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9/03/12

여성해방 없는 사회주의 운동은 이제 그만!!

당신(이 땅의 여성)은 자본주의 사회의 여성이다. 당신은 여성이자, 누구의 딸이다. 그리고 누구의 아내이자 누구의 엄마로서도 존재한다. 당신은 노동자이거나 아니면 집안에서 가사와 육아를 전담한다. 그런데 당신은 화난다. 자본과 정부가 비정규직으로 살 것을 강요하는 것에 대해, 남성에 비해 적은 월급봉투에 대해, 임신과 출산으로 회사에서 밀려나는 것에 대해. 당신이 노동자이든 운동하는 활동가이든 이 사회에 널리 퍼진 성차별과 성억압적 행태들에 대해. 집안에서는 남편의 행동으로 인해, 아이들 돌보기와 집안일로 때론 지치고 때론 화가 난다. 예쁘기를 강요하는 이 사회에 대해, 밤거리를 홀로 걷지 못하는 것에 대해서도. 그렇다. 이 땅의 여성은 공적 영역이라 불리는 사회에서나 사적 영역으로 불리는 가족 내에서나 성차별과 성별에 따른 분업으로 고통 받고, 성폭력의 위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직장(자본-임노동관계)에서의 여성 차별은 노동자 내의 성별 차이에 따른 분열과 차별을 낳으면서, 결국 자본의 이해에 봉사한다. 또 여성노동은 사회적으로 부차적(저임금) 노동으로 위치지어 짐으로써, 자본의 구조조정(비정규직 양산과 정리해고)의 일차적 희생양이 되고, 자본의 구조조정을 정당화시킨다. 여성 억압과 여성 차별은 자본주의를 유지하고 재생산하는 주요 토대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성억압과 차별은 단순히 자본의 계급착취와만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여성억압과 차별은 자본주의 이전 시대에도 있어왔으며, 계급적 착취관계가 철폐(노동과 자본 간의 모순 해결)된다고 해서, 여성해방이 곧바로 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917년 러시아 혁명 이후 계급모순의 폐지와 여성에 대한 법·제도적 차별 폐지가 이뤄졌지만, 사회·가족 안에서의 성별 분업구조와 가부장적 의식구조는 그대로 온존하면서, 여성 억압과 차별은 지속되었던 경험이 이를 잘 말해준다. 사회주의란 무엇인가. 모든 계급적 억압과 착취는 물론이고, 모든 차별과 배제가 없어지는 인간들의 자유로운 연대체 사회 아닌가. 사회주의에서는 성차이, 국적의 차이, 인종의 차이, 장애의 유무 등으로 그 어떤 차별과 배제, 억압이 있어서는 안 된다. 자본의 노동착취가 없어졌다 해도, 사회와 가족 안에서 다양한 여성억압과 차별적 의식 및 관행이 유지된다면, 그 사회주의는 여성에게는 결코 해방사회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여성 임노동, 재생산 노동(육아/가사노동), 가족 문제, 성 문제 등, 여성 관련 의제들이 사회주의운동(변혁운동)에서 고립되어 그야말로 여성들만의 ‘특수한’ 관심사로 축소되어서는 안된다.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가족, 다양한 관계맺음) 모두에서 여성억압을 드러내고, 철폐하는 운동이 지속적으로 전개되어야 한다. 일상생활에서 남/여는, 우리는,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의 문제를 고민하고 토론하고 문제를 바꿔나가는 것, 이것은 사회주의를 위한 투쟁과 분리되지 않는 중요한 투쟁영역이다. 성적인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여성에 대한 차별과 배제로 이어지지 않는 조직문화, 여성해방, 일상생활의 변화(변혁)과 함께 하는 사회주의운동을 전개해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사회주의(변혁운동) 내에서부터 남성 중심성, 성차별에 맞선 투쟁을 벌이고, 여성의 독자적인 주체화가 진행되어야 한다. 이것이 여성해방과 함께 하는 사회주의, 일상 삶의 변화와 함께 가는 사회주의 운동이다. - 유현경

사진출처 금속노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경제위기, 민주노조 운동의 위기! 대안운동은 여성억압 철폐 투쟁부터

101년 전, ‘임금을 인상하라!’ ‘10시간만 일하자’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외치며 미국의 방직공장에서 일하던 1만 5천여 명의 여성노동자들의 투쟁은 이후 세계적으로 확산됐고, ‘세계 여성의 날’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10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의 여성노동자들의 처지는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 그 요구 또한 너무도 닮아 있으며, 여전히 여성노동자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비정규직의 70%가 여성, 여성노동자의 42%가 저임금 노동자, 특히 하루 벌어 생계를 유지하는 일용직의 경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 85%, 남성노동자 임금의 63%에 불과한 임금! 이것이 한국사회 빈곤층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빈곤여성들의 삶이다. 이러한 가운데 몰아닥친 경제위기는 여성노동자들에게 더욱 더 파괴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노동부의 2009년 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103,000명 감소 가운데 그 중 여성이 84,000명으로 81.6%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의 경우에는 남자는 임시직과 일용직 위주로 감소한 반면, 여성은 상용직 위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비교적 안정적이었던 일부 정규직 여성들 또한 극심한 고용불안에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경제위기는 남성 정규직노동자들도 공격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의 투쟁방향은 여성,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등 자본의 공격에 취약한 노동자들의 희생을 통해 누군가의 고용을 지키는 방식으로가 아닌, 공동의 투쟁으로 해고를 막아내고 고용되어 있지 않아도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는 사회적 권리를 요구하는 투쟁으로 나가야 한다. 경제위기에 맞선 투쟁과정에서 자본의 분할전략에 맞선 계급적 단결을 위한 투쟁은 여성을 노동과 투쟁의 주체로 인정하고 전체 운동에서 여성노동자들의 요구를 받아 공동의 투쟁을 시작할 때 가능하다. 또한 그 과정에서 여성 노동자 스스로의 주체화와 조직화가 절실하다. 어떤 이는 경제위기의 폭풍에 맞서 노동자계급의 단결된 투쟁을 하는데 이번 민주노총 성폭력 사건을 걸림돌로 인식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진정 노동자 계급의 단결의 장애물은 그간 여성노동자를 노동의 주체로, 운동의 주체로 사고하지 않았던 우리의 운동 관행이다. 이제 여성억압 철폐와 여성의 권리에 대한 제기를 여성만의 과제가 아닌 전체 노동자계급의 과제로 인식하고 투쟁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경제위기와 민주노조운동의 위기를 넘어서는 우리의 대안이 될 것이다. - 유현경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