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ssee님과 디디님께 드리는 공간
행인님의 [27년 교직생활이 남긴 것] 에 관련된 글.
걍 기분 내키는 대로 (키보드를) 쳐 갈기는 것으로 대충 끄적여 올려놓는 행인의 씨잘떼기 없는 글에 fessee님과 디디님이 덧글로 훌륭한 글을 남겨주셨다. 본글보다 훌륭한 덧글들을 본글 아래 놔둔다는 것이 여간 섭섭한 것이 아니라서 두 분의 말섞기를 아예 새로 포스팅해본다. 물론 사전 허락을 받은 것은 아니나, 두 분 모두 흔쾌히 동의하시리라 믿는 바가 있는 데다가, 이 블로그의 쥔인 행인은 이렇게 할 권리 내지는 의무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하는 두 분이 올려주신 덧글이다. 당연히 트랙백을 건 행인의 포스팅 "27년 교직생활이 남긴 것"에 달린 글이다.
행인이 fessee님이나 디디님처럼 현장의 깊은 내막까지 다 알고 있는 것은 아니다. 간혹 행인도 강의라는 것을 하는 입장에서 학생들의 행동에 대해 때론 화가 나기도 하고 때론 좌절하기도 하지만, 행인에게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대부분 성년을 훌쩍 지난 연령대의 사람들인데다가 폐쇄적인 초중고라는 공간에 갇혀 있는 사람들도 아니다. 따라서 fessee님이나 디디님이 겪고 있는 상황, 또는 그 심정은 그분들의 목소리로 직접 듣는 것이 훨씬 좋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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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ssee 2008/11/26
제 주변의 2, 3년차 교사들, 혹은 교사를 준비하는 이들 중에도 "(가끔은 뒈지게) 줘 쎄리 패야 댄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이 있답니다.
"체벌의 교육적 효과"란 걸 어느 정도 인정하는 이들이 "체벌"과 "폭행"을 구분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정의와 제약의 명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말을 흐리는 게 참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만.... (어떤 형태로든 다른 사람에게 물리적 제약을 가하는 것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그 물리적 제약을 통제할 많은 수단을 수용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리적 강제는 아주 근본적으로 "좀 더 효율적으로" 행사하고 싶은 유혹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그 때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다만 "지식 습득의 강제" 혹은 "학내 질서의 유지"의 수단으로서 물리적 강제의 효용을 긍정할 뿐 학생이 염색을 하건 뽀글 파마를 하건 빤쓰만 입고 학교에 오건 학교 밖에서 담배를 피고 술을 마시건 큰 상관은 없다고들 이야기하는 것이 포스트에 등장하는 교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마치 서양에서 100여년 전에 '아동"과 "사생활"이라는 것이 생겨나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아 슬프기는 합니다만...)
위의 등장 교사나 제 주변의 새내기 (혹은 예비) 교사들이나 체벌의 효용을 긍정한다면 그들은 국가의 물리력 행사(이를테면 경찰장구 및 무기의 사용)에서와 마찬가지로 "체벌"이란 것의 정의와 제약을 명시해서 체벌을 "양성화"할 것을 요구하는 게 옳지 않을까 합니다. "
"지식습득의 강제"나 "학내 질서의 유지"를 위한 "체벌"의 결과로 발생하는 교사의 품위 상실 -학창시절 야구 방망이, 당구채, 죽도, 목검, 크리켓 배트 등을 휘두르는 교사(-_-;;;)의 모습이 품위 있어 보인 적은 없습니다.-과 교사 개인의 실질적인 생명, 신체의 위협 등만을 고려하더라도 말이지요.(고2 때 저의 모교(-_-)에선 자퇴한 학생이 그 간의 가혹행위와 인격 모독에 앙심을 품고 교사를 흉기로 찌른 사건이, 최근에는 그 인근 학교에서 30대 졸업생이 재학시절 "은사"를 살해한 일이 있었으니 "실질적인 생명, 신체의 위협"을 무릅쓰는 행위라 할 만 하겠죠.. 그 위험을 무릅쓰고 "체벌"을 하는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군요 -_-;;;)
학교와 관련된 문제들을 생각하면 언제나 가슴이 답답합니다. 과연 어디까지가 존중하고 보호해 주어야 할 영역인지...
"평소 괴롭히던 친구"를 살해하고 "100대 체벌"이 난무하는 그 지점까지도 "국민교육의 성역"으로 그 모든 구성원을 마지막까지 보호하려 애써야 하는 것인지...
또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평소 괴롭히던" 친구와 "100대" 체벌은 정말 우스운 형용모순이 아닌가 합니다. "평소 괴롭히던 학생(혹은 웬수?)"나 "100대 구타"가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지...)
상담 전문 교사의 충원과 교사가 처리해야 할 행정 업무의 최소화, 소년범에 대한 계도와 교정의 전문화를 통한 (학교를 포함한) 일상 사회 복귀 가능성의 제고,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교권의 담지자가 아닌 현대 교육의 담당자로서 교사의 위상 재확립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생산직 노동자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 "육체 노동이 골병과 빈곤을 부르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교육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아닐까 합니다. "사무직과 전문직에 대한 열망"이 "높은 교육열"로 이어진 것이 "대학만 바라보는 중등교육"에 따른 작금의 여러 문제들의 아주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일 테니 말입니다.
무거운 포스팅에 횡설수설 댓글이었습니다. ㅋ
"체벌의 교육적 효과"란 걸 어느 정도 인정하는 이들이 "체벌"과 "폭행"을 구분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정의와 제약의 명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말을 흐리는 게 참 이해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만.... (어떤 형태로든 다른 사람에게 물리적 제약을 가하는 것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그 물리적 제약을 통제할 많은 수단을 수용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물리적 강제는 아주 근본적으로 "좀 더 효율적으로" 행사하고 싶은 유혹에 시달릴 수밖에 없고 그 때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으로 변신할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다만 "지식 습득의 강제" 혹은 "학내 질서의 유지"의 수단으로서 물리적 강제의 효용을 긍정할 뿐 학생이 염색을 하건 뽀글 파마를 하건 빤쓰만 입고 학교에 오건 학교 밖에서 담배를 피고 술을 마시건 큰 상관은 없다고들 이야기하는 것이 포스트에 등장하는 교사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마치 서양에서 100여년 전에 '아동"과 "사생활"이라는 것이 생겨나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느낌을 받아 슬프기는 합니다만...)
위의 등장 교사나 제 주변의 새내기 (혹은 예비) 교사들이나 체벌의 효용을 긍정한다면 그들은 국가의 물리력 행사(이를테면 경찰장구 및 무기의 사용)에서와 마찬가지로 "체벌"이란 것의 정의와 제약을 명시해서 체벌을 "양성화"할 것을 요구하는 게 옳지 않을까 합니다. "
"지식습득의 강제"나 "학내 질서의 유지"를 위한 "체벌"의 결과로 발생하는 교사의 품위 상실 -학창시절 야구 방망이, 당구채, 죽도, 목검, 크리켓 배트 등을 휘두르는 교사(-_-;;;)의 모습이 품위 있어 보인 적은 없습니다.-과 교사 개인의 실질적인 생명, 신체의 위협 등만을 고려하더라도 말이지요.(고2 때 저의 모교(-_-)에선 자퇴한 학생이 그 간의 가혹행위와 인격 모독에 앙심을 품고 교사를 흉기로 찌른 사건이, 최근에는 그 인근 학교에서 30대 졸업생이 재학시절 "은사"를 살해한 일이 있었으니 "실질적인 생명, 신체의 위협"을 무릅쓰는 행위라 할 만 하겠죠.. 그 위험을 무릅쓰고 "체벌"을 하는 스승의 은혜는 하늘 같군요 -_-;;;)
학교와 관련된 문제들을 생각하면 언제나 가슴이 답답합니다. 과연 어디까지가 존중하고 보호해 주어야 할 영역인지...
"평소 괴롭히던 친구"를 살해하고 "100대 체벌"이 난무하는 그 지점까지도 "국민교육의 성역"으로 그 모든 구성원을 마지막까지 보호하려 애써야 하는 것인지...
또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평소 괴롭히던" 친구와 "100대" 체벌은 정말 우스운 형용모순이 아닌가 합니다. "평소 괴롭히던 학생(혹은 웬수?)"나 "100대 구타"가 더 정확한 표현이 아닐지...)
상담 전문 교사의 충원과 교사가 처리해야 할 행정 업무의 최소화, 소년범에 대한 계도와 교정의 전문화를 통한 (학교를 포함한) 일상 사회 복귀 가능성의 제고, 가부장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교권의 담지자가 아닌 현대 교육의 담당자로서 교사의 위상 재확립도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생산직 노동자도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 "육체 노동이 골병과 빈곤을 부르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교육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 아닐까 합니다. "사무직과 전문직에 대한 열망"이 "높은 교육열"로 이어진 것이 "대학만 바라보는 중등교육"에 따른 작금의 여러 문제들의 아주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일 테니 말입니다.
무거운 포스팅에 횡설수설 댓글이었습니다. ㅋ
디디 2008/11/27
백만퍼센트, 행인사마의 글에 동의(하는 정도가 아니라, 바로 그렇게 말)하면서도. 막상 교실에 있으면 다 때려 죽이고 싶은 순간이 있으니 클 -_-; (물론 꾸욱, 꾸우우욱 -_- 하늘을 보고 심호흡을 합니다. 호호호) 죄업는 헤어와 파숑을 들먹이는 건 그야말로 논점이탈이라고 보고. "육체 노동이 골병과 빈곤을 부르지 않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교육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는 생각엔 백번 동의. 낡고 닳은 도덕책의 구절 말고는 도무지 사람을 존중할 이유가 없는 현실 속에서 아이들은, 자아를 형성하는 중이니까요. ㅠㅠ
fessee 2008/11/27
디디님/ 분명 학교 다닐 때는 그 "때려 죽이고 싶은" 학생이었음에 틀림 없는 저도 막상 교생을 나가보니 "때려 죽이고 싶은" 학생이 있더라는;;;; (교사를 하지 않기로 결심한 이유 중 하나지요)
개인적으로 "체벌"에 긍정적이긴 합니다만 그 "체벌"이란 게 "학생다운" 단정한 용모를 유지하게 하는 데 사용되거나 "때려 죽이고 싶은" 충동을 부분적으로 충족시키는 데 사용되는 것은 반대합니다.
그래서 체벌을 찬성하는 이들일수록 체벌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제약을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제안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흠흠...
개인적으로 "체벌"에 긍정적이긴 합니다만 그 "체벌"이란 게 "학생다운" 단정한 용모를 유지하게 하는 데 사용되거나 "때려 죽이고 싶은" 충동을 부분적으로 충족시키는 데 사용되는 것은 반대합니다.
그래서 체벌을 찬성하는 이들일수록 체벌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제약을 수용하고 적극적으로 제안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흠흠...
fessee 2008/11/27
디디/그렇게 안 읽혔으니 염려 마십시옹...
걍 디디님의 "때려 죽이고 싶은" 학생의 존재에 공감을 표하고 싶었을 뿐... ^^
(행인님 블로그에서 뭔짓인지.. 디디님을 위해서라도 블로그를 만들어야 하나 ㅎㅎ)
걍 디디님의 "때려 죽이고 싶은" 학생의 존재에 공감을 표하고 싶었을 뿐... ^^
(행인님 블로그에서 뭔짓인지.. 디디님을 위해서라도 블로그를 만들어야 하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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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스러운 지점은 fessee님이 블로그를 개설하실 경우 뻥구라닷컴의 저질 포스팅에 질린 수많은 독자들이 fessee님의 블로그로 죄다 옮겨가심으로써 뻥구라닷컴의 흥행에 막대한 손실을 끼칠지 모른다는 점이다. ㅠㅠ
그러나 fessee님이 블로그를 개설하신다면 행인 역시 fessee님의 블로그에 자주 찾아가 뵈는 광영의 껍딱지라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오지 않을까 싶은데...^^;;;
허거덕 -_- 맞춤법조차 틀린 저 글을. 메인으로 옮겨주시다니 몸둘바를... ㅋㅋㅋ
뜬금없이 생각난건데 얼마전엔, 아이들에게 [쇼생크 탈출]을 보여준 일이 있음.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와 타인에 대한 존중감을 잃지 않는 삶, 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던 건데, 아이들이 의외로 감옥안의 '호모새끼'들에 대한 분노만 토하는 바람에 꽤 싸워야 했죠.
나: 그들은 호모가 아냐. 거기에 여자가 없기 때문에 남자들을 강간한거지. 그리고 호모는, 그런 폭력적인 뉘앙스로 욕을 먹어야 할 이유가 없어. 문제는 그 영화속의 깡패들이 만드는 관계의 폭력성이지.
선생님 호모가 좋아요? 호모예요? 아니, 레즈비언? 히히히- 에서부터 성경까지 들먹이며 동성애를 비난하는 아이들에게 뭔가 조근조근 설명하는 일은 무척이나 어려웠답니다.
게다가, 교지 작업을 위한 설문조사에서 친구는. --다. 라는 질문에. 친구는 믿는 도끼다. 언제 발등찍힐지 모르니까. 라는 대답과, 친구는 돈이다. 가장 소중하니까. 라는 대답이 나란히 높은 퍼센테이지를 차지하는 현실.
중국인 청소부 아줌마들이나, 스쿨버스 기사님들, 테마학습 여행지에서 만나, 초라한 물건을 들이미는 소수민족 할머니들을 아이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하인이나 거지 취급할 때 느끼는 분노와 좌절은 엄청나지만,
세계가 강요하는 어떤 세계관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순간의 그들에게 다른 시각을 말하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초큼 귀찮을 때도 많고. ㅋㅋㅋ (-_-;;)
행인님/ 모니터가 고장난 줄 았았어요. ^^;
태그에도 제 저질 별명이 ^^;; 감사합니당. _(__)_
블질에 대해서는 워낙 수줍음이 많은 성격이라 좀더 고민해봐야겠습니당. ㅎㅎ
디디/ 흠흠 돈만큼이나 소중하며 못믿을 존재인 친구...
영화 "친구"를 연상시키네요...
전 갠적으로 행인님의 요즈~음 즈~질 포스팅이 훨씬 발랄합니다. 예전의 논문적인 포스팅으로 돌아가시면 즐겨찾기 삭제할꺼에요...ㅋ~
디디/ 저는 학생들의 그런 모습들을 간혹 건너건너 들으면서도 드는 생각이 "우리 어릴 때도 그렇지 않았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앞서 오마이에 글을 올리셨던 분이 자신의 글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지금 학교는 예전처럼 낭만적인 곳이 아닙니다"
전 오히려 그 낭만성이라는 것을 수십년 전 자신이 중고생으로 학교에 다닐 때의 시간에 존재했던 자신의 감정만을 기준으로 생각하고 계시는 그분의 사고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아닌 말로, 우리 어릴 적에도 포르노는 돌아 다녔고, 개중엔 그 포르노를 접했던 애들도 있고, 행인의 친구처럼 세운상가에서 어떤 삐끼의 꼬임에 빠져 '전원일기' 녹화테잎을 포르노 테잎으로 알고 사온 띨팍도 있었더랬죠. 그런데 그들은 지금 뭘 하고 살고 있을까 궁금해집니다.
다들 사회 각 분야에서 지 먹고 사니라 정신 못차리고 있습니다. 이들이 어릴 적에 가지고 있었던 모지란 생각들은 성장하고 사회를 겪으면서 많은 변화를 했구요. 그렇게 다들 잘 살아가고 있더라는 거죠.
저는 걔들에게 두 분이 지적하셨던 것처럼, 취업이나 경쟁이나 이런 것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을 생각하면서 살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기를 바라는 거죠. 그러기 위해선 그네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이 먼저 자유로워져야할 거라고 보구요. ㅎㅎ
fessee/ ^^;; 놀라게 해드릴 마음은 없었어용. ㅎㅎ 다만, 좋은 글을 파묻어둔다는 건 너무 아까워서요. 블로그 개설은 늦어지더라도 제 글에 덧글 다실 때는 부담없이 마구 쓰셔도 됩니다. ㅎㅎ
존/ 흠... 결국 제 포지션은 즈~질로 낙착되어버렸군요. 킹...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