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규 한나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신문법 개정안은 기존 신문법의 껍데기만 남기고 뼈대를 완전히 뒤바꿔버린 것이다. 핵심은 거대족벌신문 조중동의 방송 진출 허용과 나머지 중소 신문에 대한 통제에 있다.
우 선 기존 신문법에서 일간신문·뉴스통신이 방송을 겸영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을 아예 삭제해버렸다. 여론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마저 없애버린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지금도 신문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조중동이 재벌과 손잡고 방송으로까지 진출해 여론시장을 쥐락펴락하게 된다. 개정안은 또 신문사들 간 인수·합병이 무제한으로 가능하도록 했다. 조중동이 작은 신문사들을 삼켜버리며 신문시장을 싹쓸이할 길을 터준 것이다. 신문발전위원회, 신문유통원, 한국언론재단 등 신문지원기관들을 ‘한국언론진흥재단’으로 통폐합하는 것도 대표적인 독소조항이다. 개정안은 언론진흥재단의 이사장에 대한 임면권(임명권+면직권)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갖도록 했다. 언론진흥기금 사용에 대한 최종결정권도 정부가 갖는다. 한마디로 정부가 신문지원기금 등 각종 지원책을 당근 삼아 신문사들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 방송법, IPTV법
한 나라당이 심혈을 기울여 노력하고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방송법 개악안이다. 대기업, 신문·뉴스통신은 지상파를 20%까지 소유할 수 있다. 여기서 대기업은 자산규모 10조원 이상을 말하며 삼성, SK 등 재벌을 의미한다. 10조원 미만의 기업은 49%까지 지분 소유가 가능하다. 지상파방송에 대해 삼성이 20%, 중앙일보가 20%를 소유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종합편성, 보도PP는 재벌과 신문이 49%까지 소유 가능하여 우호지분 2%만 있으면 완벽한 독제체제를 구축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한나라당은 자국의 여론형성을 외국자본에게도 맡겼다. 종합편성, 보도PP에 대해 외국자본이 20%까지 출자할 수 있도록 했다. 보도, 종편은 특히 선거철에 여론의 향배를 결정지을 수 있는 매우 유력한 매체다. 외국의 자본이 보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지분 획득을 할양한 것을 한나라당은 세계적인 개방추세라고 했다. 한미FTA에서는 일반PP에 대한 미국의 간접투자는 허용했지만 보도, 종편, 홈쇼핑은 예외로 미래유보 했었다.
▲ 정보통신망법
정 보통신망(주로 인터넷)을 통해서 사람을 모욕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000만원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피해자의 명시한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반의사불벌죄’로 규정했다. 형법상의 명예훼손죄가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유무죄를 판단하는 반면 ‘사이버 모욕죄’는 판단이 주관적이다 특히 ‘반의사불벌죄’는 모욕을 당했다고 당사자가 고소하지 않아도 국가가 알아서 상대방을 모욕죄로 처벌해 준다. 국가가 항상 인터넷을 감시하고 있다가 모욕이다 싶으면 누구의 문제제기 없이 알아서 처벌한다. 한나라당의 이 인터넷 구속법은 지난 촛불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비난하는 글들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되자 네티즌의 손가락을 묶어버릴 요량으로 법무부 장관이 들고 나온 것을 나경원 의원이 재 가공해서 시장에 내놓았다. 인터넷을 통제하면 표현의 자유를 통제하는 것이고 사상의 통제를 받게 만드는 반헌법적 발상이다.
▲ 언론중재법, 전파법, DTV 전환특별법
언 론중재법의 적용대상을 확대하여 ‘인터넷 포털’, ‘언론사 닷컴’, ‘IPTV를 통한 언론보도’로 인한 피해를 받은 경우 중재 또는 조정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인터넷 포털’등에 게재된 기사의 삭제 및 통제 수단의 근거를 마련했다. 사업자의 편의를 위해 케이블SO·PP에 대한 방송국 허가 기간을 5년에서 7년으로 바꿨다. 사업자의 편의만 생각했지 사업자의 위법 탈법은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닌 듯하다. 실질적으로 케이블 방송사업자들이 위법과 탈법을 자행해도 재허가 외에는 제제 방법이 없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들 방송사들의 도덕적 해이를 눈감아주는데 일조할 것이다. DTV 전환특별법은 그렇지 않아도 재정의 고갈이 앞에 보이는 지상파방송에 과도한 디지털 전환의무를 부여했으며 정부는 아날로그용 주파수를 회수해서 경매로 팔아 전환비용으로 사용하겠다는 것 뿐 아무 의무도 지지 않고 있다. 특히 수신환경개선에 대한 책무는 여전히 지상파방송사에만 맡겨놓고 있다. 유료방송에 지상파 재송신을 유도하여 지상파의 민영화를 획책하는 우회전술을 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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