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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것은 많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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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파리에 있는 '봄날의 곰'님하고 메신저를 하다가 그게 길어져서 근 한시간여를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내가 처한 상황의 답답함을 토로하였는데, 그래도 풀리지는 않는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한다면 그 일의 우선순위가 문제이다. 

나름대로 이것저것 쌓아놓은 것을 정리해나간다고 노력하는데, 갈수록 볼 꺼리가 쌓여가고, 해야 할 일들은 늘어난다.

어제도 '대선방침과 제도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최은희 동지가 시당 정책위원 얘기를 하길래 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자칫 전진 기관지위원회 활동처럼 수렁으로 빠져들 것 같아서였다. 게다가 올해는 논문을 꼭 써야 한다는 핑계를 댔다. 그리 부담스러운 일도 아닌데 거절하게 되어 최은희 동지에게 미안하다. 시당의 정책역량도 필요하긴 한데...

지역위에서도 뭔가 해야 하지만, 어떻게 참여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우선 시간도 많이 내기 어렵고, 교육위 활동은 더이상 하고 싶지 않다. 교육에 어느 정도 의무성과 함께 활동의 핵심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되게 하려면 역량투여가 되어야 하고 나는 그렇게 할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현재로서는 지방자치위 활동을 통해 지역의 시민사회단체에 대해 좀더 알고 싶고, 아니면 노동위 등을 통해 '노동의제'와는 무관하게 돌아가는 듯한 관악을 바꿔보고 싶기도 하다. 

그런데 어떤 동지들은 나보고 곧 생길 대선기획단에 참여하라고 한다. 하지만 이제 솔직히 선거 관련 활동은 하지 않으련다. 지금의 내 조건에서 열심히 하지 못할 것이 분명한데도 참여한다면 대선기획을 갉아먹는 거다.

  

덧붙여 민지네도 정상화는 아닐지언정 그럭저럭 굴러가는 커뮤니티로 만들고 싶은데, 책임회원으로 등록만 하고 거기에 맞게 힘을 쏟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아침에 난나님이 메신저로 주말 오프에 오라고 해서 가겠다고 했는데, 나름 그렇게 신경쓰는 이들에게 미안하다. 그렇다고 여기에서 주체가 되어 나서지는 못할 듯하고...

지식센터는 2월로 그만두기로 했다. 그렇더라도 3월부터 시작되는 오프라인 포럼이 제대로 굴러가는지 봐주어야 하고, 지식센터 전반적인 활동을 인계인수하는 작업은 3월에나 본격적으로 가능하다. 그리고 2월에는 다 하지 못했던 작업들을 마무리 해야 하고... 정책&제도DB, 주제별 전문사이트 구축, 도서발간 사업 등... 이런 것들 마무리하지 못하니 늘 머리 속에 남아 신경을 거스른다.

가장 중요하게는 논문 프로포절 준비를 거의 못하고 있다. 이래도 되나 모르겠다. 3월에 하려면 지금쯤 거의 준비가 다 되어야 하는데, 다른 일을 한다고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내가 슈퍼맨이나 되면 모르겠지만, 그건 아니지 않은가. 나의 한계는 명확한데... 지금까지 몇년을 논문 타령하면서 시간 끌어온 것이 이를 입증한다.

학부 선배인 ㅈ 교수는 심심하면 와서 논문 진척사항을 물어서 전혀 하고 있지 않은 나를 괴롭힌다. 어떻게든지 변명을 해야 하고, 그 변명이 또 나를 얽어맨다. ㅈ 교수가 부담스러워서라도 빨리 학교를 떠야 한다.   

  

전진의 일은 어떻게 하나. 기관지위원회에 참여하는 것도 재고해야 할 듯 한데... 나보다 역량있는 사람도 많은데, 서울에 있다는 이유로, 그런 쪽에 관심도 있고, 이런저런 인맥관계에 엮겨서 결합하게 된 상황은 문제가 있는 것이다. 물론 기관지 회의에서 얻을 것도 많다. 토론 과정에서 다른 동지들로부터 많이 배우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거의 한달에 2-3번 있는 기관지위원회에 계속 참여해야 하는지 부담이 된다. 기관지가 정치신문이 될 때 빠져나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선거강령 TFT도 나에게는 무리이다. 3월 중순 정도까지 굴린다고 하지만, 거의 매주 있는 회의에 나와서 계속적으로 토론하는 과정은 정말 힘들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역량 있는 동지들을 통해, 토론과정에서 미쳐 인식하지 못하는 것들을 깨우치는 맛이 너무 좋다. 하지만, 나의 상황은 여기에 집중하는 걸 어렵게 한다. 더욱이 내가 많은 경제분야는 그리 잘 아는 것도 아닌데다가, 사회주의 강령의 핵심인 만큼 훨씬 더 치열한 고민과 함께 관련 문헌 및 연구들에 대한 폭넓은 검토가 필요하다. 거의 매일 '이것도 읽어봐야 하는데, 저것도 정리해야 하는데..' 하는 것들이 계속 생겨난다. 물론 이에 대한 나의 입장이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서지 않은 것에도 이유가 있지만,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쉽지 않은 과제이다. 

  

에구, 더이상 못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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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06 12:07 2007/02/0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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