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무계획적으로 살았다.
알바가 큰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꼭 그것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것저것 손은 대는데, 제대로 되는 건 없이 시간을 보내던 중
인터넷에서 다이어리 비스무리한 걸 다운받아
이것저것 할 일, 하고 싶은 일 등을 적어 보았다.
그랬더니 정말 어마어마하게 일이 많다...!
공부하고 싶고, 어느 정도 읽어야 할 책의 윤곽이 나온 주제만 일단 다섯 개인데,
모르긴 해도 하나만 붙잡고 전력해도 각각 최소한 반년은 걸릴 주제들이다.
그러니 이것만 해도 2년 반이 간다는 얘기인데
게다가 수업이랑 알바, 이런저런 일들까지 감안하면
견적이 잘 나오지 않는다.
이것저것 조금씩 손만 대고
뭐 하나 제대로 끝내놓지 않으니 결국 이 모양이다.
나도 어느덧 30대 중반을 바라보는데
좀 한심한 노릇이다.
박명수가 말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정말 늦었다."
또 버나드 쇼의 묘비명.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참으로 명언이 아닐 수 없다.
아직 나는 아주 늦었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누가 봐도 늦었다고 할 만할 때가 그리 멀지 않은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Posted by 아포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