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1962년, 칠레월드컵, 마사지

1962년, 남한은 박정희 쿠데타 세력이 완전한 집권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해가 중요한 이유는 행인이 그토록 개정을 바라마지 않는 현행 주민등록법이 제정된 해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행인이 좋아하는 축구 역사상 가장 피바람 몰아치는 월드컵이 진행된 해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 1962년은 칠레 월드컵의 해였던 거다.

 

지금으로부터 장장 45년 전! 이거 중요하다. 45년 전. 암튼 45년 전인 1962년 칠레에서 열린 월드컵은 남미와 유럽의 각개전투능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이종격투기의 종합판이었다. '작은 새' 가린샤가 득점왕을 하면서 브라질에 월드컵 2연패라는 환희를 안겨준 칠레월드컵이지만, 월드컵의 역사를 돌이켜 이 때처럼 다이나믹하고 환상적이며 소림무술을 비롯한 동양무술을 제외한 유럽과 남미의 무술들이 총 동원된 월드컵은 유래가 없는 것이었다.

 

축구전쟁이라고까지 일컬어지는 칠레월드컵에서도 이종격투기의 종합판 하일라이트는 개최국 칠레와 이탈리아와의 경기였을 것이다. 칠레 산티아고(Santiago) 나치오날 경기장(Nacional Stadium)에서 벌어진 이 두 국가간의 경기는 "산티아고의 전투(The Battle of Santiago)"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홈 어드벤티지, 즉 안방텃세를 유달리 떨었던 칠레는 이탈리아팀을 맞아 시종 강력한 몸싸움을 전개한다. 몸싸움으로 월드컵을 하라면 열번은 우승했을 이탈리아가 이를 마다할 이유가 없더랬다. 축구의 룰과 페어플레이, 스포츠맨쉽은 안드로메다를 건너 오리온 성좌까지 출장보낸 두 팀의 선수들은 상대방 다리와 거시기 걷어차는 발차기 기술, 훅과 스트레이트를 구사하는 권투기술, 허리를 잡고 상대방을 넘어뜨리는 레슬링 기술, 그리고 쓰러진 상대방의 배 위에 올라가 얼굴에 사정없는 파인딩을 날리는 효도르 스킬까지 다종다양한 격투기를 선보였다. (이 때 당시의 동영상을 보시고 싶은 분은 요기로...)

 

이 와중에 이탈리아는 홈 텃세에 밀려 2명의 선수가 퇴장당했고, 코뼈가 부러진 선수와 심하게 다리를 걷어채여 제대로 뛰지 못하는 선수가 어우러져 완전 난장판을 만든 덕분에 2-0으로 패하고 만다. 칠레는 이 여세를 몰아 브라질과의 준결승전까지 치루게 되었다.

 

1960년의 대지진으로 인하여 국가 전체가 암울한 상황에 놓여져 있었던 칠레는 우여곡절 끝에 월드컵을 유치했지만, 남미와 유럽의 화려한 맞장플레이를 노린 FIFA의 조편성은 그렇잖아도 라이벌의식에 젖어있던 남미와 유럽의 선수들을 전투의 화신으로 변신시켰다.

 

따라서 크고 작은 부상은 참가한 각국 선수들에게 공통적인 훈장이 되었고, 체코를 누르고 우승한 브라질이라고 해서 부상의 공포를 피해나갈 수는 없었다. 아마도 이 때 각국 선수단에서 가장 바빴을 사람은 대표팀에 소속된 마사지사들이 아니었을까? 그 당시에 각국이 선수단에 전문스포츠마사지를 할 수 있는 사람을 포함시켰는지는 알 도리가 없지만 굳이 그러한 전문가가 없었더라도 선수들끼리 혹은 코치들이 선수들의 얻어터진 자리와 굳은 근육들을 풀어주지 않았을까 싶다.

 

그로부터 45년이 지난 요즘, "45년 전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 때문에 곤욕을 치루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그가 삽질 이명박이다. 기자들과 한 술자리에서 여성비하적 발언을 해놓고는 이제와서 "45년 전"에 어떤 선배가 했던 이야기를 옮긴 것 뿐이라고 말하는 이명박은 서울시장 재직시절 서울시를 통째로 야훼께 봉헌한 독실한 기독교 신자다. 성실한 야훼의 자식으로서 '걸(girl)'들이 해주는 마사지를 받으러 다녔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지만 변명치고는 좀 궁색하다.

 

45년 전인 1962년, 칠레 월드컵에 참가한 국가대표 축구선수도 아닌 사람이 마사지를, 그것도 '걸(girl)'에게 받고 돌아다니면서 그것도 모자라 서비스 제공자의 얼굴이 경국지색인지 아니면 거기서 좀 떨어지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면 도대체 그가 누굴까? 참고로 칠레월드컵은 남미와 유럽국가들만이 참여하여 치루어졌다. 삽질 이명박의 선배가 국가대표 축구선수였다고 할지라도 불가능한 일이 벌어졌다는 것이다.

 

여성차별, 외모지상주의 등 삽질 이명박의 발언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은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문제는 이러한 발언을 한 삽질 이명박이 보다 진지한 자세로 자신의 과오를 반성하고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하는데 엉뚱하게 1962년을 들먹이며(삽질 이명박의 표현으로는 45년 전) 마사지에 대한 그릇된 인상만 남기고 있다는 것이다. 대권을 앞에 두고 있는 정치인으로서는 심히 미달되는 자세라고 아니할 수가 없는 것이다.

 

앞으로 삽질 이명박은 말 한마디 할 때마다 그 입을 잘 마사지하고 나와야할 거다. 물론 그 마사지 어디 가서 마사지업 종사자들의 얼굴 봐가며 그들의 손에 부탁해서는 안 된다. 지 손으로 지가 거울 보면서 해야할 것이다. 자칫하다간 공업용 미싱에 깔리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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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9/20 20:36 2007/09/20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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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축구기술은 45년전에 비해 요즘에는 많이 떨어졌군요... ㅎㅎ

  2. 과연 명박이 대통령 될까요-_-?

  3. 이명박은 선배의 경험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는군...

  4. 음, 정치에 관한 글만 보면 급우울해지네요. 한국 정치가 얼마나 엉망진창인지 행인님의 생기발랄 구라도 종종 우울하게 만들어 버린단 말이죠. 에잇, 나쁜 새끼들.

  5. 산오리/ ㅋㅋㅋ 그러게용~~ ^^

    NeoPool/ 명박이가 대통령 다 된 것처럼 행세하고 다녀서 거시기 하긴 한데요, 글쎄용... 저도 잘 모르겠어요. ㅋㅋ

    말걸기/ 씨잘떼기 없는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거. ㅋ

    무한한 연습/ 이건 정치에 관한 글이 아니라 축구에 관한 글입니다요, 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