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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하고도 3개월만에
선유와 떨어져 지냅니다.
임신기간과 아이 낳고 1년 7개월이 지난 지금
5일째 선유는 외할머니댁에 가서 지내고 있답니다.
방학을 맞은 언니가 선유를 봐주겠다며
지난 일요일에 내려와 낼름 데려가 버렸네요.
보내야하나 말아야 하나 갈등갈등갈등 끝에 보내보기로 하고
선유를 차에 태웠는데 뭔가 허한게 묘한 감정이 북받쳐 오더군요.
어느새 커서 엄마와도 떨어져 지내게 되는구나, 과연 잘 지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 걱정 그리고 무엇보다 보고싶음에 대한 두려움이 컸던것 갔습니다.
근데 웬걸?? 꼬맹이는 아주 잘 지내고 있다네요.
전화를 잡고도 엄마하고 한번 외치는 걸 제외하곤 별 말이 없고..
노느라 정신이 팔려 굉장히 귀찮아하는 표정이 전화기 건너로 넘실넘실~~
그녀가 없으니 그동안 보여도 할 수 없었던 밭일과 집안일 이것 저것에 마구잡이로 손을 대고
밭둑에 난 풀도 깍고 쓰러져 가는 토마토 말뚝을 다시 고정하고, 고추줄도 묶어주고
하우스안에 가득한 풀도 뽑고, 여기저기 비실대는 작물들에 퇴비도 얹어주며 한동안 밭에서
노는 호사를 부립니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 아이를 데리고 농사일을 한다는게 보통이 아니구나 싶고..
그걸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서 오는 스트레스는 결국 내 욕심이 불러오는 화이구나 싶더라구요.
선유와 지내며 무지하게 행복하다가도 때때로 육아 스트레스란 놈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해
남편에게도 짜쯩을 내고 선유에게도 짜증을 내던 내 모습을 다시금 돌아보고 있는 중이랍니다.
원래는 내일 오려했으나 일정을 바꿔 이틀밤 더 자고 일요일에 온답니다.
선유가 오기전에 꼭 해야하는 목록을 작성하고 하나씩 줄을 그어나가는 재미가 쏠쏠하기는 하나
그녀석과 알콩달콩 티격태격했던 그 순간들이 매순간 떠오르는 걸 보면 내가 애미는 애민가 보다
하고 있어요.
잘지낸다는 말에 안심반.. 배신감 반..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고맙고, 대견하고 그럽니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나만의 이 시간.. 선유가 몹시 보고싶긴하지만 홀로 있는 이순간을
마구마구 즐기려해요.. 딴건 아니구.. 그냥 펑퍼짐한 이 자유.. 꽤 즐길만하네요.
밭에서 마구마구.. 집안에서도 마구마구.. 재봉틀하구도 마구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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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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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겨 즐겨 ㅋㅋㅋ 배신감이 드는 것도 조금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안심하고 즐겁게 지내. 나와 친구들 담주 괴산 못가는 대신에 파주가기로 했어. 그때 같이 가면 좋을텐데. 바빠서 못 움직이면 어쩔수 없지만..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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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파주 가고파.. 허나 이 계절에 어디론가 뜬다는게 쉽지가 않네 그려..재미나게 잘 노시길~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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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혼자만 남고 엄마가 일주일동안 강화 집에 와 계신데....어제 사흘만에 만났거든요. 저희 엄마 말씀이 "엄마? 입도 뻥긋 안하더라. 잘먹고 잘 자고...다들 어른 같더라."하더군요. 안심도 되고 서운도하고.....그래도 밤마다 자기전에 그날 있었던 좋은 일, 나쁜 일 얘기하는데 큰애가 "오늘의 좋은 일은 엄마만난 거"라고 해서 기분이 약간 좋아졌지만....막내 앵두는 "오늘의 좋은 일은 아빠가 씻어준 거"라고 해서 와,얜 정말 대단하구나 하는 생각 뿐. 그런데 대단하세요..저는 농사를 짓는건 아니지만 버스 타고 가다가도 잡초없이 깨끗한 밭 보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던데....풀들은 쉬지않고 올라와서 밭매고 일주일후에 강화에 오면 또 다시 그대로예요. ^^;수진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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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외가에서 이모들과 언니오빠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모두다 예뻐라 하고 잘 놀아주니깐 엄마 생각이 별로 안나나봐요. 문제는 전데.. 제가 선유를 무척 보고 싶어하는거지요. 원래 오늘 오기로 했는데 일정이 바뀌어 일주일 더 연장한답니다. ㅠ.ㅠ 눈물을 머금고 그러기로 했는데 걱정도 여전히 되고.. 저도 그 사이 잘 지내야 할텐데 그럴수 있으려나 걱정이예요..비밀방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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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만 볼 수 있는 댓글입니다.수진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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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로 덧글을 달고 싶은데 덧글에 덧글 달기가 비공개로 되기는 안되는가벼~~~귀여워 해주는 이들이 많은걸 보면 요 꼬맹이가 복이 많긴 많은것 같아..사랑을 듬뿍듬뿍 받아 나중에 커서 받은 사랑을 뻥뻥튀겨서 여기저기 나눠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엄마의 생각.. 욕심이것지?? 건강한게 최고일텐데..ㅋㅋ
비공개덧글단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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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 수진이 비공개로 답을 달면 제가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테니까요. 그냥 요즘엔 메인에 덧글이 다 노출되니 초큼 뻘쭘할때^^ 비공개를 써보곤 하지요. 선유는 건강할거 같아요. 흙밟고 물에 들어가고 그런 환경에서 살고 싶어라! 수진도 건강하삼!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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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 반 배신감 반...알것 같아요. 하지만 선유도 좋고 수진도 좋겠당^^ 어린이집 방학을 했는데 대책이 없어 엄마 따라 사무실 나와 뽀로로만 줄창 보고 있는 태수....오늘은 저도 태수 보낼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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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가 복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17개월만에 자유를 맘껏 만끽할 수 있다는 사실에 정말이지 놀랐답니다. 2주가 다되어가니.. 진짜 아기가 없었던 그때로 돌아가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이게 다 너무너무 고맙게도 선유 이모들때문인데.. 이럴땐 역시 여자 형제들 짱이다 싶고.. 뭐 여튼 육아 스트레스가 극에 달해있을때 너무나 꿀맛같고 황금같은 시간을 갖게되어서 실은 무척 좋아요. 선유가 돌아오면 무지무지 잘 해주게 될것 같기도하고 새로운 관계의 국면에 들어설 것 같기도 하고 그렇답니다.^^ 메이 언제 함 놀러와요.. 태수랑 사범님이랑..ㅋㅋ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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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정말요? 꼭 한번 가서 뵙고 싶어요. 이런저런 고민도 나누고 싶구요^^8월 중순까지 끝내야 하는 일이 있는데 그거 끝나면 함 놀러가도 될까요?
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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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놀러 오는거야 언제나 환영이지요.. 저희도 8월초 중순까지는 손님들이 왔다갔다 할듯하고.. 한여름 바쁜시기 지나고 나면 언제든 괜찮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