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시리즈의 함의

아무튼 홍준표라는 사람, 정치적인 센스는 발군의 그것임이 분명하다. 이건 인정하자. 뉴스가 될 '꺼리'면 뭐든 터트릴 수 있다. 그것이 구체적인 법률이 되어 나타나거나 정책으로 반영되어 현실화되지 않더라도 관계는 없다. 어차피 '포퓰리즘'이라는 것은 반드시 과실(果實)을 만들어내지 않아도 상관이 없는 것이니까. 대중의 감수성을 적절히 만져주는 역할로서 충분하니까.

 

이번에 또 한 건 했다. 성인 1인당 1주택 제한이라는, 홍준표식 표현대로라면 '좌파'적인 안을 내놓은 것이다. "좌파정책이든 우파정책이든 투기를 잡을 수 있다면" 뭐든 할 수 있다는 이 놀라운 '발상의 전환'! 얼핏 보면 정말 대단한 듯 싶다.

 

그러나 홍준표의 이 발상은 좌파적 발상하고는 거리가 멀다. 내용은 어떻든 간에 홍준표의 발상은 시장경제의 기초질서를 다시 잡아보자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 가장 시장지향적인 발상이라는 것이다. 이게 어떻게 좌파적 발상이 되겠는가?

 

민주노동당의 정책논평 하나는 그래서 더욱 일고의 가치가 있다. 물론 당장 실현 가능한 구체적인 방법이 뾰족하게 드러나있지 않다는 면에서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홍준표의 발상이 가지고 있는 내용적 측면의 문제점은 충분하게 지적이 되고 있다.

 

더불어 이념적 측면에서 이번만큼은 민주노동당이 뭔가 할 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홍준표의 안이 좌파적인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극우주의적 발상이라고 공격하는 모습에서 약간의 오바도 느껴지지만 솔직히 이야기하면 "극우"까지는 아니더라도 극히 보수적인 발상임에는 분명하다. 실질적인 측면에서건 이념적인 측면에서건 이번 주택소유상한과 관련된 홍준표 안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반응은 지난번 재외동포법 개정안 발의 당시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것도 긍정적으로. (너무 오랜만에 민주노동당에 대한 칭찬을 하려니 왠지 간지럽긴 하다. 오랜만이 아니라 첨인가???)

 

문제는 이러한 경향이 지속되는 과정에서 좌파들이 진정 좌파적인 정책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인가이다. 홍준표가 발표한 일련의 정책 시리즈는 적어도 보수주의자들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과거처럼 온통 빨간색 페인트 들고 다니면서 말만 뻑하고 나오면 간첩을 입에 물고 살거나, 카더라 통신 가지고 온 동네 나팔 불고 다니다가 아님 말고 하는 식의 '꼴통'짓하던 것에서 적어도 구체적인 대안을 들고 나와 국민들의 관심을 사고 있는 형태로 대한민국 보수주의자들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것은 비단 홍준표만의 현상이 아니다. 비근한 예로 정형근을 보자. 호텔방 묵주사건 이래로 개과천선을 했는지 어쨌는지는 모르지만 최근들어 정형근의 행로는 청와대 386을 능가할 정도로 획기적 변신을 했다. 북한에 대한 무조건적 인도적 차원의 물류제공, 이번 정동영의 '중대제안'에 대한 확고한 지지선언 등...

 

박근혜 역시 마찬가지다. 국보법 철폐 총력투쟁 덕분에 기사회생한 한나라당을 이끌고 있는 박근혜의 정치능력에서 이제 안 되면 탄핵이라도 몰고가자고 하는 과거 한나라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끊임 없는 박근혜 흔들기가 한나라당 안에서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려움을 외부의 적에게 돌림으로써 해결하려던 이전의 사람들과는 달리, 정책적 과정과 대안의 설정 등을 통해 해결하려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반면 조갑제 등을 비롯한 "꼴통" 극우주의자들은 살려는 몸부림을 아둥바둥 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차 뉴스의 중심에서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 과거 조갑제의 말 한마디는 그 자체로 여론이 될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조갑제의 한 마디는 충분히 웃음거리가 된다. 지만원 역시 마찬가지다. 요즘 내놓는 글들 보면 시스템 연구소 때려 치고 점집을 차린 것인지 의심이 될 정도니까. 조선일보, 기자들까지 제정신이 아니다. 술처먹고 깽판치면서 호남 향우회에게 테러나 당할 소리를 지르고 다닌다. 이러다보니 보수를 자처하는 자들 사이에서도 "꼴통"들은 소외된다. 뉴라이트들이 제발 "꼴통"들 좀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을 할 정도다.

 

물론 세상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꼴통"은 어디나 있다. 극우 꼴통은 물론이려니와 좌파에서는 "꼴통" 좌파가 없겠는가?? 그건 그렇다고 치고, 이렇듯 보수는 점차 외피만이라도 '합리성'을 띠면서 여론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뭔가를 만들어내고 있다. 가당찮게 가장 보수주의적인 정책을 '좌파적 정책'으로 둔갑시키는 말장난을 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그렇게 보수주의자들은 변화를 위해 몸부림 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좌파들은? 과연 '희망'을 줄 수 있는 뭔가를 내놓고 있는가? 준비는 되고 있는가? 세상이 깜짝 놀라 흔들할 정도의 뭔가가 있는가? 당장은 또다시 "빨갱이"소리를 들을 지언정 변혁이라는 미래의 꿈에 대해 이야기할 준비가 있는가? 물론 이건 내 자신에 대한 질의일 것이다. 빨갱이로 살 수 있는지를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있는 중이다. 계속 물어봐야 할 것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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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15 15:51 2005/07/1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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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게 무슨 소리요?? 유신, 두환이 태우때도 아니고 '빨갱이'라니...
    아직도 그게 고유명사인가요?? 쩝~
    글구 방명록은 안본게요?? 내가 그렇게 이뿌게 애정표현까지 했는데
    대꾸도 없다니...너무해욧~!! 칫!

  2. 머프/ 지금 제 블로그 문제가 이만저만이 아닌가봅니다. 이번에는 방명록에 들어가질 못하네요. 새글표시도 되지 않구요. 하여튼 진보블러그가 행인하고는 별로 친하질 않은가 봅니다.... ㅜㅜ

  3. 이보시오! 행인. 내가 방명록에 글쓴게 언젠대 그 new표시가 여태까지 남아 있겠소. 난 분명 그 표시를 보았단 말이오. 행인에 제때 확인을 안해서 그런것 같소. 글구, 디카 필요하믄 드리지요.(단, 공짜는 안되요. 소주 한병하고 바꿔요..ㅋ)

  4. 친구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보면... 별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비판만 하다가... 결국은 사회 시스템의 문제로 떠넘기다가... '그래서 네가 말하고자 하는 게 뭔데? 공산주의 하자고?'라고 묻는 질문에 난감해 하다가....쩝~

  5. 냥이/ 그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속으로는 "당빠쥐!!!"라고 내뱉고 싶다가도 사람마다 혓바닥이 다르게 움직이더라구요... ㅋㅋ

  6. 행인/ 방명록에 안들어가진다니!!-_-;; 그럴리가 없는데. 아직도 그런가요?

  7. 그게 블로그의 문제가 아니라 제 컴에 문제가 있는 거 같아요. 다른 사이트들도 사이트간 이동이 되질 않네요... 바이러스 첵크에 스파이웨어검색에 하다못해 레지스트리 정리까지 다 했는데요, 안 되는군요... ㅠㅠ
    아무래도 컴을 개비해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8. 으으.. 그놈의 빨갱이 소리 정말 듣기 싫군요.
    지들은 무슨 파랭이라도 되나(...)

  9. 루카/ ㅋㅋㅋ 도배질은 누구나 하죠. 빨갱이라는 소리가 욕설처럼 들리지는 않는데 "꼴통"이라는 소리는 욕설로 들리네요(저만 그런가??). 내용이 아니라 색칠로 승부를 하려는 사람들, 아직도 많이 있어서 저도 참 답답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