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에 핀 꽃들
싱그러운 이파리도 있고,
고추밭으로 넘어가는 장독대 옆길도 있다.
이름 모르는 꽃도 있고 풀도 있다.
시골집에 갈때마다 계절따라 핀 각기 다른 꽃들은 늘 생소하다.
저 꽃들도 소리없이 때가되면 피고, 또 지는 것을...
어이 나는 요란스러울 뿐 머금는 것이 없을까.

몇달 전 조카에게 타이거즈 유니폼을 선물했는데
(물론 엄밀히 말하면 내가 선물했다기 보다는, 다른 선배가 주문제작해준 것을 난 전했을 뿐이지만~)
일이 이 지경에 이르르고 보니, 것 참 나...
아무든, 나는 마침 울 조카 이름의 끝자가 '범'이라는 사실에 주목했고.
그것은 매우 엄청난 운명의 부름이라고 확신했고.
조카의 등번호는 한치의 망설임 없이 '7'로 찍었드랬다.
울 조카는 만 2년반살밖에 안됐지만,
야구방망이를 쥐어주면, 일단 방망이 끝을 땅바닥에 '톡톡' 친 다음에 어깨 뒤로 방망이를 넘긴 뒤
마치 그 옛날 MBC청룡의 김용달선수처럼 방망이를 앞뒤로 흔들흔들하며 타격 폼을 갖춘다.
나에게 공을 던져달라기에 대충 던져줬더니 "높이! 높이!"라고 외친다.
정말, 조금더 높게 던져줬더니 이녀석이 던져주는 족족 쳐댔다.
이 어린 것은, 아직 본인 유니폼 팀 꼬라지가 우찌되가는 지 모르는 듯 마냥 해맑다. 으흠...
그래, 벌써부터 세상의 쓰린 맛을 볼 필요는 없겠지.
다만, 먼 훗날 세상을 알게 된 이녀석한테
"이모, 타이거즈가 축구팀이야?"라는 말이나 듣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