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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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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장관은 유엔 사무총장으로 거의 굳어지고 있다. 

다들 환영일색이다.

그냥 좋다고 받아들일 일일까. 

참고가 될 수 있는 글을 두개 담아온다. 

 



믿고싶지 않은 반기문 후보에 대한 당의 논평 (민주노동당 홈페이지 당원토론방 335710번글, 최창우, 2006-10-03   13:10:11)
   
대변인께서 매 시기마다 논평을 내시느라 고생 많이 하는 건 잘 알고 있고 당원의 한 사람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그런데, 반기문 후보에 대한 안보리 이사국의 4차 투표에 대한 민주노동당 이름의 이번 논평은 당의 지향성, 곧 평화, 인권, 제국주의 반대의 기조와 너무나 동떨어져 있는 논평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일부를 인용한다.
 
"신생독립국으로서의 어려움과 전쟁의 고통을 겪으며 유엔의 도움을 받았던 우리 국민들로서는 그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당원들은 세계평화와 인류번영의 희망을 갖고 있는 국민들과 함께 오늘을 기뻐하고 축하한다."
또 논평에서는 "미국과 강대국이 아닌 약소국과 제 3세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람이기를 바란다."고 말하고 다른 나라들, 특히 북한의 입장을 헤아려 중재에 힘써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우선, 논평에서 우리가 신생 독립국으로서 유엔의 도움을 받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말해주길 바란다. 신생 독립국으로서 대한민국이 유엔의 이름으로 받은 도움이라고 하면 분단국가를 구상하고 또 확실히 굳히는 역할을 하고 셀 수도 없이 많은 우리 민족과 이 나라 민중을 학살한 것 그것만 또렷이 기억날 뿐이다.
 
반기문 장관이 3차 투표에서 강대국의 거부권을 받지 않고 안보리의 압도적 지지를 받은 것이 "세계 평화와 인류 번영의 희망을 갖고 있는 국민들과 함께" 기뻐하고 축하할 일인가??
 
우리가 알다시피 반기문 장관은 이라크 파병을 진두지휘한 장본인이고 평택미군기지 이전, 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수용 문제 역시 그 한 가운데 있어온 인물이며 노무현 정권이 신자유주의 깃발을 높이 들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한미 FTA 추진 과정에 깊숙히 관여하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또한 친미주의자로 자기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낸 노무현 정권의 외교장관이다.
그런 사람이 세계의 평화, 인권을 위하고 빈부 문제 해결에 앞장서며 공정한 조정자 역할을 하리라고 볼 수 있는 근거는 없다!
그가 당선에 근접한 일을 환영하고 축하할 근거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단 말인가!!
 
사족을 하나 달면 미국의 일방주의에 끌려가지 말고 제 3세계와 약소국의 입장을 배려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말 자체는 좋은 말이다.
그러나 유엔이 상임이사국인 강대국, 특히 미국의 입장에 끌려 갈 수밖에 없는 국제 사회의 구조를 반영하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고 근거 없이 괜한 기대감을 나타냄으로써 유엔의 지배 역학을 드러내기는커녕 오히려 사실을 호도 하는 논평이 되어 버렸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덧붙이면 세계보건기구에서 일한 고 이종욱 사무총장의 경우를 예로 들면서 논평했는데 이처럼 비정치적 성격이 강한 경우와 정치적 성격이 강한 유엔 사무총장을 비교하는 것은 균형 감각을 잃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믿고 싶지 않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논평이다. 나만의 생각인지 모르지만 논평을 취소해달라고 말하고 싶다.
논평을 낸 대변인께서 입장을 밝혀 주시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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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대변인 논평] 전문 : 새 유엔 사무총장 탄생을 예감하며
 
반기문 장관이 4차 예비투표에서도 1위를 차지 해, 오는 9일 본 투표에서 유엔 사무총장으로 단독 추천을 통해 사실상 사무총장으로 당선이 확실시 되고 있다.
 
신생독립국으로서의 어려움과 전쟁의 고통을 겪으며 유엔의 도움을 받았던 우리 국민들로서는 그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민주노동당과 당원들은 세계평화와 인류번영의 희망을 갖고 있는 국민들과 함께 오늘을 기뻐하고 축하한다.
  
우리는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으로 고군분투하며 전 세계 건강증진과 질병예방 분야에서 뛰어난 활약을 했던 고 이종욱 사무총장을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유엔 사무총장이 미국과 강대국이 아닌 약소국과 제 3세계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세계는 지금 환경과 전쟁, 기아와 종교갈등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고 이는 유엔이라는 국제기구의 조정과 역할 분담을 통해 치유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분단의 고통을 겪는 있는 우리로서는 세계평화를 위한 유엔의 중재노력이 더욱 절실하다. 미국의 일방적인 주도에 끌려가지도 않으면서 다른 회원국들, 특히 또 다른 당사자인 북한의 입장과 처지도 배려하여 원만한 평화중재에 나서 줄 것도 기대한다.
 
아직 본투표가 남아 있는데 너무 많은 기대와 요구를 말했다.
그만큼 여전히 유엔에 대한 기대가 있고 반장관에 대한 격려가 있다는 점을 알아주기 바랄 따름이다.

다시한번 국민과 함께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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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UN 사무총장? (민주노동당 한 당원의 블로그에서, 2006/10/02 19:30)

  

최종결과를 봐야 알겠지만 확실히 반기문 장관의 UN사무총장 선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반기문 장관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던 모신문조차도 대사를 그르칠까봐 조심스럽게 보도하더니 이제는 대세론 유포에 정신이 없다.

 

한국인 UN사무총장의 탄생이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솔직히 그가 UN사무총장이 되는 게 그렇게 기뻐할 일인지는 의문이 든다.

 

개인적으로 반장관이 그런 자리에 적합한 능력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인데 설혹 그가 사무총장에 딱 맞는 인물이라도 이야기는 마찬가지다.

 

무슨 이야기인지 설명하기 전에 역대 사무총장들의 출신국가를 한번 살펴보라.

 

UN의 공식역사에서는 정식발족 전에 임시의장 역할을 하던 영국의 글라드윈 젭은 치지 않고 노르웨이 출신의 리에를 초대 사무총장으로 친다. 그 이후 스웨덴, 미얀마, 오스트리아, 페루, 이집트 그리고 현재 가나출신인 코피 아난 총장까지.

 

UN사무총장은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 출신만 아니라면 국적에 상관이 없지만 현실적으로 두가지 원칙 아닌 원칙이 적용되고 있다.

 

우선, 강대국의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로운 나라 출신일 것. 캐나다나 이탈리아 출신은 죽었다 깨어나도 UN사무총장을 할 수 없다.

 

두 번째는 자기 출신국가의 이익을 위해 UN 사업에 반영하지 않을 것. UN사무총장은 자기 나라 정부의 압력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무총장들의 출신국가는 모두 정치적으로 중립을 견지하는 나라거나 저개발국가에서만 나왔다.

 

또한 사무총장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를 비켜나간 인물이 되다보니 ‘무색무취’한 인물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사실 2대 함마슐드 총장을 제외하고 2차대전 후 UN설립의 이상과 취지를 제대로 구현한 사무총장은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발트하임 같은 나치 전력자까지도 사무총장을 하기도 했다.

 

확실히 반기문 장관이 UN사무총장이 된다면 ‘한국이 더 이상 미국의 꼬붕이 아니’라는 것을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셈이니 긍정적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자격을 인정하는 정도가 아니라 실제로 반기문 후보에게 표를 던진다는 것은 위에서 말한 두 번째 조건 국제사회의 영향력이 미미해서 UN에 입김을 행사할 우려가 적은 나라 출신이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다.

 

사실 경제 규모만 놓고 본다면 한국은 G8의 차기 회원국 1순위 국가다. 물론 한국이 선진국 정상회담 테이블에 들어가 3세계에 대한 가해자 국가역할을 하는 것이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경제적 역할에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국제 발언권이 미비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반기문 장관이 UN사무총장이 된다면 그건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발언권이 확대되는 계기가 되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 단기간 안에 한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증가하지 않을 것이라는 UN회원국들의 판단을 보여주는 것이다.

 

지금 단계에서 안 돼도 쪽팔리지만 돼도 씁쓸한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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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0/05 04:42 2006/10/05 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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