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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3/02
    함민복 - 긍정적인 밤
    별똥별
  2. 2007/01/30
    김남주 - 마지막 인사
    별똥별
  3. 2007/01/30
    루쉰 '납함' 서문중에서
    별똥별
  4. 2007/01/29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별똥별
  5. 2006/03/02
    김남주의 詩 - 동지여
    별똥별
  6. 2006/02/15
    기형도 - 질투는 나의 힘
    별똥별
  7. 2006/02/15
    안도현의 연탄이 나오는 두개의 시(2)
    별똥별
  8. 2006/02/15
    어린왕자에게 배웠다
    별똥별
  9. 2006/02/15
    정호승의 별똥별에 대한 시 2개
    별똥별

함민복 - 긍정적인 밤

 

 

 

긍정적인 밥

 

                                  함민복

 

 

詩 한 편에 삼만 원이면

너무 박하다 싶다가도

쌀이 두 말인데 생각하면

금방 마음이 따뜻한 밥이 된다

 

시집 한 권에 삼천 원이면

든 공에 비해 헐하다 싶다가도

국밥이 한 그릇인데

내 시집이 국밥 한 그릇만큼

사람들 가슴에 따뜻하게 덮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직 멀기만 하네

 

시집이 한 권 팔리면

내게 삼백 원이 돌아온다

박리다 싶다가도

굵은 소금이 한 됫박인데 생각하면

푸른 바다처럼 상할 마음 하나 없네

 

 

 

  내 어릴 적 詩를 배울 때는 습작 노트 가득 쓰고 지우고 또 지우고

      빼곡하게 한장 가득 채웠다가도 며칠동안 묵혔다가 다시 또 쓰고 지우길 거듭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니터 앞에 앉아 타자치듯 또박또박 적어놓고 이리저리 수정키를 누른다

 

     함민복 시인은 식객을 통해 만났다 싶었는데,

     알고보니 내 방 책장안에도 있었고 이후에는 책가방에서 함께 하루를 보낸다.

     허영만 화백의 눈에도, 그리고 내 눈에도 참 착한 사람인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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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 - 마지막 인사

 마지막 인사

 

- 김남주 -


오늘밤 아니면 내일
내일밤 아니면 모레
넘어갈 것 같네 감옥으로
   
증오했기 때문이라네
재산과 권력을 독점하고 있는 자들을
사랑했기 때문이라네
노동의 대지와 피곤한 농부의 잠자리를
  
한마디 남기고 싶네 떠나는 마당에서
어쩌면 이 밤이 이승에서 하는
마지막 인사가 될지도 모르니
유언이라 해도 무방하겠네
  
역사의 변혁에서 최고의 덕목은 열정이네
그러나 그것만으로 다 된 것은 아니네 지혜가 있어야 하네
지혜와 열정의 통일 이것이 승리의 별자리를 점지해준다네
한마디 더 하고 싶네 적을 공격하기에 앞서
반격을 예상하고 그에 대한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지않으면
공격을 삼가게 패배에서 맛본 피의 교훈이네
  
잘 있게 친구
그대 손에 그대 가슴에
나의 칼 나의 피를 남겨두고 가네
남조선민족해방전선 만세!

 

 

 

새벽길님의 [김남주 - 마지막 인사] 에 관련된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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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 '납함' 서문중에서

 

 

"가령 철로 밀폐된 방이 있다고 치세. 전연 창문도 없고, 절대로 부술 수도 없는 방일세. 그리고 그 속에는 많은 사람들이 곤히 잠들고 있으니 오래 지나지 않아 모두가 다 질식해 죽을 것일세. 그러나 그들은 혼수 상태에서 막바로 사멸 속에 드는 것이라 전연 죽음의 비애를 느끼지 못하네. 그런데 자네가 지금 큰 소리를 쳐 아직도 약간 의식이 맑은 몇 사람들을 놀라 깨게 함으로써 그들 불행한 사람들에게 도저히 구원의 길이 없는 임종의 고통을 맛보게 한다면 도리어 자네는 그들에게 못할 짓을 저지른 꼴이 아니겠는가?"

"그러나 이미 눈뜬 사람이 몇이라도 있다면 그 철로 된 방을 때려 부술 희망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닐세."

그렇다. 내 비록 내 나름대로의 주견을 굳게 가졌다 해도 희망을 드러냈을 때 그것을 말살할 도리는 없었다. 희망은 미래에 속해 있는 것이니까, 절대로 오늘의 나의 부정을 가지고 그가 있을 수 있다는 희망을 꺾어 넘길 수도 없었다. 나는 마침내 글을 쓰겠다고 승낙했다.

 

 - 루쉰 '납함' 서문중에서

 

 

 

《납함》은 루쉰의 첫 창작집으로 1918년부터 1922년까지 쓴 열다섯 편의 작품을 묶은 것이다. 요즈음 번역되면서 '외침'으로 나오기도 한 이 창작집 제목의 원래 뜻은 고통스럽게 신음하듯 여럿이 함께 외친다는 뜻이다. 이 책에는 수록된 작품 중에는 잘려진 〈아Q정전〉과 〈광인일기〉를 비롯해 〈약〉과 〈쿵이지〉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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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알고 나를 알면

 

적을 알고 나를 알면


                                                     김 해 화

새벽에 일 나가고 저녁에 돌아옵니다
일 있는 날 일하고 일 없는 날 놉니다

노동해방 부르짖지 않습니다
자본가 타도 외치지 않습니다

무릎 꿇지 않았습니다
깃발 내리지 않았습니다

적을 압니다
나를 압니다


            ---< 김해화의 꽃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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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주의 詩 - 동지여

  동지여..

                                         - 김남주

 

  뜨거운 아랫도리 억센 주먹의 이 팔팔한 나이에
  동지여, 산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사슬 묶여 쇠사슬 벽 속에 갇혀

  목청껏 노래하고
  힘껏 일하고
  내달리며 전진하고 기다려 역습하고
  피투성이로 싸워야 할 이 창창한 나이에
  쓰러지고 일어나면서 승리하고 패배하면서
  빵과 자유와 피의 맛을 보아야 할
  이 나이에 이 팔팔한 나이에 이 창창한 나이에

  서른다섯의 이 환장할 나이에
  긴 침묵으로 산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동지여.

 

 




난 죽어도 이런 글을 쓰지 못할게다

치열한 삶이 만들어내는 날것의 외침을

어찌 흉내 낸다고 될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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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형도 - 질투는 나의 힘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그의 시집을 손에 넣은 날부터 너덜너덜해서 낱장이 다 띁겨갈때까지

들고 다녔었다. 입속의 검은 잎... 그의 시가 준 영향 아직까지도 계속된다. 

 

 

 

질투는 나의 힘

 

                  - 기형도

 

아주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힘없는 책갈피는 이 종이를 떨어뜨리려

그때 내 마음은 너무나 많은 공장을 세웠으니

어리석게도 그토록 기록할 것이 많았구나

구름 밑을 천천히 쏘다니는 개처럼

지칠 줄 모르고 공중에서 머뭇거렸구나

나 가진 것 탄식밖에 없어

저녁 거리마다 물끄러미 청춘을 세워두고

살아온 날들을 신기하게 세어보았으니

그 누구도 나를 두려워하지 않았으니

내 희망의 내용은 질투뿐이었구나

그리하여 나는 우선 여기에 짧은 글을 남겨둔다

나의 생은 미친 듯이 사랑을 찾아 헤매었으나

단 한 번도 스스로를

사랑하지 않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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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도현의 연탄이 나오는 두개의 시

안도현을 알게된 것은 흔하지 않은 이름을 가진

후배녀석을 통해서였다.

단식투쟁 10일을 넘기면서 힘이 들기 시작할 때

휴가를 나와 총학생회 사무실에 들린 후배가 내 자리에 남기고 간 메모..

거기에 적힌 연탄재..  그의 사상은 모르나 시어를 좋아 한다.

 

 

 

" 너에게 묻는다 "


                                  - 안도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 연탄 한 장 "

                                - 안도현

또 다른 말도 많고 많지만
삶이란
나 아닌 그 누구에게
기꺼이 연탄 한 장 되는 것

방구들 선득선득해지는 날부터 이듬해 봄까지
조선팔도 거리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은
연탄차가 부릉부릉
힘쓰며 언덕길 오르는 거라네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알고 있다는 듯이
연탄은, 일단 제 몸에 불이 옮겨 붙었다 하면
하염없이 뜨거워지는 것
매일 따스한 밥과 국물 퍼먹으면서도 몰랐네
온 몸으로 사랑하고 나면
한 덩이 재로 쓸쓸하게 남는 게 두려워
여태껏 나는 그 누구에게 연탄 한 장도 되지 못하였네

생각하면
삶이란
나를 산산이 으깨는 일
눈 내려 세상이 미끄러운 어느 이른 아침에
나 아닌 그 누가 마음놓고 걸어갈
그 길을 만들 줄도 몰랐었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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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왕자에게 배웠다

 

 

좋아하는 것이 사랑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린 흔히 그래요. 조금 좋아해놓고 사랑한다고 말해버리죠.
하지만, 절대 좋아하는 것이 사랑일 순 없어요.
사랑한다는 말은 진실을 위해 아껴야 합니다.
 

 
 

나는 너랑 놀수가 없어.. 나는 길들여지지 않았으니까..

그래? 그렇다면 미안해..  어린왕자가 말했어..

한동안 생각에 잠겨있던 왕자가 불쑥 물었어...  길들여진다는게 어떤거냐고...

여우가..말했어.. 그건.. 사이가 좋아 진다는 뜻이야

네게있어..나는 10만이나 되는 다른 여우와 같아 보일테니까..

하지만..네가 나를 길들이면.. 우리는 서로 떨어져 지낼수 없게 되는거야..

너는 내게 있어... 이세상에 단하나밖에 없는 사람이 되는거고

나는 너한테..단하나뿐인 여우가 되는거지..

 

어린왕자가 말했어..  길들이려면 어떻게 해야하는데?..

 

참는것이 중요해... 처음에는 나에게서 조금떨어진..

풀밭에서 이렇게 앉아 있는거야...

그러면 나는 너를 곁눈질로 힐끔힐끔 볼테니까..

너는 아무말도 하지마..

말이란 때때로.. 오해의 원인이 될수도 있거든..

하루하루가 지나는 동안에.. 너는 점점 가까운곳으로 와 앉게 되는거야...

 

 

 

 

"잘 가." 여우가 말했다.
"내 비밀은 이런거야. 아주 간단해.
오로지 마음으로만 보아야 잘 보인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가장 중요한건 눈에 보이지 않는단다."
잘 기억하기 위해서 어린 왕자가 되뇌었다.

"네 장미꽃을 그토록 소중하게 만드는 건 그 꽃을
위해 네가 소비한 그 시간이란다."

".....내가 내 장미꽃을 위해 소비한 시간이란다....."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왕자가 따라 말했다.

"사람들은 이런 진리를 잊어버렸어.
하지만 넌 그것을 잊어선 안돼
네가 길들인 것에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어.
넌 네 장미에 대한 책임이 있어....."

"나는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잘 기억하기 위해 어린 왕자는 되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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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의 별똥별에 대한 시 2개

 
어제는 오랜만에 시집을 사보았습니다.
사춘기 소년으로 돌아간 듯
연후 끝자락 여유있는 서점
한켠에 조용히 자리잡고 몇권을 뺐다 꽂았다...
 
 
별똥별 <1>
 
                          정호승
 
 
별똥별이 떨어지는 순간에
내가 너를 생각하는 줄
넌 모르지

떨어지는 별똥별을 바라보는 순간에
내가 너의 눈물을 생각하는 줄
넌 모르지

내가 너의 눈물이 되어 떨어지는 줄
넌 모르지
 
 
별똥별 <2>   
                              

밤의 몽유도원도 속으로 별똥별 하나 진다.

몽유도원도 속에 쭈구리고 앉아 울던 사내

천천히 일어나 별똥별을 줍는다.

사내여,그 별을 나를 향해 던져다오.

나는 그 별에 맞아 죽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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