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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매듭
당신 만난 첫 날부터
예상은 못해도 상상만 했어요
기나 긴 욕심의 끈이
보아뱀 뱃가죽처럼 불룩해져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우리 사이
나는 압정을 토하듯 구박했고
당신은 여운이 긴 별똥별처럼
고운 얼굴 가득 눈물을 흘리네요
그제서야
당신의 심장소리를 엿들었어요
나보다 한 발 더 동동거리는 떨림들
순결한 심장이 터져
진한 핏물이 흘러 넘치고
눈 앞이 온통 붉게 물들어 겁이 났어요
내가 더 많이 사랑하고
당신은 늘 야속한 사람이었는데
오로지 신과 나만 알고 있던
고르디우스 매듭처럼
두텁게 엉켜있던 쇠사슬도 녹았네요
상상이 일천 피스 퍼즐조각으로
흩어졌다 다시 모여 맨살을 드러내니
나는 수줍고 당신은 눈부셔요
내가 몇 곱절 더
당신을 사랑한다 믿었는데
늘 그렇게 상상했는데
하루 지내며 춥고 덥기를 반복하다
훌쩍 또 다른 하루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쌓인 시간들에 눌리다 보면
부질없다 여기는 한 숨도 절로 나온다
한 숨이 깔려서 안개가 되었다
천근의 무게로 바닥에서 꿈쩍 안하는
봄 햇살로는 가르지 못할
강철로 엮인 안개가 내 발목을 잡았다
뿌리치지 못했다
몇 번 발을 떼려 힘줄을 키워보았지만
기름떨어진 난로마냥 푸석한 연기내다
제 풀에 지쳐버릴 걸 직감했다
환한 세상으로 나가는 문은
지옥문처럼 굳게 닫혀있고
십만년은 열리지 않았던 것 마냥
발갛게 녹이 슬어 있었다
용암이 되어 녹이고 싶었다
곰탕처럼 몸이 삭을 때까지 펄펄 끓어야 한다
그제야 한숨도 안개도 걷히고
봄의 한복판에 자립하리라 맘먹었다
- 봄날 허허로운 돋을 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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