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 가서 꼭 봐야 하는 것 중 하나가 국보 6호인 탑평리 칠층석탑이다.
제 이름을 두고 사람들은 '중앙탑'이라 부르는데,
그것은 통일신라 때 이곳이 나라의 중앙임을 나타내기 위해 탑을 세웠다는 유래에서 비롯된다.
통일신라 당시, 나라의 남쪽 끝과 북쪽 끝에서
한날 한시에 출발한 두 사람이 이곳에서 딱 마주쳤다는 전설이 그것이다.
통일신라시대 석탑중 유일한 칠층석탑이며 가장 높은 석탑이기도 하다.
그 높이는 14.5m다.
무지 높은 탑이다.
그 모양은 감은사탑이나 여느 신라 석탑과 달리 상승감이 강하고 안정감이 모자라다.
그래서 그 모양이 가냘프고 뾰족하다.
이곳은 중앙탑 호수공원이라 불리는 공원인데,
충주 사람들이 산책 나오거나 아이들이 뛰어놀기도 하는 그런 곳이다.
어쩌면 이 탑은 충주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기에 행복한 탑인지도 모른다.
이름 없는 폐사지의 탑보다는 사람들로부터 시선을 받기 때문이다.
탑 옥개석 지붕돌 윗면의 끄트머리에는 풍탁(風鐸)을 달았던 구멍이 보인다.
풍경(風磬)은 일반적으로 건물 처마 끝에 단 작은 종을 말하고, 풍탁은 탑에 단 것을 칭한다.
지붕돌의 살짝 들린 끄트머리 곡선은 이 탑이 전형적인 통일신라 석탑임을 잘 보여준다.
일층기단의 덮개돌 역시 살짝 경사진 것이 감은사탑, 고선사탑과 같다.
통일신라 석탑이라는 얘기다.
호수공원에는 충주박물관도 있다.
박물관 소장품은 볼 것이 많지 않다.
다만, 중원고구려비가 공사중인 관계로 2관에 전시되어 있을 모조품이라도 봤어야 했는데,
시간도 그렇고, 박물관 전시 유물이 변변하지 않은 듯하여 그냥 돌아선 게 아쉽다.
박물관 근처에는 이런저런 석조 유물들이 노천에 전시되어 있었는데,
충북 괴산군의 성불사에서 옮겨온 작은 석불좌상이 예뻤다.
얼굴 형태는 분명히 드러나 있지 않지만, 자세가 반듯하다.
조선시대 유교도들이 불상의 목을 많이 쳤는데, 모가지가 붙어 있는 게 어디냐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