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양극화 해소방안
노무현 신년사를 보면 고개를 갸우뚱 하게 된다. APEC 회담과 홍콩 WTO를 거치면서 노무현, "세계화는 대세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추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이다. 또는 더 나가 주도적으로 세계화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뜻일 수도 있다. 그런데 신년사에서 노무현은 양극화 해소를 자신의 최대과제로 삼겠다고 선언한다. 희안한 일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필연적 결과는 극단적 양극화이다.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가 여기 있다. 20:80의 사회를 넘어 2:98의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 신자유주의라면, 양극화해소를 위한 특단의 결정은 결국 신자유주의 체제를 거부하는 것에서 출발해야한다. 그런데 대통령씩이나 하고 있는 노무현, 한쪽에서는 신자유주의를 추종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동시에 다른 한쪽에서는 신자유주의 추세에 역행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한다.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이 와중에 덜컥 소주세 인상안이 정부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미 작년 하반기에도 소주세 인상에 대해 설왕설래한 바도 있고, 이렇게 일찌감치 또 소주세 인상이 논의되는 것은 약간 의외이기도 하다. 세금 걷어 복지에 투자하고 이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방안인지는 모르겠으되, 이건 좀 너무한 것 아닌가 싶다.
행인이야 술 완전히 끊은 것이 앞으로 보름 정도만 있으면 만 5년이 된다. 소주세를 올리던 소주값을 올리던 사실 행인의 입장에서는 뭐 별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러나 술에 붙는 세금 올려서 양극화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면 이건 공룡 발바닥에다 대고 하품하는 소리다. 기본이 안 된 거다, 기본이.
노무현의 신년사가 가지는 한계 중의 하나는 양극화 해소를 위해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없다는 점이다. 세금 더 걷어서라도 양극화 해소하겠다는 일성은 그럴싸했는데, 그 세금이라는 것이 조세형평 내지 조세정의를 실현하는 것으로 더 걷겠다는 것인지 뭔지 내용이 전혀 없었다. 세금탈루나 포탈을 일삼는 사람들을 엄정하게 찾아내기 위해 인력을 보강하겠다거나 직접세 비율을 더 높이겠다거나 투기자본에 대해 중과세를 하겠다거나 악질적 경제사범은 먹은 거 다 토해낼 때까지 주리를 틀겠다거나 이런 내용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이질 않는다는 거다.
그러더니 기껏 나온다는 이야기가 소주세를 높인다는 이야기다. 물론 작년의 경험을 비추어봤을 때 소주세를 올린다고 해서 소주값이 오르지는 않을 거니까 안심하시라는 헛소리 충분히 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디 장사하는 입장에서 그게 그렇게 쉬운가? 주세가 올라가는데 그것을 판매가에 반영할 수 없다면 자본 입장에서는 눈 뻔히 뜬 채로 생돈을 뜯긴다고 생각할 텐데, 얘네들이 술값 안 올리고 지들은 손가락 빨고 앉았냐?
게다가 이 소주라는 것이 담배랑 엇비슷한 면이 있어서 값을 쬐끔 올린다고 해서 바로 수요가 뚝 떨어지는 일이 발생하는 일은 없다. 어차피 다른 술값도 비싸긴 마찬가지고 만만한 소주값 몇 백원 올라봐야 다른 술보다 싸기 때문에 계속 소주를 마시게 된다. 술값 올라간 것에 열받아 술을 끊는 사람이 늘어나면 그건 재미있는 현상이겠지만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이 X같은 세상, 술마시는 재미라도 없으면 뭔 재미로 살겠나? 마실 사람은 삥을 뜯어서라도 마시게 되어 있다.
결국 없는 사람들 주머니를 쥐어 짜내서 재원을 마련하고 그 돈으로 '양극화 해소'라는 엄청난 과제를 수행하려는 거다. 병주고 약주고 지들도 정신이 없다.
임마누엘 월러스틴이 갈파했듯이 어차피 계급간의 투쟁은 하나의 계급만이 존재하는 사회를 위해 달려간다. 양극화의 전제는 크게 둘로 갈라지는 양극단이 있다는 것인데, 이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평준화다. 분배구조를 정상화함으로써 극단의 격차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한쪽 극단을 완전히 멸절시켜버리는 거다. 아예 일어서지도 못하게 만들어버림으로써 그들의 존재 자체를 사회에서 잊혀지게 만드는 거다.
노무현의 양극화 해소는 어떤 방식을 택하는 것일까? 환율상승을 통해 자칫하면 재직 중 국민소득 20000불을 달성할지도 모르는 노무현, 이 참에 노동자계급과 서민계층을 완전히 분해시켜 양극화 해소를 하려는 것일까? 뭘까, 도대체?
놈현 지가 뭔 소리하는지도 모르면서 떠들어대고 있네요... 자본주의 구조하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가 모순적 존재라는 걸 놈현은 모르고 있는 것 같네요. 자기를 의식하지 못하는 존재, 즉 무식한 존재 놈현!!! 그러니 무슨 대책이고 나발이고가 나오겠어요!!!
세계화를 하여야하는데 양극화를 해소하겠다..참 형용모순이군요.
가끔은 그 놈들 머리를 해부해서 한 번 들여다보고 싶은 욕구가 불끈 솟아올라요~
맨날..
쏘주가 봉이냐?
- 어느 소주한잔 신봉론자의 외침
이재유/ 그게 문제랍니다... ㅠㅠ
전김/ 저도 가끔 뚜껑을 열어보고 싶어요. 으흐...
정양/ 쟤네들에게는 봉 맞는 거 같군요.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