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뜻밖에도 서버 작업을 하게 되면서
결혼식 참석을 핑계로 전주와 부안을 놀러가려던 계획은
어두운 좁은 방에서 밤새 눈 시뻘개지며 혼자 일하다 게임하다 하는 것으로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어제 밤이죠. jachin이 불러주어 모처럼 자전거를 타고 밖을 나가 나와 가족 이외의 사람과 얘기를 하고 시간을 보내고 생각을 공유하고 나니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jachin 과 헤어진 다음 바로 집에 와 잠들지 않고 한강으로 나갔습니다.
양화대교 남쪽으로 건너오면 바로 거기에 둥그런 인라인스케이트 연습하는 곳인가? 여튼 공간이 있습니다.
거기 바로 옆에 화장실도 있는데 마침 가고 싶어서 자전거를 묶어놓고 들어가는데
한강 화장실은 참 분위기도 좋게 느끼한 흘러간 옛 팝송이 흘러나옵니다.
흥. 듣기 싫어. 한때는 좋아했을지도 모르는 그 노래가 이제는 거북해서
얼릉 나오는데 마침 귀에 달고 있던 엠피삼에서 이 노래가 나오데요.
이 노래도 신나는 건 아닌데, 왠지 들으면 기분 좋은 생각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기분 좋은 생각을 하고 싶어집니다. 둥그런 인라인스케이트 스테이지를 계속 빙빙 돌았습니다.
해가 지나 뜨나 상관없이 늘 그자리에 있는 풀들을 만져봤습니다.
풀들은 자기가 크나 안크나 신경쓰지 않겠고 큰 나무를 부러워하지 않을 겁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뭘 가지고 있는지 그것에 목매달고 있는 지각생입니다.
카우보이 비밥 OST중에 좋은 게 많은데 RAIN, Call me, Space Lion 등... 그리고 이거 Waltz for ZiZi.
심심하면 지금 내 마음이 어떨지 추측해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