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쩜셋을 기다리며...

행인에게 나타났다는 말은 아니다. 어떤 분에게서 이 증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같아 정밀진단이라도 함 받아보시라는 취지에서...

이런 제목의 글이 온라인에 떠돌고 있다.

한미 FTA 비준, 과연 서둘러야 할 일일까요?

무슨 내용이냐 하면, 한미 FTA 선비준은 안 된다는 것, 그리고 현재 체결된 한미 FTA 내용 중 수정할 사항들이 꽤 있다는 것. 누가 한 말일까?

놀랍게도 이 발언의 장본인은 바로 노무현이다. 이번엔 진짜 놀랐다. 어떻게 이 사람이 이런 발언을 할 수 있을까?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봉하마을 오리쌀 판매실적이 좋아 내년엔 사업 확장까지 계획하고 있다던 노구라께서 갑자기 이런 깨는 소리를?

노무현이 쥔장으로 앉아 있는 이너뉏 정치사이트 '민주주의 2.0'... 뉘미 이젠 개나 소나 다 2.0... 나도 한 때 시력이 2.0... 암튼 거기 사이트에 쥔장 맘대로 '노공이산'이란 아이디 까고 올린 이 글에 2008년 11월 11일... 빼빼로 데이?? 오전 11시 51분 현재, 1400명이 넘는 조회가 이루어졌고, 32개의 추천이 쎄워졌으며, 코멘트도 27개나 달렸다. 뻥구라닷컴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로다.

노무현의 글을 읽다보니 문득 이 사람이 과거에 뭔 짓을 했을지가 궁금해졌다. 특히 FTA와 관련해서 말이다. 기왕에 자의반 타의반(응?)으로 거의 정치칼럼사이트화 되어버린 뻥구라닷컴인지라 노무현의 각종 구라에 대해 꽤 많은 반응들이 있었으므로 뻥구라닷컴 안에서 찾는 것만으로 족할 듯.(다른 사이트 찾아가기 귀찮은 것이 본심입니다... ㅠㅠ)

해서 한미 FTA를 키워드로 지난 글들을 몇 개 찾아봤더니 과거 노무현이 대통령에 재직 중일때 보여줬던 재밌는 에피소드들과 한미 FTA가 가지고 있던 문제점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관심있으신 분들은 오른쪽 메뉴 하단 검색창에 "한미FTA"를 넣고 검색해보세용. 근데 이게 되다 안 되다 해서뤼...)

노무현 정권은 한미 FTA를 체결하기 위해 별 짓을 다 했는데, 대표적인 케이스가 한미 FTA 체결 이후 발생할 경제적효과를 턱도 없이 뻥튀기한 것이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요기로. 우쨌거나 중요한 것은 이 뻥튀기를 누가 지시한 거냐는 거다. 국책연구원들이 갑자기 뽕먹고 정신이 훼까닥 해서 이런 결과를 내놨을까나?

어부 700명의 생존권에 대해 '그까짓 것'이던가? 암튼 그 비슷한 말을 하면서 쌩까기를 요구했던 자가 누구였는지 새삼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게 대통령직에 앉아 있었던 사람의 발언이었다. 그때 대통령이 아마 노무현이었지.

한미 FTA 반대투쟁을 제어하기 위해서 그토록 많은 경찰을 투입했고, 급기야 원천봉쇄카드를 꺼내들었던 것은 노무현이었나, 어청수였나? 어청수라고 해도 말이지, 그 상황이면 글쎄 대통령께서 그러지 말라고 점잖게 경찰을 타이르셔야할 일이었는데, 그 때 노무현 뭐라고 했더라? 경찰 감싸기에 바쁘지 않았던가? 약간 맛이 갔던 국가인권위는 시위대더러 폭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양해각서 체결하라고까지 했던 바가 있고.

결국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해 지지율 까먹고 열우당이 깨질 위기에 처하자 노무현이 했던 말이 뭐였는지 한 번 볼만하다.

"단지 '정치인 노무현'의 꿈이 표류하고 있는데 불과한 것일까요? 아닙니다. 역사의 대의가 표류하고 있는 것입니다."

뭐 전형적인 자아도취증상이다. 지가 하는 것은 역사의 대의고 남이 하는 것은 그 잘난 대의를 표류시키는 것이고. 암튼 이래 저래 살펴보아도 한미 FTA체결을 위해 결사항전의 자세로 정권의 사활을 걸고 전진 또 전진했던 노무현이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와서 뭐가 어쩧다고?

"모든 정책은 상황이 변화하면 변화한 상항에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실용주의이고, 국익외교입니다. 이것이 원칙입니다."

변한 상황이라는 것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부시 똘만이가 아니라 민주당의 오바마가 되었다는 것 뿐이다. 부시 똘만이 메케인이 대통령이 되었다한들 한미 FTA가 미국에서 재협상 논의 없이 덜컥 기존 내용 그대로 진행되었을리도 없고. 원칙같은 소리를 하고 앉았다.

그래서 도통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그 언젠가 03옹의 정치스타일을 다시 보는듯한 기시감에 사로잡힌 행인, 혹시나 이분이 퇴임이후 갑자기 음경파지 후 참회삼매경에 빠졌다가 대오각성하신 것이 아닌가 하고 글을 꼼꼼이 읽어보았다. 그러다가 발견한 것은 이분이 지금 정신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치적인 이유로 한미 FTA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지난날의 잘못을 반성하고 양심선언을 했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저의 입장은 그 어느 것도 아닙니다.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입장번복도 아니고 참회도 아니고 걍 상황이 변했다는 거다. 그럼 그렇지. 노무현이 누군데 반성씩이나 할까? 그 많은 무현교 신자들은 어찌하라고. 절대자는 반성 그딴 거 하는 거 아니다. 하긴 노무현이 반성 아니라 뭔짓을 해도 무현교 신자들이 배교행위를 할리는 없을 듯이 보인다만은.

그래서 얻은 결론은 이거다. 한미 FTA 선결조건으로 내건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와 맞물려, 국민의 건강을 염려한 전직 대통령 노무현이 비밀리에 30개월 이상 된 광우병 감염 우려 쇠고기를 꾸준히 시식하신 결과 결국 우려하던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에 걸린 것이다. 그 덕분에 정신이 오락 가락 하는 거다. "정치적인 이유로" 이명박을 까자니 한미 FTA가 잘못된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그렇게 되면 자신이 재임 중에 했던 온갖 개구라가 다 뽀록날 것이고, 다 책임지고 그저 잘못했다고 빌며 선처를 호소하자니, 아니 쉬파, 아무리 그래도 내가 전직 대통령인데, 가오가 있지, 그 짓은 못하겠다, 이렇게 뿔은 나고.

그래서 찾다보니 상황의 변화와 "전략적 대응"인데, 이건 뭐 볍진도 아니고 뉀좡할 전략이란 것이 그래 아침 다르고 저녁 다르면, 그게 원칙이냐? 똑똑하기가 남달라 대통령까지 하신 분이니 명철한 두뇌를 굴리고 굴려 이런 결과를 얻어낸 것은 아닐터이고, 아마도 거시기 거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의 징후가 나타난 것이라고밖에는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을 듯하다.

차제에 좋은 병원에 가셔서 정밀진단 한 번 받아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래 오래 사셔야 한다. 그래야 당신을 따르는 황건적들이 벌리고 있는 끝간데 없는 조선일보식 개코메디를 계속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요즘 낙이라고는 그거밖에 없는데... 쾌유를 기원한다. 그나저나 2.0은 무슨 개뿔이나... 씨바 내 학점이 2.0이었다... 뉘미...

뱀발 : 게다가 이분, 자신을 신자유주의자라고 부르지 말아달란다. 옛날에 자기더러 빨갱이라고 불렀던 거랑 흡사하단다. 기분 나쁘단다. 기분 나쁠 거 없다. 어차피 "좌파 신자유주의"자는 한쪽에선 빨갱이 소리 듣고 한쪽에선 신자유주의자 소리 듣게 되어 있다. 자기 스스로 그렇게 불러달라고 했던 것이 엊그제같은데 이젠 둘 다 듣기 싫다고 징징짜는 거 보기 않좋다. 지 정체성이 뭔지도 헷갈리면서 지난 5년간 참 별짓을 다하셨다. 노무현이 신자유주의자가 아니라면 파리는 곤충이 아니다. 새다, 새.

뱀손 : 정밀진단 받아봐야할 분 또 등장. 하여튼 이 동네 사람들은 어째 죄다 이런지 몰겄네... 하긴 뭐 그러니 열우당 같은 급조정당 만들어놓고 100년 가보자고 난리를 쳤던 게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