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날씨는 무척 좋았다.
김밥을 싸들고 힘찬이와 함께 대전 현충원을 찾았다.
이제 다 커서 대학생이 된 힘찬.
엄마아빠가 묻힌 곳을 못 찾아서 헤매고,
아빠 기일이 언제인지 몰라서 묻고,
술 한병 사는 게 누가 마시려고 사는 지 모르고,
북어포 하나 샀더니 맛있다고 뜯어먹는 힘찬이.
그래, 그런 걸 알 필요가 뭐가 있겠냐.
엄마아빠가 남긴 거라고는 빚밖에 없어서,
일찌감치 상속포기 절차를 밟아야 했는데...
그래도 힘찬아, 엄마 아빠가 너에게 남긴 사랑은 빚보다 많단다...
하긴, 마흔을 바라보는 누나도 아직 부모님의 사랑을 가늠하지 못하고 산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