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일요일 잇달아 목동구장에 도장을 찍었다.
목동구장, 처음 가봤는데,,, 흠.. 좀 방정맞은 소리지만 한번은 호되게 당할 듯 하다.
외야가 없는 반쪽짜리 모양도 모양이지만,
화장실, 건물벽 따위가 솔찮이 추접스럽다.
결정적으로 가게가 하나밖에 없는 데다가 술값이 비싸다.
게다가, 난 이날 기필코 타이거즈 빨간모자를 사려고 했는데, 타이거즈 용품점은 아예 없었당...
해태가 4연승을 달린 뒤, 일요일.
토요일에 이어 일욜날도 매진.
경기가 시작하고 30분쯤 지난 뒤 매표소에서 '매진'이라고 선언하자,
출입구쪽에 있던 해태 팬들은 성난 함성을 지르며 문지기를 밀치고 우르르 밀고 들어가 입장하고 만다...
스탠드 맨 끝 난간까지 걸터앉아 종범, 경환을 연호하는 자들.
무든, 난 덕분에 혼란스러운 틈을 타 일욜 경기는 꽁짜로 봤다~
토욜, 목동구장에서 있었던 일! 박노준을 만나다!
스탠드에 앉아있다가 양복에 뽀마드까지 바른 차림새로 지나가는 박노준을 보고 '엇! 박노준이네~'
잠시 담배피우러 나갔는데, 또 바로 앞으로 박노준이 지나갔다.
박노준이 현대 선수들한테 한 못된 짓을 까맣게 잊어버리고,
주책맞게 "어머나,, "하며 감동의 표정을 짓고 말았다.
그런데 이런! 박노준이 걸음을 멈추고 나에게 말을 건넨다. 그/런/데
내가 기대했던 왕년 야구영웅 박노준의 '포~스'가 아닌, 완죤 '영업사원' 모드...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허거걱.
그제서야 박노준이 '우리' 단장이란 사실을 깨우치다니..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왜 야구용품점이 없어요?"
박노준 왈, "아! 있습니다. 제가 모시겠습니다. 따라오시지요~"
"아니, 우리 말구요~"
박노준 왈, "아니, 그럼 어디거요?"
헹~ 왕실망이다. 한때는 해태에 있었으면서.. 너무해~
"됐어요~"
박노준은 깍듯하게 인사를 하고 총총히 사라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