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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눈을 뜨기 무섭게, 침대에서 일어나 곧바로 씻고 나서 차를 마신 다음, 뭔가 멋진 생각을 해내고 기록을 해야겠다, 그리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반시간이 넘도록 그는 여전히 누워서 이런저런 생각에 괴로워하다가, 급기야는 차를 마신 다음에 일에 착수해도 문제될 것은 없고, 늘 하던 대로 침대에서 차를 마시고 더군다나 누워서 생각을 해도 별 무리는 없으리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쳤다.
그리고는 생각한 대로 실천했다. 차를 마신 후 그는 짐짓 일어날 것처럼 자리에서 몸을 일으키는 척해보았다. 하지만 신발을 보면서 한쪽 발을 침대에서 꺼내 내뻗는가 싶다가는 다시 되돌렸다.
9시 반이 되어서 일리야 일리이치는 재차 몸부림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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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오블로모프> 중에서...
소설 속 주인공 오블로모프(일리야 일리이치) 하는 행태가 요즘 나랑 똑같다...
초절정 귀차니즘의 구현이라고나 할까~
아침에 눈 뜨기도 귀찮고, 움직이기도 싫다.
청소도 빨래도 하기 싫다.
가만히 누워있으면 책도 읽기 싫고, 생각도 하기 싫다.
그야말로 손 하나 까딱하기 싫다.
그러니, 몸뚱아리 곳곳에 살은 덕지덕지 붙고
몸은 무겁고, 머리는 텅텅거리고....
오로지 느는 것은 식탐이오, 땡기는 건 술 뿐이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