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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12/06/04

<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4호> 홍대노동자들은 왜 다시 거리로 나왔나

홍대노동자들은 왜 다시 거리로 나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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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월 새해 첫날 집단해고 통보를 받고 49일간 본관 점거농성을 벌인 홍익대 청소·경비노동자들. 간접고용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사회적으로 알려내며, 많은 지지와 연대를 이끌어냈고, 그 투쟁의 성과로 현장에 복귀할 수 있었다. 그리고 1년 3개월이 지난 5월 9일, ‘자율교섭권 쟁취, 손해배상 철회’라는 요구를 내걸고 또다시 홍익대 정문 앞 농성투쟁에 돌입했다. 무엇이 이들을 또다시 거리로 내몰았는가?

 

뒷끝 소송! 원청인 홍익대 사측의 노조 탄압

홍익대는 지난 4월 20일 점거투쟁을 한 청소노동자들을 상대로 2억 8천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패소하자 서울고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보복성 뒷끝 소송이라는 사회적 질타에도 불구하고 원청인 홍익대 사측은 막대한 재산상 손해와 명예 훼손을 가져왔다며 소송을 계속 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홍익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은 그동안 월 75만원, 하루 식대 300원을 받으며 저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을 견디다 못해 2010년 12월 노조결성 후 학교와 업체 측에 임금 인상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홍익대는 공공노조 서경지부 홍익대학교분회가 설립된 직후인 12월 말, 업체와의 계약해지를 통해 2011년 1월 1일자로 170명의 청소, 시설, 경비노동자 전원을 집단해고 했다. 이에 노동자들은 직접교섭을 요구하며 원청인 홍익대를 상대로 투쟁에 돌입했다.

간접고용노동자들의 노조 결성 이후 원청의 업체 계약해지를 통한 집단해고와 투쟁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그간 간접고용 노동자들에 대한 대표적 노조탄압 방식이다. 2011년 홍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의 투쟁은 ‘청소용역’ 노동자들의 기막힌 노동실태를 사회에 고발하는 계기가 되었고 사회적 여론은 뜨거웠다. 노동자들의 투쟁 역시 강고하게 전개됐고 그 결과 사회적 여론과 투쟁에 밀려 원청인 홍익대는 노동자들의 현장복귀를 인정하게 됐고 투쟁은 마무리된 듯 보였다.

그런데 이번엔 원청을 대상으로 한 투쟁자체를 봉쇄하기 위해 법적 소송을 내고 1차에서 패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소를 하면서까지 노동자들을 대상을 협박을 계속 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노조 탄압에 이용되는 복수노조 교섭 창구단일화

홍익대 투쟁 이후인 2011년 9월, 경비업체인 용진실업에 ‘홍경회’라는 어용노조가 경비노동자들의 과반수이상의 조합원을 확보하여 설립되었다. 2012년 집단교섭 투쟁으로 서울지역 다른 대학 청소경비노동자들은 정식 임단협을 체결했지만, 공공운수노조 홍대분회는 집단교섭으로 쟁취한 시급 5100원 타결에 실패했다.

어용노조인 홍경회 노조의 교섭거부로 임단협 체결을 하지 못했으며, 사측은 창구단일화를 이유로 홍경회노조를 교섭대표로 인정해 일방적으로 단협을 체결했기 때문이다. 용역업체가 어용노조를 협상파트너로 삼으며 점거농성을 함께한 청소경비노동자들의 요구는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이를 통해 민주노조를 완전히 무력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교섭창구 단일화 규정으로 인해 오히려 소수노조의 단결권과 단체행동권이 박탈되고, 노동권이 침해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장투쟁과 연대의 힘으로

민주노조를 탄압하기 위해 사용되는 복수노조 교섭창구단일화 규정이나 손해배상청구 등은 노조의 존재를 무력화시켜 노조 자체를 고사시키려는 것이다. 하지만 어려운 조건에도 불구하고 전국 곳곳에서는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노동권을 쟁취하고 민주노조를 사수하고자 끊임없이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이 속에 홍익대 청소 경비노동자들의 농성투쟁이 자리잡고 있다. 현장 투쟁의 힘으로 각종 악법 및 독소조항을 무력화시켜야 한다. 2011년 경험한 연대의 강력한 힘을 잊지 말고 간접고용노동자들의 민주노조 사수, 자율교섭 쟁취를 위한 연대투쟁을 조직해 나가자!

 

유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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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4호> '사회주의 로그인'을 읽자!

‘사회주의 로그인’을 읽자!

 

 

이론과 실천

경북 고령에서 김대중을 지지하셨던 우리 외삼촌! 지금도 외갓집에는 다양한 이념서적과 함께 버젓이 『노동해방문학』과 『현실과 과학』이 꼽혀있다. 국졸에다가 건설일용직이셨던 우리 아버지도 『신동아』를 읽던 시절이었다. 신동아의 별책부록, 「사회주의 대변혁 핵심문헌 50선」따위가 고향집 창고 한 켠에서 썩어가고 있다. 소위 말하는 80년대 말 90년대 초, ‘민주화’로 현상되었던 운동의 이념이 이렇게 대중적 차원에서 공유되던 시절이 있었다.

90년대만 해도 대학가 서점에서 써클들의 ‘문건’들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가 있었다. 선진 노동자운동들도 직·간접적으로 조직운동과 결합돼 있었다, 이를 통해 선진노동자들은 실천의 무기로써 이론을 공부했고 정기적인 학습은 현실에서 혼란함을 겪을 때나, 현장실천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할 때 자신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기도 했다.

 

당 운동과 함께

그러나 최근 ‘노선논쟁’은 조직운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만 진행될 뿐 대중들은 물론이고 선진노동자들 사이에서조차 별 관심을 받지 못한다. 현실의 계급투쟁으로 스스로를 입증되지 못하는 ‘문건’논쟁은 ‘말들의 성찬’으로 끝났다. 급기야 사상운동과 노동운동의 최소한의 접점마저 사라지면서 실용주의적이고 조합주의적인 운동의 범람을 아무도 제어하지 못했다. IMF 이후, 핵심적인 투쟁들에서의 패배가 일차적이겠지만, 사상운동의 좌초도 지금의 현실을 규정하는 주요한 요인이라는 판단이 든다.

이런 상황에서 사노위가 본격적인 ‘사회주의 당’운동을 제출하면서 투쟁하고 있다. 그 일환의 하나로 이론정책지 『사회주의 로그인』을 발간했다. 여전히 그 파장은 미비하지만, 이제 ‘출발’을 한다는 의미에서 너무나 소중하다. 한국 사회에서 기꺼이 사회주의 운동을 하겠다는 이들의 ‘실력’과 ‘고민’이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다. 그것이 어떠하든, 지금 운동의 현실이 이러하고, 여기에서부터 시작할 수밖에 없다.

 

투쟁하는 이들의 살아있는 고민

그렇다. 사회주의 운동의 질적 비약과 대중적 확산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지금, 사회주의 운동을 하겠다는 이들의 고민과 성찰에서 시작되는 것이고, 그 한가운데에 『사회주의 로그인』이 자리 잡고 있다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다. 조직에 대한 투명한 생각, 강령토론 속에서의 문제의식, 2012년 정세를 바라보는 관점과 투쟁방안들, 역사적인 강령들에 대한 성찰들, 국제적인 계급투쟁에 대한 추적, 그리고 생태와 지역을 함께 고민하고자 하는 노력들!

사노위라는 투쟁하는 조직, 그리고 실천하는 조직에서 깔끔한 이론적 정립은 아직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투쟁하는 이들의 살아있는 고민들이 고스란히 녹아들어가 있다. 현실의 계급투쟁과 유리된 고매하신 ‘이론가’님들의 훈고학은 물론 아니다. 하지만 운동의 최전선에서 투쟁하는 이들의 치열함이 있다. 『사회주의 로그인』의 투박하지만, 탁월한 장점이 바로 그것이다.

  

심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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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주간 정치신문 사노위 34호>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공동요구와 투쟁으로 나가자!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공동요구와 투쟁으로 나가자!

- 계급적 주간2교대 쟁취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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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무한 이윤창출 프로젝트 ‘교대제 개편’

주간연속2교대가 한국사회 내 주요한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이를 둘러싼 자본과 노동의 대응이 첨예하게 부딪히고 있다. 작년 유성기업 투쟁을 통해 본격적으로 여론의 조명을 받기 시작한 주간연속2교대 문제가, 올해 초 정부와 자본이 적극적으로 노동시간 단축을 천명하면서 그 주도권을 틀어쥐기 시작한 모양새다.

이처럼, 이명박 정부와 고용노동부가 실노동시간 단축을 강력한 행정조치와 제도화를 통해 추진하고자 하면서, 현대기아차를 비롯한 완성차 자본도 교대제 개편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덕분에,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주간연속2교대 실행방안이 정부의 개입의지(?)로, 자본이 사회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는 듯한 ‘착시현상’도 벌어지게 되었다.

 

주간연속2교대제를 둘러싼 노사간의 ‘동상이몽’

문제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자본의 부응으로 본격화된 주간 2교대 논의가 노동자들의 요구와 정반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명박정권과 자동차산업 자본가들은 장시간 노동의 문제를 이야기하지만 ‘심야노동’문제는 건드리지 않는다.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임금과 노동강도 문제는 더더욱 별개의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즉, 자본가들은 시급체계와 주간맞교대 체계에 기초한 노동착취 시스템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한다. 현대차 윤여철 부회장은 ‘주간연속 2교대제’는 노사가 서로 윈윈하는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자본이 주간연속 2교대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드러내는 지점이다. 노동자의 건강권과 삶의 질, 노동시간단축을 통한 더 많은 일자리 만들기를 해야 한다는 노동자들의 주장과 이들의 주장이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본질은 무엇인가. 전세계적인 경제위기가 날로 깊어지는 가운데, 한국 정부와 자본가들은 장시간노동과 실업의 문제를 완전히 외면할 수는 없었다. 때문에, 교대제 개편을 통해서 신규채용을 (조금이라도) 늘리는 한편, 자신들의 이윤을 단 한 치도 양보하지 않기 위한 특단의 대책도 필요했다. 그것이 바로, 정부와 자본이 협력해서 추진하고 있는 ‘주간연속2교대제’의 실체다. 한마디로, “주간연속2교대제를 시행하면 그만큼 노동시간이 단축될 터이니, 기존 임금을 받고 싶거든 강화된 노동강도를 수용하라”는 것이다.

 

자본의 생산량 보전 논리에 휘둘리지 말아야

여기에서, 그동안 노동자들의 투쟁을 통해 줄기차게 제기되었던 ‘생활임금 확보와 노동강도 강화없는 주간2교대 실현’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게 된다. 실제 현대자동차 사측이 주장하듯이, 기존 10+10(오전조 10시간, 오후조 10시간)으로 생산한 물량을 8+9로 개편시, UPH(시간당 표준 생산량) 상승은 물론이거니와, 조회, 안전교육을 정취 근무시간 외로 돌리며, 휴일 및 휴게시간을 축소하는 등, 노동강도 강화 및 노동조건 악화는 불을 보듯 뻔해진다.

공장을 새로 짓고 설비를 확충하는 등, 설비투자를 대폭 늘리고 신규인력을 충원하라고 자본에 요구해야 한다. 만약 자본이 이를 거부한다면, 다시 말해 설비라인의 증설, 신규인력 충원이 없이 UPH 상승을 시도한다면, 노동시간을 애써 단축한 의미는 수포로 돌아가는 셈이다. 결국, 자본은 돈 한 푼 지불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관건인 물량(생산량) 유지를 성공적으로 보장받는 것이다. 반대로, 노동자는 심야노동 철폐라는 부분적 요구만 가져갈 뿐, 건강권 확보와 신규고용의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놓치고 만다.

현대-기아차 노동자들의 주간연속 2교대 요구는 여러 차례 혼란을 거듭하다가 노동강도, 노동시간, 야간노동 문제에 대한 노동자의 대안을 내놨다. 이제는 저들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지키는 것이 남아 있다.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이 절실하다!

현대차를 비롯한 완성차 자본과 정부의 공조가 가시화된 가운데, 이에 맞선 민주노조운동진영의 대응도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최근 원하청 공동투쟁의 가능성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불법파견 특별교섭’을 진행중인 현대차 지부와 3지회는 ‘모든 사내하청의 정규직화’를 비롯한 6대 요구안을 확정하고, 원하청 공동투쟁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또한 5월 22일부터 25일까지는, 현대․기아의 원하청 노동자들과 다른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함께 ‘모든 사내하청 정규직화’ 쟁취를 위한 순회투쟁에 나서기도 했다.

현장에서 이러한 원하청 연대의 기운이 사측의 탄압과 방해에도 굽힘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주간연속2교대를 자신의 투쟁의제로 설정하지 못했던 사내하청노동자들과 부품사 노동자들에게도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문제는 이 투쟁이 부품사 노동자들과의 공동투쟁으로까지 확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금속노조 일부 지역지부들은 3년 전 지부 집단교섭에서 현대차 주간연속 2교대 도입과 동시에 부품사 주간2교대 실행방안을 협의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따라서 부품사 노동자들 역시 본격화되고 있는 주간연속 2교대 투쟁에 완성차노동자들과 함께 단일한 투쟁전선을 구축해나가야 한다. 그러나 최근 2-3년동안 부품사 노동자들에 대한 자본의 공격은 교섭창구 단일화를 이용해 민주노조를 무력화시켜왔다. 이 때문에 꽤나 조직력이 있다고 했던 부품사 노조들이 파괴되고 노동3권을 잃어버린 채 노조를 지키기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당장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 과제를 뒤로 미뤄두었다가는 주간연속 2교대가 노동자들의 제도개선을 이뤄내는 계기가 아니라 오히려 구조조정의 칼이 되어 되돌아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자본은 어용노조를 앞세워 민주노조들의 손발을 묶어놓고 교대제 개편과 맞물리는 구조조정을 기획하고 있다. 외주화를 비롯한 배치전환과 인력재조정 등의 작업이 벌써 본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품사 노동자들에게 주간2교대가 구조조정의 칼날로 돌아오지 않기 위해서는 이 싸움을 미루지 말고 완성차 노동자들과 함께 조직해나가야 한다.

 

‘주간2교대’ 자본과 노동, 모두에게 위기이자 기회

올해 주간연속2교대 투쟁은 완성차 정규직 노동자들만이 아니라, 이들과 동일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사내하청노동자들과 부품사 노동자들의 공동투쟁으로 발돋움해야 한다. 그래야만 건강권과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 계급적 주간2교대를 실현할 수 있다.

정권과 자본의 이해관계가 너무나 분명한 지금, 원하청 노동자투쟁, 완성차-부품사 노동자투쟁은 한 몸처럼 움직여나가야 한다. 현대차자본이 유성기업노사관계에 지배개입까지 하면서 유성기업의 주간2교대를 막았던 이유를 되새겨보자. 그것은 결국 자동차 자본의 입맛대로 주간2교대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완성차와 부품사 노동자들의 단일한 투쟁전선 구축을 막아야 한다는 것, 동시에 부품사에 대한 완성차 자본의 지배력을 높여 이윤을 더욱 높여내겠다는 의도였다.

이에 파열구를 내는 것, 그것이 주간연속2교대 투쟁 승리의 출발점이다. 바로 지금부터,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의 총단결로 ‘계급적 주간연속2교대’ 쟁취하는 한 해를 만들어가자!

 

 

임용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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