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개조론, 이기정(2007), 미래M&B

 

 

  옆자리에 계신 쌤의 추천으로 읽은 책으로, 우리 학교의 같은 국어과 쌤의 남편 분이시자 바로 옆 고등학교 국어쌤이 쓰신 학교문화 비판서이다.(결국 나랑은 아무 관련 없는 분이다...큼!)

 

  개조라 함은, 조직이나 구조 따위를 목적에 맞게 고쳐 다시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그럼 학교를 무슨 목적에 맞춰 고친다는 것인가? 저자가 주장하는 학교 개조의 목적은 바로 교육이다.

 

  재미있지 아니한가? 학교의 본래 목적이 교육이거늘, 어찌 다시 교육에 맞게 고친다는 것인가!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지금의 학교(혹은 학교 문화)는 교육과는 먼 곳에서 '삽질'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을 가르치는 것은 저 대문 밖으로 쫓겨나 울고 있고, 행정 사무를 처리하는 것이 본처인냥 떡하니 안방에 들어 섰다는 말씀이다 이거다. 이제 학교문화에 혓바닥 좀 대어본지 고작 4개월차에 접어들지만, 고 사이에 느낀 바로는 저자의 주장이 대통령 선거 공약처럼 헛풍선만은 아니다라는 점은 확실하다.

 

  물론 모든 선생님들이 행정 사무에만 매달려 있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 대부분의 선생님들은(사실 생활지도부실이라는 별실에만 꼭 박혀 있기에 다른 부서 분위기를 확신할 수는 없지만) 교육에 더 많은 신경을 쓴다. 문제는 그 관심만큼 시간과 노력과 에너지를 쏟을 수 있는 여건이 제도적으로 아렵다는 것이다.

 

  나야 분위기 좀 살벌하고 애들하고 파이팅하는 일을 맡아서리 쪼까 불만이지만, 그래도 잡무가 거의 없는 부서에 있다는 점은 다행이라 생각하고 있다. 일과시간에 교과연구도 하고 수업준비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와 같이 이 학교에 배정받은 다른 신규쌤의 경우 끊임없는 학교사업 추진으로 날이 갈수록 몰골이 상접하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있다.

 

  잠깐, 주저리주저리 떠들다보니 뭔가 이상하다. 교사가 학교에서 교재연구를 하고 수업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으로 여겨진다니? 오호라...이거 문제 있는 거 맞구나...(큼...마치 혼자 비트박스 하고 랩하면서 헤드스핀을 도는 쌩쇼 분위기다. 오랫만에 글을 쓰니 논리 전개가 이 모양이다.)

 

  암튼 이 책에서는 이러한 교사들의 공통된 불만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도적 차원에서 논의하고 있다. 나처럼 미시적인(혹은 개인적) 차원에서 투덜거리고 조물딱거리는 교사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었다.

 

  내 꿈인 세계평화를 이루기 전에 할 일이 하나 더 생겼다. 학교 좀 손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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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2 22:43 2009/06/22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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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적린  2009/06/22 23:2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한 줄 참 멋진걸요. ^^