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명의 소프트웨어

F/OSS
이 글은 어디 원고로 쓴 겁니다. 한번 보시고들 의견 주시면 감사 :)
---------------------

소프트웨어

"수식이나 논리적 언어로 표현된 계산을 수행하거나 작업을 통제하는 기계"라고 하면 모를 사람도, PC를 가리키면 거의 모든 사람들은 "컴퓨터"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 "컴퓨터 내의 하드웨어와 기본 시스템의 동작을 직접적으로 제어하고 관리하는 일을 하는 시스템 소프트웨어"라고 하면 모르겠어도 윈도우를 가리키면 "OS(운영체제)"에 대한 걸 말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대개 사람들은 사물의 정의보다는 상징적인 이미지로서 기억하게 되는 것 같은데, 이것은 우리의 이해를 돕고 기억을 빨리 떠올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 대신 그 이미지가 잘못된 혹은 부분적인 것으로 심어지면 진정한 이해를 가로막는 부작용도 있다. "A=>B"의 공식이 적용되는 사례가 또 뭐가 있을까? 인터넷하면 떠오르는 것이 혹시 인터넷 익스플로러와 그것의 로고는 아닐까? 컴퓨터로 문서를 작성한다고 하면 아래아한글 혹은 MS 워드가 바로 떠오를 것 같다. 하지만 과연 그게 올바른 이해일까? 컴퓨터는 PC같은 것만 있는 것이 아니고, 운영체제는 윈도우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아주 판이하게 다른 시스템과 OS가 존재한다. 인터넷, 정확히는 "웹"을 사용하기 위한 프로그램은 인터넷 익스플로러말고도 더 좋은게 널려 있다. 문서 작성 소프트웨어도 마찬가지. 뭐 어떤가 내 앞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건 이것들인 것 같으니. 안 그래도 복잡한 세상, 컴퓨터 따위는 그냥 되는대로 쓰는 거지. 혹시 이렇게 생각하는 분이 있다면(원하던 아니던), 당신은 이미 한국의 오프라인 현실과 컴퓨터-가상 세계의 온갖 "독점 소프트웨어"의 해악에 물들여 있는 것이다.


사회 소프트웨어

사람들은 수많은 습관을 갖고 산다. 행동하고 생각하는 데 있어 어떤 정해진 패턴이 없이는 이 복잡한 현실을 무난히 해석하고, 소통하고 살아가기 어려움이 너무 많다. 법과 제도, 관습과 문화등은 모두 그런 역할을 한다. 이것들은 "사회의 소프트웨어"라고 할 만하다. 컴퓨터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소프트웨어는 현실을 살아가는데 있어 보조 수단의 역할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그것이 거꾸로 인간의 의식과 사고를 강하게 규제하고 틀지우기도 한다.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문화를 접해본 사람들과 한 곳에서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며 좁은 틀에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은 서로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를 운용하기 위한 부속물이 아니고, 그것을 실제로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소프트웨어가 우리의 의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는, 앞에서 했던 식으로 하면 금방 알 수 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에게 "사람들"의 이미지를 떠올려보라고 했을때 과연 그 떠올려진 이미지에 다른 인종, 민족의 사람도 들어 있을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있을까? 동성애자와 이성애자가 같이 있을까? 혹시 성비는 맞을까? 이렇게 우리는 일상속에서 무의식적으로 수많은 "생각의 습관"들을 가지고 산다. 한 가지로 굳어져 있어 상황에 즉각적으로 반응할때 그런 습관이 우선적으로 떠오른다. 어떻게 해서, 왜 그런 습관이 생겼는지는 잘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안돼, 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하고 계속 공부하고 체득하고 내면화해야 비로소 사람이 한국인(민족)만이 아니고, 장애인, 동성애자, 여성, 그리고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이 똑같이 존귀한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할 수 있게 된다. 습관과 선입견에 의해 자동 반응하는 수동적 의식에서 벗어나는 것은 모든 사람이 원하고, 추구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사회적 소프트웨어들이 사람의 의식을 과도하게 지배하고, 올바른 이해를 막고, 사회 변혁의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그것을 모두 폐기할 필요는 없다. 그저 다양성이 존중되고, 사람들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면 될 것이다. 그래서 서로 융합되고, 다시 갈라져 나오고 계속 변화해가며 "필요한 만큼"만 사람들의 생각을 패턴화해주면 될 것이다. 그렇게 수고를 덜어준 바탕위에서 창조적인 의식 활동을 수행하고 서로 여유롭게 조화를 이루며 소통한다면 그보다 더 아름다울 수는 없다. 컴퓨터 또한 이상적으로 발전하고 활용된다면 인간의 반복되는 정신노동을 덜어주어 보다 높은 수준의 정신활동을 가능하게 해줄 가능성을 갖고 있다. 여기서 높은 수준이란 지식의 많고 적음, 품위의 정도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를 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현실이나 컴퓨터-가상 세계나 할 것 없이 우리는 극도로 획일화된 방식으로만 그 공간을 이해하고, 활용하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독점되어 있다. 소유의 의미만이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지고, 재창조되는 과정에서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소외되어 가고 있다. 그것이 주는 일순간의 편안함, 안락감 속에서 사람들은 자유롭게 사고하고, 적극적으로 세상을 변혁하는 힘을 잃어간다.


자유소프트웨어

인터넷을 사용한지 조금 되는 분들 중에는 "넷스케이프"라는 웹 브라우저를 알고 써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것과 인터넷 익스플로러(이하 IE)가 웹 브라우저의 "두개의 탑"으로 서로 경쟁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넷스케이프가 압도적인 우위였지만, 윈도우에 기본적으로 포함되어 나오는 탓에 조금씩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IE를 사용하기 시작했다.(윈도우에 IE를 끼워 파는것은 불공정행위라는 판결을 받았다) 그 시기에 웹은 많은 변화를 겪었다. 웹 자체가 변했다기 보다는 그것을 실제로 해석하고, 활용하는 소프트웨어인 브라우저가 서로 경쟁하며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새로운 시도를 더한 덕에 웹의 "가능성"이 빠르고 다양하게 구현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자체로는 모든 사람에게 이로운 것이었다. 그러나 IE가 시장을 완전히 독점하게 된 후, IE는 발전을 멈췄다. 발전을 멈추고 기존의 웹의 흐름을 교묘하게 비틀어 IE로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려 했다.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안 좋은 결과로 다가왔다. 웹은 정체되었고, 활력을 잃었으며 장애인 등 사회적 소수자를 배려하지 않는 방향으로 왜곡됐다. 이것은 웹의 최초 이상과는 맞지 않는 것이었다. 독점 소프트웨어의 폐해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런 IE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고 발전하게 시작했는데, "모질라 불여우"라는 자유소프트웨어 웹브라우저가 등장해, 그 독점구도를 깨뜨릴 만한 것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자유소프트웨어인 모질라 불여우(Mozilla Firefox)는 인터넷의 수많은 개발자/사용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다양한 추가 기능과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었다. 자유소프트웨어가 다시 웹을 활기차게 만들었다.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컴퓨터를 활용하는 패턴 - 전원을 넣고, 끌때까지 -은 꼭 지금 이대로일 필요도 없고, 그래야 하는 것도 아니다. 소프트웨어가 다양하다면, 사람들은 그 만큼 다양한 방식으로, 여러가지의 목적으로, 자유롭고 즐겁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만드는 가상 세계에서 자신을 표현하고, 제약을 최소화하며 서로 소통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다. 컴퓨터와 다른 가전제품과의 가장 큰 차이는 "소프트웨어"가 쉽게, 자신에게 맞게 재창조될 수 있다는 점이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 수 있는, 그것에 따라 전혀 다른 무언가가 되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개발자가 될 필요는 없지만, 충분히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여 필요한 것을 만들고, 그것을 자유롭게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다면, 사람들은 조금 더 스스로 원하는 것과 가까운 방식으로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게 된다. 막힘없이 사고하고, 거침없이 하이킥을 날릴 수 있게 된다. 사회의 소프트웨어가 독점되어 인간을 소외시키고 위축시키는 것에 대항해서 그 소프트웨어를 다시 공유하고, 자유롭게 하기 위한 노력에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그것이 우리의 사고를 자유롭게 하고, 변혁을 위한 분명한 한 걸을 내딛을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다.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이 있다. 모든 정보가 공유되던 문화에서 각자 꽁꽁 문을 닫고 사유, 독점하는 추세로 되는 것에 반발한 사람들이 소프트웨어의 자유를 지키고 확산시켜 나가기 위해 벌이는 운동이다. 이것은 어느 한 두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고, 인터넷으로 느슨하게 연결된 사람들의 자발적인, 다양한 방식으로의 참여로 이루어진다. 윈도우의 대안 OS인 "리눅스"가 바로 이런 노력의 결실이다. 리눅스를 비롯한 수많은 "성공적인" 자유소프트웨어는 정보의 공유가 몽상가의 꿈이 아니라 실제로 실현가능하고, 그렇게 했을때 진정으로, 참여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독점 소프트웨어는 철저하게 사용자와 개발자를 분리시켜, 사용자로 하여금 수동적인 위치에 머무르게 한다. 사용자는 자신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만들어졌고, 내부적으로 무슨 딴짓을 하는지 알지 못한다.

반면 자유소프트웨어는 최대한 사용자가 곧 개발자가 되는 (개발에 참여하는 방법은 아주 다양하다) 소프트웨어이다. 보다 더 자신의 욕망이 반영될 가능성이 있고, 결과물은 투명성이 있으며, 스스로 선택해서 사용하기에 적극적인 마인드를 갖게끔 한다. 자유소프트웨어는 그 결과물 만이 아니라 그 과정조차 자유로운 것이다. 만일 자유소프트웨어가 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사용된다면 독점소프트웨어에 맞서 더 훌륭한 것들로 끊임없이 성장해 갈 것이며, 그것들이 제공하는 다양성은 모든 이에게 새로운, 긍정적인 대안 세계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자유소프트웨어가 주는 다양성, 변화 가능성을 지키고 성숙시키기 위해, 모든 이를 진정으로 행복하게 하는 기술이 되게 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독점소프트웨어 의존 상태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술은 결국에는 사람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만큼, 그 방향대로 움직인다. 전문 엘리뜨들에게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하라"고 요구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소프트웨어를 한사람이라도 더 사용"하는 것이 진정 소프트웨어를, 우리의 사고와 의식을 자유롭게 하는 힘이 된다.


리눅스 설치 축제

당장의 몽롱한 안락을 떨쳐 일어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그냥 주어지는 대로 살다가 스스로 선택해서 뭔가 만들어가기 시작하면, 그 좋은 의미와 재미에도 불구하고 처음에는 분명 힘이 든다. 윈도우와 다른 독점소프트웨어를 버리고 리눅스와 자유소프트웨어들을 쓰기 위해서는 익숙한 것을 떠나 새로이 정착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이것은 누구나 쉽게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은 그때의 불편함을 결국 견디지 못하고 다시 독점 소프트웨어로 돌아가곤 한다. 그래서 자유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과정뿐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려는 과정에서도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는 것이 좋다. 혼자서는 쉽게 포기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더라도, 여럿이 머리를 맞대면 조금 더 가보고, 예상 못한 부분에서 실마리를 찾아내게 된다. 이미 그런 노력의 성과가 인터넷에 많이 공유되어 있지만, 자유소프트웨어는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변화하기에, 계속 새로운 정보가 다시 공유되어야 한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정보를 찾는 노하우가 있는 사람도 찾은 내용대로 해도 잘 안되는 경우가 있다. 세계 각지에 있는 이런 사람들이 함께 한 자리에 모여 서로 협력해서 리눅스를 설치하고, 자유소프트웨어 응용프로그램들을 사용하는 행사를 가져왔다. 그것이 바로 "리눅스 설치 축제"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리눅스 사용자도 많지 않을 뿐더러, 전문적인 내용에 집중하는 경향, 은연중에 깊이 배어 있는 듯한 자본주의적 사고방식때문인지 이렇게 기초적인 단계에서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목적없이 만나 협력하는 자리를 갖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얼마 전(5월 12일) 미디어활동가들의 관심과 요구가 모아져 처음으로 리눅스 설치 축제를 열었다.

리눅스 설치 축제는 전문가가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하고, 대신 만들어주는 것을 사람들은 수동적으로 받기만 하는 그런 형태가 아니다. 그냥 모인 사람들끼리 되던 안되던 의논해보고, 실패의 경험을 반복해서 쌓아나가면서 조금씩 성공의 경험으로 바꾸어 가는 자리다. 모두가 따라야 하는 어떤 흐름이 있는 것이 아니고, 자발적으로 자유롭게 진행된다. 이것은 리눅스와 자유소프트웨어가 성공한 배경이 된 "오픈소스(Open Source) 개발 방식"을 비슷하게 오프라인 현실에서 적용한 것이다. "오픈소스"란 소프트웨어의 설계도, 내면이라 할 수 있는 "소스 코드(Source Code)"를 공개하여, 누구나 온라인/오프라인에서 자발적으로 참여할 여지를 두는 것을 말한다. 통제하고 지시하는 중앙 관리자나 전문적인 리더가 없고 철저하게 익명의 대중의 참여가 시너지 효과(이런 경우 "네트워크 효과"라고함)를 낼 것을 믿고 던지는 방식이다.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프로젝트에 참여해 협력한다. 이런 방식은 그동안 성공할 수 없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받아왔다. 소수 전문가가 외부로부터 적절히 고립되어 체계화된 시스템 속에서 잘 통제를 받아야만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는 것이 지배적인 인식이었다. 하지만 단지 충분히 실험되지 않았고, 적절한 공간이 없었을뿐, 자발적 참여에 의해서도, 아니 그것을 통해 더 뛰어난 성과물이 나온다는 것을 자유소프트웨어는 보여주고 있다.


네트워크 효과

서로 연결된 네트워크에서, 한 사람의 변화는 네트워크 전체에 영향을 미치며, 한 사람이 더 결합하는 것은 네트워크 전체 규모가 더 결합하는 것과 같다는 것이 "네트워크 효과"이다. 한 사람은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한 사람의 작은 참여가 전체 세상을 결국에는 바꾸어낸다. 그래서 멀리서 한번에 세상을 바꾸려고 할 것이 아니고, 지금 내가 할 수 있고, 하고 싶은것에서 출발해 작은 변화들을 만들고 균열을 내면 된다. 현실 오프라인 세상을 바꾸기 위한 대안적 소통 공간으로서 컴퓨터-가상 세계가 계속 자유롭게 존재하고 발전해야 하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현실과 컴퓨터의 소프트웨어들이 자유로워져야 한다. 그리고 소프트웨어의 자유를 위해서 일반 사람들은, 단지 그것들을 사용하는 것이면 충분하다. 더 많은 사람이 자유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면, 더 많은 개발자들이 자유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낼 것이다. 모든 소프트웨어들을 한번에 바꿀 필요도 없다. 그저 지금 사용하고 있는 것들을 찬찬히 돌아보고 인식한 후, 대안 자유소프트웨어가 있고, 맘에 드는 것부터 하나씩 천천히 바꿔가면 된다. 하지만 지금도 당장의 귀찮음과 불편함, 익숙지 않음을 이유로 독점소프트웨어를 계속 사용하거나 그것을 크랙(crack)해서 일단 사용하는 것은, 결국 자신의 자유롭고 창조적인 정신을 계속 독점소프트웨어에 내어주는 것과 같다. 그 독점, 배제와 사유의 시스템을 공고하게 다져주는 것과 같다. 지금 바로, 작은 변화, 일상의 혁명을 일으켜보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5/22 04:02 2007/05/22 04:02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h2dj/trackback/428
요한 2007/05/22 22:27 URL EDIT REPLY
전 이해를 못해서(사실 두어번 읽다가 딴청...)다른 분들의 덧글로 이해하려고 기다리는 중...ㅡ.ㅡ;
지각생 2007/05/22 22:38 URL EDIT REPLY
아.. 관심있게 읽어주셔 감사해요. 원고로 쓴거라 딱딱해서 더 그럴까요? 여기 나온 개념들에 대해 하나씩 찬찬히 풀어놓고 얘기할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혹시 한가지만 딱 찝어 설명을 요구하실 수 있다면 당장 그렇게 하겠습니다만..
로이 2007/05/23 14:14 URL EDIT REPLY
글 잘 읽었어요~ 정말 글 잘쓰셨네요~
어떤 글의 원고인지 몰라서 조금 조심스럽긴 한데..

전체적으로 보면, 내용이 풍부해서 좋은 점도 있는데.. 또 반대로 그 점때문에 이해하기 어렵기도 하네요. 즉, 쭉 읽었을때 바로 정리가 안되는거 같아요. 같은 카테고리에 있는 내용들이지만 그 내용들의 흐름으로 봤을때 유기적인 부분이 크게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인거 같기도 해요.

독점의 문제를 설명하셨고, 그에 대한 자유소프트웨어라는 대안적인 개념을 소개한다음 네트워크 효과를 기대한다는게 결말이라고 생각하는데, 중간에 리눅스 설치 축제를 소개하는 부분은 위치가 조금은 적절하지 않은 부분도 있는거 같아요. 차라리 결론 부분에서 같이 다루는 것도 좋을 거 같은데..

그리고 자유소프트웨어, 자유소프트웨어 운동으로 나누어진 단락이 실제로 어떤 내용상의 구분이 있는지 잘 이해가 안되는거 같아요. 제 생각에는 합치는게 어떨까 싶은데.. 원고량이 문제가 있을 것도 같군요;; 아니면 자유소프트웨어의 실제 예들을 더 다뤄주고 그다음 그 의미를 짚어보는 단락으로 변경해도 괜찮을거 같구요.

제가 뭐 어차피 자유소프트웨어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평소 관심이 많더차에 보게 되어서 몇마디 해봤어요.
어차피 잘 모르고 하는 소리가 많으니까 그냥 가볍게 보시고
제가 적은 말들이 더 좋은 원고 쓰시는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럼 수고하세요.
지각생 2007/05/23 14:34 URL EDIT REPLY
로이// 오.. 좋은 지적이십니다. 다시 찬찬히 읽어보고 가다듬어야겠어요
DH 2007/06/10 05:50 URL EDIT REPLY
좋은글 감사합니다..
지각생 2007/06/11 13:44 URL EDIT REPLY
DH// 칭찬 감사합니다.. :)
최광은 2009/04/27 10:09 URL EDIT REPLY
좋은 글 담아가고 싶습니다.
alsa1700 2010/01/24 03:22 URL EDIT REPLY
나이 서른에 컴맹 탈출해 보려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헉!!! 한 마디로 충격입니다. 자주자주 와서 배워 갈께요^^
지각생 | 2010/01/25 18:41 URL EDIT
반갑습니다. 자주자주 오셔서 제게도 다른 배움을 전해주세요.
들사람 2010/01/24 03:33 URL EDIT REPLY
좋은 글 감사~ㅎ 사실 이런 흐름을 알고 또 동참하고 싶어도 기술적으로 무지하다 보니 사실상 단념하다시피 하고 있었거든요.ㅜ 제 컴이 바뀔 수 있도록 도움 좀 주삼!^^:
지각생 | 2010/01/25 18:42 URL EDIT
기꺼이 드리겠습니다 :) 불러만 주세요
지음 2010/01/25 19:57 URL EDIT REPLY
강연회 한 번 할까? ^^
지각생 | 2010/01/26 12:54 URL EDIT
하아.. 내 글이 이제 내가 낯설음 ㅋㅋ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서버가 아프다

잡기장
서버가 아프다. 불러도 대답이 없으니 집에 가봐야겠다. 오랫만에 찾아가는 IDC. 또 외로웠던 모양이군.

하지만..

왜! 지금이란 말이냐.

시간은 없고, 하겠다고 한 일은 많구나. 흑.
결단이 필요한 시기야.

유럽 바이크 투어를 못 가게 되는 분위기가 점점 짙어진다.
돈을 얼추 모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예상한 것에 턱도 없이 부족한 만큼밖에 안 모였다. 바로 지금 필요한데, 자꾸 뒤로 미뤄지고 있다. 이사도 결정이 안됐고. 무엇보다 지금 내 상태가 이도 저도 아닌 상황이다. 여행 준비를 충분히 한 것도 아닌데, 하던 일 마감을 잘 하고 있지도 못하다. 이래서는.. 마음을 계속 이곳에 두고 있게 된다면 멀리 날아가는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니. 으이구. 고민이다. 개인 자유 활동을 유지하기 위한 수입 모델을 세우는게 절실한데, 아예 내년을 기약하고 이래저래 준비를 잘 하고 깔끔하게 가는게 낫겠다는 생각도 들고.

꼭 멀리 어디 가려고만 하면 서버가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키더니 이번에도.. 아, 얼릉 갔다와야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5/21 18:24 2007/05/21 18:24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h2dj/trackback/427
re 2007/05/21 20:36 URL EDIT REPLY
서버가 아픈것도 문제지만...
지각생 맘이 아프면 더 안좋쟎아요..

어떻게든 가면 안될라나? ㅠ,ㅠ
지각생 2007/05/22 00:18 URL EDIT REPLY
ㅎㅎ 별로 마음 아프지는 않삼. 매년 있는 기회이기도 하고. 맘써줘 감사 ^^
달군 2007/05/22 13:57 URL EDIT REPLY
-_- 서버가 언능 정을 떼야 할텐데. 서버관리자들은 다 비슷한 고충을 겪는군요. 어디만 가면 서버가 아퍼버리는..
지각생 2007/05/22 15:24 URL EDIT REPLY
의지할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 할 수 없어요 ㅋㅋ 그래도 지각생의 독특한 점은, 안되면 도망가서 논다는 거 :)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

하드, 소프트

잡기장
컴퓨터로 뭔가 하길 좋아하는 지각생,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아는 만큼 주위사람에게 가르쳐주기 좋아하는 지각생, 그래서 컴퓨터 관련해서 공식, 비공식으로 교육을 많이하게 되는 지각생이다. 마치 네가 원하는 건 뭐든지 다 알고 준비해놨다고 하는 듯한, 그래서 딱 원하는 것만 한 가지 방식으로 하게 되는 윈도우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변화의 여지가 있고, 직접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리눅스를 좋아하는 지각생이다. 내가 하려는 것이 이미 누군가가 다 짐작해서 준비한 한가지 방식으로만 할 수 있다는 것은 내게 끔찍한 일이다. 한 가지 목적을 위해 여러 가지의 방법이 있는 것을 좋아한다. 비록 그 과정이 좀 피곤할지라도.

그래서 새로 어떤 장치를 추가하고 시스템 전체 외연을 바꾸는 것도 좋아하긴 하지만, 지각생의 일차적 관심은, "지금 내 앞에 있는 이 시스템을 어떻게 다양하게 활용해 볼 것인가"이다. 사람의 심리도 일단 나를 기준으로 내면으로 들어가 보는 것을 좋아하고, 컴퓨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쉽게 말해, 지각생은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많다. 같은 하드웨어도 어떤 소프트웨어로, 어떻게 상호작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르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그 가능성의 폭이 어디까지인지 가늠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컴퓨터를 잘하는 지각생"으로 날 알고 있는 주위 사람들은 대부분 나와는 관점이 다른 것 같다. 사람들은 "하드웨어"에 관심이 더 많다. 눈에 보이는 것이기 때문일까? 컴퓨터 교육을 한 뒤에 받는 질문은 뜻밖에도 그 본 내용이나, 다른 소프트웨어 - 운용에 대한 질문보다는, "내가 곧 컴퓨터를 사려고 하는데, 어떤게 좋아? 어떻게 얼마에 싸게 살 수 있어?" 그리고 시간되면 같이 혹은 대신 사달라는 내용을 함축한 질문이 많다. 그러면 난 대답한다. 잘 몰라. 인터넷 검색해봐. ㄷㄴㅇ 사이트 정도는 알려준다. 귀찮아서 그러냐면, 아니다 실제로 지각생은 컴퓨터 하드웨어에 대해 조예가 깊지 않다.

물론 어떤 PC든 조립할 수 있고, 컴퓨터 구조에 대해 개념은 잡고 있으므로, 전혀 모른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모르는 것은 "최근에 어떤게 유행인가(좋은가)" "어떤 어떤 모델들이 있고, 각각의 세부 사양, 장단점은 무엇인가" 하는 것들이다. 즉 만물박사나 하드웨어매니아가 알고 있는, 그런 세세한 정보의 데이터베이스가 내겐 만들어져 있지 않다. 그리고 관심도 없다. 그냥 있으면 쓴다. 필요할 때는 그냥 그때 그때 검색해보거나, 컴퓨터 파는 사람들에게 물어본다. 난 그저, 지금 구석에서 뒹굴고 있는, 사람들이 쓰다 팽개쳐 놓은 저 컴퓨터를 어떻게 다시 생명을 불어넣어볼까에 더 관심이 많다. 그리고 지금 내 컴퓨터를 가지고 또 뭘할 수 있을까? 부품을 업그레이드 하지 않고도 어떻게 더 잘, 숨가쁘지 않게 달리게 할 것인가.

-------

자전거를 사랑하세요? 누군가 물었다. 난 일각의 망설임도 없이 즉시 말한다. 물론이죠. 그러자 다시 그 사람이 묻는다. 내가 자전거를 사려해요. 어떤게 좋아요. 난 여기서는 잠시 망설인다. 그리고는 말한다. 좀 알아보신 거 있어요? 인터넷에서라던가. 다른 사람들에게라던가. 아니요. 그럼 제가 잘 아는 사람 소개시켜 줄께요. 그리고는 더 그 얘기를 하지 않는다.

내가 답을 잘못했다. 자전거를 사랑하세요? 라고 물었을때 난 이렇게 답했어야 정확히 답한 것이다. "자전거 타기"를 좋아합니다. 무지, 끔찍히요. 자전거는 그걸 위해 필요하기때문에 좋아하고, 필요한 만큼만 조금씩 알아가고 있죠.

언젠가부터, "자전거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날때 부담을 느낀다. 그 사람들과 만나 얼마 있지 않아 시작하게 되는 대화의 화제 때문이다. 열에 아홉은, 자전거의 모델, 각 부품에 대한 얘기로 들어간다. 그러면 역시 세부적인 하드웨어에 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놓지 않은, 해 놨다 해도 평소에 기억하고 다니고, 부차적 관심밖에 없는 나는 별로 할 말이 없다. 하지만 내가 아닌 사람들끼리는 한참 신나게 이 부품은 어떻고, 저 모델은 어떻고 그러며 한참 얘길 한다. 내 자전거가 조정이 잘 안되어 있다, 관리는 이렇게 하는 거다. 얘기는 지속된다.

그런게 물론 필요한 얘기이긴 하다. 안전하게 타기 위해서, 더 쾌적한 "라이딩"을 위해서, 다른 초보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서. 정비 요령 많이 알면 알수록 좋고, 그러려면 부품의 명칭과 특성은 알아둬야 한다. 하지만 그래서 그 다음은? 안전하게, 편안하게, 익숙해질때까지 자전거를 탄 다음은? 자전거를 타는 것 자체가 목적인가?

자전거를 탈때는 어떤 느낌인지, 어떤 생각들을 하는지, 스쳐가는 바람, 지나치는 풍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혹은 이런 감상적인 것 말고도, 도로를 탈때 어떤 요령이 필요한지, 어느 길이 안전하거나 빠르거나 혹은 느낌이 좋거나, 어떻게 즐길 수 있다는, 그런 실용적인 내용이라도 "소프트웨어"에 대해서 얘기하는게 나는 좋다. 하지만 보통 이런 얘기는 오래 지속된 적이 많지 않다. 사실 나조차도 표현력의 부족과 무심함으로 많이 날려버리곤 하니 더 화제를 이끌어가진 못한다.

타다 보면 아무래도 계기가 있어 조금씩 장치들에 대해 알아가길 한다. 안전을 위해 간단한 자전거 정비방법, 주요 부품 명칭등은 분명 초기에도 집중해서 알아둘 만한 것이긴 하지만 때때로 어떤 사람들 보면 너무 그것에만 집착한다는 느낌을 받는다. 난 자전거 매니아야. 그런 사람은 십중 일고여덣은 "하드웨어" 매니아인 것 같다. 그 사람들이 쏟아내는 얘기를 유용하게 접수하긴 하지만 조금 있다보면 지쳐간다. 이 사람은 자전거 타는 걸 정말 좋아하는 걸까. 그냥 다른 전자제품 매니아 같은 경우던가, 뭐든지 새로운 기계 장치를 먼저 써보는 걸 좋아한다던가, 남들에게 과시하는 걸 좋아하는 마초근성인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한다.


-------

눈에 보이는(이해하기 쉽고, 과시하기도 쉬운) 하드웨어에 대한 관심이 눈에 안보이는(이해하기 어렵고, 놓치기 쉬운) 소프트웨어에 대한 관심보다 앞서는 것은 마치 한국사람들에게 보편적인 성향인 듯 싶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꼴불견인 "지나친 돈바름"도 그런 것 중 한가지. 쓸데없이 엄청나게 비싼 자전거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부담스런 기능복으로 빼 입고, 자기의 힘을 과시하며 주변 사람들에게 불편함을 주는 라이딩을 하는 것을 보면 내가 처음 자전거를 산 후 한동안 느꼈던 감정이 생각나 부끄러워진다. 마구 빵빵거리는 사람, 같이 가는 사람들 혹은 자전거를 배려하지 않는 사람, 괜히 불안감과 열등감을 심어줄 만한 사람들을 보면 갑갑하다.

얼마전에 한강에서 자전거 번개를 하다 그날 처음 배운 사람을 위해 자전거를 하나 빌렸다. 아주 단순한 부품으로 이뤄졌고, "뽀대"가 안나는 자전거였지만, 그걸 잠깐 바꿔탈때 나는 똑같은 즐거움을 느꼈다. 어떤 자전거를 타느냐도 물론 중요하지만 자전거를 어떻게 타느냐도 분명 중요하다.

그리고, 컴퓨터쟁이니까 빼놓지 않고 이말도. 컴퓨터도 하드웨어만큼 중요한게 소프트웨어다.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 컴퓨터는 결정론적 설계를 가졌지만, 비결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장치다. 사용자가 실제로 쓰는 과정, 그 과정에서 컴퓨터는 완성되고, 다시 만들어진다. 그게 다른 가전 제품과 컴퓨터의 차이다. 주어진 대로 그냥 윈도우에 익스플로러, 독점 소프트웨어만 쓰지말고, 자유소프트웨어를 사용하자. 리눅스까지 쓰는게 부담스러우면 웹 브라우저만이라도 모질라 불여우로 바꿔보시라. 둘을 같이 쓰면 좋지 않은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07/05/18 18:08 2007/05/18 18:08
Trackback Address :: http://blog.jinbo.net/h2dj/trackback/426
요한 2007/05/18 19:00 URL EDIT REPLY
1페이지 이상은 잘 안 읽는 관계로 전반부만 읽고...ㅡ.ㅡ;;
-내가 곧 컴퓨터를 사려고 하는데, 어떤게 좋아? 어떻게 얼마에 싸게 살 수 있어요- 기껐 소프트웨어 강의 하고 이런 질문을 받으면...ㅋㅋ~.~
이런 질문을 받으면 저는 그렇게 대답했어요, 어떤 용도로 쓸것이며, 얼마나 여유있어요??..."싼게 장땡입니다!!"...(예외분들도 있지만요...ㅎㅎ)
토토 2007/05/18 22:08 URL EDIT REPLY
이것을 정녕 지각생이 쓴 글이란 말인가...
자꾸 훌륭해지면 적응 안되잖아 ㅋㅋ
지각생 2007/05/19 16:24 URL EDIT REPLY
요한// 싼게 장땡이죠 :)

토토// -_- 부끄럽게 웬 훌륭. 어쨌든 감사 ;;
요한 2007/05/19 19:35 URL EDIT REPLY
그러다 잘못 고르면 싼게 비지떡!!...ㅡ.ㅡ;;
Name
Password
Homepage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