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공이 초나라를 유람하다 진나라로 가는 길에 한수 남쪽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한 노인이 우물에서 물을 길어 밭에 내고 있었는데 힘은 많이 드나 효과가 별로 없었습니다.
딱하게 여긴 자공이 용두레라는 기계를 소개합니다.
노력은 적게 들고 효과는 큰 기계를 소개하자 그 노인은 분연히 낯빛을 붉히고 이야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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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을 하던 노인은 불끈 낯빛을 붉혔다가 곧 웃음을 띠고 말했다.
"내가 스승에게 들은 것이지만 기계라는 것은 반드시 기계로서의 기능이 있게 마련이네.
기계의 기능이 있는 한 반드시 효율을 생각하게 되고,
효율을 생각하는 마음이 자리 잡으면 본성을 보전할 수 없게 된다네.
본성을 보전하지 못하면 생명이 자리를 잃고
생명이 자리를 잃으면 도가 깃들지 못하는 법이네.
내가 기계를 알지 못해서가 아니라 부끄러이 여겨서 기계를 사용하지 않을 뿐이네.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 중 장자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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