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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장르를 밝히는 것이 스포일러인 영화다.
3분의 1정도가 남은 상황에서 은별이가 자꾸 자자고 해서
슬라이드바를 끝으로 움직여
엔딩을 찾아보고나서 기절하는 줄 알았다.
버질만큼 기만당한 느낌에 화가 났다.
그런데...한숨 자고 나니
자꾸 여운이 남는다. 마음이 아프다.
입을 떼는 것이 스포일러라 여기서 조용.
슬픈 장면. 그래도 이 사람은 사랑을 믿는다. 그것이 슬프고 또 다행이다.
2.
어릴 적 집앞 장터에서 반짝이는 뭔가를 발견했다.
나는 그것이 수정이 아닐까 생각했다.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그것을 나는 손수건에 싸서 내 보물상자에 넣어두었다.
시간이 지나고 가을소풍을 갔었나....
어린 시절 단골소풍지는 피섬이라는 이순신장군 유적지였는데
가다 중간에 보았다.
농로 옆 도랑에 무수히 쏟아져있는 나의 '보석'을.
내가 보석이라 생각했던 건 자동차 안전유리 조각들이었다.
자동차 안전유리라는 걸 본 적이 없던 나의 착각이었다.
돌아와서 그 유리조각을 버렸다.
3.
몇 년동안 마음에 병이 들어있었다.
의심과 불안의 병.
<Best offer>의 버질은 고발이 아닌 기다림을 선택한다.
누군가는
어떻게든 사랑이라는 강렬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니
'재앙'이라고 보일 정도의 그 사건을
오히려 'best offer'로 볼 수 있다고 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거짓말은 거짓말이다.
거짓말은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들고
의심과 불안의 병을 깊게 만든다.
사람 마음 가지고 장난치는 건 죄악이다.
진실한 눈동자를 하고 나눴던 대화가 나중에 다 거짓으로 판명났을 때의 아노미.
새로이 누군가를 만나거나 깊은 교류를 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같다.
클레어의 말 중 믿고 싶은 문장 하나를 가슴에 묻은 채
점원에게 동행이 있다고, 나중에 주문할 거라고 말하는 버질의 희망을
나는 갖지 못했다.
신뢰를, 관계를
목숨처럼 여겨주기를.
도구로 생각하지 말고.
http://www.imdb.com/title/tt1924396/?ref_=nv_sr_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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