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용 멘트를 대선에...
월요일 아침부터 완전히 맛 간다. 일부 언론에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경남 지역에 로스쿨 1개 유치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발언을 했다고 실렸다. 도대체 이 난데없는 발언의 진위는 무엇인가??
권영길 후보는 민주노동당이 진작부터 로스쿨 도입에 반대입장을 견지해왔고, 더불어 현재 갑자기 의제로 떠오르고 있는 "로스쿨 유치 = 지역발전" 논리가 근거 없는 것임을 모르고 있지 않았을 것이다. 본인 스스로도 과거 열우당과 한나라당이 사학법을 가지고 딜을 논하고 있을 때, 이 부분에 대해 분명하게 잘못된 것임을 지적하고 특히 로스쿨 논의가 매우 부적절한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불과 몇 주전 전남지역 모 방송에서 로스쿨 유치에 관한 질의가 올라왔을 때도 이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임을 답변으로 준비한 일이 있기도 했다. 따라서 지역발전을 위해 로스쿨이 유치되어야 한다거나 혹은 지역균등발전과 로스쿨의 지역분산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식의 판단을 권영길 후보가 믿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런데, 덜컥 월요일 아침부터 각 매체가 이런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진의야 어찌되었던 간에 이러한 기사가 나돌게 되면 결국 민주노동당도 로스쿨을 찬성하고 급기야 지역발전과 로스쿨이 상관관계가 있다는 식의 판단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유포하게 된다. 한참 대선으로 바쁠 때에 이런 삑사리 하나가 나중에 어떻게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는 것을 권영길 후보는 몰랐을까? 아니면 당론이라는 것도 선거때는 잠깐 모른척 지나가도 된다고 생각했던 걸까?
사실확인을 위해 선본에 알아보니 경남지역 기자간담회에서 논할 의제로 로스쿨 이야기를 넣으라고 지시한 것은 권영길 후보 자신이었다. 본인이 직접 로스쿨 이야기를 의제에 집어넣었고, 간담회자리에서 분연히 소신을 밝힌 거다. 왜 그랬을까?
이건 매우 간단한 이유인데, 현재 떠도는 소문에 의하면 부산, 경남, 울산지역에 총 2개의 로스쿨이 배정될 것이라고 한다. 물론 뜬소문이고 로스쿨 유치에 대해선 아무런 결정도 난 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2개의 로스쿨이 모두 부산에 유치될 거라는 근거없는 낭설이 떠돌고 있고 기왕 2개의 로스쿨을 설치하려면 사건비율이나 사법서비스의 제공 등 여러 요건을 고려할 때 부산에 1개, 경남에 1개를 설치하는 것이 맞는 거 아니냐는 의견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 낭설에 근거한 그럴싸한 의견과 부산 이외 경남지역 사람들의 불편한 심기가 일견 합리타당하다는 것이 권영길 후보의 판단이었고, 그래서 경남지역에 로스쿨 반드시 유치하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한 거란다. 그런데 이 간단한 이유만으로는 뭔가 설명이 부족하다. 그렇다면 왜 지난 번 전남지역 방송사 인터뷰 질의서가 왔을 때는 정책위가 작성해준 부정적 답변을 수용하였으며, 그나마도 의도적으로 방송에서 로스쿨 이야기가 나오지 않도록 회피하였는가?
그 이유가 뭔지는 바로 이 기사 한 줄에 나와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통령 선거 후보는 13일 오전 창원 소재 민주노동당 경남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여러 현안에 대해 설명했다. - 오마이뉴스 기사 중
권영길 후보의 지역구가 어딘지를 생각해보면 답은 쉽게 나온다. 결국 권영길 후보는 대선후보로서의 입장을 망각한 채 지역구 관리차원의 발언을 한 거다. 정치인의 입장만을 생각한다면 이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당 내에서만 4년 가까이 이 문제로 마빡을 쥐어짜던 입장에서 볼 때는 어이가 없는 일이다. 그럴 거 같으면 정책이 뭔 소용이 있고 정책연구원은 왜 월급 줘가며 자리에 앉쳐놓나? 지 쏠리는 대로 알아서 하면 되지...
문제제기를 받은 선본 관계자, 대선 며칠 남겨두지 않고 이걸 공론화하는 것은 당직자로서의 자세가 아니라는 "충고"까지 해주신다. 웃고 말았다. 지금 충고 들어야할 입장이 누군지 전혀 감을 못잡고 있다. 선거 앞에선 원칙이고 나발이고 필요 없는 건가?
어쨌든 그 고마운 "충고"에 따라 난장판을 만들지는 않고 조용히 해결하기로 했다. 다만, 정말 "충고" 한 마디 하자면, 권영길 후보는 지금 지역구 나온 국회의원 후보가 아니라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라는 점을 명심하라는 거다. 지역구 표다지기를 위해 당론까지 은근슬쩍 뭉개고 가는 것은 정책정당의 대선후보가 할 짓이 아니다. 쪽팔리지 않은가?
곧 입당을 생각하고 있던 입장에서 참... 안타까운 이야기;; 에효; 시험 기간 맞습니다만 ^^ 망쳤어요 아하하하 ^^ 시험 시간에 늦었거든요 ㅠ_ㅠ 그나저나... 혹시 행인님~ 사회과학대학원에 대해서 아시는거 있으신지? ^^;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이런거나 여쭙고 있다니 ㅠ_ㅠ 그나저나 연애 화이륑입니다 ^^/ (뜬금없으려나요;;)
포스트 제목이 잘못(?)된 것 같은데... 총선을 위한 멘트를 대선에 날린 건 맞지만 당의 정책에 반하는 개인 입장을 내세운 게 본질이잖아... 하기야 뭐 지난 대선에는 강령도 부정했는데 뭐. 역시 권이얍! 역사는 흐른다~아~.
정치인은 정치인일뿐 당이 다르다고 바뀌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가 되겠군요. 방송에선 쉰당 대선후보가 된 정동영씨가 비정규직 어쩌구하는데, 그거 다 립서비스라는거... 따지고보면 모두 그 나물에 그 밥.
ㅠㅠ. 우울하네요. 로스쿨 유치가 총선용 멘트여서도 안 되죠. 문제는 로스쿨 반대가 당론이라는 것조차도 권 후보가 모른다는 거 아닐까요? ㅠㅠ
에밀리오/ 글쎄요... 사회과학대학원에 대해서는 저도 아는 바가 없어서용... 전공하고프신 분야에 저명한 학자들을 먼저 선별하시고 그들의 논문이나 평소 하고 다니는 모습을 관찰하면서 사사받고 싶은 분을 찾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용?? ^^;;;
말걸기/ 제목이라... 아무래도 휴직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막 들어...
not/ 그 나물에 그 밥 소리 안 들을라고 나름대로 참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한 큐에 다 말아먹는구나...
야스피스/ 권후보는 로스쿨 반대가 당론이라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으면서도 창원가서 저따위 소리를 하니까 문제라는 거죠. 잿밥에만 관심 둔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차피 대선은 그냥 쑈에 불과한 거죠, 권영길 후보 개인에게는요.
탈당했습니다. 고군분투하시는 행님, 죄송합니다.
not/ 뭐 어차피 다시 그렇게 모일 사람들이야. 서로 미안하고 자시고 할 일은 아니지. 대항하는 방식의 차이일 뿐이니까. 어쨌든 이런 거 신경쓰지 말고 하는 준비 잘 하길 바라고. ㅎㅎㅎ
며칠전 친한 당원과 술한잔 했는데 나에게 그러더군요. "형님만 아니면 진작에 탈당했을텐데..." 고마운 말이기도 하지만 참 씁슬한 말이기도 하죠. 우리 지역에서 그나마 나 때문에 탈당 안하는 사람이 하나 더 있는데 나도 불쑥불쑥 탈당 생각이 나니 이거 참...
요즘 사람들이 대선 때 누구 찍을거냐고 물어보면 "권영길을 비판적 지지한다"라고 말합니다. " 권영길이 정말로 맘에 안드는데 다른 인간들 찍기는 더 싫으니 어쩌겠나?"라고 말입니다. --;;
무위/ 에혀... 드릴 말씀이 없네용... 뭔가 계기를 마련해야하지 않겠습니까? 연말 지나면서 뭔가 일을 만들어볼 참입니다만 어찌 될지는 잘 모르겠네요. 암튼 너무 실망하시지는 않았으면합니다.
제발 뭔가 일을 좀 만들어 주세요. ^^
무위/ ^^ 예, 함 해볼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