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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9/04/21

이규식씨 사진 세장

25년 지난 사진

자세히 보면 많은 것들을 추리할 수 있다. 30대 중반의 한 여성이 이 사진을 보고 소녀들의 헤어스타일과 패션이 자기 어릴 때의 것이라 추리했다. 20대 후반의 한 남성은 저 개는 사진찍히는 것을 원하지 않는 표정인데 반해 저 뒤에 초점나간 소년은 사진찍히고 싶은 표정이라 추리했다. 뒤에 있는 소년, 이규식씨 15살 때 처음으로 공부를 가르치던 삼육재활원 선생님이 찍은 사진이다. 25년이 더 지났으니 사진찍히기 싫었던 개는 생존해 있을 확률이 없고, 나머지 사람들은 여전히 규식씨가 사랑하는 동생들로 잘 지내고 있다. 규식씨가 동생들을 사랑한다는 말을 듣진 못했지만, 동생들 이야기하는 표정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추리하지 않을 수 없었다.

20년 지난 사진

규식씨가 19살 때 들어간 시설에서 2년 지내다가 너무너무 답답한 나머지, 목사님을 붙들고 여행가겠다고 설득과 회유, 협박 끝에 20만원을 받아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수동휠체어를 타고 혼자서. 젊을 때니 미친들 어떠랴. 그래도 다행인 건 제주도가는 배에서 만난 친절한 분의 도움으로 큰 고생은 안 했다고 한다. 지금도 약간의 시간과 돈의 여유가 생기면 여자친구와 제주도에 가고 싶단다. 당장엔 극장가서 영화보며 데이트 하기도 힘들다. 4월이라서. 

지금 사진
매년 4월이 되면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집중적으로 활동한다. 투쟁단은 지금 복지부 앞에서 천막을 치고 농성중이다. 4월 11일은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이 농성장을 지켰고, 다음날 아침 규식씨가 지킨 천막을 배경으로 한장 찍었다. 지금 타고 있는 전동스쿠터를 보면 때가 꼬질꼬질하지만, 장애인권 박물관을 만들어 영구보관하고 싶은 참 대단한 물건이다. 불법인지 합법인지는 모르지만 아랫부분의 주요차체 외에 모두 개조됐다. 아는 분이 개조를 해서 인건비 빼고 재료비만 100만원 쯤 들었을 거라고 한다. 워낙에 약하게 만들어져서 투쟁 안해도 쉽게 부서지게 나온 것이었지만, 규식씨와 함께 지내며 철판을 두르고 유사시에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는 물건이 됐다. 그리고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깜짝 놀랄 편리한 장치가 몇개 숨어있는데, 그것이 비밀장치라 여기서 누설하진 못한다. 알고 싶으면 어떻게 친해져 보시던지. 친해질 팁하나 알려주자면, 규식씨는 앞으로 비올 때를 대비해 덮개를 장착하려고 연구 중이다.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

 

규식씨는 '장애와 인권 발바닥 행동'의 상근활동가다. 주로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이 자기처럼 시설로부터 독립해 지역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규식씨의 삶과 활동으로 수다떨려고 만나서 22시간 동안 함께 했다. 밥먹고, 술마시고, 자고, 이동하고, 밥먹고, 낮잠 자고, 샤워하고, 이동하는 동안 적잖게 수다를 떨었지만 들은 이야기가 많지 않다. 보통 1주일 정도 같이 지내면 규식씨 이야기가 귀에 제대로 들어온다니까, 이틀의 시간으로 수다를 떨려고 했던 건 그런 시건방도 없다. 어쨌든 들으려 작정하고 들어도 1주일 걸린다는데, 들을 의지가 없는 것들을 상대로 뭔가를 외치니 그것들 귀에 규식씨 말이 들리려면 그 시간이 도대체 얼마나 걸릴지 짐작할 수가 없다. 
그러나 동생들 사진 찍을 때 멀리 뒤에서 초점나간 소년은 얼마뒤 혼자 제주도 여행가서 자기 운명의 주인공으로서 독사진을 찍었고, 지금은 다른 장애인들의 호민관이 되었다. 규식씨는 사회주의에 대해, 사회주의란 단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인민의 호민관을 자처하는 분들은 여성, 생태, 소수자가 자기 운명의 주인이고자 하는 목소리를 카테고라이즈하지만 말고 제발 귀담아 들으세요. 
규식씨는 목이 뻗뻗한 사람이 아닌데 목디스크로 고생중이다. 세상은 왜 이리 불공평하냐? 아, 뒤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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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든지 말든지 4월 20일은?

4월 20일, 시혜와 동정의 ‘장애인의 날’을 투쟁으로 장애인권을 쟁취하는 ‘장애인차별철폐의 날’로 만들어낸다. ‘차이’를 ‘차별’로 만들어내는 사회구조적 모순을 폭로하고 투쟁한다. 아래로부터 현장 투쟁을 통해 각 지역 진보적 장애인 운동을 강화한다. 사회적 연대를 강화하여 이명박 정권의 민중생존권 탄압을 막아낸다.

420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2009년 장애인생존권 9대 정책 요구안
1. 탈시설-주거권을 전면 보장하라!
2. 발달장애인 권리보장을 위한 실질적 정책을 수립하라!
3. 장애인연금제도를 즉각 도입하라!
4. 활동보조 권리를 보장하라!
5. 장애인차별금지법 무력화 시도를 중단하라!
6. 장애인고용촉진및직업재활법 개악안을 즉각 철회하고, 장애인 노동권을 보장하라!
7.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을 개정하고, 전국 모든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라!
8. 장애인등에대한특수교육법의 실효성 제고를 위한 정책을 시행하라!
9. 장애인에 대한 의료보험 및 의료정책 제도를 개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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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투쟁이 살아있는 강령 만들기(2)

“강령 하나하나의 구절에는 수십만 선동가의 연설이나 논문이 요약되어 있다”는 말처럼, 강령은 현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계급투쟁과 그 계급투쟁에 대한 이론적 분석·전망 속에서 나와야 하며, 그 계급투쟁을 강화하고 이끌 수 있는 실질적인 무기이자 나침판이 되어야 한다. 
강령 토론과 논쟁이 학술적이거나 현학적인 논의에 빠지지 않고, 개인적인 경쟁으로 타락하지 않으면서, 우리 자신은 물론 노동자 민중들의 삶과 투쟁의 방향에 영감을 줄 수 있다면, 강령 토론과 논쟁의 과정은 당 건설 과정에 새로운 활력과 추동력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카핑 스탈린주의’ vs ‘카핑 트로츠키주의’ 
우리의 강령 건설은 1990년대 초반 현실 사회주의 붕괴의 충격, 최근 공황의 수렁에 빠진 현대자본주의의 위기, 그리고 수십 년간에 걸친 계급투쟁의 성과와 한계·오류를 사회주의적 관점과 전망에서 ‘일차적으로’ 수렴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물론 이런 주제들에 대해 구체적인 수준에서의 이론적이고 총체적인 분석은 여전히 취약하거나 논쟁이 진행 중이다. 또 사용하는 용어나 개념이 혼란스럽고, 사회주의자 공동의 용어나 개념으로 재정립되어 있지 않다. 그럼에도 우리는 강령 건설을 둘러 싼 토론과 논쟁이 구체적인 현실분석을 이론적으로도 추동해 나가는 계기와 동력이 될 수 있길 기대하고 그런 노력을 기울이려고 한다.
우리는 강령 건설 과정에서 20c 사회주의를 둘러싼 ‘스탈린주의 vs 트로츠키주의’라는 논쟁 구도 자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카핑 스탈린주의’ vs ‘카핑 트로츠키주의’라는 구도에 갇히지 않을 것이다. 과거에 대한 선택만을 강요받는 구도를 깨고, ‘21c 사회주의’의 새로운 가능성과 지평을 모색할 것이다.

강령적 내용을 현실에서 실천적으로 담보해야 
강령이 작성되고 나면 호주머니 속으로 들어갈 ‘호주머니 강령’이나 우리 입장은 이렇다는 것을 밝히는 것으로 끝나는 ‘증명사진’이 아니라, 현실에서 살아 숨쉬는 강령이 되려면 “강령은 현실의 투쟁과제와 맞물려 끊임없이 등장해야” 한다. ‘증명사진’은 그가 누구인지는 증명해 줄 수 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행동에 나서게 하거나 현실을 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강령은 목적을 단순히 천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행동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렇게 강령은 건설되어야 한다. 한사람 한사람의 사회주의자들이 강령의 실천적 주체로 서고, 또 일상의 조직 운영에서 계급투쟁의 실천상에서 제기되는 정치적 쟁점을 끊임없이 강령적 수준에서 토론하고 분석하고 재해석해 나갈 수 있는 조직구조와 조직운영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럴 때 강령 하나하나의 구절에는 세계를 바꾸고자 하는 노동자 민중들의 요구와 열망을 집약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우리의 강령은 ‘21c 사회주의’를 위한, 살아있는 강령이 될 것이다.
박성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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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주의는 자기 스스로를 어떻게 지양할까

지난 3월6일 사회주의노동자정당 건설 준비모임, 사회주의노동자연합 등 사회주의정당을 만들고자 하는 분들의 고민과 생생한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싶어 전교조 서울지부에서 열린 토론회에 참석하였다. 그런데 토론이 진행되면서 애초 가졌던 그런 기대는 알 수 없는 갑갑함에 자리를 내주었다. 그것은 자신만의 어떤 경계를 설치하고 그것을 옹호하고자 하는 완고한 경향이 지배하는 토론 분위기 때문이었다. 
정당건설의 과정에서 제반 문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조직된 토론회인 만큼 그것은 특정한 정치세력들이 자신들의 주장을 전달하고 설득, 관철시키기 위한 것을 넘어 자신들에게 가해지는 다양한 문제의식을 경청하고 그것에 대해 고민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되어야한다. 하지만 토론회 분위기는 그에 미치지 못했다. 토론의 공간이라기보다는 각자의 생각을 전달하는 선거유세의 공간이었다고나 할까. 이런 토론회라면 공개적으로 할 필요가 있을까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거기에는 그 적실성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나름의 어떤 정답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중요한 것은 그 정답들이 자신들의 한계를 보지 못하게 하는 의지의 과잉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 의지의 과잉에 의해 자신들의 이론, 실천이 지니고 있는 여백과 한계, 그로 인해 불가피하게 드러날 수밖에 없는 그 어떤 유보와 주저, 그리고 그것을 채울 내용과 방법에 관한 진지한 논의 등은 온전히 숨 쉴 수 없었다. 정당을 포함하여 그 무엇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과연 무엇인가. 정당을 만들고자 하는데 정작 ‘정치의 빈곤’이 느껴졌다면 그것은 단지 나만의 생각이었을까.
이런 분위기 속에서 나는 환경·생태문제, 젠더의 문제, 평화의 문제 등이 사회주의자들에게 외재적인 것이 아니라 내재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즉 그것이 자신의 문제라고 여긴다면 어떤 이론적, 실천적인 변화가 필요한가를 물었지만, 그에 대해 답은 쓰레기분리수거 문제에 대한 단상,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에 지배되고 있는 기존 주류여성운동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지다가 결국 노동자계급의 입장을 유지할 때만이, 그러한 문제들 또한 올바로 해결될 수 있다는 통상적 언술의 형태로 되돌아 왔다. 그것도 유보 없이, 단호하게 말이다. 주로 사노련 활동가들에 의한 답변이었지만, ‘어떤 정답’을 듣는 자리가 아니었기에, 또 ‘정답’을 바라고 질문한 것이 아니었기에 크게 실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론, 실천의 수준에서 현장 활동가들이 직면한 짙은 고민의 흔적을 들을 수 없었던 것은 너무 아쉬웠다. 
밀린 원고 때문에 먼저 토론장을 나와 집으로 오는 길에 이런 자문자답을 하였다. ‘프롤레타리아트 민주주의’는 스스로를 어떻게 대상화하며 자신을 지양할 수 있을까. 자신을 이룬 다음에 스스로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이미 스스로를 부정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것이 환경 및 생태, 젠더, 평화 문제 등을 자기화한 ‘사회주의자들’이 가져야 할 기본 발상, 태도의 준거가 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광일 | 성공회대 연구교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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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서 5월로 용산에서 전국으로 촛불아 모여라 될 때까지

자본의 지휘아래 국가가 저지른 학살, 용산참사가 4월 29일로 100일을 맞이합니다. 용산은 용산으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모습으로 곳곳에서 재현되고 있습니다. 경제공황의 책임을 노동자와 민중에게 전가하며, 많은 노동자들이 잘려나가고 있습니다. 정부를 비판하는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MB식 경쟁교육을 거부하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에게 징계가 내려지고 있습니다. 저들만의 국회에서는 온통 반민중적/반민주적 악법들만 통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4월에서 5월로 가는 길목에 철거민들이, 노동자들이, 장애인들이, 학생들이 거리로 나서고 있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적/반민중적 정책에 반대하는 불은 지펴졌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합니다. 그리고 모아야 합니다. 탄압을 뚫고 돌파해야 합니다. 5.1절까지 총력을 다해 힘을 모아야 하고, 그런 힘으로 5월 2일 촛불 1년 10만 범국민대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저들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작년을 기억합니다. 우리는 할 수 있습니다. 4월에서 5월로, 용산에서 전국으로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이명박정부 퇴진까지 촛불을 밝힙시다.

투쟁일정

4월 18일(토) 2차 범국민고발인대회 / 실천단 용산시대 활동시작

실천단 용산시대를 모집합니다. 
4월말 범국민추모주간을 대중적으로 성사시키기 위한 활동 및 용산투쟁 승리를 위한 다양한 실천활동들을 진행하기 위해 실천단 용산시대를 꾸립니다. 
활동기간 : 4월 18일~5월 2일(전체 및 부분 참여 가능)
문의 : 02) 795-1444


4월 20일(월) 장애인차별철폐대회 / 차별철폐대행진(용산참사 현장에서 출발)


4월 22일(수) 용산참사범대위 대표단 농성

용산참사범대위 대표단 농성
범대위 대표단 및 유가족이 함께 명동성당에서 농성에 들어갑니다. 지지방문 및 실천단에 함께 해주세요.
기간 : 4월 22일~5월 2일
문의 : 02) 3667-2855


4월 23~24일(목,금) 추모음악회 라이브에이드 희망


4월 25일(토) 용산참사 추모대회 
4월 28일(화) 용산살인진압 100일 추모주간 선포식 / 천주교 추모행사
4월 29일(수) 용산살인진압 100일 / 불교 100일재
4월 30일(목) 비정규직 철폐의날 / 개신교 추모행사
5월 1일(금) 5.1절
5월 2일(토) 촛불 1주년 10만 범국민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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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자본주의다 2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