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철학자의 삶과 그의 글이 언제나 일치하는 건 아니다.

하이데거가 그렇고 레비나스가 그렇다. 
레비나스는 타자와 이웃을 말하지만 또 이 사람은 좋은 타자와 좋은 이웃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팔레스타인은 좋은 타자도 아니고 좋은 이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쓰레기 같은 철학자를 칭송하고 연구하고 연구를 확대재생산하기에 여념이 없는 철학과 교수도 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4/03/20 05:07 2024/03/20 05:07

일기에 대한 생각

일상 2024/02/16 21:04

일기를 쓰는 횟수에 비하면 쓴 일기를 읽는 횟수는 100분의 1도 안된다.
그럼에도 일기를 쓴다. 무슨 이유로 나는 일기를 쓰는 것일까?

처음에는 가슴에서 넘쳐나는 감정을 덜어내기 위해, 그리고 또 나이가 들어서는 내가 한 일들을 기억하기 위해, 그리고 또 나이가 들어서는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일기를 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주 가끔 10년 전에 쓴 일기와 20년 전에 쓴 일기를 뒤져 읽어 보면 10년의 세월만큼이나 차이가 난다.
요즘은 또 생각해본다. 일기를 쓰는 이유, 굳이 쓰려고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쓰려고 하는 이유가 뭘까?

 

아주 오래 전에 쓴 일기를 읽었다.

 

2010년 3월 (어느 날)

난 참 어렵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왜 이렇게 힘들게 사는 걸까. 매번 견딜 수 없이 그리워하고 금방 그리움을 상실한다. 매번 도전하고 패배하기만 하는구나.

삶의 위안과 행복은 어디서 오는가. 마치 이런 식의 질문은 플라톤과 같다. 행복이 어떤 특정한 형태를 갖추고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다는 듯 말이다. 행복이 그런 종류의 존재론을 가지고 있다면 행복은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행복을 찾아 간다고 해야 할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4/02/16 21:04 2024/02/16 21:04

아이폰이 두 개나 있는데 15 프로를 산 이유는 아이폰 접사 촬영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다. 순전히 카메라 때문에 155만원을 주고 새 폰을 산다는 게 분명 문제가 있기는 하다. 아이폰 15 프로는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XS보다 가볍고 SE2보다 빠르다. 그런데 접사 렌즈는 실제로 촬영을 해보니 별로였다. 렌즈를 피사체에 가까이 가져가면 손떨림이 심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기 어려웠다.

우연히 샌드마크 아이폰 렌즈를 접했는데 굉장한 호기심을 느꼈다. 나는 대개 호기심을 갖게 되면 어떻게든 하고 싶고, 손에 넣고 싶어하는 사람이라 샌드마크 홈페이지(미국에 소재하고 있다)에서 한국에서 당신네 렌즈를 구매하려고 하는데 통관번호와 등등 어떻게 처리하면 좋을지 메일을 보냈다. 마침 메일을 보내고 나서(이 놈들 답장이 없었다) 바로 한국에 샌드마크 수입 회사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 눈길을 끈 렌즈를 바로 구입했다.

내가 산 렌즈는
Microscope Lens인데 이 렌즈는 말 그대로 현미경 렌즈다.
이 렌즈로 촬영을 하면 옛날에 중학교 때 실험실에서 현미경으로 양파 표피를 들려다 봤을 때처럼 경이로움을 느낄수도 있다. 사물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사물 그 자체에 다가가야 한다. 이 렌즈는 이 말에 정확하게 부합하는 렌즈다. 그런데 이 렌즈는 내가 원했던 그 렌즈가 아니었다. 접사 렌즈를 원했는데 내가 광고 영상에 넘어가서 이 렌즈가 내가 생각했던 그 렌즈라고 착각을 했던 것이다.

그래도 이 렌즈는 대단한 렌즈다. 자주 사용하기 어려워서 그렇지 이 렌즈의 장점은 우리가 사물을 지각하는 방식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사물을 포착한다. 일반 렌즈는 사물의 표면을 보여주지만 이 현미경 렌즈는 말 그대로 사물의 내면을 보여 준다. 우리가 눈으로 경험할 수 없는 이미지를 볼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이다. 물론 이 렌즈는 단점이 있다. 촬영을 할 때 피사체에 렌즈를 완전히 밀착시켜야 한다. 아이폰 접사 촬영처럼 약간이라도 거리를 두면 피사체가 뿌옇게 보이고 촛점을 맞출 수 없다. 그래서 완전히 표면에 렌즈를 밀착시켜야 좋은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렌즈를 받고 포장을 푼 상태로 반품할 수도 없고 해서 구입한 곳에 전화를 했더니 리뷰를 좀 잘 써주면 다른 렌즈 구매할 때 3만원 할인할 수 있는 쿠폰을 주겠다고 해서 이 렌즈로 찍은 사진과 리뷰를 올렸다. 결국 망원 렌즈와 접사 렌즈까지 세 개를 모두 구매하고 말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24/02/15 20:56 2024/02/15 2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