 삼로 네거리에 늘어서 있는디 체면 있는 춘향이가 서방이별 헌다 허고 퍼버리고 앉어 울 수가 없지.

 

[창조]

꼼짝 달싹 못 허고 저의 집 담장 안에 이별을 허는디,

 

[진양조]

와상 우에 자리를 펴고 술상 채려 내어 놓으며, “아이고 여보 도련님 이왕에 가실 테면 술이나 한잔 잡수시오. 술 한 잔을 부어 들고 권군갱진일배주허니, 권할 사람 뉘 있으며, 위로 헐 이 뉘 있으리? 이 술 한잔을 잡수시고 한양을 가시다가 강수청청 푸르거든 원함정을 생각허고, 마상에 뇌곤허여 병이 날까 염려오니, 행장을 수습허여 부디 평안이 행차허오.”

 

[중모리]

“오냐, 춘향아 우지 마라. 너와 나와 만날 때는 합환주를 먹었거니와, 오늘날 이별주가 이게 웬일이냐? 이 술 먹지 말고 이별말자. 이별 근본 네 들어라. 하량낙일수운기는 소통국의 모자 이별, 용산의 형제 이별, 서출양관무고인이라. 이런 이별 많건마는 너와 나와 당한 이별, 만날 날이 있을 테니 설어 말고 잘 있거라.” 도련님이 금낭 속에서 추월 같은 대모석경 춘향 주며 허는 말이 “이 애, 춘향아 거울 받어라. 장부의 맑은 마음 거울 빛과 같은지라 날 본 듯이 내어 보아라.” 춘향이 그 거울 간수허고, 저 쪘던 옥지환을 바드득 빼어 내어 도련님 전 올리면서, “옜소, 도련님, 지환 받으오. 여자의 굳은 절행 지환 빛과 같사오니, 이걸 깊이 두었다가 날 본 듯이 두고 보소서.” 피차정표 헌 연후에 떨어지지를 못 허는구나!

 

[자진모리]

내행차 떠나는디 쌍교를 어루거니, 독교를 어루거니, 병마, 나졸이 분분헐제, 방자 겁을 내어 나귀 몰고 나간다. 다랑다랑 다랑다랑, 춘향 문전 당도허여, “어허, 도련님 큰일났소! 내 행차 떠나시며 도련님을 찾삽기로 먼저 떠나셨다 아뢰옵고 왔사오니, 어서 가옵시다. 이별이라 허는 게 너 잘 있거라, 나 잘 간다, 분명이게  이별이제, 웬 놈의 이별을 이리 뼈가 녹도록 헌단 말이오? 어서 가옵시다.”

 

[중모리]

말은 가자고 네 굽을 치는디 임은 꼭 붙들고 아니 놓네. 도련님이 하릴없이 나귀 등에 올란지며, “춘향아, 잘 있거라. 장모도 평안히 계시오, 향단이도 잘 있거라.” 춘향이 기가 막혀 도련님 앞으로 우루루루 달려들어, 한 손으로 나귀 정마 쥐어 잡고, 또 한 손으로 도련님 등자 딛은 다리 잡고, “아이고, 도련님, 여보 도련님, 날 다려가오. 여보, 도련님 날 다려가오. 여보, 도련님 날 다려가오. 쌍교도 싫고, 독교도 나는 싫소. 걷는 말께 반부담 지어서 어리렁 추렁청 날 다려가오.” 방자 달려들어 나귀 정마 쥐어 잡고 채질 툭 처 돌려세니, 비호같이 가는 말이 청산녹수 얼른 얼른 한 모롱 두 모롱을 돌아드니, 춘향이 기가 막혀 가는 임을 우두머니 바라보니, 달만큼 보이다, 별만큼 보이다가 나비만큼 보이다가, 십오야 둥근 달이 떼구름 속에 잠긴 듯이 아조 깜박 박석치를 넘어가니, 춘향이 그 자리에 법석 주저앉아 “아이고 허망허네. 가네 가네 허시더니 이제는 참 갔구나!”

 

[아니리]

이렇다시 도련님은 서울로 떠나고 춘향이 하릴없이 향단으게 붙들리어 자기 방으로 들어가는디,

 

[진양조]

향단으게 붙들리어 자던 침방 들어올 제, 만사가 정황이 없고 촉목상심 허는구나. “여보아라, 향단아, 발 걷고 문 닫쳐라. 춘몽이나 이루어서 알뜰한 도련님을 몽중에나 다시 보자. 예로부터 이르기를 꿈에 와 보이난 임은 신의 없다 일렀으되 답답이 그릴진대 꿈 아니면은 어이 보리? 천지 생겨 사람 나고 사람 생겨 글자낼 제, 뜻 ‘정’ 자, 이별 ‘별’ 자는 어느 누가 내셨던고? 이별 ‘별’ 자를 내셨거든 뜻 ‘정’ 자 내잖거나, 뜻 ‘정’ 자 내셨거든 만날 ‘봉’ 자를 내잖거나, 공방적적대고등허니 바랠 ‘망’ 자가 염려로구나!”

 

[중모리]

행궁견월상심색허니 달만 비쳐도 임의 생각, 야우문령단장성에 비만 많이 와도 임의 생각. 추우오동엽낙시에 잎만 떨어져도 임의 생각, 안암산 노송정에 쌍비쌍쌍 저 뻐꾹새 이리로 가면서 뻐꾹 뻑뻑꾹 저리로 가면서 뻐꾹 뻑뻑꾹 뻑꾹 울어도 임의 생각이 절로 나네. 식불감미 밥 못 먹고, 침불안석 잠 못 자니 이게 모두가 임 그리운 탓이로구나! 앉어 생각, 누워 생각, 생각 그칠 날이 전혀 없이, 모진 간장 불이 탄들 어느 물로 이 불을 끌거나. 이리 앉어 울음을 울며 세월을 보내는구나!

 

[아니리]

그때의 구관은 올라가고 신관이 났는디, 서울 자하골 사는 변 ‘학’ 자 ‘도’ 자 쓰는 양반이라. 호색허기 짝이 없어, 남원의 춘향 소식 높이 듣고 밀양 서흥 마다허고 간신히 서둘러 남원부사허였구나! 하루난 신연하인 대령허여 출행날을 급히 받어 도임차 내려오는디, 신연 절차가 이렇것다.

 

[자진모리]

신연맞어 내려온다. 별련 맵시 장히 좋다. 모란 새긴 만자창 네 활개 쩍 벌려, 일등마부, 유랑달마 덩덩그렇게 실었다. 키 큰 사령 청창옷, 뒤채잽이에 힘을 주어 별련 뒤따랐다. 남대문 밖 썩 나서 좌우 산천 바라 봐, 화란춘성만화방창 버들잎 푸릇푸릇 백사, 동작 얼핏 건너 승방골을 지내어 남태령 고개 넘어 과천읍에 가 중화허고, 이튿날 발행헐 제 병방, 집사 치레 봐라. 외올망건 추어 맺어 옥관자, 진사당줄 앞을 접어 빼어 쓰고, 세모립의 금패 갓끈 호수립식 제법 붙여 게알탕건을 받쳐 써 진남항라 자락 철릭 진자주 대고 띠어, 전령패 비쓱 차고, 청파역마 갖은 부담, 호피 돋움을 연저 타고, 좌우로 모신 나졸, 일산 구종의 전후배, 태곳적 밝은 달과 요순 시 닦은 길로 각 차비가 말을 타고 십 리허의 닿었다. “마부야! 니 말이 낫다 말고 내 말이 좋다 말고 정마 손에다 힘을 주어 양 옆에 지울잖게 마상을 우러러 보며 고루 저었거라.” 저롭섭다. 신연 급창 거동 보소. 키 크고 길 잘 걷고, 어여뿌고, 말 잘 허고 영리한 저 급창, 석성망건, 대모관자, 진사당줄을 달아 써, 가는 양태 평포립, 갑사 갓끈 넓게 달아 한 옆 지울게 비쓱 쓰고, 보라 수주 방패 철릭, 철릭자락을 각기 접어 뒤로 잦혀 잡어매 비단 쌈지 천 주머니, 은장도 비쓱 차고 사날 초신을 넌짓 신고 저름저름 양유지 초록다님을 잡어 매고, 청창줄 검쳐 잡고, 활개 훨훨, 층층 걸음 걸어 “에라. 이놈, 나지 마라!” 전배나장 거동 보소. 통영 갓에다 흰 깃 꼽고, ‘왕’ 자 덜거리 방울 차, 일산의 갈라서서, “에이 찌루거 이놈 저놈 게 앉거라.” 통인 한 쌍 착전립, 마상태 고뿐이로다. 충청양도를 지내어 전라 감영을 들어가 순상 전 연명 허고, 이튿날 발행헐 제, 노구바우, 임실 숙소, 호기 있게 내려올 제, 오리정 당도허니 육방 관속이 다 나왔다. 질청 두목 이방이며, 인물 차지 호장이라. 호적 차지 장적빗과, 수 잘 놓는 도서원, 병서, 일서, 도집사, 급창, 형방 옹위허여 권마성이 진동허여 거덜거리고 들어간다. 천파총, 초관, 집사 좌우로 늘어서고, 오십 명 통인들은 별련 앞의 배행허고, 육십 명 군로 사령 두 줄로 늘어서 떼 기러기 소리허고, 삼십 명 기생들은 가진 안장, 착전립, 쌍쌍이 늘어서 갖인 육각, 홍철릭, 남전대 띠를 잡어 매고, 북장고 떡 궁 붙여, 군악 젓대 피리소리 영소가 진동헌다. 수성장 하문이라!

 

[휘모리]

천총이 영솔허여 청도기 벌였난디, 청도 한 쌍, 홍문 한 쌍, 주작 남동각 남서각 홍초 남문 한 쌍, 백호 현무 북동각 북서각 흑초 관원수, 마원수, 왕령관, 온원수, 조현단 표미 금고 한 쌍, 호총 한 쌍, 나 한 쌍, 저 한 쌍, 바래 한 쌍, 세악 두 쌍, 고 두 쌍, 영기 두 쌍, 군로직열 두 쌍, 좌마독존이요, 난후 친병, 교사 당보 각 두 쌍으로 퉁 캥 차르르르, 나누나, 지루나, 고동은 뛰, 나발은 홍앵홍앵, “에꾸부야 수문 돌이 종종종 내문 돌에 걷잡혀 무삼 실족 험로허나니” 어허어 어허어 “후배사령!” “예이!”, “좌우 잡인을 썩 금치 못 헌단 말이냐?” 척척 바우어, 하마포, 이삼승, 일읍 잡고 흔드난 듯, 객사에 연명 허고 동헌의 좌기허여, “대포수!” “예이!” “방포일성 하라!” “쿵!”

 

[아니리]

좌기초 허신 후에, 삼행수 문안 받고, 행수군관 입례 받고, 육방하인 현신 후에, 도임상 물리치고, 자고 자고 나니 제 삼일 되었구나! 호장이 기생 점고를 허랴 허고 영창 앞에 기안을 펼쳐 들고 차례로 부르난디,

 

[세마치]

“오던 날 기창전의 연연옥골 설행이!” 설행이가 들어온다. 설행이라 허는 기생은 걸음을 걸어도 장단을 맞추어 아장아장 들오더니 “예, 등대 나오.” 점고를 맞고 일어서더니 좌부진퇴로 물러난다. “차문주가하처재요 목동요지 행화!” 행화가 들어온다. 행화라 허는 기생은 홍상자락을 거듬거듬 흉당에 걷어 안고, 대명당 대들보 밑에 명매기 걸음으로 아장아장 찌이긋거려 “예, 등대 나오.” 점고를 맞고 일어서더니 우부진퇴로 물러나는구나.

 

[아니리]

“여봐라. 기생 점고를 이리 허다가는 몇 날이 될 줄 모르겠구나. 한꺼번에 둘씩 셋씩 마고 잡아 포개 불러들여라.” 호장이 멋이 있어 넉 자 화두로 불러드리난디,

 

[중중모리]

“조운모우 양대선이, 우선유지 춘흥이!” “나오!”

 

[늦은 중중모리]

“사군불견 반월이 독좌유황의 금향이 왔느냐?” “예, 등대 허였소” “남남지상의 봄바람 힐지항지 비연이 왔느냐?” “예, 등대 허였소” “팔월부용의 군자용 만당추수의 연화가 왔느냐?” “예, 등대 하였소.” “주홍당사 벌매듭 차고 나니 금낭이, 사창에 비추었다. 섬섬영자 추월이 왔느냐?” “예, 등대 허였소.” “진주 명주 자랑마라. 제일 보배 산호주가 왔느냐?” “예, 등대 허였소.” “광한루상명월야의 사시장천 명월이 왔느냐?” “예, 등대 허였소.” “독조한강설허니 천수만수 이화 육각삼현을 떡쿵 치니 장삼 소매를 떠들어 메고 저정거리던 무선이 왔느냐?” “예, 등대 허였소.” “단산오동의 그늘 속에 문왕 어루던 채봉이 왔느냐?” “예, 등대 허였소.” “초산 명옥이, 수원 명옥이, 양 명옥이가 다 들어왔느냐?” “예, 등대 나오!”

 

[아니리]

“기생 점고 다 한 줄로 아뢰오.” “여봐라. 너의 고을에 춘향이가 있다지? 어찌 춘향이는 이 점고에 불참이 되었는고?” “예이, 춘향이는 본시 퇴기 월매의 딸이오나 기안착명이 안되었고, 올라가신 구관 자제 도련님과 백년가약을 맺었기로 수절을 하고 있나이다.” “무엇이? 춘향이가 수절을 허면 댁 마마께서는 장판방에 떡 요절을 헐 지경이로구나. 잔말 말고 빨리 불러들여라.” 다른 사람 같고 보면 사령이 나갈 일이로되, 춘향이는 과거의 체면이 있는지라 행수기생을 보내는디,

 

[단중모리]

행수기행이 나간다. 행수기생이 나간다. 대로변으로 나가면서 춘향 문전 당도허여 손뼉을 땅땅 두다리며, “정렬부인 애기씨, 수절 부인 마누라야. 니만헌 정렬이 뉘 없으며, 니만헌 수절이 뉘 없으랴? 널로 하여금 육방이 송동, 각청 두목이 다 죽어난다. 들어가자, 나오느라.” 춘향이 기가 막혀 “아이고 여보 행수 형님, 형님과 나와 무슨 혐의가 있어 사람을 부르면 조용히 못 부르고 화젓가락 끝마디 틀듯 뱅뱅 틀어 부르는가? 마소 마소 그리 마소.”

 

[아니리]

행수기생이 춘향을 대면허여서는 “여보소, 춘향 동생 염려 말게. 내가 들어가서 다 조치험세.” 이렇듯 말허여 놓고 동헌을 들어가서는 춘향을 먹기로 드는디 대톱 이상으로 먹것다. “‘사또가 부르시면 사령이 나올 텐디 어찌 자네가 나왔는가’허고 목을 비어 갔으면 갔지 영으로는 못 간다 허옵디다.” 사또 분을 내어 “어허, 그런 요망헌 년이 있단 말이냐? 잔말 말고 빨리 잡어 드려라.” 이제는 사령이 나가는디,

 

[중중모리]

군로 사령이 나간다. 사령 군로가 나간다. 산수털 벙거지 남일광단 안을 올려 날랠 ‘용’ 자 떡 붙여 늘어진 쇠사슬을 허리 아래다가 늦게 차고 층층거리고 나간다. “이 애 김 번수야!” “왜야?” “이 애 박 번수야!” “왜 부르느냐?” “걸리었다, 걸리어.” “게, 뉘귀가 걸려야?” “춘향이 걸렸다. 옳다! 그 제기 붙고 발기 갈 년 양반 서방을 허였다고 우리를 보면 초리로 알고 당혜만 좔좔 끌고 교만이 너무 많더니 잘되고 잘되었다. 사나운 강아지 범이 물어가고 물도 가뜩 차면 넘느니라.” 두 사령이 분부 듣고 안올림 벙치를 제쳐 쓰고, 소소리 광풍 걸음 제를 걸어 어칠 비칠 툭툭 거려 춘향 문전을 당도허여 “이 애 춘향아 나오너라!” 부르난 소리 원근 산천이 떠드렇게 들린다. “사또 분부가 지엄허니 지체 말고 나오너라.”

 

[창조]

그때여 춘향이는 사령이 오는지 군로가 오는지 아무런 줄 모르고 울음을 우난디,

 

[중모리]

“갈까부다. 갈까부다. 임 따라서 갈까부다. 바람도 수여 넘고, 구름도 수여 넘는, 수진이, 날진이, 해동청, 보라매 다 수여 넘는 동설령 고개라도 임 따라 갈까부다. 하날의 직녀성은 은하수가 막혔어도 일년일도 보련마는, 우리 임 계신 곳은 무슨 물이 막혔간디 이다지 못 보는고? 이제라도 어서 죽어 삼월동풍 연자 되어 임 계신 처마 끝에 집을 짓고 노니다가 밤중이면 임을 만나 만단정회를 허여 볼까? 뉘 년의 꼬염을 듣고 여영 이별이 되랴는가? 어쩔거나 어쩔거나 아이고 이를 어쩔거나?” 아무도 모르게 설리 운다.

 

[아니리]

이렇듯 울고 있는데 향단이가 들어서며,

 

[창조]

“아이고 아씨 야단났소 장방청 사령들이 동동이 늘어서

 

[아니리]

오느냐 가느냐 야단났소.” 춘향이 그제서야 깜짝 놀래 나오난디,

 

[단중모리]

“아차, 아차, 아차 내 잊었네. 오날이 제 삼일 점고날이라더니 무슨 야단이 났나부다. 내가 전일에 장방청 번수에게 인심을 많이 잃었더니 혼초리나 받으리다.” 제자 다리 걸었던 유문지유사로 머리를 바드득 졸라매고 나간다, 나간다, 사령을 둘리러 나가는구나. “허허, 김 번수 와 계시오? 이번 신연에 가셨드라더니 노독이나 없이 다녀오며, 새 사또 정사가 어떠허오?” 우수를 선뜻 내어 김 번수 손길을 부여잡고 좌수를 선뜻 들어 박 번수 손길 잡고, “이리 오오, 이리 와. 뉘 집이라고 아니 들어오고 문 밖에 서서 주저만 허는가? 들어가세, 들어가세, 내 방으로만 들어가세”

 

[아니리]

사령들이 춘향의 손이 몸에 오니 마음이 춘삼월 얼음 녹듯 스르르르 풀렸구나! “놓아두소, 들어감세.” 춘향이 들어가 술 한 상 차려 내노니 한 잔씩 썩 잘 먹었구나! “여보게 춘향 각시, 사또께서 분을 내어 육방이 송동되었으니 자네가 아니 들어가고 보면 우리 사령들의 신세가 말이 아닐세.” 춘향이 이 말 듣고 돈 석 냥씩 내어주며,

 

[창조]

내가 가기는 같이 갈 터이니 한때 주채나 하사이다.

 

[아니리]

박 번수가 돈을 보더니,

 

[중모리]

“여보소, 이 돈이 웬 돈인가? 여보소, 이 돈이 웬 돈인가? 유전이면 가사귀란 말은 옛글에도 있거니와, 자네와 우리가 한 문간 구실허며 유전이라니 웬 말인가? 들여 놓소 들여 놓소. 들여 노라면 들여 놓소.”

 

[아니리]

앞으로는 반 뼘씩 나가고 제 앞으로는 오 뼘씩 바싹바싹 긁어 댕기것다. 김 번수가 박 번수의 귀에 대고 “아따 새 사또 첫 마수붙임이니 그대로 뒤에 차게.” 두 사령들이 돈 한 꿰미씩을 들고 돈타령을 허는디,

 

[중중모리]

“돈 봐라, 돈 봐라. 잘난 사람은 더 잘난 돈, 못난 사람도 잘난 돈, 맹상군의 수레바퀴처럼 둥글둥글 생긴 돈, 생살지권을 가진 돈, 부귀공명이 붙은 돈, 이놈의 돈아, 아나 돈아, 어디 갔다 이제 오느냐? 얼씨구 절씨구 돈 돈 돈 돈 돈 돈 돈 봐라.”

 

[아니리]

이리하여 춘향이 하릴 없이 사령 뒤를 따라가는디,

 

[세마치]

사령 뒤를 따라간다. 울며불며 건너갈 제, “아이고, 아이고, 내 신세야! 어떤 사람 팔자 좋아 삼태육경, 좋은 집에 부귀영화로 잘 사는디, 내 신세는 어이 허여 이 지경이 웬일이여, 국곡투식 허였느냐? 부모 불효를 허였는가? 형제 있어 불목을 허였느냐? 살인강도 아니어든 이 지경이 웬일이여?” 종루를 당도허니 재촉 청령사령들이 동동이 늘어서서, 신도지초라 오죽 떠벌였겄나? 산수털 전립 운월, 증자 채상모 날랠 ‘용’ 자 떡 붙이고, 한 죽은 느리 치고 한 죽 제쳐, 소소리 광풍 걸음 제를 걸어 어칠 비칠 툭툭거려 오느냐? 남전대띠가 파르르르, 장사대가 꼿꼿, 종루가 울긋불긋, 엄명이 지엄허니 춘향이 기가 막혀, “아이고, 내 신세야! 제 낭군 수절헌 게 그게 무슨 죄가 되어 이 지경이 웬일이란 말이냐?” 울며불며 들어간다.

 

[아니리]

춘향이 상방에 들어가 아미를 단정히 숙이고 앉었을 제 사또가 춘향이를 보더니 좋은 곡식 추듯 허는구나. “어디 보자. 그것 잘되었다. 어여뿌다 어여뻐. 계집이 어여뿌면 침어낙안헌단 말은 과히 춘 줄 알았더니 폐월수화 하던 태도 오날 너를 보았구나! 설도문군 보랴 허고 익주자사 자원허여 삼도몽을 꾼다더니, 나도 네 소문이 하 장허여 밀양 서흥 마다허고 간신히 서둘러 남원 부사 허였제. 너 같은 저 일색을 봉지는 띠였으나, 녹엽성음자만지가 아직 아니 되었으니, 호주탄화 말을 허던 두목지에 비허면 나에게는 다행이다. 니가 고서를 읽었다 허니 옛 글을 들어 보아라. 식국 부인은 초왕의 첩이 되고, 범신예양은 지백을 섬겼으니, 너도 나를 섬겼으면 예양충과 같을지라. 올라가신 구관 자제 도련님이 네 머리를 얹었기로 청춘공방 헐 수 있나? 응당 애부가 있을 테니, 관속이냐 한량이냐 건달이냐? 어려워 생각 말고 바른대로 일러라.”

 

[창조]

춘향이 이 말을 듣고 여짜오되, “올라가신 도련님이 무심허여 설령 다시 안 찾으면, 반첩여의 본을 받어 옥창형영 지키다가 이 몸이 죽사오면 황릉묘를 찾아가서 이비혼령 모시옵고, 반죽지 저문 비와 창오산 밝은 달에 놀아 볼까 허옵난디, 관속, 한량, 애부 말씀, 소녀에게는 당치 않소.”

 

[아니리]

사또 이 말을 들으시고 기특타 칭찬 후에 내어 보냈으면 관촌무사 좋을 텐디, 생긴 것이 하 어여뿌니 ‘절’ 자 하나를 가지고 얼러 보난디, “허허, 이런 시절보소. 내 분부 거절키는 간부 사정이 간절허여 필은곡절이 있는 터이니, 네 소위 절절가통 형장 아래 기절허면 네 청춘이 속절없지.” 춘향이 이 말 듣고 악정으로 아뢰난디,

 

[단중모리]

“여보, 사또님 듣조시오. 여보, 사또님 듣조시오.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열녀불경이부절을 본받고자 허옵난디 사또도 난시를 당하면 적하의 무릎을 꿇고 두 임금을 섬기리잇가? 마오 마오 그리 마오, 천기 자식이라 그리 마오. 어서 급히 죽여주옵소서.”

 

[아니리]

사또 이 말 듣고 분을 내어 “허허 이런 요망헌 년이 있드란 말이냐? 여봐라, 이 년을 빨리 끌어 내려라!”, “예이.”

 

[휘모리]

골방의 수청통인, 우루루루 달려들어 춘향의 머리채를 주루루루 감어 쥐고, “급창!” “예이!” “춘향 잡어 내리랍신다!” “예이!” “사령!” “예이!” “춘향 잡어 내리랍신다.” “예이!”, 뜰 밑 아래 두 줄 사령 벌떼 같이 달려들어, 춘향의 머리채를 상전시정 연줄 감듯, 팔보대단 비단 감듯, 사월 팔일 등대 감듯, 오월 단옷날 그넷줄 감듯, 에후리쳐 감아 쥐고 길 너룬 칭계 아래 동댕이쳐 내끌며 “춘향 잡어 내렸소!”

 

[아니리]

“여봐라, 형리 부르라!” “예, 형리 대령이오.” “형리 들어라, 저 년이 하 예쁘게 생겼기로 수청 들라 허였더니, 나를 역모로 모는구나, 여봐라, 춘향이 다짐받어 올려라.” 형리가 들어서 다짐 사연 쓴 연후에, “춘향이 다짐 사연 분부 뫼어라. 살등여의등이 창가의 소부로, 부종관장지엄령허고 능욕존전 허였으니, 죄당만사라.” 급창 불러 던져주며, “춘향이 다짐받어 올려라.”

 

[창조]

춘향이 붓대를 들고 사지를 벌벌벌벌벌 떠는디, 사또가 무서워 떠는 것도 아니요, 죽기가 서러워 떠는 것도 아니요, 한양 서방님 못 보고 죽을 일과 칠십 당년 늙은 노모 두고 죽을 일을 생각허여 일신수족을 벌벌벌벌 떨며 한 ‘일’ 자 마음 ‘심’ 자로 드르르르 긋고,

 

[진양조]

붓대를 땅으다 내던지더니 요만허고 앉었구나.

 

[아니리]

급창이 다짐받어 올리니 사또 보시고 “네 년의 일심이 얼마나 굳은지 어디 한번 두고 보자. 여봐라! 저 년을 동틀 위에 올려 매고 바지 가래 훨씬 걷어 동틀다리 암냥허여 묶은 후에, 집장사령 분부 뫼어라. 일호 사정 두었다가는 주장대로 찌를 테니 각별히 매우 치렸다.” “예이! 저만헌 년을 무슨 사정을 두오리까? 대매에 뼈를 빼오리다.”

 

[진양조]

집장사령 거동을 보아라. 형장 한 아름을 덥쑥 안어다가 동틀 밑에다 촤르르르르 펼쳐 놓고 형장을 고르는구나. 이놈도 잡고 늑끈 능청, 저놈도 잡고 늑끈거려 그 중의 등심 좋은 놈 골라 쥐고, 사또 보는 데는 엄명이 지엄허니 갓을 숙이어 대상을 가리고, 춘향다려 속말을 헌다. “이 애, 춘향아 한두 대만 견디어라. 내 솜씨로 넘겨 치마. 꼼짝꼼짝 말어라. 뼈 부러지리라.” “매우 쳐라!” “예이!” 딱 부러진 형장 가지는 공중으로 피르르르 대뜰 위에 떨어지고, 동틀 위의 춘향이는 토심스러워 아프단 말을 아니 허고 고개만 빙빙 두르며 “‘일’ 자로 아뢰리다. 일편단심 먹은 마음 일부종사 허랴는디, 일개형장이 웬일이오? 어서 급히 죽여주오.” “매우 쳐라!” “예이!” “딱!” “둘이요.” “이부불경 이 내 마음, 이군불사 다르리잇가? 이비사적을 알았거든 두 낭군을 섬기리잇가? 가망 없고 무가내요!” “매우 쳐라.” “예이!” 딱! “삼가히 조심하라” “삼생가약 맺은 언약, 삼종지법을 알았거든 삼월화류로 알지 말고 어서 급히 죽여주오.” ‘사’ 자 낱을 딱 붙여노니, “사대부 사또님이 사기사를 모르시오? 사지를 찢드래도 가망 없고 무가내요.” ‘오’ 자 낱을 딱 붙여노니, “오마로 오신 사또, 오륜을 밝히시오. 오매불망 우리 낭군 오실 날만 기다리오.” ‘육’ 자 낱을 딱 붙여노니, “육부에 맺힌 마음 육시를 허여도 무가내요.” ‘칠’ 자 낱을 딱 붙여노니, “칠척장검 높이 들어 칠 때마다 동강나도 가망 없고 무가내요.” ‘팔’ 자 낱을 딱 붙여노니, “팔방부당 안 될 일을 위력권장 고만 허고 어서 급히 죽여주오.” ‘구’ 자 낱을 딱 붙여노니, “구곡간장 맺은 언약 구사일생을 헐지라도 구관 자제를 잊으리잇가? 가망 없고 무가내요.” ‘십’ 자를 붙여노니, “십장가로 아뢰리다. 십실 적은 고을도 충렬이 있삽거든, 우리 남원 너룬 천지 열행이 없으리잇가? 나 죽기는 섧잖으나 십맹일장 날만 믿는 우리 모친이 불쌍허오. 이제라도 어서 죽어 혼비중천의 높이 떠서 도련님 잠든 창전의 가 파몽이나 허고지고.”

 

[중모리]

열을 치고 그만둘까, 스물을 치고 짐작헐까? 삼십도를 맹장허니 옥루화연 흐르난 눈물 진정헐 수 바이 없고, 옥 같은 두 다리에 유수같이 흐르난 피는 정반의 진정이라. 엎졌던 형방도 눈물짓고, 매질허던 집장사령도 매 놓고 돌아서며 도포자락 끌어다 눈물 흔적 씻으면서 발 툭툭 구르며, “못 보겄네, 못 보겄네, 사람의 눈으로 못 보겄네. 삼십 년간 관문 출입 후에 이런 광경은 처음 보았네. 내일부터는 나가 문전걸식을 허드래도 아서라, 이 구실을 못 허겄네.”

 

[단중모리]

남원 한량들이 구경들 허다 아서라 춘향이 매 맞는 거동 사람 눈으로 못 보겄네. 어린 것이 설령 잘못 헌들 저런 매질이 또 있느냐? 집장사령 놈을 눈 익혀 두었다가 삼문 밖에 나오면 급살을 주리라. 저런 매질이 또 있느냐. 모지도다. 모지도다. 우리 골 사또가 모지도다. 저런 매질이 또 있느냐. 간다 간다 떨떠리고 내 돌아간다.

 

[아니리]

춘향을 큰칼 씌워 장방청에 내쳐노니, 그때의 춘향 모친이 춘향이 매를 맞아 죽게 되었단 말을 듣고 실성발광으로 들어오난디,

 

[자진중중모리]

춘향 모친이 들어온다. 춘향 모친이 들어온다. 춘향이가 죽다니, 춘향이가 죽었다네. 장방청 들어서니 춘향이 기절허여 정신없이 누웠구나! 춘향 모친 기가 막혀, 그 자리 엎드러지더니 “아가, 춘향아! 이 죽엄이 웬일이냐? 남원 사십팔 면 중에 내 딸 누가 모르는가? 질청의 상전님네, 장청의 나리님네, 내 딸 춘향 살려주오. 제 낭군 수절헌 게 그게 무슨 죄가 되어 생죽엄을 시키시오? 나도 마저 죽여주오!” 여광여취 울음 울 제 목제비질을 덜컥 내리둥굴 치둥굴며 죽기로만 작정을 허는구나!

 

[아니리]

그때의 교방청 여러 기생들이 이 소문을 듣고 서로 부르며 들어오난디,

 

[단중모리]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여러 기생들이 들어온다. 서로 부르며 들어오난디, “아이고, 형님! 아이고, 아짐! 동생! 춘향이가 매를 맞고 생죽엄을 당했다네. 아이고 불쌍허고 아까워라. 어서 가서 청심환 갈아라.” 끼리끼리 동지끼리 천방지축에 들어올 제, 어떠한 기생 하나는 추세를 따라 부르는구나! “아이고 서울집! 춘향이가 매를 맞고 거의 죽게 되었으니, 노모 신세를 어쩔라고 이 죽엄이 웬일이오?” 서로서로 자탄헐 제 또 어떠한 기생 하나는 선춤을 추면서 들어오는구나!

 

[중중모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 여러 기생들이 어이없어, “아이고 저 년 미쳤구나! 춘향과 너와 무슨 혐오 있어 저 중장을 당했는디 춤을 추니 웬일이냐?” “너의 말도 옳거니와 이 내 말을 들어봐라. 진주에 의암 부인 나고, 평양에 월선 부인 나고, 안동 기생 일지홍, 산 열녀문 세워 있어 천추유전 허여 있고, 선천 기생 아해로되, 칠거학문 들어있고, 청주 기생 화월이난 삼층각에 올랐으니, 우리 남원 대도 관내 충렬이 업삽다가 춘향이가 열녀 되어 우리도 이번 남원 좋은 골에 현판감이 생겼으니 어찌 아니 좋을쏘냐? 노모 신세는 불쌍허나 죽을 테면 꼭 죽어라. 얼씨구나 좋을씨구 지화자 좋을씨구.”

 

[중모리]

사정이난 춘향을 업고, 향단이는 칼머리 들고, 춘향 모친 여러 기생들은 뒤를 따라 옥으로만 내려갈 제 춘향 모친 기가 막혀, “아이고, 내 신세야. 아곡을 여곡 헐 디, 여곡을 아곡 허니 내 울음을 누가 울며, 아장을 여장 헐 디, 여장을 아장 허니 내 장사를 누가 헐거나? 원수로다. 원수로다. 존비귀천이 원수로구나. 네가 만일 죽게 되면, 칠십당년 늙은 내가 누구를 믿고 살으라고?” 그렁저렁 길을 걸어 옥문간 당도허니, 사정이 춘향을 옥에 넣고 옥쇠를 절컥 절컥 채워놓니 십오야 둥근달이 떼구름 속에 잠겼구나!

 

[아니리]

그때의 춘향 모친과 향단이는 여러 기생들 앞세워 집으로 돌아가고, 춘향이 홀로 옥방에 앉아 신세장탄으로 울음을 우난디,

 

[세마치]

“옥방이 험탄 말은 말로만 들었더니 험궂고 무서워라. 비단보료 어디 두고 헌 공석이 웬일이며, 원앙금침 어디 두고 짚 토매가 웬일인고? 천지 생겨 사람 나고 사람 생겨 글자낼 제, 뜻 ‘정’ 자 이별 ‘별’ 자는 어느 누가 내셨던고? 이 두 글자 내인 사람은 날과 백년 원수로다.” 울며불며 홀연히 잠이 들어, 장주가 호접 되고 호접이 장주 되어 편편히 날아가니 반반혈루 죽림 속에 두견이 오락가락, 귀신은 좌림허고, 적적한 높은 집이 은은히 보이난디, 황금대자로 새겼으되, ‘만고열녀 황릉묘’라 둥두렷이 걸렸거날, 이 몸이 황홀허여 문전의 배회헐 제, 녹의 입은 두 여동이 문 열고 나오며 춘향 전 예하여 여짜오되, “낭랑께서 부르시니 나를 따라 가사이다.” 춘향이 여짜오되, “미천한 소녀몸이 우연히 이곳에 와 지명도 모르난디 어떠허신 낭랑께서 나를 알고 부르리까?” “가서 보면 알 것이니, 어서 급히 가사이다.” 여동 뒤를 따라 내전에 들어가니, 무하운창 높은 집에 백의 입은 두 부인이 문 열고 나오며 춘향 보고 반기허여, “네 비록 여잘망정 고금 사적 통달허여, 요녀순처 아황 여영 우리 형제 있는 줄은 너도 응당 알리로다. 이 물은 소상강, 이 숲은 반죽이요, 이 집은 황릉묘라.” 동서묘의 앉은 부인 천만고 효부 열녀로다. 너도 절행이 장하기로 인간 부귀 시킨 후에 이리 다려올까 허여, 서편의 빈 교가 너 앉을 자리로구나! 오날 너를 청하기는, 연약한 너의 몸에 흉사가 가련키로 구완 차 불렀노라. 이것을 먹으면 장독이 풀리고 아무 탈이 없으리라.” 술 한 잔, 과실 안주, 여동 시켜 주시거늘 돌아 앉어 먹은 후에, 낭랑이 분부허시되, “너의 노모 기다리니 어서 급히 나가 보아라.” 춘향이 사배 하직허고 깜짝 놀래 깨어보니, 황릉묘는 간 곳 없고 옥방에 홀로 누웠구나. “이럴 줄 알았으면 두 부인 모시고 황릉묘나 지킬 것을 이 지경이 웬일이여.”

 

[중모리]

춘향 형상 가련허다.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옥방의 찬 자리에 생각나는 것은 임뿐이라. 보고 지고, 보고 지고, 보고 지고, 한양 낭군을 보고 지고, 서방님과 정별 후로 일장서를 내가 못 봤으니 부모 봉양 글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연이신혼 금슬우지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 추월같이 번듯이 솟아서 비치고저. 막왕막래 막혔으니 앵무서를 내가 어이 보며 전전반측 잠 못 이루니 호접몽을 꿀 수 있나? 손가락의 피를 내어 사정으로 편지허고, 간장의 썩은 눈물로 임의 화상을 그려 볼까? 이화일지춘대우로 내 눈물을 뿌렸으니 야우문령단장성에 비만 많이 와도 임의 생각 녹수부용채련녀와 제롱망채엽의 뽕 따는 여인들도 낭군 생각 일반이라. 날보다는 좋은 팔자. 옥문 밖을 못 나가니 뽕을 따고 연 캐려나? 내가 만일에 도련님을 못 보고 옥중고혼이 되거드면 무덤 근처 섰는 나무는 상사목이 될 것이요, 무덤 앞에 있는 돌은 망부석이 될 것이니, 생전사후 이 원통을 알아줄 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방성통곡의 울음을 운다.

 

[아니리]

이렇닷이 세월을 보낼 적에,

 

[자진모리]

그때의 도련님은 서울로 올라가 글공부 힘을 쓸 제, 춘추사략 통사기, 사서삼경, 백가어를 주야로 읽고 쓰니, 동중서문견이요, 백낙천 계수로다. 금수강산을 흉중에 품어두고 풍운월로를 붓끝으로 희롱헐 제, 국가 태평허여 경과 보실 적의 이 도령 거동 보소. 장중의 들어가니 백설백목 차일장막 구름같이 높이 떴다. 어탑을 앙면허니 홍일산, 홍양산, 봉미선이 완연허구나! 시위를 바라보니, 병조판서 봉명기, 도총관, 별련 군관, 승사각신이 늘어섰다. 중앙의 어영대장, 선상의 훈련대장, 도감중군 칠백 명, 삼영군의 자개창 일광을 희롱헐 제, 억조창생 만민들, 어악풍류 떡 쿵. 나누나 지누나, 앵무새 춤추난 듯, 대제학 택출허여 어제 내리시니, 도승지 모셔 내어 포장 우에 번뜻, 글제에 허였으되, ‘일중광 월중륜 성중휘 해중윤’이라, 둥두렷이 걸렸거날, 이 도령 거동보소, 시제를 펼쳐 놓고 해제를 생각허여 용지연의 먹을 갈아 당황모무심필 일필휘지 지어내어 일천의 선장허니, 상시관이 글을 보시고 칭찬허여 이른 말이, “문안도 좋거니와 자자비점이오, 구구마다 관주로다.” 장원급제 방 내거니, “이몽룡 신래이! 신래이,” 정원 사령이 나온다. 정원 사령이 나와 청철릭 앞에 치고 자 세 치 긴 소매를 보기 좋게 활개를 쳐, 장원 연못가의 참나무쟁이를 뒤얹혀, “이준상 자제 이몽룡, 이몽룡!” 이렇듯 외난 소리 장중이 뒤집혀 춘당대 떠나간다. 선풍도골 이몽룡 세수를 다시 허고, 도포 떨어 다시 입고, 정원 사령 부액허여 신래진퇴헌 연후, 어주삼배 내리시니 황송히 받어 먹고 천은을 배사 허고 계하로 나가실 제, 머리 우엔 어사화요, 몸에난 청포흑대, 좌수옥홀이요, 우수홍패로다. 금의화동은 쌍제를 띠었는디, 누하문 밖 나가실 제 청노새 비껴 타고 장안 대도상으로 이리 가락 저리 가락, 노류장화는 처처에 자잤는디, 고사당참알 허고, 부모 전 영화허니, 세상에 좋은 것은 과거밖에 또 있느냐? 초입사 한림, 주서, 대교로 계실 적에, 그때 나라 경연 들어 전라 어사를 보내시는구나! 이몽룡 입시 시켜 봉서 한 벌 내어주시니 비봉에 호남이라. 사책, 유척, 마패, 수의를 몸에 입고, 본댁에 하직허고 전라도로 내려간다. 

 

[휘모리]

남대문 밖 썩 내달아 칠패, 팔패, 청패, 배다리, 애고개를 얼른 넘어, 동작강 월강, 사그내, 미륵당이, 골사그내를 지내어 상류천, 하류천, 대황교, 떡점거리, 오무장터를 지내어 칡원, 소사, 광정, 활원, 모로원, 공주, 금강을 월강허여, 높은한질, 널재, 무네미, 노성, 풋개, 닥다리, 황화정이, 지아미 고개를 얼른 넘어 여산읍을 당도허였구나!

 

[아니리]

그때의 어사또는 여산이 전라도 초입이라 서리 역졸을 각 처로 분발헐 제,

 

[자진모리]

“서리!”, “예이!” “너희들은 예서 떠나 우도로 염문허되, 예산, 익산, 함열, 옥구, 김제, 태인으로 돌아, 내월 십오일 오시 남원 광한루로 대령하라!” “예이!” “역졸!” “예이!” 너희들은 예서 떠나 좌도로 염문허되, 고산, 금산, 무주, 용담, 진안, 장수, 운봉으로 돌아 광양, 순천, 흥양, 낙안, 보성, 장흥, 강해남, 진수령을 넘어, 영암, 나주, 무안, 함평, 화순, 동복, 광주로 염문허되 국곡투식 허는 놈, 부모불효 허는 놈, 형제화목 못 허는 놈, 술 먹고 취주잡담, 피색을 범하는 자, 낱낱이 적발허여 내월 십오일 오시 남원 광한루로 대령하라!” “예이! 그리하오리다.”

 

[중모리]

좌우도로 분발허고 어사 행장을 차리는구나! 과객 맵시를 차리는구나. 질 너룬 제량갓에 죽영 갓끈을 달아 쓰고, 살춤 높은 김제 망건, 당팔사 당줄을 달아서 두 통 나잖게 졸라매고, 수수한 삼베 도복 분합대를 둘러 띠고, 사날 초신, 길 보신에 고운 때 묻은 세살부채, 진짜 밀화 선초를 달아서 횡횡 두르며 내려올 제, 어찌 보면 과객 같고, 또 어찌 보면 공명을 하직허고 팔도를 두루 다니면서 친구를 사귀랸 듯, 썩 몰라보게 꾸몄난디, 인적적 노중에는 마상으로 오시다가, 광야 너룬 행로에는 인마는 뒤에 세우고 완보로 내려올 제, 전라 감영을 들어가서 선화당 구경허고, 남원 주인을 찾어가서 종두지미를 안 연후에 임실읍을 얼른 넘어 노구바위를 올라서서 보니 여기서부터는 남원 땅이라.

 

[아니리]

이때는 어느 땐고 허니 오뉴월 농번시절이라. 각댁 머슴들이 맥반맥주를 배불리 먹고 상사 소리를 맞어 가며 모를 심는디,

 

[중모리]

“두리둥둥 두리둥둥 께갱매 깽매 깽매 어럴럴럴 상사뒤어. 어여 어여루 상사뒤어.” 전라도라 허는 디는 신산이 비친 곳이라. 저 농부들도 상사 소리를 메기면서 각기 저정거리고 더부렁거리네, “어여 어여루 상사뒤어.” 한 농부가 썩 나서더니 모포기를 양 손에 갈라 쥐고 엉거주춤 서서 메기는구나! “신농씨 만든 쟁기, 고운 소로 앞을 내어 상하평 깊이 갈고, 후직의 본을 받어 백곡을 뿌렸으니, 용성의 지은 책력 하시절이 돌아왔네.” “어여 어여루 상사뒤어, 어럴럴럴 상사뒤어.” “이마 우에 흐르는 땀은 방울방울 향기 일고 호미 끝에 이르난 흙은 댕이 댕이 댕이 황금이로구나!” “어여 어여루 상사뒤어.” “저 건너 갈미봉에 비가 묻어 들어온다. 우장을 허리 두르고 삿갓을 써라.” “어여 어여루 상사뒤어.” “여보시오, 농부님네. 이 내 말을 들어보소. 어화 농부들 말 들어요. 돋는 달 지는 해를 벗님의 등에 실코 향기로운 이 내 땅에 우리 보배를 가꾸어 보세.” “어여 어여루 상사뒤어.” “인정전 달 밝은 밤 세종대왕 놀음이요, 학창의 푸른 솔은 산신님의 놀음이요, 오뉴월이 당도허면 우리 농부 시절이로다! 패랭이 꼭지에 가화를 꽂고서 마구잽이 춤이나 추어보세.” “어여 어여루 상사뒤어.”

 

[아니리]

여보시오 여러 농부들 이렇게 심다가는 몇 날이 걸릴지 모르겄네, 조금 자조자조 심어 봅시다. 그래 봅시다.

 

[중중모리]

“어화 어여루 상사뒤어.” “운담풍경근오천의 방화수류허여 전천으로 내려간다.” “어화 어여루 상사뒤어.” “여보소, 농부들 말 듣소. 어화 농부들 말 들어. 돌아왔네, 돌아와. 풍년 시절이 돌아와. 금년 정월 망월달 선원사를 높이 떠 백공봉에 솟았구나!” “어화 어여루 상사뒤어.” “다 되었네 다 되어, 서 마지기 논배미가 반달만큼 남았네. 지가 무슨 반달이냐 초생달이 반달이로다.” “어화 어여루 상사뒤어.” “이 모 심어 다 끝내면 초벌 두벌 세벌 맨 후 잠우라기 결실되어 황황히 익은 후에 우걱지걱 거둬들여 가상질 탕탕허여 물 좋은 수양수침 떨끄덩 떵 찧어다가 상위부모 하위처자 함포고복의 놀아보세” “어화 어여루 상사뒤어.” “내렸다네, 내렸다네.” “아니 뭣이 내려야?” “전라어사 내렸다네.” “전라어사가 내렸으면 옥중 춘향이 살었구나.” “어화 어여루 상사뒤여.” “떠들어온다 점심 바구니 떠들어온다.” “어화 어여루 상사뒤어.”

 

[자진모리]

“다 되어간다, 다 되어간다.” “어러럴럴 상사뒤어.” “이 논배미를 어서 심고.” “어러럴럴 상사뒤어.” “각자 집으로 돌아가서.” “어러럴럴 상사뒤어.” “풋고추 단 된장에 보리밥 쌀밥 많이 먹고.” “어러럴럴 상사뒤어.” “꺼적 이불을 뒤집어쓰고.” “어러럴럴 상사뒤어” “이러고 저러고 어쩌고 저쩌고 새끼 농부가 또 생긴다.” “어러럴럴 상사뒤어”

 

[단중모리]

“어화 어여루 상사뒤어.”

 

[아니리]

어사또가 이곳에 당도허여, “여러 농부들 수고 허시오, 농부 중 좌상이 뉘시오?” 한 농부 썩 나서며, “거 좌상 찾으셨소? 내가 좌상이오마는 댁의 거주성명은 무엇이오?” “예, 이리 저리 떠도는 과객이 무슨 거주가 있으리오마는 그저 이서방이라 허오. 좌상의 성명은 무엇이오?” “나는 태서방이오.” 어사또 들으시고 “그렇지. 남원에는 진진방태가 많이 살것다. 그럼 고을 일도 잘 아시겄소.” “우리네 농부가 무엇을 알 것이오마는, 들은 대로 말을 허자면 우리 고을은 사망이 물밀 듯 헌다 헙디다.” “아니 어찌하여 그렇단 말이요.” “예 말이 났으니 말이지, 원님은 주망이요, 책실은 노망이요, 아전은 도망이요, 백성은 원망이라, 이리해서 우리 고을은 사망이 물밀듯헌다 헙디다.” “예, 이 고을 정사도 말이 아니구려. 이왕에 말이 났으니 한 가지만 더 물읍시다. 남원의 성춘향이가 어찌 되었는지?” “예, 성춘향이로 말헐 것 같으면 구관 자제 도련님과 백년가약을 맺은 후에 지금 수절을 허고 있난디, 뜻밖에 신관 사또가 내려와서 수청을 아니 든다 허여 중장을 때려 옥에 가뒀는디, 내일 본관 사또 생신 잔치 끝에 춘향을 잡아다 죽인다 헙디다.” 어사 들으시고 깜짝 놀라 춘향 일이 급했다는 듯이 농부들과 작별을 허고 한 모롱이 돌아드니,

 

[창조]

그때의 춘향이난 옥방에 홀로 앉아 한양에 편지 써서 지자 시켜 보내는구나!

 

[진양조]

이팔청춘 총각 아이가 시절가 부르며 올라온다. “어이 가리너, 어이를 갈거나, 한양 성중을 어이 가리? 오늘은 가다가 어디가 자며, 내일은 가다가 어기 가서 잠을 잘거나? 자룡 타고 월강허던 청총마나 있거드면 이날 이시로 가련마는 몇 날을 걸어서 한양을 가리? 어이 가리너 어이 가리너, 어이 가리, 한양 성중을 어이 가리? 내 팔자도 기박허여 길품팔이를 허거니와 춘향 신세도 가련허네. 무죄한 옥중 춘향이 명재경각이 되었난디, 올라가신 구관 자제 이몽룡씨 어찌 이리 못 오신고?”

 

[아니리]

어사또가 이 말을 들으시고, 저 애가 춘향의 편지를 가지고 한양을 가는 방자놈이로구나! 어사또가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얘야, 너 이리 좀 오너라!” 아이가 돌아다보며, “아니 바쁘게 가는 사람 어찌 부르오?” “이 애, 너 이리 좀 오너라. 너 지금 어디 사느냐?” “나요. 다 죽고 나 혼자 사는 디 사요.” “허허, 그럼 너 남원 산단 말이로구나!” “허허, 그 당신 알아 맞히기는 바로 오뉴월 쉬파리 똥 속이오.” “네 이놈! 고얀 놈이로고. 그래, 너 지금 어디 가느냐?” “허허 말이 났응깨 말이지마는 남원에 성춘향 편지 가지고 한양 묵은 댁에 가요.” “허허 그론 어긋지기는 제족 이상이로고. 너 한양 구관댁에 간단 말이로구나.” “허허, 그 당신 알아맞히기는 바로 칠팔월 귀뜨래미시그려.” “네 이놈, 고얀 놈이로고. 이 애, 그럼 너 갖고 가는 그 편지 내가 좀 보면 안 되겄느냐?” 방자 기가 막혀 “뭐요, 여보시오. 아니 남의 남자 편지도 함부로 못 헐 텐디 남의 여자 은서를 함부로 대로변에서 보잔 말이요? 예끼 여보시오. 이 양반아.” “네 이놈 네가 모르는 말이로다. 옛 글에 허였으되, 부공총총설부진허여 행인이 임발우개봉이라 허였으니, 잠깐 보고 돌려주면 안 되겄느냐?” “허허 이사람 보소. 아 꼴불견일세. 껍닥보고 말을 들어보니 문자 속이 기특허네그려. 허허 이 사람 내가 꼭 안 보여 줄라고 허였는디, 당신 문자 속이하도 기특허여 보여주는 것이니 얼른 보고 봉해 주시오.” 어사또 편지 받아 들고 “네이놈! 너는 저만치 한쪽에 가만히 있거라.” 그 편지에 허였으되,

 

[창조]

“별후광음이 우금삼재에, 척서가 단절허여 약수 삼천리에 청조가 끊어지고. 북해만리에 홍안이 없어매라. 천애를 바라보니 망안이 욕천이요, 운산이 원격허니 심장이 구열이라. 이화에 두견 울고 오동에 밤비 올 제, 적막히 홀로 누어 상사일념이 지황천로라도 차한은 난절이라. 무심헌 호접몽은 천 리에 오락가락, 정불자억이요, 비불자승이라. 호읍장탄으로 화조월석을 보내더니, 신관 사또 도임 후에 수청 들라 허옵기에, 저사모피 허옵다가 모진 악형을 당허여, 미구에 장하지혼이 되겠사오니, 바라건대 서방님은 길이 만종록을 누리시다가 차생에 미진한을 후생에 다시 만나 이별 없이 사사이다.”

 

[중모리]

편지 끝에다 ‘아’ 자를 쓰고, ‘아’ 자 밑에다 ‘고’ 자를 쓰고, 무명지 가락인지 아드드드득 깨물어서 평사낙안 기러기 격으로 혈서를 뚝뚝 뚝 찍었구나! “아이고, 춘향아. 수절이 무슨 죄가 되어 네가 이 지경이 웬일이냐? 나도 너와 작별허고 독서당 공부허여 불원천리 예 왔는디, 네가 이 죽음이 웬일이냐?” 편지를 두 손으로 움켜쥐고 “아이고 춘향아, 이를 장차 어쩔거나.” 방성통곡의 울음을 운다.

 

[아니리]

그때여 방자가 어사또를 몰라봤다 허되 수 년 동안 책방에 모시고 있었으니 그럴 리가 있겠느냐? 자세히 살펴보니 책방에 모시던 서방님이 분명쿠나. 그 일이 어찌 될 일이냐?

 

[창조]

“아이고 서방님.”

 

[단중모리]

“소인 방자놈 문안이요. 대감마님 행차 후의 옥체 안녕허옵시며, 서방님도 먼 먼 길에 노독이나 없이 오시었소? 살려주오, 살려주오. 옥중 아씨를 살려주오.”

 

[중모리]

“오냐, 방자야 우지마라. 내 모냥이 이 꼴은 되었으나, 설마 너의 아씨 죽는 꼴을 보겄느냐. 우지 말라면 우지를 마라. 충비로다, 충비로구나. 우리 방자가 충비로구나!”

 

[아니리]

어사또 생각허기를 저 애가 관물을 오래 먹어 눈치가 비상헌지라, 천기누설 될까 허여 편지 한 장 얼른 써서, “이 애 방자야. 이 편지 가지고 운봉 영장 전 빨리 올리고 오도록 하여라”하고 보냈는디, 편지 내용인 즉은 요놈을 멕이기는 잘 멕여주되 며칠 붙들어 놓으란 내용이었다. 방자를 보낸 후에,

 

[진양조]

박석치를 올라서서 좌우 산천을 바라보니, 산도 옛 보던 산이요, 물도 옛 보던 물이로구나. 대방국이 노던 데가 동양물색이 아름답다. 전도유랑금우래의 현도관이 여기련만, 하향도리 좋은 구경 반악이 두 번 왔네, 광한루야 잘 있으며, 오작교도 무사터냐? 광한루 높은 난간 풍월 짓던 곳이로구나. 저 건너 화림 중의 추천 미색이 어디를 갔느냐? 나삼을 부여잡고 누수 작별이 몇 해나 되며, 영주각이 섰는 데는 불개청음 허여 있고, 춤추던 호접들은 가는 춘풍을 아끼난 듯, 벗 부르난 저 꾀꼬리 손의 수심을 자아낸다. 황혼이 승시허여 춘향 집을 당도허니, 몸채는 꾀를 벗고 행랑은 찌그러졌구나! 대문에 입춘대길 충효문이라 내 손으로 붙였더니 가운데 ‘중’자는 바람에 떨어지고 마음 ‘심’자만 뚜렷이 남었구나!

 

[아니리]

어사도 문전에 은신허여 가만히 동정을 살펴보니,

 

[세마치]

그때의 춘향 모친은 후원의 단을 뭇고 북두칠성 자야반의 촛불을 돋워 켜고 정화수를 받쳐 놓고, “비나니다. 비나니다. 하느님 전 비나니다. 올라가신 구관 자제 이몽룡씨, 전라 감사나 전라 어사로나 양단간의 수의 허여 옥중 춘향을 살려주시오. 내 딸이 죄가 있소? 부모에게는 효녀요, 가장(家長)으게는 열녀 노릇을 허는디, 효자 충신 열녀부터는 하느님이 아시리라. 향단아! 단상의 물 갈어라. 비는 것도 오날이요, 지성신공도 오날밖으는 또 있느냐?” 향단이도 설워라고 정화수 갈아 받쳐 놓고 그 자리 법석 주저앉어, “아이고 하느님 아씨가 무슨 죄가 있소? 명천이 감동허여 옥중 아씨를 살려주오!” 춘향모 더욱 기가 막혀 우는 향단을 부여안고 “우지 마라 향단아, 우지를 마라. 네 눈에서 눈물이 나면 내 눈에서는 피가 난다.” 향단이는 마님을 붙들고 마님은 향단이 목을 꼭 붙들고 서로 붙들고 울음을 울고 붙들고 말리고 울음을 우는 모냥 사람의 인륜으로는 볼 수가 없네.

 

[아니리]

그때의 어사또는 이 거동을 보시고, “허허, 내가 어사허는 것이 선영 덕으로만 알았더니 여기 와서 보니 우리 장모와 향단이 비는 정성이 절반이 넘는구나! 내가 이 모냥으로 들어갔다가는 저 늙은이 성질에 상추쌈을 당할 것인 즉, 잠깐 농을 청할 수밖에 없다”허고, “이리 오너라! 게 아무도 없느냐. 이리 오너라!” 춘향모 깜짝 놀래어

 

[창조]

“아이고 얘, 향단아. 너의 아씨 생목숨이 끊게 되어 그러는지 성주주상이 모두 발동을 허였는가?

 

[아니리]

바깥에서 오뉴월 장마에 토담 무너지는 소리가 나는구나! 잠깐 나가 보아라.” 향단이 총총 나가더니 “여보세요, 그 누구를 찾으시오?” “거 마님 잠깐 뵙자고 여쭈어라.” “마님 어떤 거지같은 분이 마나님을 잠깐 나오시래요.” “아이구 내가 이렇게 경황이 없는디 어떻게 손님을 맞이헐 수 있겠느냐? 너 나가서 마님 안 계신다고 따 보내라.” “여보시오. 우리 마님 안 계신다고 따 보내래요.” “어허 따라는 말까지 다 들었으니 뭐 그렇게 딸 것 없이 잠깐 나오시라고 여쭈어라.” “마님 그 사람이 따라는 말까지 다 들었으니 뭐 그렇게 딸 것 없이 잠깐 나오시래요.” “아이고 급살 맞을 년아, 네가 그 사람 더러 따라는 말까지 다 했응께 갈 리가 있겄느냐?” 춘향 모친 이 말을 듣더니 형세가 이리 되니 걸인들까지도 조롱을 허는가 싶어 홧김에 걸인을 쫓으러 한번 나가 보는디,

 

[중중모리]

“어허, 저 걸인아. 물색 모르는 저 걸인. 알심 없는 저 걸인, 남원 부중의 성내성외 나의 소문을 못 들었나? 내 신수 불길허여 무남독녀 딸 하나, 금옥같이 길러 내어 옥중에 넣어두고 명재경각이 되었는디 무슨 정에 동냥! 동냥 없네 어서 가소 어서 가.” “어허 늙은이 망령. 어허 늙은이가 망령. 동냥은 못 주나마 박쪽조차 깨난 격으로 구박출문이 웬일이여? 경세우경년허니 자네 본 지가 오래여. 세거인두백허니 백발이 완연허니 자네 일이 허허 말 아닐세. 내가 왔네, 내가 왔어. 어허, 자네가 날 몰라?” “나라니 누구여? 해는 저물어지고, 성부지 명부지 헌디, 내가 자네를 알 수 있나? 자네는 성도 없고 이름도 없는 사람인가?” “내 성이 이, 이가라 해도 날 몰라?” “이 가라니 어떤 이 가여? 성안성외 많은 이 가, 어느 이간 줄 내가 알어? 옳제 인제 내 알었네. 자네가 자네가 군목질도 일쑤 허고 아림아림 멋도 있는 동문 안 이 한량이 아닌가?” “아 아 아 아니 그 이서방 아니로세.” “그러면, 자네가 누구여?” “허허, 장모 망녕, 우리 장모가 망녕. 장모 장모, 장모라 해도 날 몰라?” “장모라니, 장모라니, 웬말이여? 남원읍내 오입쟁이들 아니꼽고 녹녹허데 내 딸 어린 춘향이가 양반 서방을 허였다고 공연히 미워허여 내 집 문전을 지나면서 인사 한마디도 아니 허고, 빙글빙글 비웃으며, “‘여보게, 장모’ 에이! 장모라면 환장헐 줄로. 보기 싫네. 어서 가소, 어서 가.” “어허, 늙은이 망녕. 우리 장모가 망녕. 장모가 나를 모른다고 허니 거주 성명을 일러 주지. 서울 삼청동 사는 춘향 서방 이몽룡. 그래도 자네가 날 몰라?” 춘향 모친 이 말을 듣고 우르르르 달려들어 사위 목을 부여 안고, “아이고, 이게 누구여, 아이고 이 사람아 어찌 그리 더디오나?”

 

[늦은 중중모리]

“왔구나. 우리 사위 왔네! 반갑네, 반가워. 더디 춘풍이 반가워. 가더니마는 여영 잊고 편지 일장이 돈절키로 야속허다고 일렀더니 어디를 갔다가 이제 와? 하늘에서 떨어졌나, 땅에서 불끈 솟았나? 하운이 다기봉터니 구름 속에 쌓여왔나? 광풍이 대작터니 바람결에 날려 와? 춘수는 만사택이라더니 물이 깊어서 이제 왔나. 뉘 문전이라고 주저를 허며 뉘 방이라고서 아니 들어오고 문 밖에 서서 주저만 허는가? 들어가세, 들어가세, 내 방으로 들어가세.”

 

[아니리]

“이 애, 향단아, 한양 서방님 오셨다. 어서 나와 인사드려라.”

 

[단중모리]

“소년 향단이 문안이오. 대감마님 행차 후의 기체 안녕허옵시며, 서방님도 먼 먼 길에 노독이나 없이 오시었소? 살려주오, 살려주오. 옥중 아씨를 살려주오.” “오냐, 향단아 우지 마라 내 모냥이 이 꼴은 되었으나 설마 너의 아씨 죽는 꼴을 보겄느냐? 우지를 말라면 우지를 마라.”

 

[아니리]

“이 애, 향단아 그만 울고 시장허다. 밥 있으면 한 술 가져오너라.” 춘향 모친 이 말을 듣더니 “얘. 향단아, 어서 찬수 장만허고, 더운 밥 지어라. 오, 그러고 참 촛불이 급하구나!” “장모 촛불은 무엇 헐라는가?” “수년 동안 사위 얼굴을 그리웠더니 사위 얼굴 좀 봐야겄네.” “아 내일 밝은 날 보소.”

 

[창조]

“자네는 대장부라 속이 넉넉허여 그러지마는

 

[아니리]

나는 밤낮 주야로 기다리고 바랐으니 사위 얼굴 좀 봐야겄네.” 향단이 촛불을 들여노니 춘향 모친이 촛불을 들고 사위 몰골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창조]

“허허, 열녀 춘향 서방 꼴 좀 보소.” 

 

[중모리]

들었던 촛불을 내던지더니 “잘되었네. 잘되었네, 잘되었네. 열녀 춘향 신세가 잘되었네. 책방에 계실 때난 보고보고 또 보아도 귀골로만 생겼기에 믿고 믿고 믿었더니 믿었던 일이 모두 다 허사로구나. 백발이 휘날린 년이 물마를 날이 없이 전라 감사나 전라 어사나 양단간에 되어오라 주야 축수로 빌었더니 어사는 고사허고 팔도 상걸인이 다 되었네.” 후원으로 우르르르르르 쫓아 들어가 정화수 그릇을 번뜻 들어 와그르르르르르 탕탕 부딪치니 시내 강변이 다 되었네. 춘향 모친 기가 막혀 그 자리에 주저앉어 “죽었구나, 죽었구나 내 딸 춘향이는 영 죽었네. 아이고, 이 일을 어쩔거나, 이 일을 장차 어쩔거나?” 방성통곡에 울음을 운다.

 

[아니리]

“여보게 장모, 날로 보고 참소. 그러고 나 시장허니 밥 있으면 한술 주소.” 춘향 모친 기가 막혀 “자네 줄 밥 없네. 자네 줄 밥 있으면 내 옷에 풀해 입고 살겄네.” 향단이 곁에 섰다 민망허여,

 

[단중모리]

“여보, 마나님 그리 마오. 아씨 정곡 아니 잊고 불원천리 오셨는디 대면박대는 못 허리다.” 부엌으로 들어가 먹던 밥, 제리 짐치, 냉수 떠 받쳐 들고, “여보, 서방님. 여보 서방님. 더운 진지 지을 동안 우선 요기나 허사이다.”

 

[아니리]

어사또가 밥을 먹는디 춘향 모친 미운 체를 허느라고 휘모리로 따르르르 허니 장단을 맞춰가며 밥을 먹는디 꼭 이렇게 먹는 것이었다.

 

[휘모리]

원산 호랑이 지리산 넘듯, 두꺼비 파리 채듯,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 중 목탁 치듯, 고수 북치듯, 뚜드락 뚝딱 “어허, 참 잘 먹었다.”

 

[아니리]

춘향모가 어사또 밥 먹는 것을 물끄러미 바라보더니 “잡것, 밥 많이 빌어먹은 솜씨다. 아니 자네 시방 밥 먹고 있는가? 밥 총 놓고 앉았제.” “내가 책방에 있을 때는 용미봉탕에 잣죽을 먹어도 체기가 있어 속이 껄껄허더니, 아 형세가 이리 되니 그냥 무쇠토막을 끓어 넣어도 춘삼월 얼음 녹듯 허내그려. 근디, 아까 시장헐 때는 아무 생각도 없더니 오장단속을 허고 나니 춘향 생각이 나네. 춘향이 어디 있는가?,” “뭣이 어쩌! 춘향이 죽고 없네.” “아까 후원에 단 뭇고 살려 달라 빌던 것은 춘향이가 아니고 무엇인가?” 향단이 곁에 섰다 “서방님, 바루나 치거든 가사이다.” “옳아! 바루를 쳐야 되느냐, 거참 절차 많구나.” 때마침,

 

[진양조]

초경, 이경, 삼사오경이 되니 바루난 뎅 뎅 치난디 옥루는 잔잔이라. 향단이는 등롱을 들고 춘향 모친은 미음 그릇을 들고 걸인 사위는 뒤를 따라 옥으로 내려갈 제, 밤 적적 깊었난디, 인적은 고요허고 밤 새 소리는 부욱부욱 도채비들은 휘이휘이, 바람은 우루루루 쇠 지동치듯 불고, 궂은비는 퍼붓난디, 사방에서 귀신소리가 들리난디 이히 이히히히 이히 이히히히 아이고 아이고. 춘향모 더욱 기가 막혀 “아이고 내 신세야 아곡을 여곡 헐 디, 여곡을 아곡 허니 내 울음을 누가 울며, 아장을 여장 헐 디, 여장을 아장 허면 내 장사를 누가 헐거나?” 그렁저렁 옥문거리를 당도허여 “옥형방! 옥형방!” 옥형방이 대답이 없네. “사정이, 사정이!” 사정이도 대답이 없네. “아이고, 이 원수 놈들. 또 투전허러 갔구나. 아가, 에미 왔다 정신 차려라.” 그때의 춘향이난 내일 죽을 일 생각허여 칼머리 베고 누웠다가 홀연히 잠이 들어, 비몽사몽간에 남산 백호가 옥담을 뛰어 넘어 들어와 주홍입 쩍, 으르르르르 어헝! 깜짝 놀래 깨어보니 무서운 마음이 솟구치고, 몸에서 땀이 주루루루, 가슴이 벌렁벌렁, 부르는 소리가 얼른얼른 들리거늘, 모친인 줄은 모르고 귀신소리로 짐작허고, “야 이 몹쓸 귀신들아! 나를 잡어 갈랴거든 조르지 말고 잡아가거라. 내가 무슨 죄 있느냐? 나도 만일에 이 옥문을 못 나가고 이 자리에서 죽게가 되면 저것이 모두 내 벗이로구나! 아이고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허리야.”

 

[아니리]

“아가, 어미가 왔다 정신 차려라.” “밖에 뉘가 오셨소?” “오냐, 에미가 왔다.” “어머니 이 밤중에 웬일이시오?” “오냐. 왔더라 왔어.”

 

[창조]

“오다니 뉘가 와요? 한양서 편지가 왔소? 날 다려 가려고 가마가 왔소?”

 

[아니리]

“편지나 가마가 왔으면 오죽이나 좋겄느냐마는 네가 이리 죽어가면서도 방 방 허는 한양 이서방인지 이남방인지 이런 거지가 되어 여기 왔다.”

 

[창조]

“서방님이 오시다니, 서방님이 오셨거든 나의 손에 잡혀 주오. 아이고 서방님.”

 

[중모리]

“어제 꿈에 보이던 임을 생시 보기 의외로구나. 향단아 등불 이만큼 밝히어라. 애를 끓어 보이던 임을 생시에나 다시 보자.” 칼머리 들어 저만큼 옮겨 놓고 형장 맞은 다리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아픈 것을 참노라고 아이고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허리야. 뭉구적 뭉구적 나오더니 옥문설주 부여잡고 바드드드득 일어서며 “아이고, 서방님 어찌 이리 더디 왔소? 영천수 맑은 물에 소부 허유와 놀다 왔소? 상산사호 네 노인과 바돌을 뒤다 이제 왔소? 춘수는 만사택이라더니 물이 깊어서 이제 왔소? 와병에 인사절이라 병이 들어 이제 왔소? 책방에 계실 때는 그리도 곱던 얼골, 헌헌장부가 다 되었네.” 춘향 모친 이 거동을 보더니 “아이고, 저렇게 잘되어 온 것을 보고도 대번에 미치고 환장을 허네그려.” “어머니. 웬 말씀이오? 잘되어도 내 낭군, 못 되어도 저의 낭군, 고관대작 내사 싫고 만종록도 나는 싫소. 어머님이 정한 배필 좋고 글코 웬 말씀이오?” 어사또 이 모양을 보더니 옥문 틈으로 손을 넣어 춘향 손길을 부여잡고 “이 애, 춘향아. 내 예 왔다. 부드럽고 곱던 손결 피골이 상접이 되었으니 네가 이게 웬일이냐?” “서방님 나는 내 죄로 이러거니와 귀중허신 서방님이 이 모냥이 웬일이오? 내일 본관 사또 생신 끝에 나를 올리라는 영이 내리거든 칼머리나 들어주고, 나 죽었다 하옵거든 서방님이 싹군인 체 달려들어 나를 업고 물러 나와 우리 둘이 인연 맺던 부용당에 날 뉘이고 내 속적삼 벗겨 내어 세 번 불러 축원허고 향단이난 머리 풀려 내 앞에 곡 시키고 서방님 헌옷 벗어 천금지금으로 덮어주고 나를 묻어주되 정결헌 곳 찾어가서 깊히 파고 나를 묻어주고 수절원사춘향지묘라 여덟 자만 새겨주시면 아무 여한이 없겠네다.” 어사또 기가 막혀, “오냐, 춘향아 우지마라. 내일 날이 밝거드면 상여를 탈지 가마를 탈지 그 일이야 뉘가 알랴마는, 천붕우출혈이라, 솟아날 궁기가 있난 법이니라. 우지를 말라면 우지를 마라.”

 

[아니리]

떨치고 돌아서니 춘향이,

 

[창조]

“얘, 향단아 서방님 모시고 집으로 돌아가 편히 쉬시게 허여라.” 

 

[아니리]

어사또 기가 막혀 “이 애, 춘향아 오늘 밤만 견디어라, 내일 보자. 어허 참 기맥힌다.” 춘향 모친 옆에 섰다. “야, 춘향아 너 그 말 알아 듣겄느냐? 한양서 여기까지 어어어 얻어 먹고 왔다 그 말이다.” 집으로 돌아올 제 춘향모가 오뉴월 단술 변허듯 허넌디. “자네, 어디로 갈랑가?” “어디로 가? 자네 집으로 가제.” “나, 집 없네.”, “아니 아까 그 집은 뉘집이여?” “그건 오 과수댁 집이시.” “아 과수댁 집이면 더욱 좋지.” “이 애, 향단아. 너는 마나님 모시고 집으로 돌아가거라. 내 처소는 객사 동대청 널널헌 집이 내 처소다.” 향단이와 춘향 모친 보낸 후에,

 

[자진모리]

이튿날 평명 후의 본관의 생신잔치 광한루 차리난디, 매우 대단허구나! 주란화각은 벽공에 솟았난디 구름 같은 차일장막 사면에 둘러치고, 울릉도 왕골 세석, 쌍봉수복, 각색 완자, 홍수지로 곱게 꾸며 십간대청 맞게 펴고, 호피 방석, 화문 보료, 홍단백단, 각색 방석 드문드문 드문드문 놓였으며, 물색 좋은 청사 휘장, 사면에 둘러치고 홍사우통, 청사초롱, 밀초 꽂아 연도마다 드문드문 걸었으며, 용알북춤, 배따라기, 풍류헐 각색 기계, 다 등대 허였으며, 기생, 과객, 광대고인 좌우로 벌였난디, 각 읍 수령이 들어온다.

 

[휘모리]

겸영장 운봉 영장, 승지당상 순천 부사, 연치 높은 곡성 현감, 인물 좋은 순창 군수, 기생치리 담양 부사, 자리호사 옥과 현감, 부채치리 남평 현령, 무사헌 광주 목사, 미포 걱정 창평 현령, 다 모두 들어올 제, 별련 앞의 권마성, 포꼭 뛰어 폭죽소리, 일산이 팟종지 배기듯 허고, 행차 하인들은 어깨를 서로 가리고, 통인수배가 벌써 저의 원님 찾느라고 야단이 났구나! 광한루 마루 위에 일자로 좌정허여 헌양을 헌 연후의 낭자헌 풍류 속 선녀 같은 기생들 왼갖 춤 다 출 제, 부시난 촛불혜여 향풍의 휘날리고 우계면 불러갈 제 가성은 유량허여 반공에 높이 떴다.

 

[아니리]

하교상 잡수시고 다담상 올리랼 제, 그때여 어사또는 암행하던 그 복색으로 광한루 마루 위에 우루루루 들어서니, 사령들이 달려들어 “쉬”

 

[휘모리]

“아뢰어라 아뢰어라, 여쭈어라 여쭈어라, 급창 통인 여쭈어라. 지내는 과객으로 좋은 잔치 만났으니 주효나 얻어먹고 가자고 여쭈어라.”

 

[아니리]

사령들이 달려들어 옆 밀거니 등 밀거니 “어라 어라 놔라 나도 가난한 양반이다. 가난한 양반 옷 찢는다. 나도 들어갈 양반이다.” 운봉이 보니 의복은 남루허나 행색이 다른지라, “네 운봉 하인 게 있느냐? 저 양반 이리 모셔라.” 어사또가 자리를 얻어 앉더니마는 “어허, 하마터면 내가 먼저 당할 뻔. 자 좌중의 인사나 허옵시다. 저 수석에 앉으신 분이 아마 주인이신 가 보우그려.” 액화를 당하랴거든 대답을 잘 헐 리가 있겄느냐? “젊은 것이 얻어 먹을랴면은 한쪽에 가만히 앉아 주는 대로 얻어먹고 갈 일이지, 인사는 무슨 인사?” “아니, 다른 인사가 아니오라, 오늘 주인의 경연이라신디 날짜를 하도 잘 받었기에 그 인사 말씀이요. 여보, 운봉. 내 앞에도 술상 하나 갖다 주오.” 어사또 앞에 술상을 드려놨으되 소박허기 짝이 없것다. 어사또가 또 트집을 잡기로 드난디, “주박성효요, 관후입권이란 말이 있난디, 아 내 상을 보고 저 상을 보니 내 속에서 불이 나오그려.” 운봉이 보시고, “우리는 먼저 오고 손님은 후에 오셔, 불시에 차리느라 조끔 부족한가 보오그려. 잡수고 싶은 것 있거든 내 상에서 같이 잡숩시다.” “운봉도 동시객이니 허실 염려 아니오. 저 주인상허고 바꿔 먹었으면 좋겠소마는.” 본관의 눈꼴이 오직 허겄느냐? 거상풍류 길게 치고, 아름다운 기생들은 겹겹이 끼어 앉어 권주가 장진주로 엇걸어져 노닐 적에, 어사또 곁에는 기생 하나도 없거든 “여보 운봉, 저 기생 하나 불러 내 앞에 권주가 한 꼭대기 시켜 주오.” 그 중의 기생 하나 운봉의 영을 거역치 못하여 부득이 나와 술을 권하는디,

 

[시조창]

“진실로 이 잔을 잡수시면 천만 년이나 빌어먹으리다.”

 

[아니리]

“예끼, 이 괘씸한 년 같으니라구. 너보다도 이 고을 예방이 더 죽일 놈이로구나!” 어사또 벌떡 일어서니 “자, 이년이 날다려 이 술을 먹고 천만 년이나 빌어먹으라 허였으니 이 술을 나 혼자 먹고 보면 십대나 빌어먹어도 다 못 빌어먹겠으니, 좌중에 같이 나누어 먹고 우리 당대씩만 빌어먹읍시다.”하고 술잔을 짝 뿌려놓으니, 이것은 관장의 놀음이 아니라 바로 과객의 놀음이 되었것다. 본관이 보다 못하여, ‘어허, 젊은 것이 무식허리라.’허고 “자, 좌중에 통할 말씀이 있소. 우리 음영 한 수씩 지어 일후의 유적이 되게 허되, 만일 못 짓는 자 있으면 곤장을 때려 출송허기로 헙시다.” “그럽시다.” 본관이 운자를 부르난디,

 

[창조]

기름 ‘고’ 높을 ‘고’라.

 

[아니리]

차례로 글을 써 갈 제, 어사또 앞에 당도허여 일필휘지하여 얼른 지어 운봉 주며, “과객의 글이 오죽 허겄소마는 자 보시고 고칠 데가 있으면 고치시오.” 운봉이 그 글을 보시더니 풍월축 잡든 손이 흔들흔들, 곡성이 보시더니 낯빛이 쎄놀놀 허여지며, 글을 읊으난디,

 

[창조]

“금준미주는 천인혈이요, 옥반가효만성고라, 촉루낙시민루낙이요, 가성고처원성고라.”

 

[아니리]

“아이고 이 글 속에 큰일 들었소. 첫서리 맞기 전에 어서 떠납시다.” 좌중이 요란헐 제,

 

[자진모리]

뜻밖의 역졸 하나 질청으로 급히 와서 “어사또 비간이오.” 붙여노니 육방이 송동헌다. 본관의 생신잔치 갈 데로 가라 허고 출도 채비 준비헐 제, 공방을 불러 사처를 단속, 포진을 펴고 백포장 둘러라. 수노를 불러 교군을 단속, 냄여줄 고치고 호피를 연저라. 집사를 불러 흉복을 채리고, 도군도 불러 기치를 내어라. 도사령 불러 나졸을 등대, 급창이 불러 청령을 신칙허라. 통인을 불러 거행을 단속, 육지기 불러, 너난 살진 소 잡고 대초를 지어라. 도감, 상 내어 하교상 채리고, 별감, 상 많이 내어, 비장 청령청 착실히 보아라. 공양빗 내어 역인마공궤, 도서원 불러 결부를 세세 조사케 차려라. 도군을 불러 군총을 대고 목가 성책 보아라. 수형방 불러 옥안 송사 탈이나 없느냐? 군기 불러 연야가 옳으냐? 문서 있고 수삼 아전 골라내어 사령빗 내어라. 예방을 불러 기생 행수에게 은근히 분부허되, 어사또 허신 모냥, 서울 사신 양반이라 기생을 귀히 허니, 읍사희도 탈이 없이 착실히 가르쳐라. 이리 한참 분발헐 제, 이때에 곡성이 일어서며, “내가 이리 떨린 것이 아마도 오날이 초학 직날인가 싶으오. 어서 가봐야겄소.” 어사또 대답허되, “내가 시골을 오래 다녀 초학방문을 잘 알지요. 아 거 소하고 입을 쪽 맞추면 꼭 낫지요.” “그 약 중난 허오마는 허여 보지요.” “수이 찾아갈 것이니 의원 대접이나 착실히 허오.” 운봉이 일어서며, “나도 고을 일이 많은 사람이나 부득이 왔삽더니 어서 가봐야겄소.” 어사또 대답허되, “갔다 왔다 허기 괴롭겄소.” “아니, 무엇 허러 또 오겠소? 상강의 관왕묘 제관이나 당허면 오지요.” “공문 일을 알 것이오? 내일 또 올란지?” 이 말은 남원 봉고란 말이로되, 본관이 알 수가 있겄느냐? 순천 부사가 일어서며, “나도 처의 병이 대단허여 부득이 왔삽더니 어서 가봐야겄소.” 본관 말할 틈 없이 어사또가 주인 노릇을 허기로 드난디, “영감이 소실을 너무 어여삐 허신가 보오그려.” “소실을 사랑치 아니 헌 사람이 어디 있겄소?” “혹 이 좌중에도 있난지 어찌 알아요? 수이 찾어 갈 것이니 환선정 놀음이나 한번 붙여 주오.” 순천 생각에 어사또가 와서 출도헐까 염려되어 선생 하문을 흠치 없이 내시난디, “내가 관동 어사를 지냈기로 팔경누대를 많이 보았으나 환선정 만한 데 없습디다. 오시면 잘 노시게 헙지요.” 어사또 생각에 “어허, 이리 허다가는 이 사람들 굿도 못 보이고 다 놓치겄다.” 마루 앞에 썩 나서서 부채 피고 손을 치니, 그때의 조종들이 구경꾼에 섞여 섰다 어사또 거동 보고 벌떼같이 모여든다. 육모방맹이 둘러메고 소리 좋은 청파역졸 다 모아 묶어 질러, “암행어사 출도여, 출도여! 암행어사 출도 허옵신다!” 두세 번 외난 소리, 하늘이 덥쑥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난 듯, 수백 명 구경꾼이 독담이 무너지듯 물결같이 흩어진다. 장비의 호통 소리 이렇게 놀랍던가? 유월의 서리바람 뉘 아니 떨 것이냐? 각 읍 수령 정신 잃고 이리저리 피신헐 제, 하인 거동이 장관이라. 수배들은 갓 쓰고 저의 원님 찾고 통인은 인궤 잃고 수박 등 안았으며, 수젓집 잃은 칼자 피리 줌치 빼어 들고, 대야 잃은 저 방자 세수통을 망에 놓고, 유삼통 잃은 하인 양금 빼어 짊어지고, 일산 잃은 보종들은 우무 장사 들대 들고, 부대 잃은 복마마부 왕재 섬을 실었으며, 보교 벗은 교군들은 빈 줄만 메고 오니 원님이 호령허되, “워따, 이 죽일 놈들아! 빈 줄만 메고 오면 무엇 타고 가자느냐?” “이 판에 허물 있소? 사당이 모냥으로 두 줄 우에 다리 넣고 그냥 업고 행차허옵시다.” “아이고, 이 죽일 놈들아! 내가 앉은뱅이 원이드냐?” 밟히나니 음식이요, 깨지나니 북장고라. 장고통이 요절나고, 북통을 차 구르며, 뇌고 소리 절로 난다. 저금 줄 끊어지고, 젓대 밟혀 깨어지고, 기생은 비녀 잃고 화젓가락 질렀으며, 취수는 나발 잃고 주먹 대고 홍앵홍앵, 대포수 포를 잃고 입방포로 쿵! 이마가 서로 닿쳐 코 터지고 박 터지고 피 죽죽 흘리난 놈, 발등 밟혀 자빠져서 아이고 아이고 우난 놈, 아무 일 없는디도 우르르르르르르 달음박질, “어허, 우리 고을 큰일 났다!” 서리역졸 늘어서 공방을 부르난디, “공방! 공방!” 공방이 기가 막혀 유월 염천 그 더운 디 핫저고리 개가죽을 등에 얹고 자리 말아 옆에 찌고 슬슬슬슬슬슬 기어 들어오니, 역졸이 후르르르르르르 후닥 딱! “아이고 나는 오대 독신이오! 살려주오!” “이 놈! 오대 독신이 쓸 데가 있느냐?” 동에 번듯허고 서에 번듯허며, 보이난 놈마다 어찌 때려 놓았던지 어깻죽이 무너졌구나!

 

[아니리]

그때의 어사또는 선대감께서 부리시던 하인들이니 어찌 두호가 없겠느냐? 훤화 금해노니 매질은 끊쳤구나! 어사또는 광한루에서 개복 허시고 동헌에 들어가 좌기허여 사면을 살펴보니 도련님 댁 보던 옛 물색이 완연허구나! 이행을 불러들여 본관의 탐람지욕 낱낱이 다짐받고, 수도안 상고 후에 “다른 죄인은 다 석방허고 춘향 하나만 불러들여라.” 영을 내려 놓으니,

 

[중모리]

사정이 옥쇠를 모도아 들고 덜렁거리고 나간다. 삼문 밖의 잠긴 옥문을 쨍그렁청 열떠리고, “춘향아 나오너라, 나오너라. 수의사또 출도 후에 다른 죄인은 다 석방을 허고 너 하나만 올리란다.” 춘향이 기가 막혀, “아이고 여보 사정이.” “왜 그러나?” “옥문 밖에나 삼문 밖에나 걸인 하나 아니 섰소?” “걸인켕이는 얻어먹는 사람도 없데 이 사람아. 아 이 통에 누가 누군 줄 안단 말인가? 어서 나오게.” “아이고 이 일을 어쩔거나! 갈매기는 어디 가고 물드난 줄을 모르고, 사공은 어디 가고 배 떠난 줄을 모르고 우리 낭군 어디 가시어 내가 죽는 줄을 모르신고?” 사정에게 붙들리어 동헌을 들어서니, 나졸들이 달려들어 “춘향 잡어 드렸소!” “춘향 해칼 하여라!”

 

[아니리]

“예이. 춘향 해칼 하였소!” 어사또 분부허시되, “춘향이 듣거라. 일개 천기의 여식으로 본관을 능욕허고 수청을 아니 드는 것은 죄당만사무석이려니와 잠시 잠깐 지내가는 수의방수도 못 들겄느냐? 아뢰어라.”

 

[창조]

춘향이 이 말을 듣고 사지를 벌벌벌벌벌 떨며 아뢰난디, “수의사또라 하오니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이제 장하의 죽을 년이 무슨 말씀 못 허오리까? 주석지신이요, 신자의 도리로 민간 표박과 선악을 구별허로 다니시는 어사옵지, 한 낭군 섬기랴는 춘향 잡으러 오신 사또시오? 마음은 본관과 동심허여,

 

[중모리]

똑같이 먹은 명관들이오. 죽여주오 죽여주오. 홍로에 묻은 불로 사르랴면 어서 사르시고, 칠 척 검 드는 칼로 어서 급히 죽여주시면, 혼비혼행 둥둥 떠서 우리 서방님을 찾아갈라요. 송장 임자는 문 밖에 섰으니 어서 급히 죽여주오!”

 

[아니리]

어사또 들으시고 “열열열, 열녀로다. 이리 오너라! 행수 부르라!” 행수가 들어오니 금낭의 지환을 내어주며, “이걸 갖다 춘향 주고 얼굴을 들어 대상을 살피라 허여라.” 행수 기생이 지환을 받어 들고 내려가 “춘향이 이걸 자세히 보고 얼굴을 들어 대상을 살피라 허시네.”

 

[창조]

춘향이 지환을 받어들고 보니 이별 시에 정표로 드렸던 지환이 분명쿠나! “아이고, 내 지환아. 어디를 갔다 이제 나를 찾어 왔느냐?”

 

[아니리]

얼굴을 들어 대상을 살펴보니 어젯밤 옥문 밖에 걸인으로 되어 왔던 서방님이 분명쿠나! 그 일이 어찌될 일이냐?

 

[창조]

춘향이 일희일비로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대상을 무두두룸이 바라보더니, “아이고 서방님,

 

[중모리]

마오 마오, 그리 마오. 아무리 잠행인들 그다지도 속이셨소? 기처불식이란 말은 사기에도 있지마는 내게조차 그러시오. 어제 저녁 옥문 밖에 오셨을 때 요만큼만 통정을 허였으면 마음 놓고 잠을 자지, 지나간 밤 오늘까지 살어 있기 뜻밖이네. 이것이 꿈이냐, 이것이 생시냐? 꿈과 생시 분별 못 허겄네.” 두 손으로 무릎 짚고 바드드드득 일어서며, “얼씨구나, 얼씨구나 좋네. 지화자 좋을씨구. 항쇄수쇄를 끌렀으니 종종종 걸음도 걸어 보고, 동헌 대청 너룬 뜰에 두루두루 다니며 춤을 추고 남훈전 달이 솟아 오니 백공가로만 놀아보세. 외로운 꽃 춘향이가 남원 옥중 추절이 들어 떨어지게가 되었더니 동헌에 새봄이 들어 이화춘풍이 날 살렸네. 얼씨구나 좋구나. 지화자자 좋구나. 지화 지화자 좋을씨구. 우리 어머니는 어디를 가시고 이런 경사를 모르신고?”

 

[자진모리]

“어디 가야, 여기 있다. 아니 요새도 삼문간이 그리 억세냐, 에이. 사령아, 날 모셔라. 어사 장모님 행차허신다. 암행어사 장모 출도여,

 

[중중모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 남원 부중 여러분들 나의 한 말을 들어보오. 내 딸 어린 춘향이가 옥중에 굳이 갇혀 명재경각이 되었는디, 동헌에 봄이 들어 이화춘풍이 내 딸을 살리니 어찌 아니 좋을손가? 얼씨구 얼씨구 절씨구, 부중생남중생녀 날로 두고 이름이로구나! 얼씨구나 절씨구 남원 부중 여러분들 나의 발표 헐 말 있소. 아들 낳기 힘을 쓰지 말고, 춘향 같은 딸을 나서 서울 사람이 오거드면 묻도 말고 다 사위 삼소! 얼씨구나 절씨구.” 댓돌 우에 올라서며, “아이고 여보, 사위 양반, 어제 저녁 오셨을 제, 어사헌 줄은 알았으나 천기누설 될까 허여 내가 짐짓 알고도 그리허였제, 노여 마오 노여 마오, 아무리 그리헌들 자기 장모를 어이 허리? 본관 사또 괄세 마오. 본관이 아니거든 내 딸 열녀가 어디서 날거나? 얼씨구나 절씨구. 칠 년 유리옥에 갇힌 문왕 기주로 돌아갈 제, 반가운 마음이 이 같으며 영덕전 새로 짓고 상량문이 제격이요, 악양루 중수 후의 풍월귀가 제격이요, 열녀 춘향이 죽게 될 제 어사 오기가 제격이로다. 얼씨구 얼씨구 절씨구. 이 궁둥이를 두었다가 논을 살거나 밭을 살거나 흔들 대로 흔들어 보자. 얼씨구나 절씨구 얼씨구나 아아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네 얼씨구나 절씨구.”

 

[아니리]

그때의 어사또는 동헌에서 일을 다 보시고, 춘향 집으로 들어가서 오육 일간을 정담을 허였구나! 어사또 춘향다려 말씀허시되, “이 길은 봉명의 길이라, 너를 다려 가기 사처에 부당허니 내가 먼저 올라가서 너를 올라오게 헐 테이니, 너의 노모와 향단이 다리고 올라오도록 허여라.” 이렇듯 말하여 놓고

 

[엇중모리]

그때의 어사또는 이 고을 저 고을 다니시며 출두 노문 돈 연후에 서울로 올라가서 어전에 입시허여 세기 별단 올리오니 우에서 칭찬허사 나라의 깊은 걱정 경이 가서 막고 오니 국가의 충신이라. 한림이 복지 주왈, 남원의 춘향 내력 종두지미를 품고허니 춘향을 올려다가 열녀로 표창허여 정렬부인을 봉허시고 운봉은 승직허여 좌수사로 보내시고, 남원 고을 백성들은 일시 세역을 없앴으니 천천만만세를 부르더라. 어화 여러 벗님네들 이 소리를 허망히 듣지 말고 열녀 춘향 본을 받어 천추유전 허옵시다. 그 뒤야 뉘가 알랴? 호가도 장창불락이라. 그만 더질더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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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오비취 명창의 '금수강산'에 대하여(작성 중)

박록주 명창의 '백발가'

 

http://blog.jinbo.net/jayul/88

 

http://www.koreamusic.org/contents/sound_recording_data_view.do?menucode=008030400&soundId=S1030204001100128#eyJwYWdlIjoxf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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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가] 오비취 명창의 '금수강산'에 대하여

 

조금 듣기 오비취 명창 단가 금수강산

 

 

 

(작성 중입니다.)

 

김초향 명창의 단가 '운담풍경'

 

https://www.youtube.com/watch?v=pvHd6KICOfc

 

 

운담풍경(雲淡風輕)

이 단가를 운담풍경이라 함은 첫머리에 송나라 정명도(程明道)의 시에서 “운담풍경근오천(雲淡風輕近午天) 방화수류과전천(傍花隨柳過前川)” 구절을 인용한 때문이다. 이 단가는 근래 명창 김초향(金楚香)과 강태홍(姜太弘)의 합작이라는 설이 있는 만큼, 그리 오래된 단가는 아닌 것 같다. 장단은 중모리이고, 평우조로 부른다. 담담하고 화창한 단가이다.

 

운담풍경(雲淡風輕)

 

운담풍경근오천(雲淡風輕近午天) 소거(小車)에 술을 싣고

방화수류과전천(傍花隨柳過前川) 십리사정(十里沙汀) 내려가니

넘노나니 황봉백접(黃蜂白蝶) 쭈루루 풍덩 옥파창랑(玉波滄浪)

떠오나니 도화(桃花)로다.

붉은 꽃 푸른 잎은 산용수세(山容水勢)를 그림하고

나는 나비 우는 새는 춘광 춘흥(春光春興)을 자랑한다.

어디메로 가잤어라. 한곳을 점점(漸漸) 내려가니

언덕위에 초동(樵童)이요 석벽하(石壁下)에 어옹(漁翁)이라.

새벽별 가을 달빛 강심(江心)에 거꾸러져 수중산천(水中山川)을 그렸는데

편편(翩翩) 나는 저 백구(白鷗)는 한가(閑暇)함을 자랑한다.

은린옥척(銀鱗玉尺) 펄펄뛰고 쌍쌍원앙(雙雙鴛鴦)이 높이 떠

청풍은 서래(徐來)하고 수파(水波)는 불흥(不興)이라.

종일위지소여(縱一葦之所如)하여 능만경지망연(凌萬頃之茫然)이라.

살과 같이 가는 배는 양진(陽津) 포진(浦津) 배회(徘徊)로다.

남해팔경(南海八景) 소상동정(瀟湘洞庭) 청풍적벽(淸風赤壁)이 이 아니냐.

풍월강산(風月江山) 구경하고 동해로 건너갈 제

아동방(我東方) 금수강산 동금강(東金剛) 서구월(西九月) 남지리(南智異)

북향산(北香山) 가야산(伽倻山) 속리산(俗離山)을 편답(遍踏)하고,

삼각산(三角山)을 올라가니 금부용(金芙蓉) 만장봉에 서색(瑞色)은 반공(蟠空)이요

남산송백(南山松柏)은 울울창창(鬱鬱蒼蒼) 한강유수(漢江流水) 호호양양(浩浩洋洋)

춘대일월(春臺日月) 태평기색(太平氣色) 만만세지금탕(萬萬歲之金湯)이로구나.

거드렁거리고 놀아 보자.

 

【解 說】

이 단가는 첫머리에 운담풍경(雲淡風輕)을 붙이고 다음부터는 다른 사설(辭說)을 부른다. 단가의 대부분은 중국의 풍경이나 인물 등을 나열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것은 우리 나라 풍경을 노래하였고, 중국의 지명은 약간 들어갔다. 다른 단가처럼 인생의 허무함을 한탄하는 것은 전혀 없고 오직 풍경에만 치중한 서경시(敍景詩)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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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제 심청가 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 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 사설 모음입니다.

 

[20221208_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 사설.pdf (455.29 KB) 다운받기]

 

http://blog.jinbo.net/jayul/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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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4_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pdf (238.45 KB) 다운받기]

 

http://blog.jinbo.net/jayul/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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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3_강산제 심청가 사설.pdf (902.20 KB) 다운받기]

 

http://blog.jinbo.net/jayul/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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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incheonin.com/2014/news/news_view.php?m_no=1&sq=51119&thread=001001000&sec=2


판소리에 담긴 '억압에 맞선 여성', 눈으로 읽다

김경아 명창, '심청가', '춘향가', '유관순 열사가' 사설 담긴 도서 출판
19-11-01 09:20ㅣ 윤종환 기자 (un24102@nate.com) 

 

인천의 대표적 소리꾼 '김경아' 명창이 판소리 세 바탕을 담은 두 권의 도서 '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김경아, 범우사, 2019)', '강산제 심청가·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김경아 외 편저, 범우사, 2019)'를 출간했다.

출간된 책에는 3·1운동 100주기를 맞아 '억압에 맞선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 세 인물(유관순 열사, 성춘향, 심청)에 대한 판소리 사설이 담겼다.

오는 2020년이 유관순 열사의 순국 100주기이며, 최근 사회적으로 뜨겁게 진행중인 여성운동 등과 시기를 맞춰 출간했다.

도서엔 판소리 '심청가', '춘향가', '유관순 열사가'의 사설이 담겼다. 차용된 한시는 부록으로 묶어서 해설했으며 장단에 따라 소리 마디를 나누어, 책을 통해서도 판소리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김경아 명창은 지난 1998년 인천에 정착하여 인천지역 판소리 보급과 제자 양성에 매진해왔다.  2005년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로 선정됐고 '사)한국판소리보존회 인천지부'와 '사)우리소리'를 설립하여 인천의 독자적인 판소리 활동 발판을 마련했다.

김경아 명창이 직접 기획·참여한 대표적 인천 판소리 공연으론 지난 2016년에 시작해 올해로 4회째를 맞아 진행한 <청어람 - 판소리 다섯바탕 공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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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sisanewsjournal.com/news/articleList.html?sc_area=I&sc_word=sisa2018

 

소리꾼 김경아, 판소리 세 바탕을 출간
  
 민하늘 기자 sisa2018@daum.net
| 승인 2019.11.01 07:30

 

'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김경아 편저, 범우사)
 '강산제 심청가·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김경아 외 편저, 범우사)

 

 [시사뉴스저널] 민하늘 기자 =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고 유관순 열사 순국 99주기이다. 열사 순국 100주기가 되는 2020년을 앞두고, 김경아 명창이 유관순 열사가와 심청가와 춘향가 사설을 두 권의 책으로 출간했다.

성춘향과 심청과 유관순이 82년생은 아니고 ‘유관순’은 실존 인물이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그녀들은 82년생 김지영과 마찬가지로 억압에 맞선 여성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더구나 춘향가, 심청가, 유관순 열사가에 공통적인 판소리라는 형식 또한 조선의 천만 영화라고 할 수 있다. 대중성과 사회성을 두루 갖추고 있는 이 세 바탕의 판소리에서 억압에 맞서는 슬기를 새삼 배워보자!

이를 위해 이 책은 자세한 주석을 달았고, 차용된 한시를 부록으로 묶어서 해설했다. 그리고 장단에 따라 소리 마디를 나누어 판소리의 맛을 살렸다.

 

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

 

2016년 촛불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에게 그랬던 것처럼, 1987년 6월 투사들이 광주민중항쟁 희생자들에게 그랬을 것처럼, 1919년 3·1운동가들은 1894년의 동학농민들에게 미안해하지 않았을까?

이처럼 유관순 열사를 추모한다는 것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착한 사람들을, 3·1운동가들과 6월 투사들과 촛불들을 기억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 ‘유관순 열사가’는 박동실 –> 장월중선 –> 정순임 명창을 거쳐 소리꾼 김경아에게 이어진 것으로, 해방 직후에 창작된 유관순 열사에 대한 추모곡이다.

 

“[진양조 장단] 사후 영결허신 우리 부모님 초상장례를 뉘 했으며 철모르는 어린 동생들은 뉘 집에서 자라날꼬. 분하고 내가 원통한 사정을 어느 누게다가 하소를 허리”(“강산제 심청가·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 217쪽)

 

강산제 심청가

 

심청가의 마지막 눈대목(가장 중요한 대목)에서 심 봉사가 용서를 구한다. 그런데 이런 과정은 동시에 시각 장애인인 심 봉사가 개안(開眼)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바로, 심 봉사가 황후가 된 심청을 만나 ‘눈 뜨는 대목’이다.

 

“[중머리 장단] 눈도 뜨지 못 하옵고 자식 팔아먹은 놈을 살려 두어 쓸 데 있소? 당장에 목숨을 끊어주오. ······

[자진모리 장단] 아이고 아버지, 여태 눈을 못 뜨셨소? 아버지 눈을 떠서 어서어서 저를 보옵소서. ······ 아이고 갑갑하여라! 내가 눈이 있어야 보지, 어디 내 딸 좀 보자! 두 눈을 끔적끔적 끔적거리더니 두 눈을 번쩍 떴구나!”(“강산제 심청가·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 176~178쪽)

 

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

 

“[단중머리 장단] 충신은 불사이군이요, 열녀불경이부절을 본받고자 허옵난디 사또도 난시를 당하면 적하에 무릎을 꿇고 두 임금을 섬기리잇가? 마오 마오 그리 마오, 천기 자식이라 그리 마오. 어서 급히 죽여주옵소서.”(“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 110~111쪽)

 

“[중머리 장단] 선악을 구별허로 다니시는 어사옵지, 한 낭군 섬기랴는 춘향 잡으러 오신 사또시오? 마음은 본관과 동심허여, 똑같이 먹은 명관들이오. 죽여주오 죽여주오.”(“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 184쪽)

 

앞에 인용한 것은 변학도에 대한 춘향의 ‘까칠한’ 지적이다. 뒤의 것은 자신이 아닌 척하며 어사또 수청이니 들라고 춘향을 시험하는 이몽룡에 대한 춘향의 ‘지적질’이다. 변학도나 어사또나 천한 기생을 차별하려는 마음을 ‘똑같이 먹은’ 자들이라며, 그들과 달리 성춘향 자신은 ‘한 낭군 섬기려는’ 사랑꾼임을 커밍아웃하고 있다!

그러면서 말끝마다 춘향은 차라리 죽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그 말이 반복될 때마다 살고 싶다고 같이 살자고 사랑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리는 것은 얼마나 ‘슬기'로운 환청인가? 청각 장애인가?

 

김경아는 제24회 임방울 국악제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 수상자이자,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이다. 고 성우향 명창을 사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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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625339

 

[신간] 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
  
 김종혁 기자
| 승인 2019.07.29 08:43

시조가 국민 가요였다면 판소리는 천만 영화였다

[매일일보 김종혁 기자] 판소리는 한사람의 천재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민중들의 입에서 입으로 이어져지면서 만들어 온 민족문화의 정수이자 인류의 문화유산이다. 인천을 대표하는 중견 소리꾼인 김경아 명창이 이를 다시 다듬어 책으로 내놓았다.

'김세종제 춘향가'는 크게 보아 대마디, 대장단의 선이 굵은 동편제에 속하는 소리로,  조선 후기 8대 명창의 한사람으로 꼽히는 김세종에 의해 시작된 소리이다. 김세종제 춘향가는 김찬업, 정응민을 거쳐 김경아 명창의 스승인 성우향으로 이어져 왔다.

 

중견 소리꾼 김경아 명창은 '김세종제 춘향가'를 쉽게 소개하기 위해 두 가지의 타임캡슐을 이용했다.

타임머신을 타고 춘향가가 생기던 300여 년 전으로 갈 수는 없지만, 150여 년 전 광대들의 사설이 책으로 남아 있고(‘춘향전 전집’ 1~17, 김진영 외 편저, 박이정출판사, 1997~2004)  100여 년 전 광대들의 소리가 유성기 음반으로 남아 있다.

이 두 가지 나침반을 들고 김경아 명창은 '판소리 춘향가'를 다시 한번 다듬었다. 이번에 발간된 "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는 세 부분으로 구성했다.

첫 번째는 그 자체로 하나의 완성된 문학 작품이라 할 수 있는 춘향가 사설을 정성들여 정리했다. 판소리에 등장하는  한자어와 고사성어에 주석을 달아 그 맥락을 문학적으로도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는 소리를 배우는 사람들이 창본(소리책)으로 쓸 수 있도록 장단에 따른 소리 마디를 구분하여 편집한 부분이다. 정간보나 오선지로도 표현할 수 없는 판소리의 음률을 자신만의 악보로 만들어 직접 소리꾼이 되어 춘향가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왔다.

마지막으로 사설에 인용된 한시에 대한 해석과 해설을 달아, 춘향가에 차용된 한시 원문을 부록으로 실었다. 동양 인문학의 보고라 할 수 있는 판소리에 나오는 수많은 한시는 그것을 음미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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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제 심청가 · 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 정오표입니다.

 

[20240124_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pdf (238.45 KB) 다운받기]

 

http://blog.jinbo.net/jayul/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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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3_강산제 심청가 사설.pdf (902.20 KB) 다운받기]

 

http://blog.jinbo.net/jayul/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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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jinbo.net/jayul/92

 

[20230220_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 정오표.pdf (86.99 KB) 다운받기]

 

20230220_"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김경아 편, 범우사, 2019) 정오표
dolmin98@hanmail.net 돌민

13쪽 5줄 ······ 되었니라 ······ -> ······ 되었니라 ······

 

14쪽 2줄 ······ 추야월 의 ······ -> ······ 추야월의 ······

 

16쪽 2줄 ······ 제 일루로소이다. ······ -> ······ 제일루로소이다 ······

 

18쪽 2줄 ······ 청중추막을 쳐, 분띠 눌러 ······ -> ······청중추막을 쳐, 분띠 눌러 ······


22~23쪽 각주
138 ······ 비치다) 봄ᄇᆞ,,에 황봉백접(黃蜂白蝶) ······ -> ······ 비치다) 봄ᄇᆞᄅᆞᆷ에 황봉백접(黃蜂白蝶) ······

 

31쪽 각주 213 쫄쫄이 : ······ -> 쫄쫄이 문자 : ······

 

51쪽 각주 420 장비(張飛) : 중국의 삼국시대에 유비(劉備)를 도왔던 장수. -> 관우(關羽), 장비(張飛) : 정사(正史)를 참고해 '관흥(關興), 장포(張苞)'를 바꾼 것이다.

 

57쪽 각주 488 ······ 유주의 골짜기 ······ -> ······ 깊은 산골짜기 ······


······ 들리니라)를 참고하여 ······ -> ······ 들리니라)를 참고하여  ······

 

61쪽  5줄 ······ 절로나 ······ -> ······ 절로 나 ······

 

61쪽 각주 528 하남(河南) 태수(太守)의 희우정(喜雨) : ······ -> 하남(河南) 태수(太守)의 희우정(喜雨) : ······

 

65쪽 3~4줄 ······ 하서 ······ -> ······ 하 서 ······

 

65쪽 각주 563 하서 울어 볼까 ······ -> 하 서 울어 볼까 ······

 

79쪽 10줄 ······ 행장687을 수습허여 부디 평안이 행차허오.” -> 행장을 수습허여 부디 평안이687 행차허오.”

 

각주 687 행장(行裝) : 여행할 때의 짐. -> 평안(平安)이 : 평안(平安)히.

 

86쪽 각주 740 모란새긴 만자창 : 모란 새긴 만자창(卍字窓) . ······ -> 모란 새긴 만자창(卍字窓) : 모란 무늬를 뚫어새긴 만자창. ······

 

87쪽 3줄 ······ 진남항라자락 ······ -> ······ 진남항라 자락 ······

 

87쪽 4줄 ······ 진자주대762 곧 띠어, ······ -> ······ 진자주 대고 띠어,762 ······

 

87쪽 각주 762 진자주대(眞紫朱帶) : 짙은 자주색의 띠. -> 진자주(眞紫朱) 대고 띠어 : 짙은 자주색의, 대구(帶鉤, 허리띠 장식) 팔사(八絲) 띠에.

 

88쪽 88쪽 1줄 ······ 태고 적 ······ -> ······ 태곳적 ······

 

각주 771 ······ 박기홍 창본 춘향가 ······ -> ······ 박기홍 창본 춘향가  ······

 

771 ······ 백성환 창본 춘향가 ······ -> ······ 백성환 창본 춘향가 ······

 

88쪽 각주 776 ······ 춘향가 말책 42장본 ······ -> ······ 춘향가 말책 42장본(이용우 필사본)」  ······

 

93쪽 각주 852 ······ 권마성고 ······ -> ······ 권마성고  ······

 

852 ······ 별춘향젼이라 73장 ······ -> ······ 「별춘향젼이라 73장(박순호 소장본)」 ······

 

93쪽 3줄 ······ “예이!”, ······ -> ······ “예이!” ······

 

108쪽 각주 980 넌 내가 : ······ -> 나에게는 : ······

 

109쪽 각주 983 ······ 예양  나라 ······ -> ······ 예양 나라 ······

 

111쪽 7줄 ······ 내려라!”, ······ -> ······ 내려라!” ······

 

111쪽 12줄 ······ “예이!”, ······ -> ······ “예이!” ······

 

115쪽 3줄 ······ 조심하라” ······ -> ······ 조심하라.” ······

 

117쪽 각주 1063 ······ 박순호 소장 91장본 ······ -> ······ 박순호 소장 91장본 ······

 

1063 ······ 「별춘향젼이라 73장」 ······ -> ······ 「별춘향젼이라 73장(박순호 소장본)」 ······

 

131쪽 각주 1201 ······ 성우향 창본 춘향가 김세종제 ······ -> ······ 성우향 창본 춘향가 김세종제 ······

 

1201 ······ 박동진 창본 춘향가 ······ -> ······ 박동진 창본 춘향가 ······

 

1201 ······ 정광수 창본 춘향가 ······ -> ······ 정광수 창본 춘향가 ······

 

1201 ······ 신학균 소장 39장본 별춘향가 ······ -> ······ 신학균 소장 39장본 <별춘향가>」 ······

 

135쪽 9줄 ······ “서리!”, ······ -> ······ “서리!” ······

 

166쪽 각주 1453 천붕우출혈(天崩又出穴) : 하늘이 무너져도 또한 솟아날 구멍이 있다. -> 천붕우출혈(天崩牛出穴)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동언해(東言解)』 참고.


190쪽 4줄 ······ 장창락 ······ -> ······ 장창락 ······

 

각주 1656 ······ 장창락(長唱不樂) ······ -> ······ 장창락(長唱不樂) ······

 

195쪽 1줄 ······ 시경(詩經) 소아(小雅) ······ -> ······ 시경(詩經) 소아(小雅) ······

 

195쪽 5줄 ······ 있니라. -> ······ 있니라.

 

203쪽 10줄 시성(詩聖)으로 추앙받는 두보와 쌍벽을 이루는 ······ -> 이상은(李商隱)과 함께 소이두(小李杜)로 불리는, ······

 

217쪽 7줄 ······ 노닐, ······ -> ······ 노낼, ······

 

227쪽 6줄 ······ 대가로서 ······ -> ······ 대가로서, ······

 

231쪽 14줄 ······ 爲安寶髻(위안보계) ······ -> ······ 爲安寶髻(위안보계) ······ 

 

232쪽 15~16줄 ······ 올라 떠나가는 님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심정을 담고 ······ -> ······ 올랐으되 도성의 풍경을 화려하게 묘사하고 ······

 

236쪽 17줄 ······ 연작시 중 제(第) 1수(首)이다. ······ -> ······ 연작시 중 제1수(首)이다. ······

 

260쪽 11줄 ······ 자자 ······ -> ······ 자자 ······

 

뒤표지 날개 4줄 공연등 -> 공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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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6_“강산제 심청가 · 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김경아 외 편, 범우사, 2019) 정오표

dolmin98@hanmail.net 석민

 

11쪽 각주
2 황주(黃州) 도화동(桃花洞) : 심청이 태어나서 자란 황해도 황주. 국문학자 장지영은, “중국 호북성에 속한 부(府)인데, 황주부의 황안현에 도화진(桃花鎭)이란 마을이 있고, 황주에서 멀지 않은 곳에 호남성 상덕부 무릉현이 있으므로, 중국의 지명이다”라고 했다.(정병욱 외 감수, “판소리 다섯 마당”, 한국 브리태니커 회사, 1982, 87쪽 각주 3) 여기서 상덕부 무릉현은 작품의 중반부에 나오는 배경인 무릉촌(武陵村)을 이른다.
->
2 황주(黃州) 도화동(桃花洞) : 국문학자 장지영은, “중국 호북성에 속한 부(府)인데, 황주부의 황안현에 도화진(桃花鎭)이란 마을이 있고, 황주에서 멀지 않은 곳에 호남성 상덕부 무릉현이 있으므로, 중국의 지명이다”라고 했다.(정병욱 외 감수, “판소리 다섯 마당”, 한국 브리태니커 회사, 1982, 87쪽 각주 3) 여기서 상덕부 무릉현은 작품의 중반부에 나오는 배경인 무릉촌(武陵村)을 이른다. 한편 황해도 황주라는 주장도 있다.

 

13쪽 각주

22 꾓담 : 불명. “ᄭᅪᄯᅡᆷ”이나 “ᄭᆡㅅ담누비”와 같은 형태가 많고 「심청가 소장본」에는 “외올딋기 잔누비질 고누비”(배연형 엮음, 『춘향가 심43장정명기 청가 소리책』, 동국대학교출판부, 2008, 365쪽)의 형태가, 「이선유 창본 심청가」에는 “돌드기 ᄶᅩᆨᄶᅩᆨ누비 양누비”(김진영·김현주 외 편저, 『심청전 전집』 1, 박이정출판사, 1997, 53쪽)의 형태가 있는 정도이다. 또는 전주의 무지내(巫知唻, 큰무당)였던 성화춘(1891~1979)의 무가(巫歌) 가운데 『완자문 괴단염낭용모셰양경명주사』(「전라도 무가」, 경북대 김문기 교수와 함께하는 한국고전의 세계 누리집 gojun.knu.ac.kr, 전라도 손님굿 무가 게시물 첨부파일, 22쪽, 2019년 4월 16일 검색)에서 볼 수 있는 괴단두루주머니(염낭)가 변형된 것이라고 가정해볼 수 있다. 왜냐하면 몇몇 춘향가 사설에서도 ‘괴단쥼치(주머니)’의 형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
22 꾓담 : 불명. “ᄭᅪᄯᅡᆷ”이나 “ᄭᆡㅅ담누비”와 같은 형태가 많고 「심청가 43장(정명기 소장본)」에는 “외올딋기 잔누비질 고누비”(배연형 엮음, 『춘향가 심청가 소리책』, 동국대학교출판부, 2008, 365쪽)의 형태가, 「이선유 창본 심청가」에는 “돌드기 ᄶᅩᆨᄶᅩᆨ누비 양누비”(김진영·김현주 외 편저, 『심청전 전집』 1, 박이정출판사, 1997, 53쪽)의 형태가 있는 정도이다. 또는 전주의 무지내(巫知唻, 큰무당)였던 성화춘(1891~1979)의 무가(巫歌) 가운데 “완자문 괴단염낭용모셰양경명주사”(「전라도 무가」, 경북대 김문기 교수와 함께하는 한국고전의 세계 누리집 gojun.knu.ac.kr, 전라도 손님굿 무가 게시물 첨부파일, 22쪽, 2019년 4월 16일 검색)에서 볼 수 있는 괴단두루주머니(염낭)가 변형된 것이라고 가정해볼 수 있다. 왜냐하면 몇몇 춘향가 사설에서도 ‘괴단쥼치(주머니)’의 형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4쪽 1줄 ······ 접기배자 ······ -> ······ 접기 배자 ······

 

18쪽 각주 75 ······ 산자(饊子/子) ······ -> ······ 산자(饊子/子) ······

 

23쪽 각주 129 정신(正身) : 생신(生身). 의생신(意生身). 부처나 보살이 중생(衆生)을 제도(濟度)하기 위해 변화한 신체. 사설에 따라 전신(全身, 몸 전체)으로 바꾸어 부르기도 한다. -> 달 정신(情神) : 월정신(月情神, 달처럼 밝은 정신세계). 정신(正身, 부처나 보살이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부모에 의탁하여 태어나는 육신)이나 전신(全身) 또는 “유수금일(流水今日) 명월전신(明月前身)”에서 따온 전신(前身)일 수도 있다.

 

30쪽 1줄 ······ 불 ······ -> ······ 불 ······

 

30쪽 각주
182 승불(勝佛) : ‘보승불(寶勝佛)’의 변형인 듯하다. 금강계(金剛界) 만다라(曼茶羅) 팔엽연대(八葉蓮臺)의 남방월륜(南方月輪) 중앙에 위치해 있는 부처를 말한다. 일체의 재물과 보배를 맡은 부처이다. ‘보생불(寶生佛)’이라고도 한다.
 또는 ‘생불(生佛)’이나 ‘살불(薩佛)’의 변형일 수 있다. 여기서, 생불은 생불대왕(生佛大王)을 뜻한다. 열다섯 살이 되기 전 어려서 죽은 영혼들을 다스리며 인간 세상에서 아이를 못 낳은 사람에게 아이를 점지해 준다. 그리고 살불은 ‘보살과 부처’를 뜻한다.
->
182 삼불(三佛) : 삼불 제석(帝釋)은, 무당이 모시는 삼위(三位)의 불신(佛神). 무당의 신당에 무신도로 그려져 있거나 무당이 굿할 때 쓰는 부채에 그려진 세 부처의 그림이다. 삼불의 뜻은 다음과 같다. 극락에 있는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을 통틀어 이르는 말. 둘째, 부처의 신체를 그 성품에 따라 세 가지로 나눈 것. 법신불, 보신불, 응신불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비로자나불, 아미타불, 석가모니불을 이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선종의 전통을 따라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석가모니불을 이른다.

 

31쪽 각주 187 ······ 일포(一胞)요. 두 팔꿈치를 합해 삼포요. 두 ······ -> ······ 일포(一胞)요, 두 팔꿈치를 합해 삼포요, 두 ······

 

43쪽 2~3줄 ······ 곽 씨 ······ -> ······ 곽씨 ······

 

44쪽 각주 287 영이기가 ······ -> 영이기가(靈輀旣駕) ······

 

44쪽 각주 289 ······ ‘송별(送別)’의 구절. “춘초년록(春草明年綠) 왕손귀불귀(王孫歸不歸, 떠나간 그대는 돌아올지 못 돌아올지).” (한시 – 13. 2. 참고) -> ······ ‘송별(送別)’에서 ”춘초년록(春草明年綠, 저 풀들은 내년 봄에도 다시 푸르겠지만) 왕손귀불귀(떠나간 그대는 돌아올지 못 돌아올지)”를 차용했다. (한시 – 13. 2. 참고)

 

48쪽 5줄 ······ 박전허나 ······ -> ······ 박전 허나 ······

 

51쪽 각주 327 ······ “죽상지루내가멸(竹上之淚乃可滅, 대나무 위의 눈물 사라지리라)을 차용한 ······ -> 327 ······ “죽상지루내가멸(竹上之淚乃可滅, 대나무 위의 눈물 사라지리라)을 차용한 ······

 

63쪽 4줄 ······ 시비따라 ······ -> ······ 시비 따라 ······

 

78쪽 각주 461 ······ 蓼莪(육아) ······ -> ······ 육아(蓼莪) ······

 

97쪽 각주 551 ······ 33. 1. ······ -> ······ 24. 1. ······

 

97쪽 각주 552 ······ 전남 방언. -> ······ 전북 방언.

 

97쪽 각주 557 ······ 유유 ······ -> ······ 유유 ······

 

98쪽 각주 561 ······ 도판도판 ······ -> ······ 도판 ······

 

100쪽 각주 575 ······ 22. 1. 참고)“애내성중만고심 ······ -> ······ 22. 1. 참고) “애내성중만고심 ······

 

각주 575 ······ 애내일성산수록(烟銷日出不見人, 삐걱 노 젓는 소리에 산과 물이 온통 파랗기만 하네) ······ -> ······ 애내일성산수록(欸乃一聲山水錄, 삐걱 노 젓는 소리에 산과 물이 온통 파랗기만 하네) ······ 

 

100쪽 각주 576 장사 ······ -> 장사(長沙) ······

 

101쪽 각주 583 ······ 31. 1. ······ -> ······ 23. 1. ······

 

101쪽 각주 586 ······ 이수중분백로주(二水中分白鷺洲) ······ -> ······ 이수중분백로주(二水中分白鷺洲) ······

 

109쪽 각주 638 ······ ‘어부(漁夫)’에 ······ -> ······ ‘어부(漁夫)’에 ······

 

118쪽 각주 706 ······ 아래 노닐)” ······ -> ······ 아래 노닐)” ······

 

119쪽 각주 708 ······ 어부가(漁歌)의 ······ -> ······ 어부가(漁歌)의 ······

 

119쪽 각주 709 ······ 이현보의 ‘어부가(漁歌)’에는 ······ 흘러가다)라는 ······ -> ······ 이현보의 ‘어부가(漁歌)’에는 ······ 흘러가다)라는 ······

 

120쪽 각주 719 ······ 玄冥,西海之 ······ -> ······ 玄冥, 西海之 ······

 

123쪽 각주 743 ······ 24. 1. ······ -> ······ 25. 1. ······

 

130쪽 3줄 ······ 옥진 부인 ······ -> ······ 옥진부인 ······

 

137쪽 각주 838 기화요(琪花瑤草) ······ -> 기화요(琪花瑤草) ······

 

139쪽 각주 852 ······ 부용작약변개 ······ -> ······ 부용작약변개 ······

 

147쪽 8줄 ······ 하라 만일 ······ -> ······ 하라, 만일 ······

 

147쪽 9줄 ······ 봉파직 ······ -> ······ 봉파직 ······

 

164쪽 4~5줄 ······ 녹수경 지내 낙수교 건너 ······ -> ······ 녹수경 지내 낙수교 건너 ······

 

164쪽 각주 980 ······ ‘조발조수(早發韶州)’ ······ -> ······ ‘조발소주(早發韶州)’ ······

 

167쪽 각주 1001 ······ 목공(穆公 진나라 9대 왕) ······ -> ······ 목공(穆公, 진나라 9대 왕) ······

 

173쪽 6줄 ······ 흉몽이?” ······ -> ······ 흉몽이?” ······

 

174쪽 2줄 ······ 불관이.” ······ -> ······ 불관이.” ······

 

176쪽 11줄 ······ 못 하옵고 ······ -> ······ 못하옵고 ······

 

182쪽 3줄 ······ 태고 적 ······ -> ······ 태곳적 ······

 

182쪽 10줄 ······ 심부원군······ -> ······ 심 부원군······

 

183쪽 5줄  ······ 심부원군······ -> ······ 심 부원군······

 

184쪽 9줄 ······ 심생원······ -> ······ 심 생원······

 

185쪽 6줄 ······ 장창락 ······ -> ······ 장창락 ······

 

185쪽 각주 1076 ······ 장창락(長唱不樂) ······ -> ······ 장창락(長唱不樂) ······

 

187쪽 각주 1079 ······ 서양음악과 전통음악을 통틀어 유관순 열사에 관한 최초의 추모곡이다. -> ······ 유관순 열사에 관한 추모곡이다.

 

189쪽 각주 1080 일제는 러 · 일전쟁(1904년)을 발발하고 -> 일제는 1904년 러일전쟁을 일으키고 ······

 

196쪽 1줄 ······ 언중유순 ······ -> ······ 언정이순 ······

 

196쪽 각주 1115 언중유순 ······ 순하다. -> 언정이순(言正理順) : 말이나 이치가 바르고 옳다.

 

196쪽 각주 1119 ······ 제 26대 ······ -> ······ 제26대 ······

 

200쪽 1줄 ······ 선언를 ······ -> ······ 선언를 ······

 

209쪽 7줄 ······ 범한 ······ -> ······ 범한 ······

 

209쪽 9줄 ······ 이말을 ······ -> ······ 이 말을 ······

 

214쪽 2줄 ······ 판결 언도1158 ······ -> ······ 체형1158 언도 ······

 

각주 1158 언도(言渡) : ······ 한다. -> 체형(體刑) : 징역이나 금고 따위, 신체의 자유를 속박하는 형벌. 다른 뜻은, 사람의 신체에 직접 형벌을 가하다. 또는 그렇게 하는 형벌.

 

216쪽 2줄 ······ 추연1160히 ······ -> ······ 추연히1160 ······

 

217쪽 1줄 ······ 임명허"니 ······ -> ······ 임명허니 ······

 

220쪽 12줄 ······ 육장이 ······ -> ······ 죽탕이 ······

 

225쪽 13줄 ······ 小旻之什(소민지십) 蓼莪(육아) ······ -> ······ 소민지십(小旻之什) 육아(蓼莪) ······

 

226쪽 18줄~227쪽 1줄 안색초췌 형용고고 -> 안색초췌 형용고고

 

230쪽 4~5줄 한 줄 띄어야 합니다.

 

241쪽 14~15줄 한 줄 띄어야 합니다.

 

243쪽 5~6줄 한 줄 띄어야 합니다.

 

246쪽 12~13줄 ······ 노닐, ······ -> ······ 노낼, ······

 

258쪽 17~18줄 한 줄 띄어야 합니다.

 

272쪽 7줄 춘초연년록(春草明年綠) ······ -> 춘초명년록(春草明年綠) ······

 

276쪽 13~14줄 15. 1. 원화십일년자랑주소지경(元和十一年自朗州召至京), 희증간화제군자(戲贈看花諸君子) -> 15. 1. 원화십일년자랑주소지경(元和十一年自朗州召至京), 희증간화제군자(戲贈看花諸君子)

 

279쪽 10~11줄
待來竟不來 기다려도 기다려도 끝내 오지 않고
落花寂寂委靑苔 낙화만 조용하게 이끼 우에 시드네.
->
待來竟不來(대래경불래) 기다려도 기다려도 끝내 오지 않고
落花寂寂委靑苔(낙화적적위청태) 낙화만 조용하게 이끼 우에 시드네.

 

283쪽 9줄 ······ (부지하처적상군) ······ -> ······ (부지하처조상군) ······

 

288쪽 11줄 17. 7. 원정 -> 17. 7. 원정(怨情) 

 

296쪽 9~10줄 ······ 제 1곡부터 제 9곡까지 ······ -> ······ 제1곡부터 제9곡까지 ······

 

297쪽 1줄 누락 -> 23. 최호(崔顥, 704?~754)

 

23. 1. 황학루(黃鶴樓)
昔人已乘白雲去(석인이승백운거) 옛 선인 이미 황학 타고 가버리고
此地空餘黃鶴樓(차지공여황학루) 이 땅에는 그저 황학루만 남아 있다.
黃鶴一去不復返(황학일거불부반) 황학은 한번 떠난 후로 다시 오지 아니하고
白雲千載空悠悠(백운천재공유유) 흰 구름만 천년토록 여전히 떠 있다.
晴川歷歷漢陽樹(청천력력한양수) 맑은 날 강에는 한양의 나무들이 뚜렷하고
春草萋萋鸚鵡洲(춘초처처앵무주) 향기로운 풀들은 앵무주에 무성하다.
日暮鄉關何處是(일모향관하처시) 해는 저무는데 고향은 어디메뇨
煙波江上使人愁(연파강상사인수) 강 위의 안개가 시름겹게 하노라

 

 황학루에는 여러 전설이 있다. 황자안(黃子安) 또는 비문위(費文褘)란 신선이 황학(黃鶴)을 타고 이곳을 왔었기 때문에 황학루라고 했다는 설이다. 이 시는 천고의 절창으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297쪽 2~3줄 한 줄 붙여야 합니다.

 

297쪽 3줄 23. 1. ······ -> 24. 1. ······

 

297쪽 10줄 ······ 자자 ······ -> ······ 자자 ······

 

298쪽 3줄 24. 1. ······ -> 25. 1. ······

 

298쪽 15~16줄 ······ 해석하기도 다. -> ······ 해석하기도 다.

 

뒤표지 날개 4줄 공연등 -> 공연 등

 

뒤표지 5줄 ······ 100주년 ······ -> ······ 100주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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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 정오표입니다.

 '반간진수(半間眞水, 반쯤의 진 국물)'는 '반간지술'의 변형이다. 반간지술은 반간자(가늘고 얇은) 숟가락. 참고로, 간지숟가락은 간자숟가락의 비표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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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리]

“도련님은 어찌 불길하게 사후 말씀만 허시나이까?”, “오 그럼 우리 정담(情談)도 허고 우리 업고도 한번 놀아보자.” 도련님이 춘향을 업고 한번 놀아 보는디,


[중중모리]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야, 사랑 사랑 사랑 내 사랑이지. 이 이 이 내 사랑이로다. 아매도 내 사랑아. 니가 무엇을 먹으려느냐? 둥글둥글 수박 웃봉지(웃껍질) 떼뜨리고, 강릉(江陵) 백청(白淸)을 따르르르 부어, 씨는 발라 버리고, 붉은 점 움푹 떠 반간지술(가늘고 얇은 숟가락)로 먹으려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려느냐? 앵도를 주랴, 포도를 주랴? 귤병(橘餠, 귤을 잘라 설탕에 졸여 만든 중국음식), 사탕의 혜화당(醯化糖, 엿)을 주랴?”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당동지지루지(짧고 뭉뚝하며 길쭉하게 생긴)허니 외가지 단 참외 먹으려느냐? 시금털털 개살구 작은 이 도령(이 도령의 아이) 스는 디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 “저리 가거라, 뒤태(뒷모양)를 보자. 이리 오너라, 앞태를 보자. 아장아장 걸어라, 걷는 태를 보자. 방긋 웃어라, 잇속을 보자. 아매도 내 사랑아.”


[아니리]

“이 애, 춘향아. 나도 너를 업었으니 너도 날 좀 업어다오.” “도련님은 나를 가벼워 업었지만, 나는 도련님이 무거워서 어찌 업는단 말씀이오?” “얘야. 내가 널다려(너에게) 날 무겁게 업어 달라더냐? 내 양팔만 네 어깨 우(위)에 얹고 징검징검 걸어 다니면 그 속이 천지위낭장만물(天地爲囊藏萬物, 하늘과 땅이 주머니처럼 모든 사물을 담다) 속이니라.” 춘향이가 도련님을 업고 노는디 파겁(破怯)이 되어 마구 낭군 자로 업고 놀것다,


[중중모리]

“둥둥둥 내 낭군, 오호 둥둥 내 낭군. 둥둥 둥둥 오호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을 업고 보니 좋을 ‘호’ 자가 절로 나. 부용 작약의 모란화 탐화봉접(探花蜂蝶)이 좋을시고. 소상 동정 칠백 리 일생 보아도 좋을 ‘호’로구나. 둥둥 둥둥 오호 둥둥 내 낭군.” 도련님이 좋아라고, “이 애, 춘향아, 말 들어라. 너와 나와 유정(有情)허니 ‘정’ 자 노래를 들어라. 담담장강수(澹澹長江水, 양자강 물은 고요하게 흘러가는데) 유유원객정(悠悠遠客情, 먼 길 다니는 나그네의 설움은 한이 없어라, 위승경의 남행별제 중에서), 하교불상송(河橋不相送, 강가 다리에 가서 그대를 전송하지 못하니)허니 강수(江樹)의 원함정(遠含情, 강가 늘어진 나무들도 오래도록 나의 섭섭한 감정을 머금고 있다, 송지문의 별두심언 중에서), 송군남포불승정(送君南浦不勝情, 그대를 남포에서 보내려니 나의 서운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구나, 무원형의 악저송우 중에서), 무인불견송아정(無人不見送我情, 님은 가고 없어 보이지 않으니 나의 마음을 보내리), 하남(河南) 태수(太守)의 희우정(喜雨亭, 비를 기뻐하는 정자, 소식의 희우정기 일화), 삼태육경의 백관조정, 주어 인정, 복 없어 방정, 일정실정(一情失情)을 논정(論情)허면, 네 마음 일편단정(一片丹情), 내 마음 원형이정(元亨利貞, 사물의 근본 원리로서 어질고 질서에 맞고 의롭고 지혜로운 것을 말한다), 양인심정(兩人心情)이 탁정(託情, 서로 정을 주고받다)타가 만일 파정(破情)이 되거드면 복통절정(腹痛絶情) 걱정되니, 진정으로 완정(玩情)허잔 그 ‘정’ 자 노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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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0_"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김경아 편, 범우사, 2019) 정오표
dolmin98@hanmail.net 돌민

13쪽 5줄 ······ 되었니라 ······ -> ······ 되었니라 ······

 

14쪽 2줄 ······ 추야월 의 ······ -> ······ 추야월의 ······

 

16쪽 2줄 ······ 제 일루로소이다. ······ -> ······ 제일루로소이다 ······

 

18쪽 2줄 ······ 청중추막을 쳐, 분띠 눌러 ······ -> ······ 청중추막을 쳐, 분띠 눌러 ······


22~23쪽 각주
138 ······ 비치다) 봄ᄇᆞ,,에 황봉백접(黃蜂白蝶) ······ -> ······ 비치다) 봄ᄇᆞᄅᆞᆷ에 황봉백접(黃蜂白蝶) ······

 

31쪽 각주 213 쫄쫄이 : ······ -> 쫄쫄이 문자 : ······

 

51쪽 각주 420 장비(張飛) : 중국의 삼국시대에 유비(劉備)를 도왔던 장수. -> 관우(關羽), 장비(張飛) : 정사(正史)를 참고해 '관흥(關興), 장포(張苞)'를 바꾼 것이다.

 

57쪽 각주 488 ······ 유주의 골짜기 ······ -> ······ 깊은 산골짜기 ······

 

······ 들리니라)를 참고하여 ······ -> ······ 들리니라)를 참고하여  ······

 

61쪽  5줄 ······ 절로나 ······ -> ······ 절로 나 ······

 

61쪽 각주 528 하남(河南) 태수(太守)의 희우정(喜雨) : ······ -> 하남(河南) 태수(太守)의 희우정(喜雨) : ······

 

65쪽 3~4줄 ······ 하서 ······ -> ······ 하 서 ······

 

65쪽 각주 563 하서 울어 볼까 ······ -> 하 서 울어 볼까 ······

 

79쪽 10줄 ······ 행장687을 수습허여 부디 평안이 행차허오.” -> 행장을 수습허여 부디 평안이687 행차허오.”

 

각주 687 행장(行裝) : 여행할 때의 짐. -> 평안(平安)이 : 평안(平安)히.

 

86쪽 각주 740 모란새긴 만자창 : 모란 새긴 만자창(卍字窓) . ······ -> 모란 새긴 만자창(卍字窓) : 모란 무늬를 뚫어새긴 만자창. ······

 

87쪽 3줄 ······ 진남항라자락 ······ -> ······ 진남항라 자락 ······

 

87쪽 4줄 ······ 진자주대762 곧 띠어, ······ -> ······ 진자주 대고 띠어,762 ······

 

87쪽 각주 762 진자주대(眞紫朱帶) : 짙은 자주색의 띠. -> 진자주(眞紫朱) 대고 띠어 : 짙은 자주색의, 대구(帶鉤, 허리띠 장식) 팔사(八絲) 띠에.

 

88쪽 1줄 ······ 태고 적 ······ -> ······ 태곳적 ······

 

각주 771 ······ 박기홍 창본 춘향가 ······ -> ······ 박기홍 창본 춘향가  ······

 

88쪽 각주 776 ······ 춘향가 말책 42장본 ······ -> ······ 춘향가 말책 42장본(이용우 필사본)」  ······

 

771 ······ 백성환 창본 춘향가 ······ -> ······ 백성환 창본 춘향가 ······

 

93쪽 각주 852 ······ 권마성고 ······ -> ······ 권마성고  ······

 

852 ······ 별춘향젼이라 73장 ······ -> ······ 「별춘향젼이라 73장(박순호 소장본)」 ······

 

93쪽 3줄 ······ “예이!”, ······ -> ······ “예이!” ······

 

108쪽 각주 980 넌 내가 : ······ -> 나에게는 : ······

 

109쪽 각주 983 ······ 예양  나라 ······ -> ······ 예양 나라 ······

 

111쪽 7줄 ······ 내려라!”, ······ -> ······ 내려라!” ······

 

111쪽 12줄 ······ “예이!”, ······ -> ······ “예이!” ······

 

115쪽 3줄 ······ 조심하라” ······ -> ······ 조심하라.” ······

 

117쪽 각주 1063 ······ 박순호 소장 91장본 ······ -> ······ 박순호 소장 91장본 ······

 

1063 ······ 「별춘향젼이라 73장」 ······ -> ······ 「별춘향젼이라 73장(박순호 소장본)」 ······

 

131쪽 각주 1201 ······ 성우향 창본 춘향가 김세종제 ······ -> ······ 성우향 창본 춘향가 김세종제 ······

 

1201 ······ 박동진 창본 춘향가 ······ -> ······ 박동진 창본 춘향가 ······

 

1201 ······ 정광수 창본 춘향가 ······ -> ······ 정광수 창본 춘향가 ······

 

1201 ······ 신학균 소장 39장본 별춘향가 ······ -> ······ 신학균 소장 39장본 <별춘향가>」 ······

 

135쪽 9줄 ······ “서리!”, ······ -> ······ “서리!” ······

 

166쪽 각주 1453 천붕우출혈(天崩又出穴) : 하늘이 무너져도 또한 솟아날 구멍이 있다. -> 천붕우출혈(天崩牛出穴)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 『동언해(東言解)』 참고.

 

190쪽 4줄 ······ 장창락 ······ -> ······ 장창락 ······

 

각주 1656 ······ 장창락(長唱不樂) ······ -> ······ 장창락(長唱不樂) ······

 

195쪽 1줄 ······ 시경(詩經) 소아(小雅) ······ -> ······ 시경(詩經) 소아(小雅) ······

 

195쪽 5줄 ······ 있니라. -> ······ 있니라.

 

203쪽 10줄 시성(詩聖)으로 추앙받는 두보와 쌍벽을 이루는 ······ -> 이상은(李商隱)과 함께 소이두(小李杜)로 불리는, ······

 

217쪽 7줄 ······ 노닐, ······ -> ······ 노낼, ······

 

227쪽 6줄 ······ 대가로서 ······ -> ······ 대가로서, ······

 

231쪽 14줄 ······ 爲安寶髻(위안보계) ······ -> ······ 爲安寶髻(위안보계) ······ 

 

232쪽 15~16줄 ······ 올라 떠나가는 님을 바라보는 안타까운 심정을 담고 ······ -> ······ 올랐으되 도성의 풍경을 화려하게 묘사하고 ······

 

236쪽 17줄 ······ 연작시 중 제(第) 1수(首)이다. ······ -> ······ 연작시 중 제1수(首)이다. ······

 

260쪽 11줄 ······ 자자 ······ -> ······ 자자 ······

 

뒤표지 날개 4줄 공연등 -> 공연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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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가 2019년 10월 30일에 재출간되었습니다. 아래의 내용은 7월에 출간되었던 책에 대한 정오표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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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종제 판소리 춘향가"라는 책의 내용 가운데 소리 마디(박자 악보)를 제외한 사설 정리 과정은 1. 본문과 각주 초안 2. 차용 한시 부록 3. 한시의 내용을 반영한 본문과 각주 개정안의 순서였습니다.

 2. 차용 한시 부록과 3. 본문과 각주 개정안으로 책의 내용이 정리되었다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1. 본문과 각주 초안과 2. 차용 한시 부록으로 정리되었습니다.

 그 결과 차용 한시 부록을 작성하며 알게 되어 고친 많은 내용을 본문과 각주에 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차용 한시 부록을 작성하기 전의 1. 본문과 각주 초안과, 작성한 후의 2. 차용 한시 부록을 후주로 연결하지 못했습니다. 각주에서 차용 여부를 언급하지 않은 한시가 다소 불쑥 한시 부록에 나타나는 식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뒷부분 차용 한시 부록은 개정판인데 앞부분 본문과 각주 초안은 초판인 것처럼 뒤와 앞이 다소 어긋납니다.

 그 중 몇 가지를 정오표의 형태로 아래에 덧붙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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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조선 8대 -> 조선 후기 8대

 

16쪽 본문 각주 번호 46과 17쪽 각주 46번이 맞지 않기 시작하여

17쪽 본문 각주 번호 55와 18쪽 각주 55번까지 맞지 않아 수정해야 합니다.

 

17쪽 각주

46) 적벽강(赤壁江) : 중국 호북성(湖北省) 황강현(黃岡縣)에 있는 강. 송(宋)의 문인 소식(蘇軾)이 신종(神宗) 원풍(元豊) 5년(서기 1082년) 가을 달밤에 이곳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옛날 삼국 시대의 조조(曹操)가 대패(大敗)한 적벽대전(赤壁大戰)을 회상하며 적벽부(赤壁賦)를 지었다.

->

46) 적벽강(赤壁江) 추야월(秋夜月) : 중국 호북성(湖北省) 황강현(黃岡縣)에 있는 강. 송(宋)의 문인 소식(蘇軾)이 신종(神宗) 원풍(元豊) 5년(서기 1082년) 가을 달밤에 적벽강에서 하룻밤을 지내며, 옛날 삼국 시대의 조조(曹操)가 대패(大敗)한 적벽대전(赤壁大戰)을 회상한 ‘적벽부(赤壁賦)’를 지었다.
 차용한 부분은 “임술지추 칠월기망 소자여객범주유어적벽지하(壬戌之秋 七月既望 蘇子與客泛舟遊於赤壁之下, 임술 가을 7월 기망에 소자가 손과 배를 띄워 적벽 아래 노닐새)”이다. (한시 - 12. 1. 참고)

 

18쪽 각주 55번에 추가된 각주 65번을 삭제해야 합니다.

 

21쪽 각주

108) 위절도적표마(魏節度赤驃馬)······ : 위절도(魏節度)······ 위백옥(魏伯玉)  -> 108) 위절도적표마(衛節度赤驃馬)······ : 위절도(衛節度)······ 위백옥(衛伯玉)


22쪽 각주

113) 요헌기구하최외(瑤軒綺構何崔巍) -> 113) 요헌기구하최외(瑤軒綺構何崔嵬)


25쪽 각주

138) 황봉백접쌍쌍비(黃蜂白蝶雙雙飛) : 황봉은 꿀벌, 백접은 흰나비, 쌍쌍비는 쌍쌍이 날다. 즉 벌과 흰나비가 쌍쌍이 날다.

->

138) 황봉백접쌍쌍비(黃蜂白蝶雙雙飛) : 황봉은 꿀벌, 백접은 흰나비, 쌍쌍비는 쌍쌍이 날다. 즉 벌과 흰나비가 쌍쌍이 날다. 참고로 이 부분이 ‘춘향가 67장(張在伯 소리책)’에서는 “화쵸ᄇᆡᆨ졉쌍쌍비”(배연형 엮음, “춘향가 심청가 소리책”, 동국대학교출판부, 2008, 13쪽)로 되어 있다.
 한편, 황봉백접이란 어구는 조선 후기의 가객 안민영의 시조에 등장하는 “영산홍록(暎山紅綠, 산에 붉고 푸른 것이 비치다) 봄에 황봉백접(黃蜂白蝶) 넘노는 듯”에서 차용한 것일 수 있다. 물론 17세기 말에 간행된, 문곡(文谷) 김수항(金壽恒)의 “문곡집(文谷集)” 제26권 ‘화왕전’에 가전체 등장인물로 황봉과 백접이 의인화되어 나온다. 셋째로 만당(晩唐)의 시인 이상은(李商隱)이 지은 시 ‘규정(閨情)’에 “황봉자접양참치(黃蜂紫蝶兩參差, 황봉과 자색 나비가 짝으로 들쭉날쭉하네)”란 비슷한 표현이 있다.

 

29쪽 각주

166) 화염곤강(火炎崑岡) : 곤강이 불에 타다. 곤강(崑岡)은 곤륜산(崑崙山). -> 166) 화염곤강(火炎崑岡) : 곤강에 불길이 번지다. 곤강(崑岡)은 곤륜산(崑崙山)으로, “서경(書經)” ‘윤정(胤征)’에 화염곤강(火炎崑岡, 곤강에 불길이 번짐에) 옥석구분(玉石俱焚, 옥석이 모두 탄다)이라는 말이 있다.

 

30쪽 각주

185) 아황(蛾黃)과 여영(女英) -> 아황(娥皇)과 여영(女英)

 

186) 아황(蛾黃)과 여영(女英)은 -> 아황(娥皇)과 여영(女英)은

 

36쪽 각주

258) 시직(時直) : 지금의. 번(番)을 든. ->  258) 시직(時直) : 지금의. 번(番)을 든. 현직(現職)의 ‘시직(時職)’으로도 본다.

 

40쪽 각주

280) 옥동도화만수춘(玉洞桃花滿樹春) : 옥동의 복숭아꽃과 모든 나무가 봄빛에 물들다. 옥동(玉洞)은 신선이 사는 동네. -> 옥동도화만수춘(玉洞桃花滿樹春) : 옥동의 복숭아꽃과 모든 나무가 봄빛에 물들었네. 옥동(玉洞)은 신선이 사는 동네. 당(唐) 시인 허혼(許渾)의 ‘증왕산인(贈王山人)’에서 마지막 구절을 따온 것이다. (한시 - 32. 1. 참고)

 

281) 유랑(劉郞)의 심은 것과 현도관(玄都關)이 분명허고 : 옥동의 복숭아꽃과 온갖 나무는 유랑이 심었던 나무인 듯하고, 이러한 경치는 유랑이 나무를 심었던 현도관(玄都關)의 경치와 비슷하구나. 유랑은 당(唐)의 시인 유우석(劉禹錫). 그는 모함을 받아 지방으로 갔다가 장안(長安)의 현도관으로 돌아온 적이 있다.

->

281) 유랑(劉郞)의 심은 것과 현도관(玄都關)이 분명허고 : 유랑(劉郞)이 떠난 후에 심었던 나무인 듯하고, 이러한 복숭아나무의 경치는 현도관(玄都觀)의 경치와 비슷하구나. 유랑은 당의 시인 유우석(劉禹錫). 유우석의 시 ‘원화십일년자랑주소지경, 희증간화제군자(元和十一年自朗州召至京, 戲贈看花諸君子)’의 후반부 시구를 원용한 것이다.
 차용 구절은 “현도관리도천수(玄都觀裏桃千樹, 현도관 안의 복숭아 천 그루는) 진시유랑거후재(儘是劉郎去後栽, 모두가 유랑이 떠난 뒤에 심은 것이다)”이다. 앞에서 차용한 ‘증왕선인’에 나오는 복숭아꽃과 ‘원화십일년자랑주소지경, 희증간화제군자’에 나오는 복숭아 천 그루가 연결되고 있다. (한시 - 20. 1. 참고)

 

42쪽

대학을 드려라. -> 대학을 들여라.

 

43쪽

천자를 드려라. -> 천자를 들여라.

 

44쪽

자시의 -> 자시에

 

축시의 -> 축시에

 

54쪽

드려놓으니-> 들여놓으니

 

61쪽

반간진수 -> 반간지술

 

61쪽 각주

508) 반간진수(半間眞水) : 반쯤의 진 국물. -> 508) 반간지술 : 반간자(가늘고 얇은) 숟가락. 참고로, 간지숟가락은 간자숟가락의 비표준어.

 

64쪽 각주

528) 하남(河南) 태수(太守)의 희유정(喜有情) : 하남 태수는 즐겁게도 예전의 정분을 간직하고 있었네. 중국 한(漢)의 문인이었던 가의(賈誼)는 하남 태수의 추천으로 높은 관직에 올랐으나 주변의 모함을 받아 지방으로 쫓겨났다. 그러나 그를 대단히 아꼈던 하남 태수 오정위(吳廷尉)는 여전히 그에 대한 좋은 감정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는 내용이다.

->

528)  하남(河南) 태수(太守)의 희우정(喜雨亭) : 봉상(鳳翔, 현 섬서) 태수 진희량(陳希亮) 휘하 소식(蘇軾)이 지은, 비를 기뻐하는 정자(亭子). 1062년 소식이 봉상부(鳳翔府)의 첨서판관(簽書判官)으로 태수 진희량의 휘하에 있을 때, 오랜 가뭄으로 관민(官民)이 시름에 잠긴 끝에 비가 내렸다. 그 기쁨을 기리고자 정자의 이름을 희우정(喜雨亭)이라 짓고 ‘희우정기(喜雨亭記)’라는 글도 남겼다.
 둘째, 하남(河南) 태수(太守)의 희우정(喜友情), 하남 태수의 즐거운 우정. 한(漢)의 문인 가의(賈誼)는 하남 태수로 와있던 정위(廷尉) 오공(吳公), 오정위(吳廷尉)의 천거로 높은 벼슬에 오른다. 이처럼 가의의 재능을 대단히 아꼈던 하남 태수의 마음을 표현했다고도 본다.

 

70쪽
581) 올체 : '옳지'의 사투리통인 '옳제'. -> 581) 올체 : '옳지'의 사투리인 '옳제'의 뜻.

 

78쪽 각주

648) 곽(槨) : 죽은 사람을 넣어 장사를 지내는 관. -> 648) 곽(槨) : 죽은 사람을 넣어 장사를 지내는 관. 각(角)에 ‘일의 매듭’이라는 뜻이 있다면, ‘곽’이라기보다 ‘각’이라고 볼 수도 있다.

 

79쪽

운종용 -> 운종룡

 

79쪽 각주

663) 운종용 -> 663) 운종룡

 

80쪽 각주

670) 공문한강천리외(共問寒江千里外)의 공문한강천리외(共問寒江千里外)는 -> 670) 공문한강천리외(共問寒江千裏外)의 "공문한강천리외(共問寒江千裏外)"는

 

83쪽

연후의 -> 연후에

 

94쪽 각주

837) 조현단 : 깃발을 따르던 사람들의 직책인 듯하나 불명.

->

837) 관원수(關元帥), 마원수(馬元帥), 왕령관(王靈官), 온원수(溫元帥), 조현단(趙玄壇) : 홍(紅)·남(藍)·황(黃)·백(白)·흑(黑)의 다섯 신기가 있어 이를 통틀어 중오방기(中五方旗)라 하였으며, 기마다 방(方)에 따라 군신(軍神)의 화상과 운기(雲旗)가 그려져 있다.

이 중 홍신기는 붉은 바탕에 가장자리와 화염(火焰)은 남빛으로 관원수라는 군신의 화상을 그려, 남방에 세우는 기이다. 백신기는 흰 바탕에 가장자리와 화염(火焰)은 황색이고, 마원수라는 군신의 화상이 그려져 있으며 서쪽에 세우는 기이다. 황신기는 누런 바탕에 가장자리와 화염은 붉은 빛이고 왕령관이라는 신상(神像)이 그려져 있고, 중앙에 세우는 기이다. 남신기는 남빛 바탕에 가장자리와 화염은 검은빛으로, 온원수라는 군신의 화상이 그려져 있으며, 동방에 세우는 기이다. 흑신기는 검은 바탕에 가장자리와 화염은 흰색이고, 조현단이라는 군신의 화상이 그려져 있고, 북방에 세우는 기이다.

 


98쪽 각주

886)······ "사군불견하투주(思君不見下渝州)" -> 886)······ "사군불견하유주(思君不見下渝州)"

 

107쪽
들고
 돈타령을 허는디, -> 들고 돈타령을 허는디,

 

111쪽 각주

980)······ 재판에서는 -> 980······ 여기에서는

 

129쪽 각주

1134) 앵무서(鸚鵡書) : 앵무새처럼 서로 뜻과 정이 닿는 글. -> 1134) 앵무서(鸚鵡書) : 앵무새처럼 서로 뜻과 정이 닿는 글. 잠삼의 시 ‘부북정도농사가(赴北庭度隴思家)’의 “농산앵무능언어(隴山鸚鵡能言語, 농산의 앵무새는 말을 할 수 있으니) 위보가인삭기서(為報家人數寄書, 집안사람에게 자주 편지하라고 어서 말해주게)”에서 앵무서를 원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시 - 26. 2. 참고)

 

130쪽 각주

1140) 녹수부용채련녀(綠水芙蓉採蓮女) : 부용꽃이 피어 있는 푸른 물에서 연을 따는 여인. ->  1140) 녹수부용채련녀(綠水芙蓉採蓮女) : 부용꽃이 피어 있는 푸른 물에서 연을 따는 여인. 당 시인 왕발의 ‘채련곡’을 원용한 듯하다. (한시 - 17. 2. 참고)

 


1141) 제롱망채엽(提籠忘采葉) : 바구니를 들었으나 뽕을 따는 것을 잊다. 즉 임의 생각에 잠겨 뽕 따는 것을 잊다. -> 1141) 제롱망채엽(提籠忘采葉) : 바구니를 들었으나 뽕을 따는 것을 잊다. 출정나간 임을 본 어젯밤 꿈 생각에 뽕 따는 것을 잊는다는 시구를, 당나라 시인 장중소(張仲素)가 지은 ‘춘규사(春閨思)’에서 차용한 것이다. (한시 - 28. 1. 참고)

 

134쪽 각주

1200) 장원 : 장원봉(狀元峯)의 와전. - > 1200) 장원(狀元) : 장원봉(狀元峯)

 

140쪽 각주

1278) 뒤통 나잖게 : 두 토막이 나지 않게. ->  1278) 뒤통 나잖게 : 두 통 나잖게, 두 토막이 나지 않게. ‘두통(頭痛) 나게’로 보기도 한다.

 

143쪽 각주

1316)······ 방화수류(訪花隨柳)······ 방화수류과전천(訪花隨柳過前川) -> 1316)······ 방화수류(傍花隨柳)······ 방화수류과전천(傍花隨柳過前川)

 


149쪽 각주

1356) 망안(望眼) : 바라보는 눈. -> 1356) 망안(望眼) : 바라보는 눈. 백거이가 지은 ‘강루야음원구율시(江樓夜吟元九律詩), 성삼십운(成三十韻)’과 당나라 여류시인 장요조(張窈窕)가 지은 ‘증소사(贈所思)’에 비슷한 표현이 나온다.

 

150쪽 각주

1363) 정불지억(情不止抑) : -> 1363) 정불자억(情不自抑) :

 

154쪽

단을 묻고 -> 단을 뭇고

 

154쪽 각주

1396) 후원(後園)에 단을 묻고 : 후원(後園)의 단을 뭇고  : -> 1396) 후원(後園)의 단을 뭇고 : 

 

167쪽 각주

1440)  옥문설주 : 옥문(獄門)의 양쪽 기둥. -> 1440) 옥문(獄門)설주 : 옥문의 양쪽 기둥.

 


180쪽 각주

1553) 연야(鰊冶) : -> 1553) 연야(鍊冶) :

 

183쪽

수박등 안았으며,1580) -> 수박 등1580)

 

183쪽 각주
1560) 수박등 안았으며: '수박 덩이 또는 수박통 안았으며'의 뜻인 듯하다. -> 1580) 수박 등 : 수박 덩이 또는 수박 통의 뜻인 듯하다, ‘신재효 남창 춘향가’에는 “슈박ᄯᅥᆼ”으로 나와 있다. 한편 수박등(燈), 대쪽이나 나무쪽으로 얽어 수박 모양의 입체형을 만들고 종이를 발라 속에 초를 켜게 한 등으로 보기도 한다.

 

193쪽 각주

1657) 어질더질 : -> 1657) 더질더질 :

 

209쪽

대학을 드려라. -> 대학을 들여라.

 

210쪽

천자를 드려라. -> 천자를 들여라.

 

자시의 -> 자시에

 

축시의 -> 축시에

 

214쪽

드려놓으니 -> 들여놓으니

 

218쪽

반간진수로 -> 반간지술로

 

219쪽

희유정 -> 희우정

 

228쪽

운종용 -> 운종룡

 

268쪽

단을 묻고 -> 단을 뭇고

 

286쪽

수박등 -> 수박 등

 

315쪽

봄 밤 -> 봄밤

 

327쪽

춤추치고 -> 춤 추이고

 

341쪽

난간이라 네 -> 난간이라네

 


359쪽

思君不見下渝州(사군부견하유주) -> 思君不見下渝州(사군불견하유주)

 

367쪽

안 누구라도 -> 성 안 누구라도

 

375쪽

두 선배를 -> 두 선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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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채수정, 유영대, 최상일, 김연갑 등의 유료 국악 강좌 안내입니다.

 

 아래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신청하기 화면으로 이동하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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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춘미 박록주 명창] 단가 '백발가'

 

http://blog.jinbo.net/jayul/96

 

김초향 명창의 단가 '운담풍경'

 

https://www.youtube.com/watch?v=pvHd6KICO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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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춘미 박록주 명창] 단가 '백발가'

 

http://www.hearkorea.com/gododata/search.html?data_start=0&g_id=8&keyfield=title&key=박록주

 

 고 춘미 박록주 명창은 판소리 5명창 시대와 판소리 인간문화재 시대를 연결하는 국창입니다. 판소리에 입문하며 배운 것이기는 하지만 가신 박기홍 명창의 소리를 밀도 있게 배운 큰 제자이기도 합니다, 고 조학진 명창도 박기홍 명창의 수제자이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박록주 명창이 5명창 시대의 후속 세대로서 인간문화재 시대를 이끈 공로만으로도 20세기 최고의 한국음악 작곡가인 송계 정응민 명창(강예원의 "판소리 작곡가 연구" 참고)과 비견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참고로 고 박록주 명창의 의발을 이은 제자로는 고 박송희 명창, 고 한농선 명창, 이등우(이옥천) 명창, 조순애 명창 등이 있습니다.

 뿌리깊은나무에서 발간했던 서적에 실린 글에서, 고 춘미 박록주 선생님은 연하남이었던 소설가 김유정이 연애를 걸어왔던 일화를 소개하며 화려했던 젊은 날을 추억하기도 했는데요. 인간문화재 제도를 시행하지 않았으면 판소리와 같은 전통문화가 없어졌을지도 모를 정도로 상황이 어려웠던 1945년 광복과 1950년 한국전쟁 이후부터 60년대 인간문화재 시대까지를 살아내고야 만, 박록주 선생님은 당신의 후반기에 판소리에 앞에 부르는 단가를 '백발가'로 자주 불렀다고 합니다.

 

http://www.hearkorea.com/gododata/gododata.html?g_id=2&g_no=8876

 

 아래에 인용한 음원은 여러 번 재판이 나온 "한국의 전통음악(27) 단가/범패·판염불·회심곡" 음반에 실린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가사에 금강산이 나오기 때문에 지구 레코드의 "국창 춘미 박록주 여사 단가집 음반"에는 '백발가(금강산 유람가)'로 제목이 된 음원이 실려 있다고 합니다. 

 

http://www.koreamusic.org/

 

 

 

 감히 감상평을 하자면 천의무봉입니다. 또는 미상인 고수 분의 북반주도, 감히 감상평을 하자면, 흥미진진합니다. 예를 들어, 고 춘미 선생님께서 "백발이 섧고 섧다"라고 내드름을 하시며 고수님께서 다음 장단의 첫 박을 시작하시는 대목도 흥미롭습니다. 참고로, 이 음원의 박록주 선생님과 달리 연만하지 않으신 분께서 부득이하게 백발가를 부르셔야 할 때는, 예를 들어 "어화 세상 벗님네들(야) 이내 한 말 들어 보소"같은 말을 맨 앞에 넣어서 부르시는 게 예의입니다. 

 

단가 '백발가(白髮歌)'

 

[중모리]

 

백발(白髮)이 섧고 섧다. 백발이 섧고 섧네. 나도 어제 청춘(靑春)일러니 오늘 백발 한심허다. 우산(牛山)에 지는 해는 제(齊) 경공(景公)의 눈물이로구나. 분수추풍곡(汾水秋風曲)은 한무제(漢武帝)의 설움이라. 장(壯)하도다. 백이(伯夷) 숙제(叔齊) 수양산(首陽山) 깊은 곳에 채미(採薇)하다가 아사(餓死)를 한들 초로(草露) 같은 우리 인생들은 이를 어이 알겠느냐! 야야 친구들아 승지강산(勝地江山) 구경가자. 금강산 들어가니 처처(處處)에 경산(景山)이요 곳곳마다 경개(景槪)로구나. 계산파무울차아(稽山罷霧鬱嵯峨) 산은 층층 높아 있고 경수무풍야자파(鏡水無風也自波) 물은 술렁 깊었네. 그 산을 들어가니 조그마한 암자(庵子) 하나 있는데 여러 중들이 모여들어 재맞이 하느라고 어떤 중은 낙관 쓰고 어떤 중은 법관(法冠) 쓰고 또 어떤 중은 다래몽둥 큰 북채를 양손에다가 쥐고 북을 두리둥둥 목탁(木鐸) 따그락 뚝딱 죽비(竹箄)는 쫘르르르르 칠 적에 탁자(卓子) 우에 늙은 노승 하나 가사착복(袈裟着服)을 어스러지게 메고 꾸붓꾸붓 예불(禮佛)을 하니 연사모종(煙寺暮鍾)이라 허는 데로구나. 거드렁거리고 놀아 보세.

 

1) 우산(牛山) : 중국 산동성(山東省) 임치현(臨淄縣) 남쪽에 있는 산. 제(齊)나라 경공(景公)이 놀던 곳.
2) 제(齊) 경공(景公)의 눈물이로구나 : 제나라의 경공이 흘리던 눈물이 생각난다는 뜻. 제 경공의 이름은 저구(杵臼), 경(景)은 시호(諡號)로 강태공의 후손. 경공이 일찍이 우산에 올라, 지는 해를 보고 눈물을 흘리며 탄식하기를 ‘세월의 빠름이여, 어찌 인생으로 하여금 죽음의 길을 재촉하는고?’ 한즉, 수행하던 신하 3명 중 2명은 따라 울었지만, 안자(晏子)만은 웃으며 하는 말이, ‘삶이 있으면 반드시 죽음이 있는 것은 천리(天理)의 정칙(定則)이온데, 역리(逆理)를 하려 함은 어진 처사가 아니며, 어질지 못한 임금을 따라 아첨하는 신하들이 운다는 것이 어찌 우습지 않으리오?’라고 하였다고 한다.
3) 분수추풍곡(汾水秋風曲) : 한무제(漢武帝)가 분수(汾水) 강가에서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한 추풍사(秋風辭)를 말한다.
4) 한무제(漢武帝) : 중국 전한의 7대 왕.
5) 백이(伯夷) 숙제(叔齊) : 중국 은(殷)나라의 선비들. 고죽군(孤竹君)의 아들로 백이가 형, 숙제가 동생. 무왕이 은을 치려는 것을 말리다가 듣지 않으므로 주나라의 곡식 먹기를 부끄럽게 여기어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어 먹으며 숨어 살다가 굶어 죽었다.
6) 수양산(首陽山) : 중국의 산서성(山西省)에 있는 산으로, 백이 숙제가 굶어 죽은 곳.
7) 채미(採薇) : 고사리를 캐다.
8) 아사(餓死) : 굶어 죽다.
9) 초로(草露) : 풀에 맺힌 이슬.
10) 승지강산(勝地江山) : 경치 좋은 산과 강.
11) 처처(處處)에 : 곳곳에.
12) 경산(景山) : 경치 좋은 산.
13) 경개(景槪) : 경치가 빼어나게 좋은 곳.
14) 계산파무울차아(稽山罷霧鬱嵯峨) : 자욱한 안개도 산이 높고 험하여 산에 머무른다는 뜻. 당(唐)나라 때 시인 하지장(賀知章)의  ‘채련곡(採蓮曲)’에 나온다.
15) 경수무풍야자파(鏡水無風也自波) : 거울과 같이 맑은 물에 바람은 없는데 물결은 스스로 일어난다. 하지장의 채련곡에 나온다.
16) 암자(庵子) : 큰 절에 딸린 작은 절.
17) 재맞이 : 죽은 사람의 명복을 빌기 위하여 드리는 불공.
18) 낙관 : ‘남관(藍冠)’의 잘못. 남빛 관.
19) 법관(法冠) : 도를 통한 법주대사가 쓰는 관.
20) 다래몽둥 : 다래나무 가지로 만든 뭉툭한 몽둥이.
21) 목탁(木鐸) : 절에서 불공을 할 때나 사람을 모익에 할 때 두드려 소리를 내는 기구. 둥글넓적하게 다듬은 나무토막 속을 파서 방울처럼 만든다.
22) 죽비(竹篦) : 두 개의 대쪽을 맞추어 만든 물건으로 불사(佛事) 때 승려가 바른 손으로 자루를 잡고, 갈라진 부분을 왼손 바닥에 쳐서 소리를 내어 대중을 지도한다.
23) 탁자(卓子) : 부처 앞에 붙박이로 있어 제물, 다기(茶器) 등을 차려 놓는 상.
24) 가사착복(袈裟着服) : 가사(袈裟)를 입다. ‘가사’는 중이 장삼 위에 왼쪽에서 오른쪽 겨드랑이 밑으로 걸치어 입는 법복(法服).
25) 어스러지게 : 으스러지게. 엇비슥하게. 한쪽으로 기울어지게.
26) 꾸붓꾸붓 : ‘구붓구붓’의 센 말. 자꾸 여러 차례 허리를 굽히는 모양.
27) 예불(禮佛) : 부처님에게 경배하다.
28) 연사모종(煙寺暮鍾) : 안개가 낀 절에서 해질 무렵에 종소리가 들려오는 풍경으로, 소상팔경의 하나.
29) 거드렁거리고 : 거드럭거리고. 거들먹거리고. 신이 나서 버릇없이 굴고.

 

조순애 명창의 백발가

 

https://www.youtube.com/watch?v=Z-43y8bVOrI

 

 

http://www.dreamrec.co.kr/shop/goods/goods_view.php?goodsno=49148&category=001013002

 

 혹시 여유가 있으신 분께서는 지구 레코드의 "단가집" 1 음반을 사시면 박록주 명창을 비롯한 인간문화재 시대 명창들의 다른 단가들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다른 좋은 단가 음반도 많지만, 이 음반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 음반이 절판되어 있다고 잘못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구 레코드의 다른 국악 음반도 손쉽게 구하기는 어렵지만 특히 이 음반이 잘 검색이 되지 않는데, 드림 레코드라는 곳에서는 안정적으로 더구나 비교적 착한(?) 가격에 구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중고 국악 음반을 구하러 드림 레코드 사무실을 방문한 적이 있어서 사장님 내외와 일면식이 있는데요, 수수하고 소탈한 분들이셨습니다.

 

 참고로, 온라인 드림 레코드와 상호보완적으로 오프라인 서울 레코드(02-2265-9298)를 이용하시면 대부분의 어느 정도 국악 음반은 큰 어려움 없이 구하실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음반은 두 곳에 다 있지만, 드림 레코드에 없는 음반을, 서울 레코드 국악 코너에서 보물찾기 하듯이 보다가 찾기도 하고 서울 레코드 매장에도 없는 음반을 드림 레코드 중고 목록에서 구하기도 합니다. 다만 서울 레코드는 오프라인 매장이니 예를 들어 단가집 같은 음반이 가게에 있는지, 영업 시간은 언제부터 언제까지인지 등을 미리 전화로 확인해 보시고 가시는 게 안전합니다.

 특히 서울 레코드는 자신의 홈페이지 국악 목록에 오프라인 매장 국악 코너 음반들을 다 등록해 놓지 않아서, 여유가 있으시면 꼭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시는 게 좋기 때문입니다.

 이 두 곳에서 실패하시면 1 뮤직앤시네마 등의 중고음반, 2 예술자료원, 3 국회 도서관, 4 국립중앙 도서관, 5 국립국악원 자료실, 6 국악음반박물관, 7 정창관의 국악음반세계 등을 그야말로 뒤지셔야 할 겁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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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02 어울림 돌민 일절통곡 고수 김지원 선생님

[20180602_어울림 돌민 일절통곡REC3023.MP3 (5.89 MB) 다운받기]

 

20180602 어울림 돌민 일절통곡 고수 김지원 선생님

인천 석바위사거리 인근 사단법인 우리소리 공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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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리]

춘향 모친은 건넌방으로 건너가고 춘향과 도련님과 단둘이 앉어 통 울음으로 울음을 우는디,

 

[중모리]

일절통곡애원성은 단장곡을 섞어 운다. “아이고 여보 도련님 참으로 가실라요 나를 어쩌고 가실라요. 도련님은 올라가면 명문귀족재상가의 요조숙녀 정실 얻고, 소년급제 입신양명 청운에 높이 앉어 주야 호강 지내실 제, 천리남원 천첩이야 요만큼이나 생각허리? 이제 가면 언제 와요? 올 날이나 일러주오. 금강산 상상봉이 평지가 되거든 오시랴오? 동서남북 너룬 바다 육지가 되거든 오시랴오? 마두각 허거든 오시랴오? 오두백 허거든 오시랴오? 운종룡, 풍종호라. 용 가는 디는 구름가고, 범이 가는 디는 바람이 가니, 금일송군 임 가신 곳 백년소첩 나도 가지.” 도련님이 기가 막혀, “오냐, 춘향아 우지마라. 오나라 정부라도 각분동서 임 그리워 규중심처 늙어 있고, 공문한강천리외의 관산월야 높은 절행 추월강산이 적막헌디, 연을 캐며 상사허니 너와 나와 깊은 정은 상봉헐 날 있을 테니, 쇠끝같이 모진 마음 홍로라도 녹지 말고, 송죽같이 굳은 절개, 네가 날 오기만 기다려라.” 둘이 서로 꼭 붙들고 실성발광으로 울음을 운다.

 

1) 일절통곡애원성(一節痛哭哀怨聲) : 한마디 슬피 우는 애끓는 소리.
2) 단장곡(斷腸曲) : 창자를 끊는 듯한 구슬픈 곡조.
3) 명문귀족재상가(名文貴族宰相家) : 훌륭한 집안이나 재상의 집안.
4) 요조숙녀(窈窕淑女) : 마음씨가 곱고 행동이 얌전한 처녀.
5) 정실(正室) : 정식의 부인.
6) 소년급제(少年及第) : 어린 나이에 과거에 합격하다.
7) 입신양명(立身揚名) : 출세하여 이름을 날리다.
8) 청운(靑雲) : 높은 벼슬.
9) 천리남원(千里南原) : 천 리 밖에 있는 남원.
10) 천첩(賤妾) : 부인된 여자가 자기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
11) 상상봉(上上峰) : 높고 높은 봉우리.
12) 평지(平地) : 평평한 땅.
13) 마두각(馬頭角) : 말의 머리에 뿔이 나다. 있을 수 없는 일을 뜻한다.
14) 오두백(烏頭白) : 까마귀의 머리가 희어지다. 있을 수 없는 일을 뜻한다.
15) 운종룡(雲從龍), 풍종호(風從虎) : 구름은 용을 따르고, 바람은 호랑이를 따른다. 즉, 용이 있는 곳에는 구름이 일어나고, 호랑이가 가는 곳에는 바람이 일어난다는 뜻. 주역의 한 구절이다.
16) 디 : 데.
17) 금일송군(今日送君) : 오늘 그대를 보내나니.
18) 백년소첩(百年小妾) : 백년을 함께 살 부인. 소첩은 여인이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
19) 오(吳)나라 정부(征婦) : 전쟁터에 남편을 보낸 오나라의 부인. 중국 춘추시대의 오나라와 월나라는 자주 전쟁을 했기 때문에 전쟁에 남편을 빼앗긴 부인의 한을 표현하기 위해 흔히 오나라의 부인이 등장한다.

 참고로 ‘박순호 소장 74장본’에서는 이 부분이 “부수소관쳡제오라 소관에 수객들과 오나라 졍부”(김진영·김현주 외 편, “춘향전 전집” 9, 박이정출판사, 1999, 320쪽)로 되어 있다. 이는 “부수소관첩재오(夫戍蕭關妾在吳, 낭군은 소관에서 수자리를 살고 첩은 오나라에 있네요)”를, 당나라 시인 왕가(王駕)의 시 ‘고의(古意)’에서 차용한 것이다. 참고로 수(戍)자리는 국경을 지키던 일, 또는 그런 병사를 말한다.
20) 각분동서(各分東西) : 각각 동쪽과 서쪽으로 나뉘어 있다.
21) 규중심처(閨中深處) : 집 안의 깊은 곳.
22) 공문한강천리외(共問寒江千里外)의 관산월야(關山月夜) 높은 절행(節行) : 차가운 강가에서 천 리 밖 남편의 소식을 묻고, 전쟁터의 달빛에서 남편의 모습을 그리는 부인의 절개있는 행동. 공문한강천리외(共問寒江千里外)는 당나라 왕발(王勃)의 시 ‘채련곡(採蓮曲)’의 일부. 관산은 변경 지방을 상징하는 말.
23) 추월강산(秋月江山) : 가을의 달빛 비치는 강산. 흔히 가을을 상징하는 말.
24) 연(蓮)을 캐며 상사(相思)허니 : 연을 캐며 그리워하니. 연을 캐며 임을 그리는 모습은 중국 문학 작품에 흔히 나온다. 왕발의 시 ‘채련곡’에도 연을 캐며 임을 그리는 장면이 나온다.
25) 상봉(相逢) : 서로 만나다.
26) 쇠끝 : 쇠의 끝. 날카로운 쇠끝의 날을 뜻한다.
27) 홍로(紅爐) : 붉게 달아오른 화로.
28) 절개(節槪) : 지조 있는 행동.
29) 실성발광(失性發狂) : 정신을 잃고 미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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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2017 청어람, 한가위 판소리 다섯 바탕 공연 안내

http://pansory.com/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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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명창과 숨은 귀명창의 만남.

 

작년에 이어 '17 청어람, 한가위 판소리 다섯 바탕 이 개최됩니다.

올해는 경상북도 인간문화재이신 정순임선생님과

중견 명창들을 모셨습니다.

정순임 선생님은 장월중선 선생님의 따님으로 130년, 4대에 걸친

대한민국국악명가 1호 의 후손이시기도 합니다.

 

장소

 

인천 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 3번출구 송도 트라이볼 

 

전석 2만원

 

공연 순서

  
시나위 연주 ------------------ 불세출

적벽가 중 적벽강 불 지르는 대목 ------------------ 채 수정

심청가 중 심청이 물에 빠지는 대목 ------------------ 김 명숙

수궁가 중 호랑이 내려 오는 대목 ------------------ 김 봉영

살풀이 춤 (한영숙 류) ------------------- 복 미경

춘향가 중 어사또와 춘향 재회 ------------------ 김 경아

흥부가 중 심술대목, 화초장 ------------------- 정 순임

남도민요, 육자배기 ------------------- 함 께

 

출 연

 

소리

 

정순임

경북무형문화재 제34호 판소리 예능보유자

판소리 “열사가”부분 대한명인지정

중요무형문화제 제5호 박녹주 판소리“흥보가” 이수자

 

김경아

성우향 사사,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춘향가)이수자

제24회 임방울국악제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 수상

 

채수정

박송희 사사, 중요무형문화재 판소리(흥부가) 이수자

제19회 임방울 국악제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 수상

 

김명숙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춘향가" 이수자

보성소리축제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수상

 

김봉영

박양덕 사사, 전라북도무형문화재 판소리(수궁가)이수자

제20회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금상 수상

 

 

박근영

대전광역시무형문화재 제17호 판소리고법 예능보유자

전국고수대회 대명고부장원 대통령상수상

 

장보영

목포대학교 평생교육원 판소리, 판소리 고법교수

제31회 전국 전주고수대회 대통령상수상

 

 

복미경

국립민속국악원 무용단 안무자

 

기악 - 불세출

 

이준(가야금)

2007 제16회 우륵가야금대회 대학부 금상

2007 제27회 온나라국악경연대회 현악부 은상

 

전우석(거문고)

2006 제32회 전국 난계국악경연대회 대학부 최우수상

2007 제 27회 온나라 국악경연대회 현악부 금상 수상

 

김진욱(대금)

2007 제27회 온나라국악경연대회 대상

성남시립국악단 단원

 

박계전(피리)

2009 제25회 동아국악 콩쿠르 일반부 피리부문 금상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단원

 
 
김용하(해금)

2011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전문사 수료

2005 제21회 동아국악콩쿠르 일반부 해금부문 금상

 

박제헌(아쟁)

2007 전주대사습놀이 전주대사습 기악부 장원

성남시립국악단 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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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

 

[20221116_강산제 심청가 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 정오표.pdf (151.57 KB) 다운받기]

 

http://blog.jinbo.net/jayul/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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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13_강산제 심청가 사설.pdf (902.20 KB) 다운받기]

 

http://blog.jinbo.net/jayul/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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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는 첨부파일을 참고하시면 좋습니다. ^^ 감사합니다.

 

[20240124_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pdf (238.45 KB) 다운받기]

 

[20240124_박동실제 유관순 열사가.hwp (46.00 KB) 다운받기]

 

박동실제(朴東實制) 유관순(柳寬順) 열사가(烈士歌)
박동실 작(作) 장월중선(張月中仙) 전(傳) 정순임(鄭順任) 소리
dolmin98@hanmail.net 김석민

 

[아니리]

때는 1904년 국운이 불행하야 조정은 편벽(偏僻)되고, 왜적이 침입하니 간신이 득세(得勢)로다. 보호조약(保護條約) 억지 하니 억울한 한일합병(韓日合倂) 뉘가 아니 분개(憤慨)허며 간신들의 매국적 부귀탐욕 일시(一時) 영화(榮華) 꿈을 꾸어 조국을 어찌 돌아보리. 반만년 우리 역사 일조일석(一朝一夕)에 무너지고 삼천만 분한 설움 삼월 일일 폭발되니 피 끓는 독립투사 도처마다 일어나 의를 세워 분투(奮鬪)헐 제, 유관순(柳寬順)은 누구든고 십육 세 어린 처녀 근본부터 이를진대,
 

[진양조]

충남 천안 삼거리에 수양청청(垂楊靑靑) 능수버들은 우리나라에 유명커든 지기상합(志氣相合) 다시 부르려 구 목천(木川) 지령리에 평화로운 유 씨 가정 관순 처녀 태어나니 일대명전(一代名傳) 순국(殉國) 처녀(處女) 도움 없이 삼겼으랴. 계룡산수 창[壯]헌 기운 지령리에 어려 있고 금강수 흐르난 물은 낙화암(落花巖)을 돌고 도니 삼천궁녀(三天宮女) 후인인지 귀인자태 아름답고, 월궁항아(月宮姮娥) 환생헌지 뚜렷한 그 얼굴은 의중지심(意中至心)이 굳고 굳어 미간(眉間)에가 어렸으니 일대영양(一代令孃)이 분명쿠나.

 

[아니리]

그의 부친 유중권(柳重權) 씨는 성심이 청렴하사 부귀를 원치 않고 농업장생 글을 읽어 가는 세월을 소유(溯游)허니 정대(正大)한 예문은 군자의 덕행이요, 그의 아내 이 씨 부인 또한 만사가 민첩하사 예국예절이 능란허니 뉘 아니 정대[敬待]허리오. 자녀 간의 사남매를 금옥같이 길러내어 부모의 유전인지 모두 다 현숙한지라 더욱이 관순이는,

 

[단중모리]

어려서부터 커날 적에 다른 아이들과 다른지라. 부모으게 효도하고 동기으게 화목허기, 예의염치 귀염좌립[起居坐立] 뉘 아니 칭찬하며, 유다른 그 인정은 사랑홉고 따뜻하야 사람마다 정복되고 정대한 그 마음은 신의가 분명쿠나. 때는 마참 봄이 되어 동지들과 어깨 끼고 꽃노래 나물 캐기 밤이면 술래잡기 가는 세월 어느덧이 곱게 곱게 자라날 제,

 

[아니리]

음력 11월 17일은 관순 처녀 생일이라 관순을 옆에 앉혀 좋은 음식을 먹일 제,

 

[창조]

바라보던 그 부친은 별안간 한숨을 길게 쉬며 나라 없는 장탄수심(長歎愁心)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흐르며

 

[아니리]

영특한 관순이는 부친의 뜻을 어찌 모르랴. 부친을 만단(萬端)으로 위로하고 그날부터 어린 가슴 애국정열 굳고 굳어 가슴속에 맺힌지라. 세월은 흘러가고 관순은 차차 장성하여 소학과를 마치고 서울 이화학당(梨花學堂) 고등과에 입학허니 이곳은 번화한지라. 세계 여론과 유언비어가 떠돌고 매국한 무리들은 왜놈의 세력의 힘을 믿고 의기가 양양하여지니 뜻이 있는 지사들은 일성장탄(一聲長歎)에 해외로 망명을 연속하고 이 강산 이 땅은 흉몽 중에 잠겼더라. 그때여 관순은 이화학당 후원에 홀로 앉아 자탄을 허는디,

 

[진양조]

“창창(蒼蒼)한 만리건곤(萬里乾坤) 호호망망(浩浩茫茫) 멀어 있고, 애달플사 이 강산에 청춘남녀를 부르건마는 힘이 없는 우리 민족 호소할 곳 바이없어 아무리 슬피 운들 주인 없는 이 강산에 나라 없는 백성이라. 옛 성현이 이르기를 군신유의(君臣有義)의 중한 법은 오륜 중의 으뜸이요, 부자유친(父子有親) 천륜으로 앞을 서지 못했으니 이 모두가 대의분별 하심이라. 내가 비록 여잘 망정 배달 혈통이 그 아닌가. 천창만검(千槍萬劍) 살기 중에 진을 둘러 싸우기는 장부같이 못하여도 내 한 목숨이 끊어져서 국민의무를 지키는 것을 어찌 남녀가 다를쏘냐. 울울(鬱鬱)한 이내 심사 하느님께 맹세하고 처참난유[千斬萬戮] 될지라도 한번 먹은 이내 심사는 변할 리가 없으리라.”

 

[아니리]

이렇닷이 슬피우니 두 눈에 눈물만 흘러 앞섶을 다 적시고 구곡간장 타는 가슴 혼문수탐 되었더라. 이화학당으로 돌아와 관순이 생각허기를 우리가 배움이 없어 내 나라를 잃었으니 많은 연구와 공부에 열중하리라.

 

[휘중중모리]

천성이 본래 활발하야 만사를 달통하고 뛰어난 그 총명은 하나를 가르치면 열일을 깨우치고 한번 일러 허는 말은 일호차책[一毫差錯]이 없는지라. 이화학당 새 봄빛은 꽃다운 우리처녀 동방예의가 분명하고 언정이순(言正理順) 그의 덕은 여러 선생 칭찬이요, 자비한 그 인정은 동무들게 감탄이라. 휴가일에는 빨래하기 새이새이 자습이요, 기숙사 실내 안을 남의 손 댈 새 없이 거울같이 소제(掃除)허니, 일향처사(一向處事) 맘과 같이 정결하고 깨끗허다. 위생에 중한 책임 건강의 관념이요, 부녀부(婦女部) 정결함은 온 가정의 근본이라. 이 강산 이 땅 위에 부족한 우리 위생, 관순은 미리 알고 여유시간 소제함을 의무라고 생각헌다.

 

[아니리]

이렇듯 세월은 흘러 관순 나이 십육 세라. 그때여 고종(高宗) 황제께서는 조선조 제26대 왕으로서 선왕인 철종(哲宗)이 세자 없이 돌아가시자 조대비(趙大妃)가 옥새를 잡고 영조(英祖)의 현손(玄孫)인 흥선대원군(興宣大院君)의 둘째 아들로 왕위를 계승하고 이 나라를 이끌어 가는디, 고종은 왕위에 있으면서 너무나 많은 전쟁을 치루어야 했던 것이었다. 이때에 일본은 강압적으로 우리나라를 빼앗고 고종 황제를 덕수궁에 머무르게 하야 세월을 보내는디, 그것도 모자란 일본은 그 후 1910년에 한일합방(韓日合邦)이라는 구실을 내세워 우리나라를 완전히 저희 손아귀에다가 넣고 고종 황제를 죽일 음모를 꾀하는 중,

 

[휘중중모리]

그때여 고종 황제께서는 오백 년 사직을 잃고 분함이 충천(衝天)하되, 강약을 이미 아신 고로 백성의 생명을 더욱 아껴 갖은 지옥[恥辱] 십 년간에 외로운 덕수궁(德壽宮)에 세월을 보내실 제 우리나라 간신들은 왜놈의 세력을 더욱 추세(趨勢)하여 공훈이 씩씩 올라가고 이완용(李完用), 송병준(宋秉畯) 만고역적(萬古逆賊) 놈들 부귀가 더욱이 혁혁(奕奕)하여지되 심중에 있는 근심은 고종 황제 생존하심이라. 기회를 자주 엿보더니, 슬프다 고종 황제 우연히 득병하시니 이완용 정성이 있는 체하고 좌우를 물린 후에 탕약을 이완용 손에 거쳐 고종 황제 잡수시니 그 가운데는 무슨 음모와 비밀이 있는지라. 병세는 더욱 위중하여 눕고 일지 못하시더니 그대로 황제는 붕(崩)하신다. 삼천리 이 강산에 군부상사(君父喪事) 슬픈 설움 원한이 가득허고 팔도각골 면면촌촌 국상이 발표되니 곡반(哭班) 참배 소위 백관 예악예절(禮樂禮節)이 분분, 인산(因山) 위문을 허랴고 구름같이 모아들 제 전조(前朝) 제신들은 대한문 너른 거리에 꺼적자리에 베옷입고 곡반 통곡하며 “원통하오 원통하오.” 애끓는 슬픈 울음 원한이 한데 뭉쳐 만호장안(萬戶長安)의 백성들은 분기가 만면, 혈기방장 청년 학도 주먹이 불끈불끈 어깨가 으씩으씩 그저 장안은 수군수군 “여보 이게 웬일이오. 고종 황제께선 암만 생각하여도 간신의 피해를 받으셨지 이놈들 죽여야지.” 가가호호(家家戶戶) 거리거리 의견이 분분 일어날 제 각처 교실 내외선 무슨 비밀이 갔다 왔다 수선수선 무거운 침묵 속에 민족자결(民族自決)을 응하여, 독립운동 시위 행렬 전국적으로 일어날 제 손병희 씨 선두 되고 여러 수반 의인들은 차서(次序)를 분별하야 태극기 선언서(宣言書)를 만단같이 준비한 후 삼월 일일 열두 시에 거사허자는 약속이라.

 

[아니리]

때는 2월 28일 민족대표 서른세 명이 손병희 씨 댁에 모두 모여 마지막으로 구체적인 사항을 의논허고 독립선언서(獨立宣言書)에 서명을 헌 연후에 미국 대통령과 파리강화의 각국 대표들에게 독립선언서를 보내고 대의 날을 기다릴 제,

 

[자진머리]

때는 벌써 이월 그믐 밤이 적적 깊었난디 각처 수반 의인들은 잠을 이루지 못허고 명일 거사 준비헐 제, 어느새 먼동이 희번 원산이 쭝긋쭝긋 동녘에 해가 뜨니 삼월 일일이 오날이라. 파고다 공원 앞으로서 구름같이 모어들어서 약속시간 기다릴 제 벌써 열두 시 정각을 땡땡. 선언이 끝이 나자 태극기 번뜩 북악산이 우루루루루 “대한독립만세 만세!” 장안이 으근으근으근 남산이 뒤끓어 삼각산이 떠나갈 듯 의분기창(義憤氣脹) 청년학도 솟을 듯이 나아갈 제 어디서 총소리 쾅 칼날이 번뜩, 쓰러지는 우리 동포 죽어가면서도 독립만세. 산지사방(散地四方) 만세소리 연속하여 일어나고 포악무도 일본헌병 거리거리 길을 막고 함부로 난타하야 총으로 쏘고 칼로 쳐서 선(先)머리 턱턱 쓰러져도 그저 물밀듯이 피 끓는 청년들은 주먹 쥐고 우루루루루, 왜놈들 냅다질 꺼꾸러 쳐 좌우에 총소리 쾅 쾅. 슬프구나 어흐어 우리나라 당당헌 의무련마는 무도한 왜놈들은 함부로 총을 쏘니 주검이 여기저기 수라장이 되었구나.

 

[아니리]

이렇듯 수라장 속에 몇몇 학생들이 빠져나와 이화학당으로 돌아오니 그때여 교장 프레이(Frey) 미국 선생이 창백한 얼굴로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가 학생들을 반기하며 “이렇게 무사히 돌아와 준 것이 무엇보다 하느님께 감사하며 여러분들은 아주 장한 일들을 하였소. 일본은 언젠가는 큰 벌을 받을 것이오.” 한참 이럴 쯤에 일본 헌병들이 들이닥쳐 독립운동에 가담한 학생들을 찾아내라고 독촉을 하는 한편 총독부에서는 각 학교 임시 휴학의 명령을 내렸겄다. 관순이도 하릴없이 저의 고향으로 내려가는디,

 

[중모리]

그날 즉시 길을 떠나 구 목천 지령리 지체 없이 내려와서 부모님께 아뢴 후에 근동 사람 모두 모아 선언서를 발표한 후 우리는 때가 왔으니 앞을 서서 나갑시다. 모인 중 조인원(趙仁元)이 주먹을 들고 일어나고 관순은 각처 연락 곤한 줄도 모르고 천안읍 김구응(金球應)을 찾으니 이 또한 동지라. 여러 학교를 충동(衝動)하고 청주 진천 유림대표 모두 찾어 약속한 후 면면촌촌 가가호호 방문하여 부인들을 충동(衝動)하느라 주야배도(晝夜倍道)허는구나. 

 

[아니리]

이렇듯 활동헐 제 이러한 결과로 동지들을 얻어 음력 삼월 일일로 정하고 관순은 그날 밤 매봉산에 올라가 봉화를 놓아 군호를 올린 후에 홀연히 앉아 자탄을 허는디,

 

[진양조]

“적적히 홀로 앉어 오날 일을 생각허니 무인공산(無人空山)에 밤이 이미 깊었난디 밤새소리는 부웅부웅 바람은 나뭇가지를 쓱 스쳐간다. 묻나니 청산이여 고국흥망을 뉘랴 알리로다. 반만년 우리 역사 일조일석에 무너지고 갖은 지옥[恥辱] 십 년간에 호소할 곳이 바이 없이 명일 대의를 잡어 일어나니 천지신명은 살피소서.” 이리 앉어 자탄을 허되 무심한 청산은 아무 대답이 없고 서천(西天)하늘에 별빛만 기울어졌네. 아이고 원통하여라 구곡간장 장탄으로 밤이 깊어 가는 줄을 모르는구나.

 

[아니리]

이렇닷이 자탄을 헐 제 먼촌에 개 짖는 소리 들릴 적에

 

[자진머리]

날이 차차 밝아지니 음력 삼월 첫날이라 아우내장 네거리에 십육 세 어린처녀가 무엇을 옆에다 끼고 왔다갔다 수천 명 군중들은 연속하여 모어들고, 한편 지령리에서 태극기 서로서로 조용조용히 나누어 줄 제, 어느새 오후 한 시라. 유관순이 높이 서서 선언서를 낭독헌다. 반만년 우리역사 왜놈들게 무고히 뺏긴 십 년에 민족자결을 응하야 독립운동 시위행렬 허자는 선언이 끝이 나자 태극기 높이 들어 “대한독립만세! 만세! 만세!” 천지가 뒤덮는 듯 강산이 뒤끓어 매봉산이 떠나갈 듯 수천 명 군중들은 시위행렬 전진헐 제 어디서 총소리 쾅 김구응 꺼꾸러지니 관중은 더욱이 열이 복받쳐 “이놈아 이놈아 개 같은 놈들아 총은 너희가 왜 쏘느냐 저놈들 죽여라.” 우우우 달려들어 파견소 문짝을 후닥닥 지끈 와지끈 때려 부수니 왜놈이 겁내어 담 너머로 도망가고 어디서 자동차 소리가 우루루루루루루루 천안 헌병본부에서 응원대 쫓아 들오며 총소리 쾅 쾅 유중권 내외가 꺼꾸러지고 조인원이 쓰러지니 관순이 눈이 캄캄 우루루루루루루루 달려들다 칼날이 번뜩 또 쓰러지니 관순이 기가 막혀,

 

[자진중중모리]

"허허, 이것이 웬일이냐 야 이 몹쓸 왜놈들아 우리 민족 빈손으로 독립허자 허였거늘 무삼 일로 총을 쏘아 이 모양이 웬일이냐. 섰다 꺼꾸러져 때그르르르 궁굴어 보고 가슴을 쾅쾅 머리도 지끈지끈 부모님 시체를 안고 “아이고 아버지 어머니 천추 원한 품으시고 영결종천(永訣終天) 하셨으니, 장엄한 이 죽음은 국민의무가 당연허나 철천지 맺힌 한을 어느 때나 풀으리까. 예끼 천하 몹쓸 놈들 금수만도 못하구나, 포악무도(暴惡無道) 기장구(豈長久)허리야. 나도 마저 죽여라.” 우루루루루

 

[아니리]

달려들다 헌병 발길에 건뜻 채여 꺼꾸러졌겄다. 관순이 분한 마음에 부모님 시체를 안고 죽기로 작정허니 그 때 마침 우리 동지 하나가 관순을 피신시켜 놓으니, 관순이 거기서 빠져나와 저의 집으로 돌아와 관복과 관석 두 동생을 만난 후에 헌병들에게 발각되어 여러 동지들과 하릴없이 끌려가는디,

 

[늦은중모리]

붙들리어 가는구나, 끌리는 포승줄은 앞뒤로 얽어매고 손에는 수갑이라. 흐트러진 머리채는 두 귀 밑에 늘어지고 피와 같이 흐르는 눈물 옷깃에 모두 다 사무친다. 아우내 장터 사람들은 모두 나와 울음을 울고 세상을 모르고 누워있는 여러 동지 부모양친은 고요히 잠이 들어 아무런 줄을 모르는구나. 관순이 망극하여, “아이고 아버지 어머니 불효여식 관순이는 사세부득 끌려가오니 죄를 용서하옵소서.” 애끓어 슬피 우니 흘린 눈물 비가 되고 한숨은 모아서 청풍(淸風)이라. 청산도 느끼난 듯 관순은 오열하여 휘늘어져 곱든 꽃은 이울어져 빛을 잃고 뜻밖의 두견이는 피를 내어 슬피 울어 야월공산(夜月空山) 얻다 두고 진정제송단장성(盡情啼送斷腸聲) 촉국한이 깊었으니, 니 아무리 미물이나 사정은 날과 같이 천추 원한 운다마는 사세가 부득이 되니 수원수구를 어이 허리. 이렇닷이 울음을 울 제 표독한 일본헌병 성화같이 재촉헌다. 백여 명 동지들은 칼 맞어 팔 못 쓰는 사람, 총을 맞고 다리 절어 전동전동거리고 끌려간다. 의분은 창천(蒼天)에 닿아 있고 슬픔은 산하에 찼다. 어느새 일모도궁(日暮途窮)하여 박모(薄暮)에 들어설 제 천안읍을 당도터니 이곳은 헌병본부이니라. 위엄이 늠름 살기가 일어나고 의기가 만면허여 호령이 추상같은지라, 관순은 노려보며 태연히 들어간다.

 

[아니리]

그때여 헌병 대장이 관순의 목에 총을 딱 대고, “너 이년, 조그만헌 년으로 이런 범란(汎瀾)한 짓을 할 리가 없고 반드시 네 뒤에는 지도자가 있을 터이니, 지도자가 누구인지 바른대로 말하여라. 그러면은 니 목숨만은 살려주마.”

 

[단중모리]

“이놈아 니 나를 어찌 보느냐 내 나이 십육 세라 오천 년 배달민족 우리 한국 처녀여든 죽는 것을 두려하야 개와 같은 네놈 앞에 살기를 구할쏘냐. 총으로 쏘든 칼로 치든지 양단간에 하려무나. 나 죽은 혼이라도 너희 나라 혼비중천(魂飛中天) 떠다니며 너희들을 몰살시켜 원한을 풀어 보리라. 아나 이놈아 나를 썩 죽여라.” 앞니를 와드득 와드득 두 주먹 벌벌 떨며 “선도자는 내로다. 무도한 왜놈들아 어서 급히 죽이어라.”

 

[아니리]

이렇듯 포악을 해노니 헌병대장 어이없어 관순을 다시 결박허여 공주 검사국으로 넘겼겄다. 그때여 관옥(寬玉)이도 시위행렬허다 붙들려 들어와 그곳에 신문(訊問)을 받으러 왔다 형제 만나게 되었구나.

 

[창조]

관순이 기가 막혀,

 

[중모리]

섰다 절컥 버썩 주잕더니 “아이고 원통하여라 원통하네 나라 없는 외로운 몸이 부모까지 이별허고 형제는 각기 감금되니 어린 동생들을 어이하리. 아이고 이 일을 어찌를 헐그나.” 복통 단장성으로 울음 우니 그때여 관옥이는 아무런 줄을 모르다, “이 애 관순아 그게 무슨 말이냐?” “아이고 오라버니 아우내 장터 행렬 시에 양친이 다 돌아가셨소.” “무엇 어째.” 관옥이 정신 상망(喪亡)허여 하늘이 빙빙 돌고 땅이 꺼지난 듯 목이 막혀 아무 말도 못 허고, 두 눈에 눈물이 듣거니 맺거니 그저 퍼버리고 울음을 운다.

 

[아니리]

이렇듯 두 형제 붙들고 울음 우니 악독한 일본 헌병들이 달려들어 두 형제를 띠어 각각 감옥으로 끌고 가는디,

 

[중중모리]

그때여 관순이는 검사국에 신문받고 백여 명 동지들과 옥으로 나려갈 제 악독한 일본헌병 총칼을 매고 새이새이 끼어 서 감금이 엄숙하여 공주교를 얼풋 지나 좌우를 둘러보니 남녀노소 수십 명이 거리거리 늘어서서 혀도 차고 눈물 흘려 장하다고 탄식헌다. 그곳을 지나 감옥 앞을 당도허니 간수는 문을 열어 죄수를 받고 서류를 모아 명록 대신 번호를 써서 앞섶에다가 붙여 각기 분방을 시킬 제 그때여 우리나라 독립운동이 각처에 벌어져 시위 행렬이 연속이라. 포악무도 일본 헌병 총으로 쏘고 칼로 쳐서 함부로 얽어 묶어 끌어갈 제 분함 하늘에가 사무치고 장엄한 그 죽엄은 도처마다 물을 들여 흘린 피로 물들으니 아름다운 애국정열 장하고도 씩씩허다.

 

[아니리]

이때여 우리 동포들 각처에 독립 만세를 부르다가 붙들리어 들어와 모진 고문과 악형으로 죽어가는 동지들이 수도 없이 많은지라. 관순도 또한 공주 검사국에 불복허고 경성 복심법원에 상소(上訴)를 허였는디, 이리하여 경성 복심법원으로 옮겨지니 관순이는 서대문 미결 감옥에 처허는지라. 그 후 며칠이 지난 후에 관순이 재판 날이 돌아왔는디,

 

[진양조]

위엄이 늠름허다. 예복(禮服)을 입은 일본 검판사는 층계 위에 높이 앉았으니 교만(驕慢)과 살기(殺氣)가 만면(滿面)이라. 좌우편의 변호사는 우리 동포 죄를 감소시키려고 법률 책을 이리저리 뒤집어 보니 이는 선인이 분명하고 모아 앉은 방청객은 겹겹이 모두 늘어앉어 체형(體刑) 언도(言渡)를 볼 양으로 담담허니 앉었구나.

 

[아니리]

그때여 검사가 의기가 양양하게 관순을 쏘아 보며, “네 이년 너는 죄인의 몸으로서 감방에서 소란을 피웠으니 그 또한 큰 죄이려니와 대 일본국 천황 폐하를 무시한 죄 더더욱 큰 죄로다.” 관순이 듣고 문답허되, “너희들에게는 천황 폐하로되 나에게는 대철천지 원수로다.” “저런 저런 저런 발칙한 년. 네 이년 네 죄를 생각하면 당장에 이 자리에서 처형할 일이로되 너 아직 어린 고로 징역 칠 년을 구형하노라.”

 

[엇머리]

관순이 분기 충천하야, “이놈 무엇이 어째여, 우리 민족 빈손으로 독립허자 허였거늘 무삼 일로 총살허고 감금수옥헌단 말이 네 입에서 나오느냐.” 앉았던 의자 번쩍 들어 우에를 보고 냅다 치니 의분은 충천 법정은 뒤죽박죽이 되야 검판사 넋을 잃고 좌우 간수들도 어찌할 줄 모를 적에 모아 앉은 방청객은 의분이 복받치어서 주먹만 벌벌 떨고 무슨 말이 나올 듯 입만 딸싹딸싹.

 

[아니리]

하마터라면 여기서도 큰일 날 뻔허였던가 보더라. 이리하여 관순을 다시 결박허여 감옥으로 끌고 가는디.

 

[창조]

그때여 관순이 적막 옥방 홀로 앉아 옥창 밖을 내다보니 만리장공(萬里長空)에 구름만 담담허고 흐트러진 나라 근심과 원통하게 돌아가신 부모양친과 어린 동생들을 생각허니 추연(惆然)히 눈물을 흘리며,

 

[진양조]

“내 죄가 무삼 죈고 부모불효 하였느냐? 살인강도헌 일 없이 음양작죄(陰陽作罪) 아니어든 감금수옥(監禁囚獄)이 웬일이냐. 죄가 있고 이럴진대 아무 여한이 없으련마는 나라 없는 민족이 제 나라 찾자는 게 그게 무슨 죄란 말이냐. 당당한 의무련마는 세사가 모두 이렇던가. 아이고 원통하여라 이제 내가 죽어져서 외로운 혼백이 만리장공에 흩어지고 만수청산에 일분토가 되면 만사를 모두 잊으련마는 무엇을 바래고 내 여태 살아 있어 이 모양을 당하는구나. 옛날 고려 포은 선생은 나라 위하여 죽어 있고 단종 때 성삼문 씨 독야청청 절(節)을 지켜 충직지(忠直旨) 임명허니 군신유의 중한지고. 진주 논개 평양 계월 나라에 몸을 바쳐 대의를 위하여 죽었으니, 나도 또한 사람이라 고인만은 못해여도 인신지본의(人臣之本義)를 왜 모르랴. 이제 내가 죽는 것은 섧잖으나 사후 영결허신 부모님 초상장례를 뉘 했으며 철모르는 어린 동생들은 뉘 집에서 자라날꼬. 분하고 내가 원통한 사정을 어느 으 누게다가 하소를 허리.”

 

[아니리]

이렇듯 슬피 울다 의분이 복받치어 옥창문(獄窓門)을 두다리며 독립 만세를 삼창으로 부르난디, “대한독립 만세!” “만세!” “만세!” 이렇듯 냅다 질러 놓으니, 그때여 우리나라 동지들이 수도 없이 붙들려 들어와 각각 감방에 감금되었는지라. 관순이 외치는 소리에 여기에서 그 소리를 듣고 같이 합창으로 불러노니 감옥 안이 발끈 뒤집혔던가 보더라. 황급한 간수들은 관순을 잡아 끌어내어 다시 신문을 하는디,

 

[중모리]

좌우에 일본 간수들은 관순을 잡아내고 전옥(典獄) 이하 간수장들은 일제히 늘어앉어 추상같이 호령을 한다. “어 이년 너는 일국의 백성이 되어 국법을 무시하느냐?” “미친 도적놈들 말 들어라. 당초에 너희 놈들이 보호조약을 억지 하여 위협적 침략정책 우리나라를 짓밟어 뺏고도 무삼 면목에 낯을 들어 그런 말을 허느냐? 나는 대한민국 사람으로 너희 법을 부인하노라.” “허허 그년 당돌허다. 니가 어찌 당초 근본을 알겠느냐. 내 자세히 일러주지.” “무엇, 근본? 흥 어디 말해봐라.” “너희 나라에 당파가 있어 보전할 길이 없는 고로 우리 병력을 다하여서 일청(日淸) 일로(日露) 전쟁함이 그게 모두 너희를 위함이라.” “오 그 일로 말할진데 너희 놈들이 간흉(奸凶)하여 우리나라를 도적허자 근본이니 그건 더욱 흉측허지.” “무엇 어째. 이년 또 들어봐라. 너희 군신이 합배(合拜)하여 보호를 부탁하였고 합병(合倂)을 하자는 것도 그게 모두 너희를 위함이라.” “어허 어찌여 뻔뻔허구나 왜놈들아. 그것은 너희 놈들이 우리나라 역적들과 공모하여 너희들 맘대로 허였으니 우리 의사 안중근(安重根) 씨 이등박문(伊藤博文)을 죽인 후로 여순(旅順) 감옥에서 사(死)허시고 이준(李儁) 선생은 배를 갈라 만국회(萬國會)에다 피를 뿌려 세계만국 경탄이요, 우리 동포 흘린 피는 도처마다 물을 들여 천추 원한 맺힌 한을 너희도 응당 알 것이다. 쥐와 같이 간사헌 놈들 포악무도 일삼으니 아니 망허고는 안 되지야.” “에잇 그년 천하에 독한 년이로다. 당장에 말 못 허게 치려무나.” 때리고 달고 치고 물을 퍼 씌어놔도 꼼짝달싹 않고 더욱 정신이 씩씩하여지며 “얻다 이 흉폭한 왜놈들아 너희가 나를 쫙쫙 찢어 육장(肉醬)을 만들든지 동동이 가르든지 너희들 맘대로 하려니와 나의 굳은 마음은 못 뺏지야. 옛글에 이르기를 적국지수(敵國之首)는 아국지수(我國之讐)요 아국지수(我國之首)는 적국지수(敵國之讐)라. 너희 놈들이 나를 죽이는 것은 흉폭한 너희 목적이요, 나는 이 자리 죽난 건 당당한 나의 의무라 헐 것이니 당장에 목숨을 끊으려므나.” “에잇 그년 천하에 독한 년이로다.” 화덕에다가 불을 피워 쇠끝이에다 불을 붉게 달아서 살을 푹푹 찌르니 기름이 끓고 살이 타져도 꼼짝달싹 않고 여전히 포악을 허는구나. “에잇 그년 단칼에 쳐 죽여라.” 칼로 찌르고, 살을 점점 헤쳐노니, 아깝구나 우리 관순 악형을 못 이기어 죽어가면서도 포악이라. 입만 딸싹딸싹 천추 원한 품에 품고 아주 깜박 명진(命盡)허니 피는 흘러 땅에 그득허고 피육은 점점 흩어졌네. 장하구나 순국처녀 몸은 죽탕이 되었으되 의혈(義血)만은 살아 있어 깨끗한 그 영혼은 만리장공에 높이 떴구나. 창천도 느끼난 듯 일광도 빛이 없고 날아가는 새짐생도 허공중천 떠돌고 산천초목(山川草木)이 넋을 일고 고요허니 서서 있다. 여보시오 여러 동포 이팔청춘 어린 처녀 나라에 몸을 바쳐 순국열사 허였단 말 나는 고금천지 처음이요, 반만년 역사 중에 아름다운 이 이름은 명전천추(名傳千秋) 그 아닌가. 어화 세상 사람들아 만세 의혼께 축배허세.

 

[중중모리]

어화 청춘 소년들아 관순 씨의 본을 받어 나라 위하여 일합시다. 인생은 최귀(最貴)하요, 만물의 영장이니 대의지신 굳게 뭉쳐 각기 의무를 지킬지라. 예로부터 충의절은 이 나라의 기둥이요 간인(奸人) 중의 탐욕자는 만세추명(萬歲醜名)이 한심쿠나. 부귀는 지내가고 공명은 부운(浮雲)이라 일시(一時) 허영(虛榮) 부린 지신[侈心] 추호도 두지 말고 정의를 바로 하야 이 강산 이 땅 위에 만세영화(萬歲榮華) 빛내기는 여러 청춘들의 책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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