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을 잘 매기는 세상이다.
대개는 좋은(?) 뜻으로 쓰이는 듯 하다.
'값'은!
물건을 사고팔 때 주고받는 돈, 물건에 일정하게 매겨진 액수, 수학에서는 하나의 글자나 식이 취하는 수치 따위의 뜻도 있지만
어떤 사물의 중요성이나 의의, 노력이나 희생에 따른 보람이나 대가라는 뜻도 있다.
보통 값을 한다라고 하면, 비싼 물건이 그만큼 좋다는 뜻일게고,
고생한 값을 한다라고 하면, 고생한만큼 보람이 있다는 뜻이렸다.
그런데 '값' 앞에 '얼굴' 또는 '나이'가 들어가면? 흐흠... 대개는 염장지르는 데 쓰이더라는 것이다.
얼굴값의 본디 뜻은 '생긴 얼굴에 걸맞은 행동'이지만, 기실 실생활에서는?
얼굴값도 못한다고 하면, 얼굴은 안그렇게 생겨서 못되거나 덜떨어진 짓거리를 하고 댕길때 날리는 말이고,
(어떤 얼굴이 좋은 짓을 하거나 똑 떨어지는 짓을 하는 얼굴인지 모르겠당...)
그렇다고 얼굴값 한다는 말은 좋게 쓰이냐 하면, 것도 아니다...
예컨데 고색창연한 쓰임새를 살펴보자면 예쁜 여자들이 사랑에 과도하게 몰입할 경우?
아침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대사도 '얼굴값 한다' 아니던가.
결국 '남자를 꼬시고 다닌다'는 뜻으로 쓰이는 게 다반사다.
급기야 '얼굴값'은 '꼴값'으로 표현되기도 하면서 보다 확장된 개념으로 광범위하게 사용됨으로서 수위 낮은 '욕설'의 역할도 톡톡히 한다.
나으 고향 전라도로 가면 '꼴'을 생략하고 '값'의 발음이 세지면서 수위 높은 욕설로 쓰이기도 한다.
단 한마디로 일격을 가하는 것이다. "깞떨고 있네~"
그렇다면 '나잇값'은 또 어떤가?
나이값은 사전적 의미로 보더라도 부정적 의미로 쓰인다.
'하다' 와 쓰이든 '못하다'와 쓰이든,,,어쨌든'나이에 어울리는 말과 행동을 낮잡아 이르는 말'인 게다.
"나잇값을 해라!" "나잇값도 못한다!" 요거, 참~ 염장 지대로 긁을 수 있는 문장 되시겄다.
좋은 뜻에서 '어머나~ 정말 나이값을 잘 하시는군요~'라고 말하진 않으니깐.
아침부터 웬 나잇값 타령일꼬...
최근 부쩍 내가 나잇값을 못하고 산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이 말의 바탕에는, 내가 값을 해야 하는 정도의 나이가 들었다는 전제가 깔려있다.
그렇다면, 내 나이에 걸맞는 말과 행동은 무엇일까.
이 세상은 각각의 나이에 걸맞는 말과 행동을 다채롭게도 지정해두었다.
아... 드는 생각은 많지만, 다음 기회에...
음. 아침부터 이런 수다를 떨고 있는 것이 바로 '나이값 못하는 짓' 되시겄다... 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