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2월의 기록
92년에, 현대 왕회장이 갑작스레 청와대를 접수하겠다고 나섰을 때 느꼈던 그 황당함. 돈은 됐다, 이제 권력이다~!를 외치는 왕회장의 형형한 눈빛을 보며, 앙시앙 레짐을 타도하고 부르주아 계급의 신천지를 열어 제꼈던 18세기 서구 혁명을 떠올렸다면 오바라고 할지 모르겠다. 이건 오바라고 쳐도, 당시 왕회장이 내놨던 공약 중 이른바 '반값 아파트' 구호를 보면서 느꼈던 것은 왜 꼭 그것을 대통령이 되야 할 수 있다고 떠드는가 하는 의문이었다.
토목건설과 아파트 건설로 한 몫 단단히 잡았던 현대가 그렇다면 그동안 아파트 값을 두 배로 뻥튀기 해서 받아 먹었단 말인가? 다른 넘들은? 주공은? 그넘들도 다?? 뭐 이런 의문이 속속 머리 속에 들어찼으나 결과는 어쨌든 영삼옹이 대통령이 되었고 정주영은 금강산으로 눈을 돌려 돌파구를 찾았다. 그리고 몇 해 후, 왕회장은 기어코 소떼를 몰고 휴전선을 넘었다. 혹시 그 소들은 아파트 값을 두 배로 뻥튀겨 팔아먹고 남긴 이윤이 아니었을까? 심히 궁금하다.
이명박은 대선 이후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한다. 그동안은 왜 환원하지 않고 있다가 대선정국이 정점에 오른 시기에 그런 소리를 했을까? 대선 뛸 비용은 남겨두어야겠기에 그랬던 걸까? 문제는 이명박의 재산이 얼만지 도통 알 길이 없다는 거다. BBK에 때려 박은 돈이 있었다는 정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죄다 없던 일로 선언한다. 김경준과 사기 공모를 했다는 의구심이 여기 저기서 솟구치는데도 검찰은 모두 무혐의 처분을 했다.
그러다가 결국 이명박이 모 대학에서 강연했던 동영상이 발견되고 그 동영상에서 이명박은 지 입으로 BBK가 지꺼라고 선언한다. 말썽이 생기자, 한나라당의 대표 개구라로서 '저격수' 소대의 한 일원인 홍준표는 "실체적 진실과 관계 없는 표현"이라고 진화에 나선다. 그렇다면 "실체적 진실"은? 내 거이기는 하지만 내 거는 아니다? A = not A? 술은 마셨지만 음주운전은 아니다? 옷은 벗었지만 노출은 아니다? 장가는 갔는데 시집은 안 왔다? 뭐야, 도대체?
이명박이 했던 말마다 "실체적 진실"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측근들의 말이 있는 것을 보면 정녕 이병박의 "실체적 진실"이 뭔지 갈수록 궁금해진다. 이명박은 진짜 이명박인가? 혹시 이'멍'박이나 이명'벅'이 아닐까? 위장취업, 위장전입, 위장납세를 한 그 자는 혹 "이명박"을 가장한 외계인이 아닐까? 맨인블랙을 동원해야 실체가 파악될 것인가? 아니면 또다시 멀더 요원으로부터 "진실은 저 너머에"라는 고전적 명답만을 듣고 말 것인가? 이런 뒌장...
이 와중에 선거기간에 돌입하면서부터 네거티브 선전전을 펼쳐왔던 정동영, 결국 막판까지 네거티브 소스를 놓치지 않게 되었다. 이명박은 거짓말, 삼성은 뇌물, 그리하여 뇌물공화국이 된 남한 천지를 뒤집기 위해 반부패연합을 요구한다. 그 연합의 대상에는 이회창까지 포함된다. 급하긴 급했나보다. 집구석에 불난 거 끄려고 신나를 퍼붓냐? 제정신이 아닌 게다.
정신 놓고 사는 사람들 또 있다. 소위 '원로'라고 하시는 분들인가본데, 또다시 정동영 앞으로 헤쳐모여 하라고 문국현, 이인제 등에게 한 소리 하고 있다. 은근슬쩍 범여권 운운하면서 권영길 등 진보진영에도 손짓 하는 것을 잊지 않고. 도대체 이분들의 끝간데 없는 진보진영 뒤통수 후려치기는 언제 맞아도 아프다. 궁금한 것은 이분들이 어느 동네 원로냐는 것, 그리고 누가 원로라고 인정했느냐는 것, 더하여 하필 꼭 이럴 때마다 나와서 원로노릇하는 것은 언제부터 생긴 버르장머리냐는 거다. 어른이면 어른 답게 놀아야지.
대선판이 어수선하다보니 뭐 쟁점을 가지고 뚜렷하게 논의해볼만한 분위기가 형성되지 않는다. 한쪽에서는 맨날 그놈이 그놈이라는 소리가 나오고, 다른 한쪽에서는 또다시 될 놈 밀어주자는 소리가 나오고, 어느 쪽에서는 허구한 날 내가 안 그랬다고 위장막이나 쳐대고... 결국 답답하고 미칠 지경에 놓인 유권자들, 이 구리구리한 선거판에 한 점 청량한 바람으로 다가오는 허경영에게 관심을 두지 않을 수 없는 지경이 된다.
재원의 조달이고 뭐고 이런 거 가지고 시비를 걸면 안 되는 허경영의 놀라운 공약들. 아이큐 430의 머리에서 나오는 엄청난 공약들은 실로 아이큐 200도 되지 않는 우리네 범인들이 딴지를 걸거나 토를 달아서는 안 되는 거다. 결혼만 하면 1억원을 주고 65세만 넘어가면 다달이 70만원씩 준다는 허경영이 대통령이 되면, 조폐공사 인력보강하는데만 1년은 족히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거의 안드로메다급 공약을 내놓고 있는 허경영은 그 공약의 현실성은 어쨌거나 간에 오타쿠급 매니아들을 양산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대선에서 특이할만한 점은 '연방제', 혹은 '연방국가'라는 말이 불쑥불쑥 튀어나온다는 거다. 민주노동당이 고려연방제를 이야기한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흡수통일을 죽자고 반대하던 NL진영이 북한의 단계적 자본주의체제 편입을 전제로 하는 고려연방제 방안을 생각한 것은 아이러니다. 결국 지들이 뭔 이야기를 하는지도 모르고 이런 이야기를 꺼내다보니 사람들을 설득하기는 커녕 냉소만 얻고 있다.
그 반대편에서 이회창은 전국 각 시도를 연방체제로 재편하겠다고 선언했다. 고려연방제보다는 훨씬 현실성이 있다만, 결과적으로 볼 때 현재의 중앙정부집중체제와 뭐가 다른지 모르는 그런 구조를 뭐하려고 만들려 하는지 모르겠다. 연방 국이 될지 연방 주가 될지 모르겠다만 재정자립도도 되지 않는 강원도가 뭘 가지고 자체적인 행정을 할 수 있을까나? 도민들로부터 세금 왕창 걷어가지고?
이번 대선에서 나온 연방제안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아이큐 430의 허경영이 내놓은 연방제다. 몽고와 연방하잔다. 천재를 뛰어넘는 안드로메다급 아이큐의 허경영이 주장하는 바는 이거다. 세계 어느 나라던지 분단국가의 통일은 북쪽이 다 해먹었다. 따라서 남한과 북한이 통일하게 되면 북한체제에 남한이 통일 당하게 된다. 그러므로 그 전에 몽고와 남한이 연방을 해야 남한체제로 북한을 흡수하게 된다는 논리. 실현 가능성은 둘째 치고 아이디어가 쌈빡하지 않은가? 태왕사신기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정도의 북벌정책인데, 역시 초특급 아이큐를 가진 인류...가 아니라 외계인만이 할 수 있는 아이디어다.
여튼 이러저러하게 이번 대선판을 보면 유권자는 완전 떨거지다. 유권자가 참여하는 민주주의의 완성으로서 선거가 아니라 대선 나온 주자들끼리 굿판 다 치르고 떡까지 다 처먹는 일대 난장판이다. 정책은 실종되고 정당정치라는 것은 허울만 남게 되었다. 도처에 특검이요 여의도는 다시 철새 도래지로 변신. 미안하다, 철새들아...
이게 다 신민된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아픔인가? 아무리 봐도 '시민'은 실종되고 '신민'만 남아 있는 듯 하다. 이 와중에 유시민은 정동영의 뒤편에 서서 이빨을 앙다문채 서슬퍼런 안광을 발산한다. 노무현은 후계구도를 다 말아먹더니 이제와서 이명박 다시 수사하라고 지시하고 검찰은 조까라는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 2007년 연말은 이렇게 저물어 가고 있다. 포스팅을 하는 행인도 제정신이 아닌갑다...
넷상에서 불고 있는 허경영바람은...정말 놀라워요~ 허본좌, 허빠, 샤이닝허~ 각양각색의 오덕후들같으니라고..ㅋ
허경영 후보가 대통령되면 청와대에서 박근혜씨와 결혼식올리겠대요 ㅡ.ㅡ
그 기사 보구, 평생 첨으로 박근혜씨에 대해서 연민의 정을 느꼈답니다.
홍준표 의원보다 나경원 대변인이 더 웃겼어요. '내가'라는 단어가 빠졌으므로 이명박 후보 본인이 설립했다는 취지가 아니라고..
그나저나 이번에 허경영 후보 지지율이 이인제 후보 지지율보다 높을 것 같다는 예측이 여기저기서 -_-
IQ 430은 어떻게 산출된 건지 진짜 궁금해요;;
군소후보 TV토론회 사람들이 안 볼 줄 알았는데 아프리카 들어가니까 허본좌 빠들이 전부 실시간 중계해주더군요;;(그 틈에 끼어 당고도 봤음;;)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416955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0416956
전격 허경영 인터뷰를 보면 정말 골때립니다.
azrael/ 덕후들 많죠? ^^;;; 오덕오덕오덕오덕오덕오덕오덕오덕
hongsili/ 그래서 박근혜가 고발했답니다. 승질나서용. ㅎㅎㅎ
자폐/ 고거 아주 재밌는 일이에요. 지금 난리 났습니다. 그렇잖아도 포스팅 준비 중입니다. ㅎㅎㅎ
당신의 고양이/ 멘사에서 이야기하기로는 아이큐 430을 측정할 방법은 없답니다. 허경영 본인도 정확한 측정치가 그런 것이 아니라 남들보다 반응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그 시간을 비교했더니 그렇게 나왔다는 놀라운 측정법을 이야기했죠. 역쉬 아이큐 430은 달라도 달라요. ㅋㅋ
독고다이/ ㅍㅎㅎㅎ 딴지에서 예전에 이너뷰 한 것도 이 수준쯤 되요. ㅎㅎ
새마을노래 개사한 TV광고도 거참 센세이션한 반응을 얻어냈지요. 역시 허본좌는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이전의 "불심으로..." 어쩌고 저쩌고 한 이의 표까지 쓸어담을 듯 하네요.
새벽길/ 불심으로 개뻥치던 분은 사기죄로 감방으로 고고씽 했더랬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