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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나서,
후식으로 가져온 사과를 꺼내려 했다.
집에서 먹으려면 내가 깎아야 하지만, 사무실에서는 다른 샘이 깎아준다.
나의 사과 깎는 모습은 목격인들로 하여금 속을 터지게 만들어 과도를 뺏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다.
그런데, 사과가 없었다.
이럴 수가 있나?
아침에 분명히 냉장고에서 꺼내 가방에 넣었는데???
버뮤다 삼각지로 사라져버린 것일까?
외계인한테 납치(!)라도 당한 것일까?
아님 사과의 유체이탈???
이런 걸 '귀신이 곡할 노릇'이라고 부른다.
사건은 풀리지 않을 미궁 속으로 소용돌이쳐갔다.
도대체 내 사과는 어디로???
계속 보기...
저녁에 천안에 강의가 있어서 아침에 차를 가지고 출근했더랬다.
퇴근 시간 무렵, 강의 시간 늦을라 허둥지둥 주차장에 내려와보니,
재투성이 뉴프라이드 문옆에,
박살난 사과의 사체가 놓여 있다.
아.... ㅜ.ㅜ
칠칠맞게, 아침에 차에서 내리다 사과를 떨어뜨렸나보다.
저 정도 유해라면, 퍽 소리가 났을텐데...
청력이 정말 안 좋긴 한가봐....
사과를 둘러싼 신비로운 초자연적 현상은,
결국 칠칠맞음과 귀 어두움이라는 지극히 현실적인 설명으로 끝을 맺게 되었다.
불쌍하고, 아까운 사과...
이제 냉장고에 하나밖에 안 남았다 ㅡ.ㅡ
댓글 목록
새벽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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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나는 에피소드임다. 사과 깎는 것도 기술이라던데...부가 정보
보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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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너무 재밌어요~ ㅎ부가 정보
바다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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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난 자기 손가락에서 반지 빠지는지도 몰랐던 사람 덕에 금반지 주워 팔아 돈 벌었다오.. ^^부가 정보
fes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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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집에서 고기 자르는 제 모습도 가위를 빼앗게 만드는 묘한 마력이 있지요 ㅎㅎ 왼손잡이여서 오른손잡이용 가위는 잘 쓰지 못하기 땀시... ㅜ..ㅜ;;;부가 정보
땡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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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두 하두 안경쓰고 세수해서 라식했으니깐...그 정도 칠칠맞음은 애교지..부가 정보
merc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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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깍기까지... 가끔 너의 주위사람들은 천사같다는 생각이 들어..부가 정보
홍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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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 보풀/막상 사과가 안 보였을 때는 그닥 재밌지 않았답니다. 초자연적 현상에 완전 심각했었음 ㅡ.ㅡ바다소녀/ 주변에 어디 그런 고마운 분 없나 ㅎㅎ
fessee/ 저는 오른손잡이인데도 고기 잘 못자름 ㅎㅎ
땡칠/ 저도 안경쓰고 세수 자주 합니다 ㅡ.ㅡ;;
mercury/ 왜, 너는 성탄전야에 찾아오는 동방박사잖아 ㅎㅎ (서양에서 오는 동방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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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rcu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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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San Francisco가 정확히는 대한민국의 동쪽에 있으니.. 동방은 맞는데.. 박사가 아니군..ㅋㅋ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