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웃자

from 음악 2013/10/16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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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어두워.

자주 보는 어른들 중 하나라도 '그건 안돼, 하지마, 못해, 더러워...' 하고 계속 부정적인 말을 하고 있거나, 묻는 말에 대답 대신 야단만 치거나, 상상력을 제한하는 잔소리를 계속한다면, 누군가 계속 때리거나 위협하는 것만큼이나 견디기 어렵다. 언제 봐도 표정이 밝지 않다. 아주 오랜만에 잠시 만나는 자리라도, 어떤 아이가 알만한 이유로 어두운 얼굴을 하고 있으면 한번 활짝 웃고 싶다. 간지럼을 태워서라도 크게 웃겨주고 싶다. 실없이 웃다가 잠시라도 그늘을 벗어나길 바란다. 오래 묵은 그 실망이나 억압이나 저항감이 자기 내면을 상하게 하는 쪽으로 쏠리면 어쩌나. 평생을 두고 좋지 않은 방향으로 어딘가를 향해 조금씩 배출되면 어떡하나. 옥상에서 병아리를 떨어뜨리면서 재미있어 하거나, 약한 친구를 괴롭히게 될까봐 조바심이 난다. 그 조바심을 섣불리 드러내지 않으려고 또 조심한다. 작은 눈을 들여다보다가 내가 가진 그늘이 반짝, 볕에 드러나는 그 순간.

 

 

 

2013/10/16 02:18 2013/10/16 02:18

장필순 - 눈부신 세상

from 음악 2013/10/16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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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을 떠나기 전 내가 보는 세상은 늘 비에 젖어 있었다.

서울에서도 비는 잦았다.

몇 년을 살아도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이 도시에서는

비가 오는지 볕이 좋은지 하늘을 올려다 볼 틈도 없네.

세상은 눈이 부신가.

 

 

2013/10/16 01:48 2013/10/16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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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 아버지 떠난 날.

벌써 11년.

 

유언이 있었는지, 무엇이었는지

유산이라는 게 있었는지, 얼마나 되는지

모른다

부모님이 해마다 얼마를 벌었는지, 사업을 정리한 후에 과연 어떻게 살았는지도

자세히 들은 바가 없다

생신이나 명절에 송금도 하고 병원비를 보태기도 했지만 그걸로 도움이 되긴 했을까

연명하는 것에 관해, 밥 한 끼를 어떻게 장만하는지에 관해

혈연가족 구성원들과 말하지 못한 것이 너무 많구나

그런 대화조차 편하게 나룰 겨를도 없이

그게 얼마나 어색한 일인지 알아챌 새도 없이 그렇게

아버지 어머니는 늘 알아서 잘 하셨으니 지금도 잘 하실거라 한걸음 물러서서

그렇게 무책임하게 살아간다

 

2013/10/07 00:12 2013/10/07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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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by N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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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서 맨 오른쪽에 있는 분은 수화통역자)

 

공식 웹사이트: http://torontodisabilitypride.wordpress.com/

 

몇 번 가본 길인데도 마음이 급했는지 한참 헤맸다.

행인들에게 다가가 물어볼 수도 있고 대답을 들을 수도 있고 휴대폰으로 지도를 찾아볼 수도 있고

걸을 수 있고 달릴 수 있고 계단을 올라 지하철과 버스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고

더 급하면 전화로 택시를 불러 냉큼 탈 수도 있는 이런 사람도

누구나 다 아는 어떤 장소에 무사히 도착하기까지 몇 차례 턱을 넘어야 한다.

앞이 보이지 않고 말하는 것도 듣는 것도 어려운데 휠체어를 사용하고 있다면?

 

올해 2월, 온타리오 주 정부에서는 '국민 개개인 모두가 경기침체를 견디기 위해 짐을 나눠야 한다'면서 (공공부문이 아닌) 민간부문의 장애인 고용을 늘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얼핏 보면 좋은 뉴스 같지만, 타이밍이 절묘했다. 같은 시기,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사회복지예산을 감축하기로 결정했기 때문. 공공서비스는 줄이면서 '우린 돈이 없으니, 너희가 장애인을 고용해서 월급을 주면 되겠네'하고 민간사업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것으로 보인다.

(관련뉴스 참조: http://torontodisabilitypride.wordpress.com/category/in-the-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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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었을 때,

'얼마든지 찍고 어디든 다 퍼트려, 대신에 꼭 이메일 보내줘'했던 분.

Janet Rodriguez (activ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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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06 23:58 2013/10/06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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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 있었던가.

하고 싶은 건 다 해본 거 같고

하고 싶지 않은 것으로부터 충분히 멀리 떠나왔다고 생각했는데

꿈, 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가끔 목에 걸리니 이상하다.

지워가고 있었나.

지우지 못하는 건가.

 

 

 

2013/10/01 03:35 2013/10/01 0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