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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장 일기
* 이 글은 여성가족부 앞에서 농성중인 피해 노동자 분이 직접 작성하신 글입니다.
목요일은 농성장 철농 당번이 진보신당이다. 당원들 중 학생 당원 동지들이 3명 철농하기로 하고 몇몇이 왔다. 언제 오셨는지 구자혁 동지 목소리도 들린다. 텐트속에서 잠시 누워있던 나는 벌떡 일어나 나가서, 인원이 점점 늘어나 여가부앞 인도 한복판에 자리를 깔았다. 빙둘러 앉아서 자기 소개를 하고는 서로 재미나는 이야기 꽃을 피웠고 오밤중이 되도록 학생들이 하는 얘기에 요새들어 처음으로 많이 웃었다. 학생당원 동지들이 먹는 것도 어찌나 잘먹든지 보기만 해도 흐뭇해진다. 우리 농성장은 항상 풍요로운것 같다. 수정씨는 주변이 늘 풍요롭고 아름다운것들로만 채워져 있기에 이런 현장이 이루어짐을 새삼 느낀다. 저녁 늦게까지 수정씨는 못 오고 있다. 주점 하루 전 날인데 티켓을 한 장이라도 더 팔아보겠다고 저녁도 안먹고 어디론가 행사장으로 갔고 저녁 늦게 11시가 넘어야 도착했다. 이런저런 일들을 다 알지 못하지만 밀린 업무에 시달리고 있으리라 짐작한다.
오늘은 주점하는 날이다. 비가 온다더니 정말 지대로 온다. 자고 있는데 아침부터 누가 권수정 동지 하면서 부르는 소리에 깨었다. 어제 밤에 나는 자는 사이 충남지역에서 최만정 동지가 농성장에 와서 밤을 지내고 아침에 내려가야 하는데 우리 밥을 사주고 가겠다고 일어나기를 기다리다가 깨우는 것이었다. 농성 백일이 넘도록 처음으로 일어나자마자 세수도 안하고 아침을 먹으러 갔다. 밥맛은 없었지만 동지의 맘이 넘 고마워서 따라갔다. 최만정동지 북어국 잘 먹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신문을 못 봤다. 김기식 동지가 멀리서 누나 보라고 요청해서 보고 있는 신문이 비를 맞아서 푹신 다 졎어버린것이다. 오늘 경향신문에 나의 농성장 기사가 나온다고 한 날인데 못보게 되었다. 속이 상해서 그래도 좀 어떻게 떠들러라도 보려고 애를 썼는데 물에 너무 불어서 그냥 다 찢어진다. 수정씨가 그러는 날 보더니 언니, 다 졎어서 못봐요. 그걸 꼭 해봐야 알아요, 한다. 봐야 하는데, 속상하다. 기사가 나왔는지 안나왔는지, 나왔음 어떻게 나왔는지, 신문배달원 아저씨, 비가오면 신문을 비닐에 넣어주세요. 부탁드려요.
비가 와서 그런지 만사가 귀챦아진다. 씻고 텐트로 들어와 붉은목소리 최란 동지가 농성장에 올때까지 꼼짝도 안하고 누워있었다. 한참을 누워있었는데 빗소리가 그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비가 안오네, 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밖으로 나와보니 청계광장에서 보험문화제 행사를 한다고 참여하라는 안내방송 소리가 들린다. 조금 후에 사회진보연대 동지 한명이 왔다. 지난번에 철농 함께해준 방민희 동지다. 방민희동지와 보험문화제 행사하는 곳으로 구경가서 사진도 같이 찍고 퍼즐도 맞추고 하면서 최란동지 오기를 기다렸다. 붉은목소리 최란 동지 별명은 이라이자다. 나와 수정씨의 농성장용 신발을 사왔다. 어머나, 나의 신발은 꽃분홍색이다. 신으면 발만 둥둥 뜨게 생겼다. 언니가 꽃이라서 꽃분홍색을 골랐단다. 셋이서 기념으로 사진을 찍으며 놀았다. 재밌다.
투쟁기금 마련을 위한 주점을 하는날, 농성장에서 물품을 챙겨서 갔다. 처음엔 사람들이 많이 오려나, 많이 오셔야 할텐대 하며 이것저것 행사장 시네마호프 안을 리모델링 하는 분들을 보고 있었다. 진보신당의 구자혁동지를 비롯해서 붉은목소리,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사회진보연대, 사노위, 학생행진을 비롯 그 밖에 많은 분들이 각자 하나씩 맞아서 체계있게 일을 해나가는 모습이 너무 고맙다. 그리고 다들 너무 잘한다. 언니발이 편하라고 사회진보연대 동지가 자주색 예쁜 운동화를 사주었다. 생각보다 훨씬 발이 편하다. 점덤 음식들이며 오댕탕이 끓여져서 냄새를 풍기고 주점 행사가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이 밀려들기 시작했고, 밖에까지 줄을 지어 앉아 먹을정도로 많이들 오셨다. 그야말로 주점 대박이 났다. 나는 피곤할줄도 모르고 시간이 가느줄도 모르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기분이 좋었다. 너무 좋아서 그만 준비도 연습도 못한 노래까지 했다. 이날 정말 나를 사랑해 주시는 모든 동지들과 수정씨의 인맥에 새삼감탄했다. 특별히 써빙하느라 수고해주신 행진 학생들에게도 너무 감사! ^^
주점을 정리하고 여성가족부 앞으로 와서 새벽까지 뒤풀이를 했다. 지칠줄 모르는 응원의 힘과 많은 동지들의 연대에 감사를 하며 그동안 행사준비며 많은 일들로 지친 수정씨가 벌써 지쳐서 텐트속에서 잠들어 있다. 그동안 신경쓰다가 행사가 끝나니 긴장이 풀려서 몸에 무리가 온것이다. 어찌나 쓰러져 잘자던지 안쓰럽다. 아침에 일어나니 지회 훈희동지가 안가고 남아 있다. 같이 밥을 먹고 수정씨는 날 쉬게 하려고 훈희동지와 함께 집에가서 푹쉬었다 오란다. 나보다도 수정씨가 더 많이 피곤해보였는데 미안한 마음이지만 그냥 갔다. 주말을 집에서 잘쉬고 농성장에 왔다. 다시 또 한주간이 시작된 것이다.
갑자기 한겨울 날씨처럼 추워진 이른 아침에 충남지역 철도노조와 건설노조에서 동지들이 농성장을 찾아왔다.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더니 여기가 햇볕이 없어 그런지 더 많이 추운것 같아요. 아침은 드셨어요. 한다. 날도 춤고 밥도 먹을겸 식당으로 걸어가는데 건설동지가 다리를 절며 멈춘다. “어디가 아파요? 왜 다리를 절어요? 괜챦아요?” 했더니 지금 몸이 많이 아파서 몸살림을 다니고 있다면서 휴가를 낸 상태라고 한다. 몇 달씩을 농성을 했더니 후유증으로 다리와 척추가 휘어져서 병원을 다니며 휴직을 낸것이라 한다. 그 소리를 듣고 옆에서 보니 나도 은근히 걱정이 된다. 요새 들어서 왼쪽 무릎이 통증이 오기 때문이다. 빨리회복되길 바래요. 우린 밥을 먹고 탐앤탐스 커피를 마시며 오전내내 이야기를 나누었다. 동지들이 점심까지 사주고 가셨다.
오늘은 국회 청문회가 있는 날이다. 오후 2시부터라 해서 텐트안에서 보려고 휴대푼 채널을 돌리기 시작했다. 아무리 찾아도 방송이 없다. 여러 채널을 계속돌려도 국회방송이 안나온다. 수정씨는 참관하러 국회에 갔으니 물어볼수도 없고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 나영동지, 구자혁동지, 김기식동지, 그런데 아무도 전화를 안받는다. 동동거리다 그냥 낮잠을 자버렸다. 오후 늦게야 전화가 왔다. 우리 농성장에 경향신물을 넣어주는 김기식동지였다. “누님, 지금 막 국정감사 방송 끝났어요.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엄청 잘 하셨어요.” 그려, 누나는 못봤어. 담부턴 어디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가르쳐주삼. 민주당 국회의원님들께 감사합니다. 김현미 부위원장님도 수고하셨어요.
경향신문에서 두 번째 취재를 하러왔다. 상큼발랄하게 생긴 여성기자님, 기사 잘 내주어서 감사해요. 사회면에도 내주시고 그 다음날에는 사설에도 내보네 주셨으니, 고마워요. 권력과 자본세력의 눈치 안보고 억울하고 부당함을 당해 힘없고 소외된 곳곳에 찾아가주어서 힘을 실어주며 용기를 심어주는 정직한 신문이란 느낌이 들었다. 앞으로 제가 신문을 본다면 경향신문 독자가 될께요. ㅎㅎㅎ 감사!
어제밤에는 케이비에스에서 출연료가 들어왔다. 감사하단 문자를 한통 보내드렸다. 나신하 기자님께서 답장을 보내주셨다. ‘하나님의 특별한 은총이 함께 하시길^^’ 축복받은 문자였다. 나신하 기자님도 내가 가는 기도원을 아신다. 세상의 악한세력과 싸우며 사느라 지친 영혼을 달래며 쉬기위해 찾아가는 영혼의 쉼터다. 그곳에서 우리들은 세상이 주지 못하는 평안을 얻고 온다.
오늘은 수요일 박승희 여성위원장님이 12시에 집회에 가야한다고 11시에 조금일찍 급하게 오셨다. 바쁘실때는 한번이라도 걸러도 되는데, 빼먹지 않고 하염없이 오신다. 이제는 너무 미안할 정도다. 오늘도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기 하나님 아버지 참 감사합니다. 메뉴는 돼지고기들어간 김치찌개에 버섯볶음 기타등등^^ 맛있게 잘먹었습니다. 민주노총 화이팅! 투쟁속에 살아있는 우리 금속노조도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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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모 호텔, 성추행 피해 여직원에 '막말에 차별까지'[노컷뉴스] 2011년 10월 26일(수) 오전 08: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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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ebookTwitter가 가| 이메일| 프린트 [전남CBS 이상환 기자]
순천 모 호텔 총지배인이 직장 내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여직원에게 '너 때문에 회사 이미지가 실추됐다'는 막말을 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또 피해 여직원이 수행하던 업무를 빼앗는 등 성추행 이후 직장 내에서 2차 피해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순천 모 호텔에서 근무 중인 A(22·여) 양은 지난 8월 중순쯤 직장 상사인 B(62) 씨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이후 B 씨가 회사에 사직서를 내 더 이상 마주칠 일이 없어졌고, 경찰 조사도 시작되면서 사건이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A 양은 경찰에 성추행 사실을 고소했다는 이유만으로 회사 내에서 더 큰 고통을 당해야 했다.
B 씨가 사직서를 제출한 다음날인 8월 19일 당시 총지배인이었던 C 씨로부터 개인면담 요청을 받아 충격적인 말을 들어야 했다.
C 씨는 면담자리에서 "너로 인해서 한 사람이 실업자가 됐으며, 회사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다"며 모든 것으로 A 양의 책임으로 몰아갔다.
A 양이 당시 C 씨의 말을 녹음한 녹취록에는 "직장 생활은 전쟁이다. 본인이 잘했든 잘못했든 안좋은 일에 휘말리면 자기 인생이 불행한 것이다"며 "A 양은 벌써 이곳에서 좋은 인연을 만들기는 틀렸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C 총지배인은 근무 태도를 지적하며 A 양이 8개월 넘게 지속해온 업무를 중지시키기까지 했다.
A 양은 업무를 하지 말라는 총지배인의 지시가 있었던 지난 8월부터 최근까지 전혀 일을 하지 못했다.
입사 이후 아무런 탈 없이 업무를 수행하던 A 양이 갑자기 일을 하지 않자 호텔 내 직원들 사이에 'A 양이 왕따다. 지배인에게 찍혔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A 양은 "하는 일 없이 호텔을 다니게 되자 별의별 말이 다 나왔다"며 "말로만 듣던 군대 관심 사병이 이런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호텔 측은 "A 양이 성추행으로 입은 정신적 충격 때문에 잠시 일을 쉬게 한 것이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A 양이 이같은 부당 처우를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으로 노동청에 고소하자 C 총지배인이 전 직원들 앞에서 A 양에게 사과했으며, A 양이 업무를 다시 시작하는 것을 문제 삼지 않았다.
아울러 A 양의 고소로 사건을 전말을 알게 이 호텔 본사는 C 총지배인을 징계하기는 커녕 다른 총지배인을 임명하고, C 총지배인을 다른 업장으로 인사이동 시키는 등 사건을 덮기에 급급했다.
한편 A 양의 고소장을 접수한 광주지방노동청 여수지청은 A 양의 피해사실을 정리해 검찰에 C 총지배인을 기소의견을 송치할지를 검토 중이다.
win@cbs.co.kr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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