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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을 먹일때 멍하니 벽을 바라보게 된다.
가끔 아기가 잘 먹나 확인도 하고 가끔 기분이 좋으면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지만
이 더운날 37도 되는 두 인간이 하루에 8, 9번씩 20, 30분씩 딱 붙어서 있자면
정서에 좋다는 좋은 이야기는 사실 몇번 못하고 앞의 벽을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 시간은 솔직히 좀 멍하다. 젖을 먹이면 무슨 호르몬이 나와서 그렇다곤 하더라.
그리고 가끔 먹먹하기도 하다.
일정한 시간에 내 몸 상태가 어찌하든 내 정신 상태가 어찌하든
젖을 먹여야 하는 것이 날 갑갑하게 한다.
아이가 잘 자주고 잘 먹고 잘 놀면 그런 생각이 덜한데
아이가 많이 울고 보채서 힘이 다 빠져서 기진맥진한 날은 젖을 먹이고 있으면
정말 먹먹해진다.
이전에도 그런 생각을 했지만 모성본능이란게 있다면 난 그게 좀 부족한 사람 같다.
그러다 내 속을 들여다 보니 조급함이다.
마무리 못한 작업이 계속 걸리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있으니 마음이 조급하다.
빨리 이 상황을 해결보고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조급하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 육아 정말 이제 시작이지만 겪어본 바에 의하면
절대 시간이 필요하다. 여자와 관련한 시간은 그렇게 절대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게 꼭꼭 하루 하루 채워 가는 거다. 한꺼번에 휘리릭 가지 않는다.
난 달려온 사람인데 그래서 많은 것을 놓치고 살았는데
아이 덕분에 앞으로 차곡차곡 많은 것들을 배울 것 같다.
그것들이 내 속에 꼭꼭 채워졌으면 싶다.
남들에게 권하고 싶지는 않지만 난 여하튼 얻는 게 많다.
힘들긴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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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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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시선이 중요하다고 하던데...계속 들여다보고 말을 한다는 건 사실 어렵고,젖 먹이기 시작할 때랑 다 먹였을 때 눈을 맞추는 것.
아기는 젖을 먹으면서 배를 채우지만
소통하고 싶은 욕구도 채워야해서
엄마랑 눈을 마주치고 싶어한다고 누가 그러던데...
그래서 아이 눈을 안보고 젖꼭지만 입에 쑥 넣어주고 나서
다른 일에 몰두하거나 다른 곳을 보고 있으면
아기가 뭔가 서운했던 그 감정을 나중에 드러낸다고 하던데...
(무서워, 너무 힘든 일일 거 같다, 시선을 맞추려고 하는 것...)
먹고 살기 힘들었던 우리 엄마들이 그렇게 섬세하게 우리랑 시선을 교환했을까 싶고
그래서 우리가 모두 조금씩 결핍감이 있나 싶기도 하고
요즘 아기들은 좋겠다, 싶기도 하고...
슈아 덕분에 벼라별 생각을 다 하게 되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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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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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드러낸다...그런 생각을 하면 무서워. 아이가 잘때 많이 움직이며 자는 것도 뭔가 나쁜 꿈을 꾸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고. 혹 낮에 내가 넘 우는 아이를 약간 짜증스럽게 대한 것을 눈치채고 서운해 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니까. 흨...수유하는 것에 대한 로망이 있나봐...막상 젖 먹일때는 처음에는 잠시 보지만 마지막에는 대부분 포만감에 이 녀석이 자버려. 혹 자는 것이 서운해서 인가? 에이...오늘 부터 눈싸움 한번 해볼까? ㅋㅋ...힘든데...아이가 조금씩 반응을 해올때는 좀 웃겨. 아직 너무 어려 반응이 너무 작아서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점점 많아진다니 조금 기대돼.
^__________^ 웃어야지...웃자!
근데 요즘 아기들이 정말 좋을까? 난 잘 모르겠어. 예전에 나 어릴적에 막 산에 가서 칡캐먹고 그럴때가 더 좋은 거 같아. 비오면 비 맞고 다니고...엄마들끼리 이야기하는 거 병원에서 들어보면 좀 무서워. 서로 경쟁하는 거 같아서리..
애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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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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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눈마주칠 생각을 하다니 그것만으로도 모성애 만땅이다 T_T 그무렵 난 아기와 눈마주칠 생각은 커녕 너무너무너무너무 우울했는데. 수첩에다가 "내가 마음이 급해지는 이유"를 열가지 정도 적었던거 같아. 몸도 힘들고 마음도 힘들고... 특히 2시간마다 내가 아기 옆에 매여있지 않으면 그 존재가 배를 곯는다는 압박... 그런 스트레스 평생 처음이었음. 아기와의 교감은 커녕 뒤쳐지면 안된다는 강박(?) 때문인지 YTN을 하루종일 틀어놓고 살았다우...백일 지나고 아기와 눈마주치고 웃고 사람처럼 보이고 소통 비슷한걸 하게 되면서 겨우 예뻐보였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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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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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가 너무 많이 지치고 힘들때는 모유를 짜두었다가 젖병에 담아둔 걸 데워서 주고 좀 쉬는 것도 괜찮을 듯. 그럼 아빠도 젖먹이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장점도 있고. 냉장 72시간, 냉동 2달간 유효하다 함.부가 정보
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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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맘/ 사실 시선은 고사하고 제대로 젖이 물렸나, 아기는 잘 먹고 있나 입만 보고 있어요. 글고 요즘은 넘 더워서 아기가 땀을 비오듯 해요. 그래서 먹이면서 등이며 목 몸에 땀 닦아주느라 바빠요. 아주 바빠요.근데..어찌 이렇게 똑같아요. 흐흐...나도 너무*4 우울해요. 수첩에 우울한 이유 쓰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일을 하루에 수십번 하는 거 같아요. 글고 압박감...좀 쎄죠. 흐흐...우찌 이리 똑같은지..똑같아~~ 평소에 안읽던 책 막 찾아 읽고..ㅋㅋ
언제 이 시기를 제가 잘 지나고 나면 우리 신나게 이 시기에 대해 수다 떨어 보아요~~
뻐구기/ 안그래도 오늘 한번 짜봤어요. 모유량이 많아서 밤에 아기가 자느라 못 먹으면 무지 아프거든요. 오늘 아침에 좀 짜봤는데..우잉...젖이 양은 많은데 짜면 잘 안나와요. 수유센터 선생님은 심리적인 거라 하더라구요. 담에 수유센터 가면 함 물어봐야겠어요. 9월 부터는 교육도 다녀야 할 듯 한데...준비를 해야죠. 그러고 보면 다들 참 열심히 사는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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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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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사실 젖이 부족해서(아기는 열심히 빨지만 늘 부족해 울다 지쳐 잠들고..저도 졸고..) 늘 밤새 아이와 함께 고생했던 오래전 기억이...저도 세상과 단절되어 있다는 생각에 우울증이 심해 있었는데 그게 적지않게 아이에게도 영향을 미친것같아 종종 뒤늦게 미안해지더라구요.
한여름에 갓난아기돌보기가 가장 어렵다는데..무더운 여름을 무사히 잘 버티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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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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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가 어디쯤이예요? 한번 가보고 싶네요~ 무언가 슈아게게 도움이 된다면 말이죠..^^부가 정보
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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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 수유 힘드셨겠어요. 휴우...같잇 사는 사람과 좀전에 육아휴직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남자가 육아휴직을 하면 의미 있는 일인데 여자가 육아휴직을 하면 당연하고 게다가 육아휴직을 한 여자는 사회적 단절에 불안해 한다는....참 어렵죠. 성별분업화된 사회에 산다는 것이...아이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라도 신나게 살아야겠어요. ^^ 아자!멒/ 멒이 방문까정...그럼 좀 색다르고 신나겠다. ㅎㅎ 대방역 근처랍니다. 근데 멒이 시간이 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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