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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헤게모니」20호가 발행되었습니다.▶ 드러난 박근혜 정권의 본색과 펼쳐질 정세
▶ 한중FTA에 대한 계급의 관점과 연대
▶ 노동운동의 정치화를 생각한다.
▶ 통상임금 확대를 넘어선 구조조정인가, 삶의 질 확보인가
▶ 이달의 만평
▶ 후쿠시마는 우리의 미래가 아니다
▶ 피해자 중심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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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즐거운 지식, 공통의 삶, 다중의 지성 공간 <다중지성의 정원> 4분학기가 2013년 10월 7일부터 시작됩니다!
<다중지성의 정원 2013년 4분학기 강좌 안내>
1. 영화 / 영화와 회화: 왜 영화는 회화를 끌어들이나?
강사 김성욱
개강 2013년 10월 7일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 7시30분 (8강, 120,000원)
강의계획서 링크 http://daziwon.net/fourth_2013/107395
2. 정치경제 / 신자유주의 자본축적 구조와 부채전쟁
강사 홍석만, 송명관
개강 2013년 10월 10일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 7시30분 (8강, 120,000원)
강의계획서 링크 http://daziwon.net/fourth_2013/107513
3. 철학 / 메트로맑시즘: 맑시즘과 도시
강사 조명래
개강 2013년 10월 8일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7시30분 (7강, 105,000원)
강의계획서 링크 http://daziwon.net/fourth_2013/106978
4. 철학 / 정상적인 것과 병리적인 것을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 조르주 깡길렘의 생명철학
강사 황수영
개강 2013년 10월 10일부터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6강, 90,000원)
강의계획서 링크 http://daziwon.net/fourth_2013/106927
5. 철학 / 스피노자의 『정치론』을 읽자
강사 조현진
개강 2013년 10월 11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7시30분 (8강, 120,000원)
강의계획서 링크 http://daziwon.net/fourth_2013/106916
6. 철학 / 문학과 인간과학 - 미셸 푸코의 『말과 사물』 마지막 강독
강사 허경
개강 2013년 10월 11일부터 매주 금요일 저녁 7시30분 (8강, 120,000원)
강의계획서 링크 http://daziwon.net/fourth_2013/106783
7. 철학 / 『들뢰즈가 만든 철학사』 강독 ― 구조주의
강사 허경
개강 2013년 10월 8일부터 매주 화요일 오후 2시 (8강, 120,000원)
강의계획서 링크 http://daziwon.net/fourth_2013/106695
8. 미학 / 은둔의 현대예술의 혁명가 마르셀 뒤샹
강사 전선자
개강 2013년 10월 7일부터 매주 월요일 저녁 7시 (8강, 120,000원)
강의계획서 링크 http://daziwon.net/fourth_2013/106912
9. 문학 / 시가 되는 체험은 따로 있다
강사 오철수
개강 2013년 10월 8일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7시30분 (8강, 120,000원)
강의계획서 링크 http://daziwon.net/fourth_2013/106932
10. 문학 / 욕망의 소설 창작 ― 2013 신춘문예 당선 작품 감상을 통한 소설 창작하기
강사 김광님
개강 2013년 10월 9일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7시30분 (8강, 120,000원)
강의계획서 링크 http://daziwon.net/fourth_2013/106914
11. 인문교양 / 좀비 인문학 ― 좀비처럼 살지 않게 도와주는 사유들
강사 이인
개강 2013년 10월 12일부터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8강, 120,000원)
강의계획서 링크 http://daziwon.net/fourth_2013/106910
12. 언어 / 『이방인』 불어로 함께 읽기
강사 방현주
개강 2013년 10월 9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8강, 120,000원)
강의계획서 링크 http://daziwon.net/fourth_2013/106906
13. 언어 / 기초불어문법
강사 방현주
개강 2013년 10월 9일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7시30분 (8강, 120,000원)
강의계획서 링크 http://daziwon.net/fourth_2013/106908
<다중지성 연구정원 세미나 안내>
1. 건축, 도시공간, 그리고 사회적 삶 세미나
텍스트 마뉴엘 카스텔, 『네트워크 사회의 도래』(한울아카데미, 2008)
일시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
세미나 게시판 http://www.waam.net/xe/city
2. 조정환의 생명과 혁명 세미나
텍스트 가리타니 고진, 『세계사의 구조』(도서출판b, 2012)
일시 매주 일요일 오후 3시
세미나 게시판 http://www.waam.net/xe/liferevolution
3. 맑스를 넘어선 맑스 읽기 세미나
텍스트 조정환, 『인지자본주의』(갈무리, 2011)
일시 매주 목요일 저녁 7시30분
세미나 게시판 http://www.waam.net/xe/negri
4. 자율주의 읽기 세미나
텍스트 안또니오 네그리·마이클 하트, 『다중』(세종서적, 2008)
일시 매주 일요일 낮 12시30분
세미나 게시판 http://www.waam.net/xe/seminar_r
5. 프랑스 현대철학 세미나 : 시즌1 구조주의의 역사
텍스트 프랑수아 도스, 『구조주의의 역사 1~4』(동문선, 2003)
일시 매주 화요일 저녁 7시30분
세미나 게시판 http://waam.net/xe/frphilo
6. 기 드보르의 La Société du Spectacle 번역 불어 세미나
텍스트 기 드보르, La Société du Spectacle
일시 매주 월요일 저녁 7시30분
세미나 게시판 http://www.waam.net/xe/seminar_g
7. 라캉 세미나 시즌2 실재 혹은 정신병자의 담화
텍스트 줄리아 크리스테바 외, 『미친 진실』(동문선, 2002)
일시 매주 토요일 저녁 7시
세미나 게시판 http://www.waam.net/xe/psy_ana
8. 성/자본주의/정치 세미나
텍스트 미셸 푸코, 『성의 역사 2』(나남, 2004)
일시 매주 토요일 오후 5시
세미나 게시판 http://www.waam.net/xe/federici
9. 자율주의 영어토론 세미나(Let’s DATE)
일시 매주 토요일 저녁 7시 30분
세미나 게시판 http://www.waam.net/xe/date
10. 미학/시학 세미나
텍스트 호라티우스, 『시학』(문예출판사, 2013)
일시 매주 금요일 저녁 7시30분
세미나 게시판 http://www.waam.net/xe/poiesis
11. 영어 시사토론 세미나(Current Issues in English)
일시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세미나 게시판 http://www.waam.net/xe/ciie
12. 시(詩) 읽기 모임
일시 매주 수요일 저녁 7시30분
세미나 게시판 http://waam.net/xe/poem
13. 짓굿[jitgut]
일시 매주 토요일 저녁 7시30분
세미나 게시판 http://waam.net/xe/jitgut
※ 월회비 2만원을 납부하시면 <다중지성의 연구정원>에서 진행되는 모든 세미나에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자세한 세미나 소개는 <다중지성 연구정원>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http://waam.net
♣ 문의: 02)325-2102, daziwon@daziwon.net, website: daziwon.net, twitter: @daziwonM, facebook: daziwon
* 갈무리 출판사/ 다중지성의 정원의 소식을 메일로 받아보시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하세요.
http://bit.ly/17Vi6W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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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 『동물혼』(맛떼오 파스퀴넬리 지음)이 출간되었습니다! - 공유지에 서식하는 기생체, 히드라, 독수리 세 가지 형상을 통해 현대자본주의의 동학과 대안적 주체성을 설명하는 동물우화집혼이 크면 클수록 동물성은 그만큼 더 크다.
현대의 디지털, 문화, 미디어 영역에서는
네트워크 공유지를 둘러싼 비물질 내전이 벌어지고 있다.
창조경제론의 본질은 공유지에 대한 공격과 착취이다.
인터넷 서점 바로가기 :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195072X
▶ 동물혼이란 무엇인가?
동물혼은 “동물”과 “혼”의 조어로 이 책의 원문 제목 Animal Spirits의 번역어이다. 경제학자 케인스는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서 “경제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고 예측할 수 없는 인간적 충동”을 ‘animal spirits’라 불렀다. 이는 흔히 ‘야성적 충동’으로 번역된다. 노벨상 수상자인 조지 애커로프와 로버트 쉴러도 금융위기 이후 『야성적 충동』(랜덤하우스코리아, 2009)이라는 책에서 “인간의 심리적인 요인”을 분석하면서 신케인스주의적인 요법을 주장한 바 있다. 이들에게 ‘animal spirit(s)’는 경제적 발전이 근거하고 있는 충동이지만 다스려져야 할 대상이다. 동물혼(야성적 충동)은 경제라는 틀 속에 포획되어 조절되고 균형을 이룰 때만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다.
파스퀴넬리는 케인스의 이 개념을 전용하여 그것에서 다중의 이미지를 이끌어낸다. 동물혼은 부정적인 힘이 아니라 역사를 추동하는 살아 있는 힘이다. ‘동물’은 오늘날의 세계를 생성하는 데 노동을 투여하는 모든 사람들, 즉 ‘다중’을 의미하며 ‘혼’은 다중의 ‘노동활동’ 전반을 포함한다. 디지털 창조(블로그, SNS, UCC), 예술활동, 다양한 지식노동·정보노동뿐 아니라 육체노동도 물론 포함된다. 이런 점에서 ‘동물혼’은 ‘다중지성’을 의미한다.
▶ 다중의 본성은 협력적이고 동시에 공격적이다
저자는 다중을 왜 동물로서 이해하려고 하는가? “다중은 선하다”는 통념을 뒤집기 위해서이다. 다중은 선한 것이 아니라 동물이다. 동물로서의 다중은 악하며, 악한 존재로서의 다중은 기존의 질서를 파괴하고 사보타주할 수 있는 부정의 힘과 혁신의 힘을 동시에 갖고 있다. 악하기 때문에 부정할 수 있고, 파괴할 수 있고, 혁신할 수 있다. 그래서 저자는 데모크라시(민주주의 democracy)를 데몬크라시(demoncracy)로 바꾸려고 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동물혼의 강조가 휴머니즘을 대체하는 동물[보호]주의, 동물신화, 동물 권리 이데올로기를 창조하거나 찬양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동물혼을 강조하는 것은 인간을 동물로 축소[환원]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동물, 인간과 자연의 분리를 중지시키려는 것이다. 저자의 의도는, 새로운 ‘동물우화집’의 구성을 통해 인간 동물의 몸을 전쟁터로 하여 치러지는 착취와 전복의 드라마를 밝히려는 것이다.
▶ 『동물혼』 간략한 소개
2000년대의 디지털 물신주의 시대가 지나간 후 금융 및 에너지 위기의 유령들은 새로운 미디어 문화에 영향을 미쳤을 뿐만 아니라, 네트워크들의 자율에 의문을 갖도록 만들었다. 그럼에도 행동주의와 예술계는 아직도 크리에이티브 커먼즈와 ‘창조도시’를 인터넷 세대를 위한 새로운 이상으로 찬양하고 있다. 맛떼오 파스퀴넬리는 공유지의 동물혼의 본질을 드러내면서 자유문화의 이면에서 작동하고 있는 핵심적인 사회 갈등과 사업 모델 들을 확인한다. 파일공유 네트워크들에 침투해 있는 기업 기생체, 베를린과 같은 ‘창조도시들’에서 벌어진 젠트리피케이션의 히드라, 포르노적인 지하세계를 포함하고 있는 인터넷의 머리 둘 달린 본성 등은 오늘날의 ‘공통적인 것의 정치학’의 밝혀지지 않은 세 가지 차원이다. 예술가들과 활동가들이 끊임없이 인용하고 있는 보드리야르와 지젝 같은 필자들의 잠재적인 청교도주의에 반대하면서, 『동물혼』은 개념적인 ‘야수들의 책’을 그려낸다. 소란스러운 주식시장에 의해 형성된 세계 체제에서 파스퀴넬리는 도래하는 새로운 공유지 세대를 위한 정치적으로 올바르지 않은 문법을 풀어 놓는다.
▶ 『동물혼』 상세한 소개
공유지에 대한 강력한 정치적 정의가 필요하다
파스퀴넬리는 이탈리아의 젊은 자율주의 이론가이자 문화활동가이다. 그는 안또니오 네그리, 빠올로 비르노, 프랑코 베라르디 [비포], 크리스티안 마라찌, 마우리치오 라짜라토 등 1970년대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발전한 자율주의적 맑스주의(포스트오뻬라이스모)의 생각과 공명하며 현대자본주의 분석을 펼친다. 이 이론가들은 모두 인지자본주의, 기호자본주의, 금융자본주의 등의 용어로 현대 자본주의의 새로움에 주목한다.
인지자본주의 시대에 경제적 전투의 주요한 무대는 공통적인 것(공유지)이다. 이때 공유지는 물질적인 “토지”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중의 욕망, 지성, 관계, 정동들이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면서 형성된 오늘날 자본 축적의 토대는 디지털 공유지, 네트워크 공유지, 문화적 공유지 등의 용어로 불린다.
파스퀴넬리는 우리가 공유지에서 작동하는 동물혼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공유지에 대한 관념적인 정의에 머무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정보는 비경쟁적’이고 ‘인터넷은 중립적인 공간’이라고 주장하는 디지털리즘이 한 예이다. 공유지에서의 착취는 지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자본은 공유지에 기생적 촉수를 내리고 잉여가치를 추출하고 있다. 금융(이자, 수수료), 부동산(이자, 지대), 지식(지적 재산권료), 임금 등과 관련하여 작동하는 이질적인 종류의 지대들이 존재한다. 다중과 자본의 동물혼의 각축이 펼쳐지는 전쟁터로 공유지의 동물우화집이 다시 서술되어야 한다. 그럴 때 새로운 정치학을 상상하기 시작할 수 있다.
현대 자본주의의 동학과 대안적 주체성을 치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저자는 세 개의 동물 형상을 다룬다. 첫째, 디지털 공유지(네트워크)에 기생하는 기업적 기생체, 둘째, 토지 및 문화 공유지(메트로폴리스)에 기생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의 히드라, 셋째, 미디어 공유지(미디어스케이프)에 기생하는 권력과 욕망의 독수리이다. 저자는 이 세 개념을 통해 흔히 “착한” 것, “무결한” 것으로 칭송받는 오늘날의 세 영역(디지털, 창조도시, 미디어)의 동물본성을 밝힌다.
디지털 공유지에 기생하는 기업적 기생체
자본주의는 부동산, 석유, 식량, 기반시설, 소통, 협력, 지식 등 모든 물질적이고 비물질적인 공유지 자원에 저장되어 있는 다중의 산 노동을 착취하는 기생체다. 예컨대 디지털 산업은 공유지에 서식하면서 동물혼의 창조성을 먹이로 기생생활을 한다. 네이버, 다음, 구글 등 대형 포털사이트들이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창조성을 이윤으로 탈바꿈시키는 일은 전형적인 디지털 자본주의 기생체의 작동이다.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회사들은 “불법” 파일 복제를 한편 용인하여 디지털 공유지에서 자사 프로그램 사용을 확산시키고, 다른 한편에서 새로운 버전을 유료로 배포하고 불법 복제를 명목상 반대하는 전략으로 돈을 번다. 가수들은 이후 발표될 앨범 수익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일부 음원을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하곤 한다.
그러나 다중의 악한 본성처럼, 공유지의 동물들은 양가적이며, 파스퀴넬리의 정치학은 양가성에 기초한 정치학이다. 우선 인간 역시 자연에 기생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는, 가장 분명한 기생체다. 포털사이트들의 예로 돌아가면, 우리는 네이버나 다음을 통해 우리의 정서들, 생각들을 유포시킬 수 있다.
자유 소프트웨어,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등으로 대표되는 자유문화 운동이 기업적 디지털 기생체들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는가? 인터넷 예찬론자들의 말처럼 “정보는 비경쟁적인가?” 파스퀴넬리는 기생체 개념을 통해 만연한 온갖 종류의 네트워크 유토피아를 비판한다. 디지털 및 네트워크 전위들(자유 소프트웨어,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등)은 진정한 자율이 아닌 기생체들과 동맹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술적 동맹이 아닌 전략적 사보타주만이 새로운 공유지들을 보호할 수 있는 다중의 효과적인 유일한 정치적 행위이다.
나의 창조성이 나의 갈등이다 : 문화 공유지의 히드라
창조경제론이나, 최근 몇 년 사이 급속도로 성장한 문화산업, “창조도시” 슬로건 등은 모두 독점, 부동산 투기, 착취라는 히드라를 덮어 가리는 데 사용되는 가면이다. 사회는 하나의 거대한 문화공장이 되었다. 여러 모호한 측면들 때문에 비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의 창조경제론 또한 사회 전체, 다중의 삶 전체, 공유지 전체를 문화공장으로 재편하고 거기에서 지대를 추출하기 위한 전략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디자인 서울’ 기획을 시작하기 몇 년 전 유럽에서 도시에 상표를 부여하고 투기를 촉진하려는 움직임이 먼저 시작되었다. 때문에 『동물혼』에서 주로 분석되고 있는 바르셀로나와 베를린의 사례는 지난 몇 년 간 국내 여러 곳에서 전개된 도심 미화 사업과 공명하는 지점이 많다. 특히 예술가들은 도심 재개발의 첨병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심지어는 저항적 움직임조차 임대료 상승과 투기 촉진의 한 고리로 배치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재개발에 반대하며 형성된 문래동 지역의 예술가 네트워크가 서울시의 ‘창작공간 사업’과 합류하는 과정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마을만들기, 사회적 기업, 재능기부 등 정부나 지자체가 주도하는 “착한” 사업들이 파스퀴넬리가 제안하는 양가성의 프레임에서 재고찰될 필요가 있음을 이 책은 시사한다. 국가와 자본은 점점 더 “착한” 외관을 띤다. 인문학, 예술, 창조성, 모든 것이 지배의 도구로 활용된다. 그러나 창조경제, 아이디어 경제, 창조성은 선하고 평온하고 추상적인 것인가? 창조경제론, 창조도시 조성작업을 비롯한 모든 문화산업은 갈등적인 과정이다. 지대를 수탈하고, 서로를 먹어치우는 히드라가 문화 공유지에 서식하고 있다.
미디어 공유지에 서식하는 머리 둘 달린 독수리
미디어에서도 현대자본주의의 동물성은 드러난다.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의 포르노적인 고문 사진들을 보고 아무도 분개하지 않았다는 사실, “9·11의 비극을 보도록 우리를 이끌었던 바로 그 관음증”은 미디어스케이프의 숨겨진 야수성을 드러낸다. 전쟁은 텔레비전이나 스마트폰 화면 속 하나의 스펙타클이 되었고, 하위문화의 미디어스케이프는 포르노의 지배를 받고 있다. 잔혹하고 폭력적인 이미지들, 영상들이 매 순간 개인 미디어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유포되며 수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찾아서 본다. 미디어 영역은 권력과 욕망의 머리 둘 달린 독수리가 활약하는 비물질 내전의 장소이다.
평화운동의 반전 담론이나, 포르노에 대한 규제를 주장하는 것은 자기검열 속에 갇혀 이러한 현실을 외면하는 효과적이지 못한 대처법들이다. 파스퀴넬리는 제임스 발라드를 인용하면서, “전쟁은 우리에게 혐오감을 주기는커녕 우리를 매료시킨다.”고 주장한다. 또 “포화 상태의 정보계에서, 신체의 직접적인 지각 방식은 포르노이다.”라는 프랑코 베라르디의 분석을 중시한다. 한 발 더 나아가 그는 이렇게 말한다. “비물질노동과 네트워크 사회는 더 이상 인터넷 포르노에 대한 참조 없이 언급되어서는 안 된다.” 그는 대항문화가 자기 검열을 극복하기 위해 전쟁포르노를 비극적인 방식으로 활용하는 “전쟁 펑크”의 등장을 예감한다.
새로운 정치적 동물 세대의 출현을 기다리며
제국의 병폐와 질병을 치료하는 대안으로 제시되었던 급진적인 비판 이론(보드리야르, 지젝), 예술계(공공예술이나 예술행동주의), ‘올바른’ 행동주의(기존의 사회운동) 들은 오히려 제국의 질병을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이들은 모두 지나간 ‘포드주의’ 틀 내에서 저항을 모색하고 있으며 인간에게서 동물혼을 제거하려 한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현대의 삶정치적 경제가 바로 동물몸 위에서 기생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 책은 인간과 동물의 분리를 극복하고 동물혼의 복원을 통해, 즉 다중의 양가성에 대한 인정을 통해 공유지를 둘러싼 투쟁에서의 저항 전략을 모색한다.
파스퀴넬리는 인간 본성의 동물적 측면에 대한 재인식을 통해 이론, 예술, 행동주의가 빠뜨리고 있는 실종된 기반을 재구축하고자 한다. 비물질적이고 문화적인 삶형태적 무의식, 본능적이고 불합리한 힘들, 다중들의 생산적 엔진, 산 노동을 ‘동물혼’ 개념으로 정립하여 급진 문화와 지배 담론을 비판한다. 기생체, 히드라, 독수리 등 각각의 동물형상들이 보여준 것은 지적 담론이 동물몸/혼에 무지한 동안 인지자본주의는 동물혼으로부터 이윤을 빨아들이고 이 동물혼의 에너지를 자신을 경호하는 힘으로 활용해 왔다는 것이다.
동물혼은 현재적이고 잠재적이며, 본능적이며 문화적인 삶형태적 무의식이다. 때로는 공격적이고 때로는 통일하는 복수성, 갈등적인 히드라인 다중 개념을 통해 포스트모던적 비관론, 청교도적 급진주의, 네트워크 자본주의가 비판된다. 파스퀴넬리의 동물우화집을 통해 마찰과 갈등 없는 매끄러운 장으로 인식되는 문화, 언어, 계몽주의, 네트워크 들이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계급투쟁의 현장이자 비물질 내전이 치러지는 전쟁터임이 드러난다.
▶ 목차
한국어판 서문 : 부채의 사보타주 5
서문 16
1장 동물혼 : 개념적 동물우화집 28
제국의 질병들 29
침몰하는 런던 : 일상적인 문화생활의 정신병리학 29 | 현대 권태의 원리 : 징후로서의 예술계 35 | 급진적으로 올바른 : 행동주의의 무의식적인 청교도주의 46 | 동물몸의 제거와 새로운 공유지 50
다중의 어두운 측면 55
세상에 개방적인 동물 55 | 머리 둘 달린 신의 회복 71
공유지의 개념적 동물우화집 79
개념적 동물우화집 79 | 머리 둘 달린 독수리 : 권력과 욕망의 양가성 83 | 공유지의 기생체 : 동맹과 사보타주 85 | 언어의 히드라 : 문화의 삶형태적 무의식 89
2장 공유지의 기생체 : 디지털리즘과 ‘자유문화’의 경제 95
기계들의 생물권 : 기생체에 들어가다 96
기계들의 산 에너지와 잉여 96 | 미셸 세르와 인공두뇌학적 기생체 107 | 비물질적 기생체의 다이어그램 118 | 간주곡 ― 기호의 소용돌이 속 보드리야르 124
디지털리즘 : 미디어 문화의 난국 131
살이 코드가 된다 131 | 자유문화의 이데올로기 138 | 창조적 반(反) -공유지에 맞서 143 | 자율적인 공유지를 향하여 150 | 네트워크의 빈곤 158
세계에 들러붙은 해커에 들러붙는 기생체 163
지대 :인지자본주의의 디스토피아적 기생체 169
지대는 새로운 이윤이다 169 | 지대는 공유지의 다른 면이다 176 | 인지자본주의의 4차원 180 | 비물질적 기생체들의 분류 185 | 머리 둘 달린 다중과 사보타주의 문법 190
3장 언어의 히드라 : 문화 산업의 삶형태적 무의식 197
비물질 내전 : 인지자본주의 내부에서 일어나는갈등의 원형들 198
나의 창조성은 나의 갈등이다 199 | 인지적 주체의 공적 삶 208 | 라짜라토의 타르드 읽기 : 가치의 사회적 차원 210 | 엔조 룰라니와 ‘유포의 법칙’ 214 | 데이비드 하비와 집합적 상징자본 219 | 비물질 내전과 공통적인 것 229 | 인지적 기생체의 사보타주 233
문화 공장에서의 창조적 사보타주 : 예술, 젠트리피케이션 그리고 메트로폴리스 237
‘도시의 삶’ 대 ‘창조도시’의 키메라 237 | 새로운 도시적 프런티어를 도입하기 241 | 유럽의 ‘창조도시’의 이면에 있는 콘크리트의 히드라 248 | 사회적 공장과 잉여의 동력으로서 메트로폴리스 257 | 간주곡 ― 급진적인 도시들 : 부정적인 지표 대 긍정적인 지표 260 | 집합적 상징자본 그리고 공통적인 것의 비대칭들 263 | 예술적 생산양식 268 | 문화 공장의 배치들 274 | 창조적으로 되지 않기: 메트로폴리스의 표면에서 이루어지는 언어적 게임들 279 | 사보타주의 문법과 공통적인 것의 제도 282
4장 머리 둘 달린 이미지 : 상상계의 올바른 마조히즘 292
신경학과 시각적 무의식의 세속화 293
머리 둘 달린 이미지 : 상상계의 자율을 문제 삼기 293 | “허구는 신경학의 한 분야이다.” 300 | ‘척수 고속도로 위의 뉴런적 도상들’ 305 | ‘전쟁의 잠재적인 성적 특징’ 314 | “포르노는 사회 변화를 위한 강력한 촉매이다.” 321 | 감각들의 비관주의, 신경들의 낙관주의 : 들뢰즈의 프란시스 베이컨 327 | 첫 번째 명확화 : 코드 밀실공포증과 주체의 결핍 333 | 두 번째 명확화 : 바이오디지털리즘과 잘못된 유기체론 336 | ‘이미지들의 문명’과 포르노의 세속화 345
나는 보고 싶다! 전쟁 포르노에 대항하는 전쟁 펑크를. 355
(평화 행동주의의) 싱긋 웃는 원숭이들 355 | 문명들의 비디오충돌 360 | 전지구적 정신을 위한 동물 서사들 363 | 디지털 아나키 : 영상폰 대 제국 366 | 전쟁 포르노 : 전쟁 상상계의 성적 내용 367 | 상상계의 초기화 371 | 전쟁 펑크 : “나는 보고 싶다!” 376
리비도적 기생체들 : 인터넷 포르노와 기계적 초과 379
디아제팜에 의존하는 포르노와 비물질노동의 테크노병리학 380 | 포르노의 열역학 385 | 욕망의 엔트로피와 기계들의 네겐트로피 389 | 시간의 결정들을 축적하는 소용돌이들 395 | 리비도적 기생체와 리비도적 잉여의 축적 399
부록 : 도시 카니발리즘 선언 (베를린 선언) 비츠케 마스·맛떼오 파스퀴넬리 402
참고문헌 417 | 맛떼오 파스퀴넬리 저작 목록 431 | 옮긴이 후기 432 | 인명 찾아보기 434 | 용어 찾아보기 436
그림 1. 비물질적 기생체의 다이어그램 123 | 그림 2. 혁신의 S형 곡선 214
▶ 『몸의 증언』 지은이·옮긴이 소개
지은이
맛떼오 파스퀴넬리 (Matteo Pasquinelli, 1974~ )
작가이자 연구자인 파스퀴넬리는 지식 경제와 인지자본주의 내부의 새로운 갈등 형태에 대한 논문으로 런던의 퀸메리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주로 이탈리아 오뻬라이스모와 프랑스 철학의 횡단, 미디어 이론, 생명과학에 대해 집필 및 강의를 하고 있다. 저서로 『동물혼』(갈무리, 2013)이 있으며, 『스프링게린』, 『뮐띠뛰드』, 『리베라시옹』, 『일 마니페스토』, 『데 프라이타크』, 『프락티카 테오레티츠나』, 『파이버컬쳐』 같은 저널과 신문들에 기고해 왔다. 비츠케 마스(Wietske Maas)와 함께 『도시 카니발리즘 선언』(Manifesto of Urban Cannibalism)을 집필했고, 현재 예술 프로젝트인 ‘어바니발리즘’(Urbanibalism)을 진행하고 있다.
www.matteopasquinelli.com
옮긴이
서창현 (Seo Chang Hyeon, 1966~ )
서울대 국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교원대학교 대학원에서 현대문학을 전공했다. 논문으로 「이인성의 낯선 시간 속으로 연구」(석사)가 있고 역서로는 『있음에서 함으로』(갈무리, 2006), 『사빠띠스따의 진화』(갈무리, 2009), 『네그리의 제국 강의』(갈무리, 2010), 『전복적 이성』(갈무리, 2011), 『노동하는 영혼』(갈무리, 2012), 『자본과 언어』(갈무리, 2013), 공역서로는 『서유럽 사회주의의 역사』(갈무리, 1995), 『사빠띠스따』(갈무리, 1998), 『비물질노동과 다중』(갈무리, 2005), 『다중』(세종서적, 2008), 『후쿠시마에서 부는 바람』(갈무리, 2012) 등이 있다.
▶ 『동물혼』 속 현대자본주의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들!
이 책은 인지자본주의의 한가운데에서 발생한 가치화 위기에 대한 바로 그 이야기를, 인지자본주의에서 태어난 최초의 노동자 세대의 관점에서 들려준다. 나는 유러피안 드림에서 일어났던 일을 렌즈로 삼아 한국의 첨단 산업 성공을 정밀하게 읽어 내는 것이 상당히 유용한 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 「한국어판 서문」
창조성은 당연히 ‘착하고’ 순결한 것으로, 에너지가 들지 않는 것으로, 타협이나 갈등의 때가 묻지 않아 마찰이 없는 것으로 간주된다. … 유명한 슬로건은 “정보는 비경쟁적이다.”이다. 그러나 … 한편에서는 정보의 축적이 투기(投機)를 키우고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소통이 독점을 키운다.
― 「서문」
정치와 마찬가지로 예술의 역할은 그 의미를 상실했다. 스펙터클 사회와 오늘날의 생산력들은 어떠한 예술적 진술보다 훨씬 더 미적이고, 욕망적이며, 우상파괴적이다. 창조적 상상력은 오래 전에 미술관에서 미디어스케이프로 이주했다.
― 「제국의 질병들」
기생체의 촉수는 메트로폴리스(‘창조도시’라는 과대광고를 통한 부동산 투기), 미디어스케이프(물질적 기반시설들과 온라인 공간 독점들을 둘러싼 지대), 소프트웨어 산업(독점적인 하드웨어를 판매하기 위한 자유 소프트웨어 활용), 지식경제(지적 재산 소득), 금융시장들(집단행위에 대한 증권 거래 투기), 그리고 수많은 다른 잠재적 공간들을 자극한다.
― 「기계들의 생물권 : 기생체에 들어가다」
지식 및 네트워크 패러다임들과 관련하여 출현했던 다수의 하위문화들과 정치학파들은 인지자본주의가 갈등이 들끓고 경쟁적인 상황이라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 … 다중의 본성은 협력적임과 동시에 공격적이다.
― 「지대 : 인지자본주의의 디스토피아적 기생체」
‘창조도시’의 삶정치적 기계와 젠트리피케이션 사업에 맞서는 정치적 대응들은 무엇인가? … 행동주의와 학계는 통상적인 ‘불평의 기술’을 거의 넘어서지 못했다. 달리 말해, 이들은 신자유주의적 문화 산업들에 대해 불평의 목소리를 높였지만 그것들 이면에 있는 경제적 모델에 대한 어떠한 꼼꼼한 대항-서술을 제공해 주지는 못했다.
― 「문화 공장에서의 창조적 사보타주 : 예술, 젠트리피케이션 그리고 메트로폴리스」
발라드는 베트남 전쟁에 대한 언론 보도가 미국의 정신에 미친 긍정적인 효과들을 목격한다. … 다형도착은 개인적인 만큼이나 사회적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미디어 속에서 발견하는 모든 성적 내용은 분명 일종의 공개적인 섹스이다. … 특별히 냉소적인 시각에서 볼 때, 전쟁은 미국이 세계를 사랑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 「신경학과 시각적 무의식의 세속화」
비디오제작이라는 해방된 개념은 우선, 사회의 수많은 자유주의적이거나 급진적인 부문들 속에서 발견되는 무의식적인 자기검열을 다룬다. 일단 자기검열에서 벗어나면 비디오제작은 미디어스케이프의 망각된 신경적 신체들의 창조적인 재조립(reassembly)을 시작할 수 있다.
― 「나는 보고 싶다! 전쟁 포르노에 대항하는 전쟁 펑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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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헤게모니 19호〉촛불을 계급투쟁의 불꽃으로 만들자!내란죄 카드는 국정원의 신의 한 수인가 자충수인가?
내란죄가 33년 만에 부활했다. 국정원 전체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국정원의 국내파트가 생사의 기로에 선 시점에, 국정원을 향한 분노의 함성이 박근혜 정권을 향하여 밀려가는 시점에 국정원의 미친 공안 깜짝쇼가 공개 정치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통진당-이석기-경기동부연합’을 내란죄 종합선물세트로 묶고 상황에 따라서 보너스 공안선물세트를 묶는 화려한 공안포장지에 싸인 공안상품이다. 그런데 내란죄라는 핏빛 광풍을 대하고도 두려움 보다는 헛웃음이 나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방송, 인터넷, 신문, SNS를 강타하고 국정원의 불법대선개입을 둘러싼 정치공간을 초토화시킨 내란죄 광풍 앞에서 분노 보다 허탈함이 앞서는 까닭은 무엇일까? 남한 자본주의 사회 정보와 정치공작의 최고봉이라는 국정원은 자신의 생존을 위하여 ‘아니면 말고 식’의 짜깁기 추리소설이나 쓰고 있다. 박근혜 정부는 원세훈의 ‘신매카시즘’을 계승하여 독재자의 딸이라는 굴레를 스스로 쓰고 창조정치가 아닌 복고정치를 탐닉하고 있다. 민주당은 민주당 안의 종북 콤플렉스에 갇혀서 스스로의 입에 재갈을 물리고 발목에 족쇄를 채우고 있다. 부르주아 방송과 신문은 음모이론에 심취되어 조잡한 받아쓰기와 독백만으로 구성된 공상소설을 쓰고 있다. 이번 국정원의 내란죄 정치공연은 유신시대의 ‘막걸리 반공법’의 재연이다.
이것이 남한 부르주아 사회의 정치역량, 정치마인드, 정치문화의 현주소이다. 이런 적나라한 정치현실 앞에서 어찌 웃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웃기지도 않는 정치쇼와 과장된 소동을 보면서 그냥 무시하거나 비웃기만 할 수는 없다. 북풍과 마녀사냥으로 점철된 역사, 반공콤플렉스가 내재화된 사회가 남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북풍이 불면 북풍의 실질적 힘과 효과와 상관없이 일단 마음을 졸이고 몸을 움츠리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부르주아 보수반동 세력은 위기에 몰리고 그 탈출구가 없으면 만능열쇠처럼 북풍카드를 꺼내서 색칠 장난을 친다. 그 결과는 둘째 문제이고 일단 저질러 보자는 것이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천안함의 정치적 효과에서 보듯이 ‘북풍=정치적 이익’이라는 정치적 시장구조는 바뀌었다. 대중들은 '반공'과 '반공의 정치적 이용'은 분명하게 구분하고 정치적으로 반응하고 있다. 남북한의 전쟁의 위험에 대해서도 무감각하게 반응했는데 왜곡하고 조작한 사건에 대해서 기겁하고 국정원과 박근혜 정권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도리어 '명백한 국정원 대선불법개입과 여론조작 사건에 대한 물타기'라는 여론의 흐름이 만들어질 가능성이 크다. 언제부터인가 공격하고 국면을 주도하는 것처럼 보인 세력이 헛바람만 내고 정치적 손해를 보는 기인한 정치적 현상이 자주 나타났다. 대중은 그 정치적 공격이 명분과 대의가 아닌 사리사욕을 위한 정치, 대중을 우습게 알고 오버하는 오만한 정치라고 느낀다. 명분과 대안이 없는 정치에 대한 실망과 염증이 커져서 흠집만 내고 피곤하게 하는 정치에 대해서는 짜증과 강한 반발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권력의 사유화, 정치의 사유화에 대한 대중의 반발 심리는 정치적, 문화적으로 구조화 되어 있다. 대중의 현재 정치적 수준은 반공은 당연한 것이라고 여기지만 반공의 정치적 이용은 사리사욕의 정치라고 생각한다. 국정원의 공안정치 쇼는 대중의 의구심과 불안감을 자극하고 방어본능을 일깨운다. 국정원의 정치적 공방에 따라서 국정원 문제를 둘러싼 정치적 손익계산은 달라지겠지만 기본적으로 국정원의 공안조작 쇼는 신의 한 수가 아니라 자충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공안정국이 조성되나?
이석기와 통진당에 대한 내란죄 정치소동이 공안정국조성으로 나타날 것인지는 유동적이다. 내란죄 소란은 박근혜 정부가 주도했거나 국정원의 작품을 박근혜가 동의하고 재가했거나 둘 중 하나다. 두 번째의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근혜 정부가 공안정국을 조성해야 할 만큼 ‘현재’ 정치적 코너에 몰려 있지 않고 현재 공안정국을 조성해야 할 필연성은 없다. 도리어 50%대의 지지율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정권의 정통성과 주도성을 위협할 수 있는 국정원 대선개입문제와 촛불 트라우마를 한 방에 돌파하고 본격적인 박근혜식 정치를 밀어 붙이려는 정치적 의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적 의도와 승부수가 꼭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소탐대실이 될 수도 있다. 박근혜의 지지도가 안정적, 지속적, 능동적 성격을 가진 60%~70%의 지지도를 가지고 있고 대중적 지지를 받는 정치적 구상과 계획이 대중에게 제출되거나 추진되고 있다면 무리수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이 용인하고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때에도 내란죄는 정국타개용이어야지 그 이상이 된다면 정국구상은 공안바람에 뭍이고 대중들은 불안감과 반발심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박근혜의 지지도는 50%대이고 잘한 것은 대북정책뿐이라고 여기고 있다. 박근혜의 정책은 누더기가 되고 복지 퍼포먼스는 바닥을 드러내고 재벌중심의 경제성장론을 노골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미친 전세는 더 미쳐 날뛰어 노동자와 민중을 미치게 만들고 있다. 박근혜의 실체, 정체성은 곧 박근혜 정부 자체의 행위를 통해 대중적으로 폭로되는 국면이 조성되고 있다.
그리고 박근혜의 지지율은 방어적, 한시적, 반대급부적이다. 박근혜의 지지율은 박근혜가 정쟁과 상관없이 한 발 물러서서 자기자리를 지키고 더러운 것을 묻히지 않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수동적, 방어적 태도에서 만들어졌다. 또 집권 기간이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지켜보자는 시기상 봐주기 여론의 소산이다. 그리고 정치적 대립구도가 아니라 실질적으로는 세력 대 세력의 대결구도가 형성되어 지지도의 이익을 본 것이다. 여기에는 정치일반에 대한 불신 과 민주당에 대한 불신과 반발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50대가 대선에서 압도적으로 박근혜를 지지한 것은 정치일반에 대한 불신, 민주당에 대한 불신, 변화에 대한 절망과 정치적 피로, 수동적 안정성을 추구하는 정서 때문이다. 이 점은 현재도 박근혜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힘과 조작으로 진실을 왜곡하고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정치, 유신에 대한 불쾌한 기억을 떠올리는 정치에 대해서까지 박근혜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가 박근혜 정권의 지지율을 판단하는데 간과한 것은 정치불신과 세력대결 구도가 박근혜 정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간과한 것이다. 국면전환용이냐 아니냐의 문제는 촛불투쟁과 저항여론의 형성에 일차적으로 달려있다. 민주당처럼 화들짝 놀라서 한 발 물러서서 방관하는 유약하고 비겁한 모습을 보인다면 공안몰이는 여론을 힘으로 잠식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쥘 것이다. 그리고 손쉬운 승리에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은 공안정치에 도취할 수 있다. 하지만 힘으로 진실을 외면하고 왜곡하고 거짓을 강요하는 정치에 대한 대중적 저항이 확산된다면 박근혜 정권과 대중적 저항의 대결구도가 형성되어 박근혜 정권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 대다수 부르주아 언론은 촛불이 약해질 것이라고 말하지만 더 응집력을 가지고 더 강한 분노로, 더 큰 쟁점과 계급적 대결구도로 확산될 수 있는 현실적 가능성이 있다.
노동자 계급이 나서야 한다.
경제의 독점구조는 부르주아 민주주의 정치가 경제적 독점을 정치적 독점으로 수용하고 관철하는 구조와 정치적 경향을 만들었다. 이것은 자본의 세계적 위기와 신자유주의적 해결방법을 통해 보다 완고하고 편협한 정치적 형태를 취했다. 경제논리를 곧바로 정치, 사회, 문화 논리로 직선적이고 평면적으로 전면화 한 것이다. 이 경제적 정치적 구조는 대중의 동의를 상실하고 이완되고 은폐된 형태로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부르주아 국가권력의 정보독점과 정보통제, 테러를 빙자한 군사, 경찰력의 증대와 빈번한 정치적, 사회적 개입은 이것을 잘 보여준다(스노든의 폭로를 보라.) 이명박 정권의 언론탄압과 언론장악, 원세훈의 신매카시즘은 박근혜 정권에 들어서서도 인터넷에 대한 통제와 국정원의 내란죄 조작으로 나타나고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파국의 비명소리가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이 때 정보독점과 통제, 언론장악과 탄압, 공안몰이는 정치적 반동과 노동자와 민중의 권리에 대한 침해와 탄압으로 나타날 것이다. 경제와 정치의 결합이 강화되고 정치의 경제화가 지속되고 있는 상태에서 노동자와 민중의 정치적, 민주적 권리와 제도의 상실은 경제적 고통의 악화로 나타난다. 조합주의로는 자본의 지속되고 심화되는 위기와 부르주아 정치의 반동적 공세를 막아낼 수 없다. 경제적 문제, 현장의 문제와 정치와 국가권력의 문제,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자 단결의 문제, 노동자 단결과 노동자 민주주의와 노동자 권력의 문제를 결합해야 한다. 촛불에 계급적 열기를 불어넣고 노동자의 요구를 결합해야 한다. 노동자와 민중의 요구와 노동자와 민중의 민주주의적 지향을 결합하고 대중연대전선을 아래로부터 확립해야 한다. 현장과 거리와 광장에서 노동자와 민중의 경제적, 정치적 요구와 촛불투쟁에 대한 정치적 토론회와 집회를 조직하고 핵심요구를 정리하여 공개하고 거리시위를 조직해야 한다. 현장과 거리와 광장의 노동자의 투쟁과 의식적인 노동자 해방의 정치세력이 결합하여 노동자의 해방을 위한 정치세력화, 노동자 정당건설의 기틀을 만들어야 한다.
국가보안법을 철폐하자. 국정원 해체 요구를 매개로 부르주아 권력의 권위주의, 관료주의, 반동성, 반계급성을 폭로하고 노동자 권력에 대한 대중적 의지를 확보하자. 노동자와 민중의 경제적, 정치적, 사회적 문제는 노동자와 민중의 연대행동과 정치적 대안, 노동자의 정치적 단결과 노동자 권력을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다짐하자.
9월 14일 이전에 대규모 공안정치와 박근혜 정권 규탄 민중촛불집회를 개최하고 9월 14일 민중총궐기 촛불투쟁을 조직하자. 노동자는 노동자의 이름으로 주도적으로 집회를 조직하고 참여하자.
쫄지말고 노동자, 민중 총단결하여 비타협적으로 투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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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유기적 지식인>의 온라인 월간신문 「붉은 헤게모니」 19호가 발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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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유기적 지식인>의 온라인 월간신문 「붉은 헤게모니」 18호가 발행되었습니다.▶ NLL 공방의 정치적 교훈
▶ 박근혜 자본가 정권과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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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 유기적 지식인>의 온라인 월간신문 「붉은 헤게모니」 17호가 발행되었습니다.▶ 정치적 혼란과 경제위기의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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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능사태]선거 패배 강종숙, 반조직적 행동으로 복수노조 우려 2013·06·06 10:45최덕효(대표겸기자)
선거에 출마해 패배하자 새로 선출된 집행부인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를 거부한 채 연일 반조직적인 행동을 보이고 있는 시청환구단농성장의 강종숙 조합원(전 위원장)이 두 조합원(박경선, 유명자)과 함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었”다며 별도의 ‘2,000일 투쟁결의대회’를 갖는다고 발표해 사실상 복수노조의 길을 걷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
이들은 4일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 천막농성투쟁 2,000일! 굽힘없이 싸워나가겠습니다!!!> 제하의 문건에서
"이제 종탑과 별도로 우리의 계획을 갖고 우리의 길을 만들어 가기로 했고 그 첫 걸음이 6월 11일의 ‘2,000일 투쟁결의대회’입니다. 강종숙, 박경선, 유명자 3인은 지난 100여 일 동안의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되었음을 깨닫고, 투쟁 2,000일이 되는 오는 6월 11일, 종탑과 별도로 투쟁결의대회를 진행하고자 합니다."라며 노조와 갈라설 것을 시사했다.
좌파연대회의·민주노총, 재능교육지부(종탑투쟁) 정당성 인정
(노혁추 태도는) 손님이 주인 행세하는 부르주아 개량운동일 뿐
그러나 시청환구단농성장측은 자신들의 조직 명칭을 여전히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라고 사칭하며 위원장과 지부장(유명자 조합원은 전 지부장 임기가 끝난 상태) 행세를 하고 있어 진보좌파진영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이들 중 강종숙과 유명자는 시청환구단농성장을 적극 지원하는 노동자혁명당추진모임(노혁추, 운영위원장 고민택) 조직원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4일 민주노총은 중집을 열고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종탑투쟁)의 재능투쟁 2000일 기자회견과 집회를 민주노총 주최로 할 것을 결정했다.
이로서 1일 전국좌파연대회의(김영규 상임공동대표)가 “마치 잔치에 온 손님이 주인 행세를 하는 것처럼 주객이 전도된 부르주아 개량운동일 뿐”이라며 노혁추를 비판하면서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의 정당성을 인정한 데 이어, 민주노총 중집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옴으로써, 시청환구단농성장측의 진보좌파진영 내 입지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
김영규 상임공동대표(인하대 교수)는 그동안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와 시청환구단농성장 양측의 자료를 모아 이를 전국좌파연대회의에서 3시간 여 집중 토론한 결과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는 노동조합을 주체로 연대하는 노동자민중의 민주주의를 관철해야 한다”는 입장을 발표, 정치조직인 노혁추가 자신의 조직원이 선거에서 지자 그 결과를 부정한 채 노조를 좌지우지하려는 패권적 행태에 쐐기를 박았다.
김영규 “'운동 전체의 대의' 입증 못하면 하방해야”
선거 패배한 조합원이 통장과 투쟁차량 장악이 웬말?
또한 김영규 상임공동대표는 얼마 전 페이스북에서 재능사태에 대한 전국좌파연대회의의 결론과 관련하여 반대 견해 쪽 인사들과 단체들은 ‘하방(下方)’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이 제안한 바 있다.
“여기에 대해 반대하는 견해를 가지신 인사들 내지 단체들은 *그것이 운동 전체의 대의*라고 입증할 수 없는 한, 투쟁의 공직을 모두 포기하고 *다시 새로이 전선을 모색하는 명예로운 하방의 길*을 선택하시길 빌겠읍니다. 우리는 투쟁의 한 길을 걷고 있지만 앞서가는 동지에게 언제나 자신의 자리를 내어주는 신념으로 승리의 희망을 일구어 냅시다. 그 길의 시간이 끝나기 전에.”
진보좌파진영에서는 시청환구단농성장측이 선거에 패배했음에도 불구하고 재정(조합비와 투쟁기금)을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에 인계하지 않고 물리적으로 장악(투쟁차량 포함)하고 있는 데 대해 적법성과 금액(적게는 몇백에서 많게는 몇억 설까지)에 대해 깊은 우려와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 4일 오전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열린 "재능투쟁 2000일, 재능교육사태 즉시 해결촉구 노동·시민·사회단체 대표 기자회견"에서 김영규 교수(인하대, 좌파연대회의 상임공동대표)가 학습지노조 재능지부 투쟁 지지 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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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능교육지부 투쟁승리를 위한 공대위대표자회의
▒ 재능지부는 노조 주체로 노동자민중 민주주의 관철해야
[한국인권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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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전국학습지산업노조 재능교육지부는 노동조합을 주체로
연대하는 노동자민중의 민주주의를 관철해야 한다
전국의 학습지산업 노동조합은 재능교육지부의 투쟁에 힘입어 교육산업자본의 악랄하고 탐욕적인 실상을 여지없이 폭로해 왔다. 재능지부가 해고자 전원 복직과 단체협약 원상회복을 목표로 지난 6년간 피와 땀과 눈물로 투쟁해 온 결과, 내주에는 2000일 장기농성을 기록하게 되었다.
한국에서 현 시기 가장 대표적으로 계급투쟁을 실천해온 재능지부의 존재는 정권이 아무리 바뀐들 그것이 자본을 제어할 수 있는 노동자민중의 민주권력이 아님을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재능교육자본이 그간 자행해 온 부당해고와 불법비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박근혜정권이 이제 재능교육에 개입해 노동자들의 요구조건을 전면 수용하는 등 선진적인 조치를 즉각 취해야 한다.
재능지부 노조는 그간 서울 시청 앞 환구단 농성을 사수해 왔지만, 지난 2월에는 재능본사 혜화동성당의 종탑농성으로 전환해 그것도 120일이 넘는 고공농성을 추가할 예정이다. 당시 재능노조는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그것의 요구조건이 수용되지 않자 재능자본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투쟁방식을 지상농성에서 고공농성으로 전환했던 것이다.
이것은 노조가 당시 임기가 만료된 집행부를 교체하여 새로운 각오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조직한 결과이기도 하다. 재능노조의 비상한 결단에는 당시 노조의 단결로 민주주의가 관철되었기 때문에 재능투쟁에 연대해 온 노동단체들이 그것을 존중하며 실천하는 일만 남았던 것이다.
재능 노조의 투쟁에서 그간 조직의 사활을 건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 소속 단체들은 연대의 희망을 살리는 한편 승리를 향한 진군에 복무해 왔다. 지금 공대위는 노조 비대위의 결정과 실천을 중심으로 연대하고 있다.
그러나 공대위 단위들 가운데 노동자혁명정당추진위원회(약칭 노혁추)는 노조가 민주적으로 결정한 비대위 선거를 부정하고 자본과의 교섭 등 노조의 투쟁전술 전반에 걸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그런데 노혁추는 지난 2월 노조의 선거 절차에서부터 자본측과의 교섭 과정 등 전반에 관해, 다른 연대단위 노동단체들과 같이 노조가 주체가 되고 중심이 되는 방침에 이미 동의 한 바 있다.
노동이 자본과 권력과의 정세가 아무리 변동된다 하더라도, 노동운동에서 변하지 않는 원칙은 노조를 배제한 운동이 대중혁명으로까지 발전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노동자계급의 성과로 간주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잔치에 온 손님이 주인 행세를 하는 것처럼 주객이 전도된 부르주아 개량운동일 뿐이다.
그러나 작금의 노동운동에서 우리가 실천해야 할 최소한의 과제라면 지금의 수세적 저항인 농성을 시급히 탈피하는 일이다. 노동현장에서 수행하는 거리 농성은 한편으로는 자본과 정권에 대한 계급의 분명한 정치사회적 저항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원상회복을 요구하는데 그치는 투쟁은 자본이 이미 침탈한 노조의 권익을 복원하는데 불과한 답보과정일 뿐이다.
그나마 노동운동이 그것의 기본 원칙인 민주주의를 관철해 투쟁할 때만이 지금의 수세를 벗어나 공세로 전환하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 사실 노동운동의 토대만 마련된다면, 노조는 정치적 단결로 노사간 자율과 대등의 관계를 쟁취할 수 있다.
이처럼 노사평등주의의 관철이야 말로 노동운동이 자본에 대해 총체적 반란을 도모하기 위한 기본적 조건이다. 노동운동이 시공을 초월해 추구하는 희망은 노사간 평등한 기회를 현장에서부터 실질적으로 쟁취하는 일이다.
끝으로, 노조가 가진 본연의 임무는 노동자들의 일치단결로 현장을 사수하는 민주주의를 관철하는 일이다. 이에 정치조직인 노동단체가 노조의 민주주의에 개입하기 위해선 공대위의 절차를 거쳐야 하며 그 결과에 대해 소수파라 하더라도 일단 승복하는 것이 운동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
그러나 여기에 거슬러 민주적 결과를 부정하는 것은 패권주의의 또 다른 측면이다. 이에 노조와 연대해 온 정치조직은 대중이 추종하는 투쟁사안을 노조가 관철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지원해야 한다.
재능지부 투쟁은 그간 다행히도 노조가 내부적으로 민주적 지도노선을 견지해 온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물론 조직 민주주의의 일환인 재정 민주주의도 당연히 포함된다. 이제 재능지부 승리를 위해 그간 자신의 희생을 무릅써 온 동지들이 상호 자성과 화해를 통해 ‘노동자는 하나다’ 라는 구호를 다시 한 번 힘차게 외치는 단결만 이 남았다.
2013.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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