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가 열달동안 살던 세상이 아닌, 또 다른 세상으로 나왔다.
드디어 나의 첫 조카가 태어났다.
아가는 괴상한 유리바구리 안에 누워있다.
SF영화에서 우주생물체 같은 거 넣어놓고 관찰하는 장면에서 보았던 듯한,, 이러저러한 고무호수같은 것도 연결돼 있고.
그동안에는, 갓 낳은 아가는 쭈글거리고 징그러울거라고 생각했는데
뜻밖에 아가의 피부는 매끄러웠다. 몇 군데 핏자국이 있기는 했던것 같지만...
에~ 또.
고것은 발버둥질을 치고 있었고, 간혹 응애거렸고,
손으로는 자꾸 깔려있는 거즈인지 수건인지 모를 것을 잡아당겨댔다.
암튼 고것은 뜻밖에 앙증맞고 귀엽고 씩씩했다.
그리고 울 언니...ㅠㅠ
마흔이 넘은 데다가 자궁에 바윗덩어리만큼 커다란 근종이 있는 탓에 수술해서 아가를 낳았다.
1시간30분동안 수술을 하고, 1시간가량 회복실에 있다가 나온 우리 언니는...
너무 짠했다... 핏기하나 없이 널부러져서 실려나왔다...
이동식 침대에서 입원실 침대로 옮기는데 작은 신음을 뱉어냈다.
그렇게 엄마가 됐다.
음... 울 조카와 언니에게 첫 선물을 무엇으로 할지 넘넘 고민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