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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중앙위에서의 북 핵실험에 대한 입장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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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나갔나? 나는 아래와 같은 입장을 가지고 있는데, 다른 민주노동당원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지금 할 것도 많은데, 이런 글을 써본 것은 그 만큼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만 과잉반응하는 것인지 확실하지 않아서 블로그에만 남긴다.

  



현재 당 홈페이지 게시판에서 돌아가는 꼬락서니나 이용대 정책위의장의 민중의 소리 기고글, 그리고 레디앙 인터뷰 등을 비추어 보건대, 북의 핵실험과 관련하여 민주노동당 내에 커다란 입장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중앙위는 북 핵실험과 관련한 당의 입장이 논의될 것이 분명한데, 이에 대해 평상시와는 달리 확실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평소에 사상적인 문제가 아니라 행태상의 문제, 정책, 실천의 문제에 있어서 자주파와 한 당에서 활동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건강한 평당원들이 탈당하거나 활동을 중단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는데, 이는 자주파가 당을 장악하면서 당에 실망하고 더이상 희망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개별적으로 떨어져 나가는 당원들을 묶어세우기 위해서라도 항상 분당을 준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봤습니다. 그래야 계기가 되면 집단적으로 의사를 표출하여 결행에 옮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여기에서 민주노총이라는 대중조직과의 연결 때문에 쉽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자칫 별 의미 없는 불평분자로 전락하면서 민주노총이라는 무기 또한 상실할 수 있고, 진보정당운동 또한 몰락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북 핵실험과 관련된 사항은 앞으로 진보운동의 미래도 좌우할 수 있는 사안이기에 이에 대한 심각한 판단을 요구합니다. 저번 전진(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연대(준)) 서울지부의 정치대회 사전토론에서도 북의 핵실험에 대한 입장 차이는 소위 '이혼사유가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명백하게 진보가 아닌 것을 진보라고 우기면서 민중운동에 막대한 해악을 끼치고 있는 진영에게, 이제는 더 이상 이러한 행태를 묵과할 수 없으며, 북의 핵 보유를 자위 차원이라는 명목으로 옹호하는 것은 결단코 진보가 아님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장을 이번 민주노동당 중앙위원회로 해야 합니다. 평소에는 중앙위 등에서 논의를 하다가 유회되거나 쪽수에서 밀려 패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었고, 이를 당의 현재를 반영한다고 보아 그냥 넘어가곤 했습니다. 좌파의 실력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식으로 자위하면서 말이죠. 하지만, 북의 핵실험에 대한 토론은 그냥 유야무야 넘어가거나 반미반전을 선언하면서 초점을 흐리는 쪽으로 가서는 안됩니다. 확실하게 '북의 핵실험을 강력하게 반대'하는 당의 입장이 나와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더이상 민주노동당으로는 진보의 미래가 없음을 선언하고 분당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이미 전진은 공식적으로 이에 대한 입장표명을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단지 면피용일 뿐입니다.

평소에 정치활동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상한 시기에 비상한 역량을 보여야, 제대로 된 정치조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분명히 비상한 상황입니다. 안되면 말고 식이 아니라 제대로 한판 붙어야 합니다. 언제까지 당이 북이 저지른 오류를 수습하면서 당의 정체성마저 상실하는 상황이 계속되어야 합니까?

   

이미 우리는 북의 핵실험에 대한 명확한 반대입장이 있을 때라야 반미반전투쟁도, 한미FTA 저지투쟁도, 평택미군기지 확정이전 저지투쟁도 잘할 수 있음을 알고 있지 않습니까? 누가 그런 말을 했던 것이 생각납니다. 20세기 초반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진보정당이었던 독일사회민주당의 역사적인 과오는 바로 사회주의의 원칙을 어기고 전쟁에 찬성을 표한 것이었다고... 이는 진보정당도 역시 똑같은 넘들이라는 인식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지금 시기 한반도에서 핵에 대한 입장도 마찬가지입니다. 남한 진보진영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몰락할 수도 있고,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아마 그 논리적 근거에 대해서는 따로 말씀드리지 않아도 아실 겁니다.

지금 해야 할 것은 중앙위원회를 철저하게 준비하는 것입니다. 물론 사전에 '중앙위원회에서 북 핵실험에 대한 토론을 해야 하며, 여기에서 정치적으로 올바른 결정이 행해지지 않는다면 당의 분할 내지 탈당까지도 고려하겠다'는 입장 표명이 있어야겠지요. 여기에 상식을 가진 다수의 평당원들과 민주노총의 조합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활동을 벌여내야 합니다. 

급박한 현실에서 어떻게, 무엇을 할 것인지 생각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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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13 14:40 2006/10/13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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