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동안 준비한 인권영화제. 청계광장 사용허가취소 통보를 받았다. 최종점검회의를 막 마친 후.

 

솔직히 말해 어제는 정말 힘든 하루였다. 인권영화제를 위해, 관객을 위해, 준비한 우리들을 위해, 그리고 인권을 위해 최선의 안이 무엇인지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일분 일초가 아쉬웠지만 우리는 무모하게 덤빌 수도, 조용히 물러날 수도 없었고, 누군가의 결단을 따를 수도 없었다. 자원활동가들과 함께 '우리'의 마음을 모아가야 했다.

 

이제 더 힘든 하루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있어야 할 곳에 있는 것을 선택했을 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있어야 할 곳은 이제 분명해졌다. 허가받은 곳에서 불편한 마음으로 인권영화를 상영하는 것보다, 어쩌면 다행이다. 선을 벗어나면 광활한 공간이 펼쳐진다고 어느 시인이 노래했다. 우리에게는 인권의 가치로 가득한 광활한 공간이 열린 것이다. 촉촉한 눈들에 어린 마음은 바로 그 설레임과 두려움 사이에서 번져나오는 연대감의 확인 아니었을까.

 

관객들과 함께 개막을 선언하고 개막작을 상영하기 위해, 있어야 할 곳에 우리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제 인권의 가치와 힘을 믿는 모든 사람들이 '우리'가 되어 스스로 공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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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4 10:08 2009/06/0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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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군 2009/06/04 10:2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힘내세요..

  2. 에밀리오 2009/06/04 13:39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힘내셔요 ㅠ_ㅠ

  3. mong 2009/06/04 17:3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언니 힘내요!

  4. 미류 2009/06/05 02:4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고마워요 모두들~ ^^

  5. 비올 2009/06/05 10:33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있어야할 곳이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