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말 자랑하고 싶은데, 자랑할 데가 없다.
여기다라도 자랑해야지...
우리 힘찬이 자랑.
힘찬이는 내 동생이다. 우리나라 복잡한 족보에 의거하면 이종사촌동생.
우리 이모의 아들이다.
우리 이모는 2년 전, 우리 힘찬이가 중3일 때, 몹쓸 병, 암으로 돌아가셨다.
우리 이모부는 10년 전, 우리 힘찬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몹쓸 병으로 돌아가셨다.
그렇다. 우리 힘찬이는 고아다.
힘찬이 생각을 하면, 가슴이 짜~안할 뿐이다.
엄마까지 저 세상으로 떠난 뒤, 우리 힘찬이는 과학고에 입학했다.
과학고 기숙사에 들어갔는데, 그러면 달리 신경쓰지 않고 공부만 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힘찬이 이야기를 들어보니, 날마다 엄마 아빠가 바리바리 간식거리를 싸들고 찾아온단다.
물론, 우리 힘찬이를 찾아오는 부모는 없다.
간혹가다가 힘찬이 큰이모 식구가 찾아온다.
우리 엄마가 힘찬이 큰이모다.
힘찬이에게는 우리 식구밖에 없다.
그래도, 이모인데,,, 엄마 아빠만 하겠는가.
우리가 아무리 챙긴다 해도,,, 힘찬이 생각에 엄마 아빠랑은 다른 거니까...
아뭏든, 우리 힘찬이는 그렇게 외롭게 지냈다.
그런데, 나름대로 살 길을 도모했나보다.
숙박이 해결되고, 또 학교 졸업한 뒤 바로 취직이 되는 그런 쪽으로 진로를 고민했나보다.
이제 고2인데,,, 언릉 고등학교 졸업하고, 공부 마쳐서 취직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 어리버리한 우리 힘찬이도 그런 생각을 했나보다.
그래서 이번에 원서를 3곳에 냈는데,,,
어제 새벽 1시반경... 문자가 왔다.
"누나! 나 연세대 합격했어~" 라고...
바로 전화를 했다.
우리 힘찬이랑 통화하는데 자꾸 눈물이 나온다.
예전에 우리 이모가 세상을 떠날 때 흘렸던 바로 그 눈물, 자꾸 주책스럽게 눈물이 난다.
"힘찬아... 정말,,, 잘했구나..."
다른 할 말이 별로 없었다.
과기대도 1차를 합격하고, 2차 시험을 다음주에 본단다.
어리버리한 우리 힘찬이... 나름대로 살 길을 찾느라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까..
전교조에 좋아하는 동지들이 다들 '입시 폐지! 대학 평준화!'를 내걸고 투쟁하는 거 뻔히 알면서,,,
이런 일에 감격하는 게 주책스러운 짓이라는 거 뻔히 알면서도,,,
우리 힘찬이가 정말 기특하다.
우리 힘찬이 자랑을 마구 하고 싶다...
근데, 자랑할 데가 없다.
그래서 그냥 써본다...
힘찬아!
아! 힘찬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