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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대로라면, 천안 연구실에서 하루종일 강의준비를 해야 했던 어제.
갑자기 연락된 미국 손님을 맞이하고, 저녁모임에 참여하느라 학교에 올 수가 없었다.
돌아와서 처음으로 서울에서 참석한 회의였는데... 소박하게 학생강의에 충실해보고자 했던 지난 한달을 빠르게 되돌아보게 되었다.
미국 대학들의 엄청난 인적자원과 연구비 규모에 압도되어서 한국에서의 어떤 노력도 참 미미하게 보여졌던 경험에 이어서, 서울의 유수(?) 대학이 고령화문제를 놓고 여러 전공학문간 협력을 구상하고, 국제적 네트웤을 만들려고 하는 발상에 주눅이 들었기 때문이리라.
앉아서 책을 읽고 논문을 쓰기에 충분한 공간을 마련해주고 주어진 강의의무 외에 별다른 부가업무가 없는 학교상황이 새삼 만족스러웠었건만, 어느새 머릿속으로 함께 일할 수 있는 연구원이나 연구보조원도 구하기 어렵고, 연구주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공동연구자도 찾기 어렵고,,,, 하나 둘씩 부실한 여건을 따져보고 있다.
무리하게 연구계획서를 내보고자 했던 것도
"나 있어요, 이렇게... "를 말하고 싶었던 충동을 이기지 못 한 탓이었듯이
새삼 나도 서울의 중앙무대에서 한 몫을 해야만 자존심이 살 것 같은 유혹이
오늘 하루 만나는 학생들을 대상화시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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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bb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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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무리하지 않은 선에서 연구계획서를 내보죠. 연구자는 연구로 말하는 거니까. 말하려고 하는 거 자체는 문제없는 거지요. 말도 안 되는 말을 확신에 차서 하는 게 문제지.kj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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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자면, 분명 무리가 따르는데.. 내년쯤이면 무리를 감수할 저항력이 회복되기를 기대하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