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김민선과 미네르바
박근혜가 강릉 보궐에 지원나가 한 이야기가 인구에 회자된다.
"사람에게는 지켜야할 의리가 있다. 의리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사람도 아니다."
누구 들으라고 하는 소릴까? 전여옥? 이명박??
그런데 만일 이 박근혜의 발언때문에 평소 의리가 없다고 소문난 사람들이 주변인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고 하자. 너 같이 의리 없는 쉑은 사람쉑이 아니라네? 그러니 앞으로 내 곁에 얼쩡거리지 말아. 뭐 이런 시답잖은 소리부터 듣기 시작해서 거래처 무과장이나 고객들에게 "저 쉑은 인간이 아니래" 뭐 이따위 소문이 돌아 장사 망하게 생겼다고 하자.
당사자가 "ㅆㅂ 성질 뻗쳐서..." 이런 왕따현상이 발생한 이유를 찾아보니 박근혜가 "의리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사람도 아니다"라고 한 이후부터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되었다. 그리하여 동원한 방법이 박근혜를 대상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소송. 경기지방경찰청의 전례에 따라 위자료 5억도 얹어서 소를 진행하기로 했다. 그 순간 어떤 일이 벌어질까?
피소된 박근혜는 걍 씨익 웃고 말 일일 것이고, 박사모의 회원들은 고소인의 집과 가게로 몰려가 우리 근혜님을 못살게 한 "의리 없는 인간"에 대한 항의집회를 진행할 것이며, 언론은 사회면 하단에 쬐끄마하게 별 신기한 일도 다 있다라는 식으로 기사를 언급할까 말까 고민할 것이다. 왜냐? 뭘 왜겠냐? 사실의 인과관계라는 것이 증명될 여지가 없는데, 이게 사건이 되겠냐고...
그런데 고소 주체가 달라지면 이게 사회적 파장을 일으킨다. 대표적인 예가 미네르바 사건. 미네르바가 아고라에 글을 몇 편 올렸는데, 아 글쎄 이 글때문에 국가경제가 파탄지경에 이르게 됐다지 않은가? 물론 인과관계를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다. 그러나 미네르바는 허위사실유포죄라는 '중죄인'이 되어 구속 기소되었다. 물론 검찰의 이런 뻘짓은 미네르바의 무죄방면으로 인해 역사에 길이 남을 뻘짓이 되었지만.
이번엔 김민선이라는 연예인. 광우병이 우려되는 미국산 쇠고기는 먹지 못하겠다는 글을 자기 홈피에 올렸었는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업체가 김민선의 그 글 때문에 장사가 안 된다고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걸었단다. 고소인은 "연예인의 말 한마디"가 가지고 있는 엄청난 파괴력을 세상에 알리고자 하는 숭고한 목적으로 이 소송을 제기했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서, 행인 컴퓨터 즐겨찾기 중 "꼴통" 카테고리 한 부분을 당당하게 장악하고 있는 '오케이 톡톡' 사이트의 주인장 전여옥은 '한 마디에 대한 책임'이라는 심오한 화두를 걸어 놓고 김민선을 주어 팬다. 이렇게 '한 마디에 대한 책임'을 인생의 경구처럼 여기고 사는 전여옥이 우째서 박근혜의 뒤통수를 그토록 쎄게 후려치고 이명박에게 달려갔는지는 미스테리지만 그걸 까발릴 만큼 시간이 남아돌지는 않으니까 여기서 패스.
미네르바 사건과 김민선 사건에서 볼 수 있는 하나의 경향은 정치권이든 검경이든 간에 지들의 말빨보다는 아고라의 널리디 널린 폐인 중 한 사람, 혹은 연예인 한 사람의 힘이 지들이 가진 힘보다 훨씬 세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는 거다. 그게 그렇게 부러우면 지들이 아고라 폐인질을 하던가 연예인을 하던가 하면 될 일. 더 좋은 방법은 지들부터 "한 마디에 대한 책임"을 지는 솔선수범을 보이면 될 일이다.
하지만, 미국산 쇠고기는 아무런 하자도 없다고 설레발이 치던 이명박, 한승수가 미국산 쇠고기 사서 처먹었다는 이야기는 종래 나오지 않고, 그들이 자기 집처럼 여기는 청와대 이하 관공서에는 죄다 호주산 쇠고기만 식재료로 이용하고 있다는 이 놀라운 현상을 보면, 도대체 그렇게 난릴 치면서 수입하려고 애썼던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안전성 보장을 지들 스스로 외면하는 이 사태, 즉 "한 마디에 대한 책임"조차 지지 못하는 정부는 어느 나라 정부란 말인가 의심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
사실, 미네르바 사건에서도 본 거지만, 검찰이 미네르바를 개패듯 후드려 패는 짓만 안 했으면 국민 대다수는 미네르바가 새로나온 아이스바인지 뭔지 잘 모르고 넘어갔을 수도 있다. 이번 김민선 건만 보더라도 김민선에 대한 소송이 제기되지 않았더라면 기껏 잠잠해져가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불거져 나오지 않았을 수도 있다. 세상일이라는 것이 가끔은 다 나아가고 있는 뾰루지를 괜히 주어 짬으로 인해 피부과 전문의들만 노나게 만드는 일도 있는 거다.
어쨌건 간에, 이명박이나 한승수, 전여옥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이거다. "의리를 지키지 않는 사람은 사람도 아니다." 이거 근혜님 말씀이다. 거기에 더해 "한 마디에 대한 책임"을 꼭 지키라고 당부하고 싶은 거다. 미국산 쇠고기 안전하다고 그렇게 자부했으면 청와대 밥상부터 미국산 쇠고기로 꽉꽉 채우던가, 관공서 구내식당에 미국산 쇠고기만 입고시키던가. 추상적이고 막연한 심증으로 사실관계조차 입증하지 못할 기소나 소송을 부추김으로써 인민들의 입을 막아버리려는 꼴통스러운 짓거리는 집어 치우고 말이다.
행인님의 [박근혜와 김민선과 미네르바] 에 관련된 글. "버르장머리"라는 단어를 국가원수 공식지정언어로 만든 장본인은 누구나 다 알듯이 뻥삼옹이시다. 영문 이니셜 YS, 풀네임 김영삼인 이분은 현직 대통령 재직 당시 일본의 "버르장머리"를 고치겠다고 하다가 일본 좋은 일만 시켜줌으로써 "버르장머리"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충격적 폭발력을 국민에게 실감시킨 바 있다. 뻥삼옹은 퇴직 후에도 아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