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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B(윤도현 밴드), 세상을 향해 독설을 내뿜다


얼마 전 3월 24일 윤도현 밴드(이하 YB)의 새 앨범이 나왔다. 사실은 '이하나의 페퍼민트'를 통해 알게되었다. 과거에는 YB에 관심이 많았지만, 갈수록 사회에 대한 비판이 약해지는 가 싶어서, 관심을 줄이고 있었고, 그냥저냥 보고 있는데...

왠걸~? YB가 다시 강해졌다. 음악적으로 강해진 건 잘 모르겠고, 가사의 내용이 장난이 아니다. 마치 2집의 '이 땅에 살기 위하여'를 듣는 기분이다. 일단 '88만원의 Losing Game'의 가사를 감상해보자.
너의 시뻘건 거짓말 달콤하고 헛된 기대들
믿을 수 없는 약속들

88

하루하루 겨우 살아가네 희망은 멀리 사라졌네
구석진 공장의 낡은 기계처럼 그렇게 살아가네

어차피 내일은 없어 집어쳐
아둥 바둥 해봤자 소용없어

88만원 손에 쥐고서 도대체 뭘 해야하나
스무살의 꿈은 사라지고 디비 디비 잠만 자네

어차피 내일은 없어 알면서
아둥 바둥 해봤자 소용없어
A-yo just play the rock&roll

어차피 내일은 없어 집어쳐
아둥 바둥 해봤자 소용없어

It's losing game It's losing game

88
'88만원 세대'라는 책이 히트(?)한 뒤, 지금의 세대를 88만원 세대라고 분류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비정규직의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다.
"너의 시뻘건 거짓말 달콤하고 헛된 기대들 믿을 수 없는 약속들" , 강하다. 여기서 '너'라는 것이 누구인 지는 밝히지 않아도 알 수 있으리라. 747 공약, 경제살리기, 일자리 창출, 많은 약속들이 난무했다. 하지만 실제로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인턴'과 비정규직 일뿐이다. 그래서 losing game이라는 표현을 한 것이 아닌가 싶다. 모두가 질 수 밖에 없는, 1%의 사람들만 잘 살아가고, 99%의 사람은 비참하게 살아갈 수 밖에 없는 losing game이다.
다음은 '깃발'이라는 곡이다.
(Naration)
힘 없는 자들의 아우성 속에서
들끓는 나의 뜨거운 피를 느꼈다
고맙다 형제들이여
깃발을 들어라 승리를 위하여

raise the flag of victory to the sky
for all the little people kick it

바로 지금이야 이제 모두 다 일어나
울고 있었다면 눈물을 삼켜버려라

일어나 앞으로 가 뭘 원해 다 가져가

배고픔과 슬픔 하루 이틀 일이 아냐
바뀌지 않는 건 절대로 바뀌지 않아

일어나 앞으로 가 뭘 원해 다 가져가

맞서 싸워 두 주먹 쥐고 깃발 들어 어 do it again
쓰러지거나 넘어져도 깃발 들어 어 moving again

사랑해 친구들아 고마워 형제들아 고마워

쓰러진 담장 아래에도 꽃이 피네
무너진 지붕 위에도 해가 뜨네

맞서 싸워 두 주먹 쥐고 깃발 들어 어 do it again
쓰러지거나 넘어져도 깃발 들어 어 moving again

일어나 앞으로 가 뭘 원해 다 가져가
일어나 앞으로 가 뭘 원해 다 가져가

쓰러진 담장 아래에도 꽃이 피네
무너진 지붕 위에도 해가 뜨네
"힘 없는 자들의 아우성 속에서 들끓는 나의 뜨거운 피를 느꼈다" 용산 참사를 통해 불거진 철거민 문제에 대한 비판이다. 직설적이다. 절대로 돌려서 이야기 하지 않는다. 과거의 윤도현이 돌아온 것 같아 기쁘다.

다음은 '후회 없어'라는 곡이다.
넌 말했지 철없는 나를 보며
이 세상은 그런게 아니라고
또 그렇다고 너의 뜻대로 나 살순없잔아
비겁한 세상 비내린다면 그 비를 맞겠어
날 가로막고 내눈가리고 내 숨을 조여와도
후회없어 걸어왔던 날들 이젠 다시 시작이야
끝이없는 험한길이라도 이대로 난 걸어가
그것뿐야 그것뿐야
촛불 든 손으로 거리에서 밤을 지세워도
친구들아 나를 걱정하지마
익숙해졌어 누가머라해도 살아갈수있어
피할수없어 이미시작했어 나 견딜수 있어
날 가로막고 내눈가리고 내 숨을 조여와도
후회없어 걸어왔던 날들 이젠 다시 시작이야
끝이없는 험한길이라도 이대로 난 걸어가
그것뿐야 그것뿐야
후회없어 걸어왔던날들 이젠 다시 시작이야
끝이없는 험한길이라도 이대로 난 걸어가
워워워 워워워 워~ 워워워 워워워 워~
워워워 워워워 워~ 워워워 워워워 워~
이건 완전 촛불들을 위한 곡이다. 촛불 집회에 한번이라도 나왔던 사람들은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곡들이다. "날 가로막고 내눈가리고 내 숨을 조여와도" 전경들이 우리를 가로막고, 언론을 장악하려 하고, 구속하고 연행한다 하여도 후회하지 않겠다는 거다.

이번 YB 앨범, 대 만족이다. 음악에 대한 지식이 전무하기에 듣기 거북하지 않고 가사가 좋으면 그만이다. 윤도현이 '러브레터'를 관두면서 말이 많았었다. 어쩌면 이번 앨범은 그 소문에 대한 반증일 수도 있다. YB도 이제는 더이상 참지 못했었나보다. 그 누구도 지금의 상황을 참지 못하는 거다. YB,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계속 할 수 있기를.

마지막으로 2집에 수록되어있는 '이 땅에 살기 위하여' 가사를 소개한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박노해 시인의 시로 노래를 만든 것이다. 10년이 넘은 노래이지만, 지금의 현실과 전혀 다르지 않다.
찬 시멘트 바닥에 스치로폴 깔고
가면 얼마나 가겠나 시작한 농성
삼백일 넘어 쉬어 터진 몸부림에도
대답하나 없는 이땅에 살기 위하여
일본땅 미국땅까지 원정 투쟁 떠나간다
이땅에 살기 위하여 살기 위하여
이땅에 발딛고 설 자유조차 빼앗겨 빼앗겨
지상 수십미터 아찔한 고공 농성
지하 수백미터 막장 봉쇄 농성
식수조차 못먹고 말라 쓰러져가며
땅속에다 허공에다 울부짖는다 울부짖는다
이땅에 살기 위하여 햇살 가득한 거리에 숨어
수배자로 쫓기고 쇠창살에 갇혀가며
우리는 절규한다 기꺼이 표적이 되어
뜨거운 피를 이땅 위에 쏟는다
우리가 태어나고 자라온 이땅
우리의 노동으로 일터 세운 이땅에
사람으로 살기 위하여 사랑으로 살기 위하여
저 지하 땅끝에서 하늘 꼭대기까지
우리는 쫓기고 쓰러지고 통곡하면서
온몸으로 투쟁한다 피눈물로 투쟁한다
이땅의 주인으로 살기 위하여
이땅의 주인으로 살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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