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사람들입니다. 모처럼의 나들이에 다들 들뜨고 신난 모습이군요. 백두대간을 탄 사람도 있고, 따뜻한 나라에서 와 이렇게 많은 눈이 덮인 산을 처음 와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장비를 다 갖춘 사람도 있고, 창고 열쇠가 부러져 등산화를 못꺼내 창이 덜렁거리고 손가락이 들락날락하는 구멍이 뚫린 테니스화를 신고 온 사람도 있습니다. 네, 접니다. :)
금요일 도착해서 근처 구경 조금하고, 카드, 보드게임 하며 놀고 토요일 아침에 산에 올랐습니다. 토욜 아침인데도 사람이 많더군요. 안국동에서 온 김창식씨도..?
사람이 많이 오는데는 이유가 있더군요. 잘 정비해 놓은 탓인지 모르지만 오르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등산화와 아이젠을 갖춘 사람에게는요 -_- 내려올때 미끄러워 혼났습니다만 오를땐 좋았습니다. 주변 경관도 좋고, 날씨도 아주 춥지 않아 더 좋았습니다. 다음에 등산화를 갖추고 다시 한번 가보렵니다. 초보도 문제 없이 오를만 합니다. 경험자에게 물으니 소백산을 더 추천해주긴 하는데..
태백산 정상인지 모르지만 여튼 코스의 맨 위에 있던 "천제단" 풍경. 3개의 단이 있는데 사람들이 가져온 음식을 놓고 뭔가 소원을 빌기도 하더군요. 그 덕에 귤과 초코바 좀 챙겼습니다 :)
바람이 엄청 불어 혼났습니다. 단체 사진을 찍었는데 바람때문에 얼굴들이 장난이 아닙니다. 혐오를 일으킬 수 있어 여기엔 올리지 않습니다 :)
태백시의 "구문소"입니다. 전설에 의하면 여기에 구멍이 뚫려 물이 빠져나오며 한강과 낙동강이 생겼대나 어쨌대나.. 바위벽 색이 계속 변하게 해 놓으니 한층 더 멋있더군요. 근데 같이 있던 분이 그러시던데, 지나가던 분이 (아마 여기 사시는 분인 모양인데) 뭘 이런거 보러 왔냐고 이상해 하더랍니다. ㅋ 뭐 어디나 그렇겠죠. 주변에 있는 익숙한 무언가를 멀리서 시간 내 찾아와 감탄하는 모습 ㅎㅎ
다음주부터 눈꽃축제라는군요. 원래 이 때 맞추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습니다. 지금 열심히 눈 조각을 만들고 있는 모습. 몇개는 거의 완성됐고 어떤건 눈만 쌓아 놓은 것도 있는데, 이렇게 만드는 모습, 숨어 있다 드러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바람이 센 탓일까요? 만화에나 나올법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저렇게 휘어 있으려면 목이 아플텐데요.. 고사목도 상당히 많더군요.
꼭 피난가는 사람 같습니다. 천제단에서 바람 실컷 맞고 내려가는 중인데요. 산은 내려가는게 더 힘들잖아요? 눈까지 덮였고, 신발도 시원찮은 지각생과 몇사람은 이제 긴장합니다.
산 을 한번 가면, 너무나 좋아서, 앞으로 자주 가야지.. 생각하게 됩니다. 당장 다음주부터 가까운 북한산이라도 가는거야! 하지만 늘 그렇게 되지 않으니 안타깝죠 :) 인도네시아에서 온 H는 이날 눈산행이 인상 깊었는지 산악회 만들자고 합니다. 이름은 "갈까말까 산악회".
아 니면, 이때 원카드 게임에 흠뻑 빠진 후라 "원카드 산악회"로 하자는 말도 있었습니다. 두손 들었습니다. ㅋ 사실 트럼프를 챙겨가 원카드를 꼬드긴건 지각생이에요 ^^ 이 단순한 게임이 이렇게 재밌는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놀다보니 성격도 좀 나오고, 번갈아 예측불허 삽질하는 걸 보는 재미 ㅋㅋ
제 사진 좀 올려볼까요? 흐릿하고, 짝게 나온걸로 ㅋ
여긴 황지연못?이던가. 낙동강이 시작되는 연못이랍니다. 크진 않은데 잉어가 있어, 카메라 배터리 남아 있는 분께 부탁해서 찍었습니다.
전 아쉽게도 "1년 행운"에는 골인 실패. 거금 5백원을 던졌는데 ㅡㅜ
연말연초를 일에 찌들어 보내고, 극도로 예민해져 있던 지각생.. 태백산 덕에, 함께한 사람들 덕에 청량?해졌습니다. :) 이젠 즐겁게 올해 계획 세우고 그래야죠. 산에도 자주 가고, 뭘하든 재밌게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