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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날, 왠 효성?

어버이날이랍시고 회의도 불참하고 짝꿍과 함께 부모님 집으로 향했다.

남들도 어버이날이라고 부모님모시고 외식이라도 하는지 평소보다 차가 엄청밀려 수원에서 서울 봉천동을 가는데 무려 2시간 반이나 걸렸다. 이런~

가는길에 엄마가 좋아하는 화분도 하나 사가지고서...

어느새 서른이 훌쩍 넘어버린 아들을 아직도 믿지 못하시는지, 만나기만하면 늘상 "뭘먹고사니?"라며 걱정만하시는 엄마, 아빠...

이명박때문에 더 먹고살기 힘들어 졌다는 아들의 못된 대답에 걱정만 더해간다.

언제부턴가 아빠는 당뇨가 심해져서 매일 인슐린주사를 맞고계시고... 건강이 안좋다보니 부쩍 평소에 친했던 아들을 자주 찾는다.

'그러고보니 지난 설에 집에 다녀오고 이번이 첨이구나... '

이 험난한 세상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교회다니라는 부모님말씀에 그런얘긴 꺼내지도 말라며, "자꾸그러면 내가 집에를 안찾아오지 교회를 가겠냐"고 모진말을 내뱉고는, 두어시간 이러저런 이야기를 좀 하다가 늦은 시간을 핑계로 일어섰다.

 

건강이 안좋아지니 많이 약해지신 두 양반에게 참 모질게 대했다는 생각을 하고있던 차에,

오늘 저녁에 아빠한테서 전화가 왔다.

많이 보고싶어서 전화를 했다면서, 사랑한다고...

짝꿍과 함께 있는 모습이 많이 행복해보인다고... 그러면 족하다고...

많이 보고 싶을때 집에 놀러가도 되냐고...

"작은 아들집에도 놀러 좀 오세요~ , 건강 안좋은데 약주도 좀 줄이시고요~"

 

점점 나이들면서 건강이 나빠지고, 그와 함게 맘도 약해지는 부모님을 보면 가슴이 짠~ 하다.

왠지모르는 서글픔과 뭔가 허무한 삶에...

참, 힘든 세월을 그렇게 아둥바둥 열심히 사셨는데...

올해는 기필코 양가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을 하겠다고 다시 다짐해본다.

작년부터 늘상 생각했었는데, 늦게나마 삶의 고삐를 조금이라도 늦출수있는 느긋한 여행을...

 

음~ 인생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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